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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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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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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ne Panerai PAM 120

시계 중에서 고가의 시계들은 무브먼트와 같은 기술적인 특성은 둘째치더라도 한 눈에 보아도 알 수 있는 그 디자인으로 인해 더욱 알려진 제품들이 많습니다.

특히 파네라이의 루미노르 계열은 그 실루엣만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아이덴티티 면에서는 발군인 시계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외관 외에도 파네라이라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큼직한 케이스, 광활한 다이얼, 크라운 가드와 그 레버 등으로 디테일한 면에서도 파네라이의 개성은 그야말로 표출 만발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파네라이를 접해본 것은 90년대인데 실물을 보기 전에 영화에서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놀드 슈와츠제네거 주연, 척 러셀 감독(마스크의 감독이죠) 작품인 이레이저라는 영화로 도입부에서 아놀드가 장비를 챙길 때 루미노르를 착용한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 속에서 특정 시계가 나오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파네라이와 같은 강렬한 느낌을 주는 시계는 드물었었는데 그 기억이 오래 갔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그 시계의 이름이 루미노르인 줄 알고 있었고 후에 대학 선배가 파네라이를 차고 와서 이게 그 유명한 실베스터 스탤론 시계라고 하며 보여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때까지도 제가 본 시계는 루미노르이고 선배가 찬 시계는 파네라이라고 생각하여 별도의 브랜드로 생각하였고 이탈리아 시계들은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후에 둘은 모두 같은 파네라이의 시계이며 크라운 가드가 있는 놈이 루미노르, 없는 놈이 라디오미르라는 것을 알았지만 워낙 첫 인상이 강했던 탓인지 지금도 라디오미르는 별로 끌리지 않습니다.

후에 여러 시계를 거치는 동안에도 루미노르에 대한 관심에도 기복이 있었지만 꾸준히 마음 속을 맴돌았습니다.

물론 매달 하나씩 살 정도면 좋겠지만 그렇게는 어렵다 보니 시계를 새로 입수하거나 바꾸더라도 항상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는 바람에 계속 미루어졌었는데 결국 입수한 것이 PAM 120입니다.

120 모델은 E 시리얼부터 시작된 모델이므로 2002년에 등장한 제품인데 50 모델과는 다이얼의 색상이 다를 뿐입니다.

원래 파네라이의 매력이 큼직하고 두툼한데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40mm 사이즈의 120은 오히려 파네라이의 아이덴티티에 반하는 앤티 플랙 쉽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무언가 색다르고 쌩뚱맞은 것을 좋아하고 작은 것을 좋아하는 제 취향에는 이 라인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120은 컨템포러리 라인의 루미노르 마리너 오토매틱 시리즈의 하나로 이 계열은 크게 44mm급과 40mm급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사이즈를 떠나 루미노르 마리나 오토매틱 라인에는 파네라이 OP III 무브먼트를 사용하는데 이 무브먼트는 Valjoux 7750 PI를 베이스로 하여 제작되었다고 하며 서브머시블 계열도 같은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브먼트 관련 사진은 파네리스티에서 퍼 온 사진인데 큼직한 로터가 인상적입니다.

밸쥬 7750 계열을 사용한 시계가 그러하듯 동작 또는 손목 회전시 로터의 움직임이 크게 느껴지는데 그 점에 있어서는 120도 역시 예외가 아니며 이제껏 경험해 보았던 같은 계열의 무브먼트 중에서는 발군의 역동성마저 느끼게 됩니다.

전에 사용해 보았던 밸쥬 7750 무브먼트 탑재 시계는 Sinn의 103 크로노그라프였는데 이 역시도 역동성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만 120은 그보다 조금 더 둔중한 맛이 느껴집니다.

120의 구성은 스테인레스 케이스에 스테인레스 브레이슬릿인데 이렇게 전부 스테인레스로 구성된 모델은 파네라이 전체 중에서도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우선 같은 루미노르 마리너 오토매틱 계열도 44mm급들은 같은 브레이슬릿 모델이라고 하여도 티타늄과 스테인레스의 콤비이기 때문인데 이는 다른 시리즈에도 공통적인 사항입니다.

즉 44mm 모델의 브레이슬릿은 티타늄과 스틸의 콤비 구성인데 비해 40mm 모델 중에는 스틸로만 구성된 모델들이 있습니다.

또한 루미노르 마리나 오토매틱 계열은 브레이슬릿 만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44mm와 40mm 모델의 차이가 있는데 케이스, 베젤 등의 재질이 그것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40mm 모델은 거의 모든 부분에 스테인레스 스틸만을 사용하고 44mm 모델에는 18K, 티타늄 등의 다른 재료와도 조합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계에 티타늄을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서 분명히 많은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티타늄 시계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시계를 가볍게 만든다는 것인데 무거운 시계를 선호하는 제게 있어 이는 매우 치명적인 것입니다.

물론 예전에는 티타늄 시계를 좋아했던 적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벼운 맛이 싫어져서 티타늄보다는 스틸 시계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120의 무게는 220g입니다.

원래의 브레이슬릿에서 한 칸을 줄인 것인데 다른 시계들에 비하면 상당히 무거운 편입니다.

저도 가끔 서브마리너를 차다가 120으로 바꾸어 차면 가중되는 무게에 다소 불쾌했던 적도 있지만 120에 익숙해 지다 보면 웬지 서브마리너는 착용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개중 비슷한 무게를 가진 것이 마라톤의 GSAR 브레이슬릿 형으로 190g 정도의 무게입니다만 이 시계는 케이스가 브레이슬릿에 비해 훨씬 무겁기 때문에 편중된 느낌을 주는데 비해 전체적으로 묵직한 120은 보다 둔중한 맛이 있습니다.

원래 땀이 많은 체질이라 가죽 밴드는 쉽게 망가지고 밀착되는 느낌이 싫어 제대한 이후에는 브레이슬릿 모델만을 착용하고 있어 파네라이 역시 브레이슬릿 모델을 고르게 되었습니다만 줄질의 재미는 없을지라도 무게감은 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블랙 다이얼의 50 모델도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직접 보니 120의 블루 다이얼도 꽤 신선한 맛을 줍니다.

가끔 인터넷 사진을 보면 120의 다이얼이 파란색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군청색에 가까운 색상인데 다이얼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푸른 바다 깊은 곳에 넓게 펼쳐진 파네라이 월드를 보는 것 같습니다.

다른 모델들도 그러하지만 이 제품 계열은 같은 재질이라도 하나는 폴리싱, 하나는 브러시 처리를 하여 유광과 무광의 콤비 조합을 이루고 있는데 케이스는 브러시 처리인 반면 베젤은 폴리싱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크리스탈은 무반사 처리가 되어 있어 사진을 찍을 때에도 이점이 있습니다만 우선 잘 보여서 아주 시원한 느낌을 주며 사이클롭스도 바깥쪽이 아닌 안쪽에 붙어 있다는 것도 특징이 될 것입니다.

루미노르의 아이덴티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크라운 가드와 레버입니다.

이들은 모두 보호 장치로써의 기능적 역할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본체와 마찬가지로 이 부분에서도 폴리싱과 브러싱을 살펴볼 수 있는데 가드는 폴리싱, 레버는 브러싱 처리라하여 한 눈에 보하도 베젤과 가드는 바로 눈에 들어 옵니다.

오토매틱 모델이라 크라운 부분을 별로 손댈 일은 없지만 월초에 날짜 조정하는 일 이외에도 가끔은 레버을 밀고 크라운을 돌려볼 때가 있는데 크라운을 돌리는 느낌이 쫀쫀합니다.

다이얼의 핸즈는 특유의 단순한 스타일인데 보수적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개중에 인덱스가 모두 숫자로 되어 있는 제품들보다는 바형 인덱스가 더 마음에 듭니다.

현재는 인터넷 시대라서 원하는 제품을 검색을 통해 볼 수는 있지만 촉감을 공유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마음에 든 시계라도 대개는 손목에 얹어 보아야 최후의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120의 브레이슬릿은 대만족입니다.

물론 제가 스트랩보다는 브레이슬릿을 선호하므로 실착용 전에 이미 마음이 거의 기울었겠지만 완성도를 살펴보려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아도 파네리아의 브레이슬릿은 매우 우수한 공예품으로 이 자체만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유의 투박하고 둔중한 맛을 잘 살리면서도 각 마디의 디테일과 조합을 보면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브레이슬릿 중에서 최고는 완성도라는 면에서 특히 각 모서리 부분까지 정성스럽게 날카로움을 죽인 디버링 부분에서는 오메가나 JLC를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만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술적 측면이 아닌 감성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파네라이의 브레이슬릿만큼 다이나믹한 놈도 드물 것 같습니다.

버클은 좌우 대칭의 디플로이언트 방식인데 헤제할 때에는 좌우를 눌러 주는 푸시 버튼 타입입니다.

이는 신형으로 구형은 중앙을 누르는 방식이었는데 확실히 신형이 훨씬 편리합니다.

방식으로 보아서는 유사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지만 오메가의 방식과는 유사한 편이지만 오메가는 한쪽만 접어 채워주는 싱글 디플로이언트 방식이고 롤렉스는 플립락 방식인데 이와 비교해 보면 착용하고 해제할 때에는 역시 오메가나 롤렉스 방식이 훨씬 더 편리합니다.

또한 견고성으로 보아서도 한 번 걸어주는 롤렉스의 플립락이 더 안정적이겠지만 그럼에도 제가 이 방식이 마음에 드는 것은 좌우 대칭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제 습관이자 방식은 브레이슬릿이 좌우 모두 길이가 같아야 한다는 것인데 일반적인 디플로이언트 방식이나 롤렉스 타입은 일단 클래스프 자체가 비대칭이므로 어쩔 수 없이 어느 한쪽이 길어져야 합니다.

반면 착용하고 해제할 때 두 번 손이 가야 하므로 파네라이의 브레이슬릿은 불편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결정적으로 바라던 좌우 대칭을 이룰 수 있다는 것으로 모든 불만을 상쇄하기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착용샷을 찍어 보았습니다.

저는 손목이 적당한 편으로 44mm도 소화하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성격 탓인지 작은 것에 더 끌리게 되더군요.

보통 손목보다 작은 시계를 차게 되면 조금 갑갑한 느낌으로 보는 것이 보통인데 작아도 파네라이라서 그런지 작다고 하는 사람들은 없더군요.

오메가 스마나 롤렉스의 서브마리너도 직경 자체는 비슷하지만 그 둔중한 포스로 보자면 파네라이의 상대는 안 되므로 40mm급 - 파네리아에서는 미니멈급이지만 - 임에도 결코 사이즈의 압박은 없다고 봅니다.

전체가 균일한 형태의 브레이슬릿이므로 그 자체만 보자면 마치 남성용의 큼직한 팔찌처럼 보입니다만 무게가 있어서 물이나 땀에 젖어도 살에 밀착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 시계를 제 돈으로 산 때로부터 치면 지금은 거의 20년이 흘렀습니다만 막상 시계를 보다 좋아하고 깊은 관심을 살피고 착용하면서 살펴 보기 시작한 것은 요 근래의 수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관심이 있었던 분야라 현재로서는 나름대로 기준이 섰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오토매틱

2. 미니 사이즈(작으면 더 좋겠지만 막상 오토매틱은 그렇게 작은 놈이 잘 없습니다)

3. 방수 200m 이상

4. 브레이슬릿 모델

5. 스위스 제품

6. 회전 베젤

7. 스테인레스 스틸 제품

대략 이 정도가 제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기준은 스포츠 타입의 다이버 워치들과 거의 일치하는 사양이기도 합니다.

2 번은 성격 탓이니 그렇다고 치고 방수가 최소한 200m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은 제가 시계를 차고 사우나에도 가고 샤워도 하고 하여튼 막 쓰기 때문이며 오토매틱을 좋아하는 것은 매뉴얼 와인딩의 귀찮음으로 인한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도 주로 착용하는 시계들은 대략 이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만 특히 파네라이의 120은 회전 베젤만 빼고는 모두 제 기준에 들어 맞습니다.

회전 베젤이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PAM 24와 170을 노려 보았으나 - 지금도 상당한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만 - 결국 브레이슬릿과 사이즈에서 밀려 현재의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비해서는 꽤 많은 시계 지식과 정보를 가지게 되었지만 아직도 제 기준은 주로 외관적인 것이 대부분이며 무브먼트 등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나중에는 그 취향이 바뀌어 블랑팡, 바쉐론 등에 침을 흘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우선 외관을 보게 됩니다.

그러한 취향이 반영된 결과 중 하나가 파네라이 120인데 이 모델은 일반적인 파네리아의 모델과는 다소 이질적인 부분이 많은 안티 플래그 쉽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줄질의 재미가 큰 매력인 파네라이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안 될 것은 없습니다만 22mm 사이즈라 스트랩 구하기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표준 사이즈가 44mm인 파네라이에 반기를 든 40mm의 미니 사이즈 모델이라는 점도 역시 이질적입니다.

이 때문에 여성용 사이즈라는 말도 있지만 아무래도 파네라이는 여성용이라기 보다는 마초들에게 가까운 시계이므로 40mm라고 하여도 결코 왜소하지 않은 다부진 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등등의 사항으로 인해 흔히 보시던 파네라이와는 또 다른 맛이 있는데 그래서 제 마음에 든 것 같기도 합니다.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신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확실한 아이덴티티와 존재감을 맛보시고 싶고 남들께도 보여 주고 싶다면 사이즈를 떠나 - 기왕 터프한 맛을 보여 주고 싶다면 역시 44mm 이상으로 - 파네라이만한, 특히 루미노르만한 제품이 없지 않을까 하여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120의 야광샷을 올려 보겟습니다.

파네리아의 야광 다이얼은 롤렉스와 더불어 시인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정말 야광은 훌륭하며 단순한 인덱스를 가지고 있기에 120의 경우 비슷한 직경의 케이스를 가진 서브마리너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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