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틀링 인듀어런스 프로
브라이틀링(Breitling)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시계 브랜드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조지 컨이 CEO로 취임한 이후 브라이틀링은 상징적인 로고를 과감히 교체하고 컬렉션을 재편성합니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버린 바젤월드를 떠나 공식 웹사이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전략을 추구합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실천에 앞장서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인증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필자는 브라이틀링의 신제품과 정책을 볼 때마다 브랜드가 새롭게 태어났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리뷰 제품인 인듀어런스 프로(Endurance Pro)도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20년에 첫 선을 보인 인듀어런스 프로는 전문가를 위한 도구를 표방하는 프로페셔널 라인에 속해 있습니다. 프로페서널 라인을 지켜온 이머전시나 에어로스페이스와는 결이 다른데요. 두 제품이 특정 상황과 전문가를 겨냥한다는 이미지가 강한 반면 인듀어런스 프로는 운동을 즐기는 선수와 일반인을 비롯해 일상 생활에서 가볍게 착용할 수 있는 스포츠 워치를 찾는 애호가들에게 어필합니다. 조지 컨은 인듀어런스 프로를 애슬레저 워치라고 정의했습니다. 운동과 여가를 뜻하는 애슬래틱(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인 애슬레저(Athleisure)는 스포츠와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웨어 브랜드의 주도 하에 애슬레저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인듀어런스 프로는 이런 흐름과 궤를 함께하는 트렌디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는 지름은 44mm, 두께는 12.5mm입니다. 숫자만 봤을 때는 압박이 느껴지지만 제품을 접하면 실제 크기보다 조금 작아 보여 도전 의식이 샘솟습니다. 케이스 크기에 비해 무게는 64.6그램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습니다. 브라이트라이트®(Breitlight®)라고 하는 소재로 제작했기 때문입니다. 2016년에 출시한 어벤저 허리케인에 처음 적용된 브라이트라이트®는 티타늄 보다 3.3배, 스테인리스스틸 보다 5.8배나 가볍지만 더 견고합니다. 아울러 비자성에 내열성 및 내부식성까지 뛰어나고, 피부 알러지도 유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스크래치가 잘 생기지 않아 부담 없이 시계를 착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브라이트라이트®는 특유의 광택과 질감을 머금고 있는데요. 금속처럼 보이지만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나침반처럼 동서남북과 방위각을 표시한 브라이트라이트® 소재의 베젤은 양쪽으로 회전합니다. 클릭이 없어서 베젤을 돌릴 때 소리가 나거나 걸리는 느낌은 없습니다. 베젤의 마감 상태는 대체로 무난하나 깔끔하지 않은 곳이 군데군데 보이곤 합니다. 크라운 가드로 둘러 싸인 크라운에는 브라이틀링의 로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편리한 조작을 위해 러버를 오버 몰딩했습습니다. 크로노그래프 스타트/스톱 푸시 버튼도 빨간색으로 장식해 통일된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인듀어런스 프로라는 이름이 큼지막하게 새겨진 케이스백은 4개의 나사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방수는 100m로 웬만한 스포츠를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양면 무반사 코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너머로 매트한 질감의 블랙 다이얼이 보입니다. 2, 6, 10시 방향의 스리 카운터는 크로노그래프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레이아웃입니다. 2시 방향은 크로노그래프 1/10초 카운터, 6시 방향은 스몰 세컨즈, 10시 방향은 크로노그래프 30분 카운터입니다. 크로노그래프 기능과 관련된 바늘은 빨간색으로 처리해 시, 분, 초침과 구분했습니다.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 중에서 3, 6, 9시 인덱스는 크기를 키워 강조했습니다. 12시 방향에는 날개가 달린 브라이틀링의 로고가 있습니다. 제품에 따라 날개가 있는 예전 로고와 날개를 생략한 새로운 로고를 달리 적용하는데 인듀어런스 프로는 유독 예전 로고가 잘 어울리는 듯한 모습입니다. 다이얼 좌우에 인듀어런스와 크로노미터 문구를 기재했습니다. 빨간색으로 칠한 플린지에는 심박수를 확인할 수 있는 펄소미터 스케일이 적혀 있습니다.
슈퍼 쿼츠 칼리버 82는 온도 변화를 감지해 오차를 보정하는 기술을 적용한 무브먼트입니다. 1년 오차는 약 15초 정도로 일반적인 쿼츠보다 10배 가량 뛰어난 정확성을 자랑합니다. 브라이틀링 답게 쿼츠 무브먼트임에도 COSC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배터리 수명은 약 3~4년으로 기계식 시계의 오버홀 주기보다는 조금 짧습니다.
조작법은 일반적인 기계식 크로노그래프 시계와 동일합니다. 스타트/스톱 버튼을 누르면 중앙의 크로노그래프 초침과 2시 방향의 1/10초 크로노그래프 바늘이 동시에 달리기 시작합니다. 1/10초 크로노그래프는 1분이 경과하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리셋 버튼을 누르면 계측을 위해 움직였던 바늘들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크라운은 스크루 다운 방식이 아니어서 돌리지 않고 그냥 뽑으면 됩니다. 크라운을 한 칸 당긴 상태에서 돌리면 날짜를, 한 번 더 당기고 돌리면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브라이틀링의 이름을 양각으로 처리한 빨간색 러버 스트랩은 인듀어런스 프로의 콘셉트에 완벽히 부합합니다. 22/20mm이기 때문에 호환성도 좋습니다.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운동을 하거나 더운 날씨에 안성맞춤입니다. 러버 스트랩의 두께가 생각보다 두툼하기 때문에 시계를 잘 지지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핀 버클에는 날개 달린 로고를 각인해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러버 스트랩보다 경쾌한 착용감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바다에서 회수한 나일론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아우터노운(Outerknown)의 에코닐 나토 스트랩이라는 선택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브라이틀링 인듀어런스 프로는 브라이틀링의 새로운 엔트리 모델이자 프로페셔널 컬렉션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프로 선수들은 물론이고 가볍게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들이 착용하기에도 좋습니다. 꼭 운동을 즐기지 않더라도 캐주얼한 데일리 스포츠 워치를 찾는다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브라이트라이트®라는 독특한 소재와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슈퍼 쿼츠 무브먼트의 조합은 웬만한 기계식 스포츠 워치가 부럽지 않을 정도입니다. 화려한 컬러 베리에이션을 준비해 다양한 기호에도 기민하게 대응합니다. 정통 기계식 시계 브랜드가 만든 고급스러운 쿼츠 스포츠 워치를 경험하고 싶다면 인듀어런스 프로가 그 욕구를 채워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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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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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추나기
2022.09.0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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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시계
2022.09.06 19:40
이 모델차고 자전거 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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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컬
2022.09.06 21:42
나침반 기능도 하는건지, 나침반을 따로 써야하는 건지 방위각 베젤 사용법이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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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환이
2022.09.07 10:27
편하게 다가갈수있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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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루즈
2022.09.07 13:04
점점 캐주얼해지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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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2022.09.13 09:57
멋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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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G
2022.09.15 16:23
사이즈만 좀 작게 나오면 좋을텐데 말이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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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maku
2022.09.16 06:32
마감 진짜 허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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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장
2022.09.19 02:20
편하게 착용하기 좋은 것 같네요 ~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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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85
2022.09.21 09:20
장난감 같은 느낌이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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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cht
2022.09.22 09:32
브라이틀링은 사이즈가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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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치메다
2022.09.23 03:30
이모델을 차고 여행을 떠나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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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d910
2022.10.04 18:37
터프하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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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도릉
2022.10.17 17:51
기능성에 초점을 둔다면 정말 합리적인 시계가 아닐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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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태
2022.11.26 23:03
와 정말 멋지네요, 스포츠 시계의 정수를 보여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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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와치
2022.12.01 17:02
가볍게 찰만하기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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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민재
2023.03.22 00:27
러버가 대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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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갑부
2023.03.25 20:09
운동시 가겹게 즐기기엔 살짝 부담스러운 금액이더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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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가2
2023.12.04 16:19
제스탈은 아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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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거북
2023.12.24 12:22
편해서 자주 손이가는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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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용으로 하나 사야되는데.. 언젠가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