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시계의 전성기를 맞아 매년 새로운 시계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시계 업계를 대표하는 워치페어인 SIHH나 바젤월드를 기점으로 수많은 신제품들이 선보이고 있고, 두 워치 페어 기간과는 비교하기 힘들지만 연중 계속되는 신제품 발표 소식은 시계 애호가들로 하여금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신제품의 등장에는 각 브랜드마다 자사가 보유한 최고의 테크닉과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이 집결된 컴플리케이션 시계나 새롭게 개발된 무브먼트가 탑재된 신모델이 늘 뉴스의 중심에 있습니다. 당연히 시계의 기본 기능에 충실하며, 합리적인 가격대로 실생활에서 편히 착용할 만 한 - 웨어러블 워치들은 뉴스의 뒷켠으로 밀려 대중의 시선을 제대로 받지 못하곤 합니다.
타임포럼 리뷰에서는 스위스 최고 시계 장인들이 만들어낸 하이 컴플리케이션 시계을 소개하는 것 못지 않게 이런 현실적인(?) 시계들을 소개해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에 적합한 시계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바로 태그호이어 모나코 칼리버6 풀 블랙 모델입니다.
태그호이어 모나코 컬렉션은 레이싱 스포츠와 긴 인연을 맺어온 태그호이어 답게 모나코 그랑프리 대회에서 그 이름을 따 왔습니다. 세계 최초의 사각형 방수 시계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모나코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뭐니뭐니해도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이 착용한 시계로 알려지면서 부터입니다. 황야의 7인, 대탈주, 블리트, 빠삐용, 타워링... 그리 많은 영화를 찍은 것은 아니지만 영화사에 길이 남을 주옥같은 명작들을 남긴 스티브 맥퀸. 실제 속도광이기도 한 그는 많은 레이싱 경기에 참가하기도 했는데, 르랑 24시 자동차 경주대회를 다룬 영화 '르망'에서 바로 이 모나코 크로노그래프를 착용함으로써 전설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 전설이 된 한장의 사진 - 스티브 맥퀸과 모나코 크로노그래프 >
2004년 컨셉워치 모나코 V4의 등장으로 플래그쉽 자리를 내 주었지만, 아직도 모나코하면 스티브 맥퀸의 손목에 빛나던 블루 다이얼의 크로노그래프가 아이코닉 모델이라는 점은 틀림없습니다.
< 모나코 크로노그래프, 모나코 V4 >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크로노그래프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V4같은 고가의 컴플리케이션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모나코 칼리버6 풀 블랙 모델은 모나코의 디자인을 선망하면서 심플한 기능의 시계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태그호이어의 배려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모델 외 일반적인 스틸 케이스나 다이얼 컬러가 다른 베리에이션 모델이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 태그호이어의 모나코 컬렉션은 V4와 이 모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크로노그래프 기능의 시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올해 새롭게 모나코 컬렉션에 합류한 이 모델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에 블랙 티타늄 카바이드 코팅 된 케이스에 브러시 및 폴리싱 처리로 디테일을 살렸습니다. 사이즈는 가로 37mm, 세로 37mm로 좀 작은 듯 하지만 사각형 케이스가 원형 케이스의 시계보다 좀 더 커 보이기 때문에 실제로 보여지는 시계는 실측 사이즈보다 커 보입니다.
케이스에서 돌출된 형태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는 좌우로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원형 시계의 돔형 글래스와는 다른 모던함을 느끼게 합니다. 두께는 13mm로 약간 두꺼운 듯 한데 글래스의 모양이 좀 더 영향을 미친 듯 합니다. 방수 성능은 50m 입니다.
사각형 케이스에 좌우 측면은 토노형 곡선를 연상시킵니다. 반대로 모서리와 러그 등에서 확실하게 각을 낸 것을 볼 수 있는데,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만져본 바 결코 날카로움을 느낄 수 없습니다. 블랙 컬러의 코팅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브러시 및 폴리싱 가공을 적절히 섞어 고급시계의 수준에 걸맞은 피니싱을 보여줍니다.
케이스 뒷면은 4개의 나사로 조립된 원형 씨스루 타입의 케이스백 입니다.
케이스백을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는 모델명에도 나와있듯 태그호이어 칼리버6 무브먼트입니다. 베이스 무브먼트는 ETA 2895-2로 6시 방향의 서브 센컨드 다이얼과 3시 방향의 날짜창이 특징입니다. 태그호이어에서는 최근 새로운 자사 무브먼트를 선보이고 있으나, 아직 많은 모델에서 ETA 또는 제니스의 엘 프리메로 무브먼트를 수정해서 탑재하고 있습니다. 무브먼트 플레이트에 페를라쥬 문양과 로터의 코트 드 제네브 문양 등으로 데코레이션 작업을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브먼트의 조작감은 ETA 289X 시리즈가 보여주는 훌륭한 조작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0단에 수동감기, 1단에 날짜 조정, 2단에 스톱 세컨드 기능의 시간 조정을 합니다.
범용 무브먼트가 탑재되었음에도 다이얼 밸런스는 뛰어납니다. 6시 방향의 서브 세컨드 다이얼과 3시 방향의 날짜창이 균형을 이룹니다. 사각형 케이스에 원형 인덱스, 그리고 다시 사각형 서브 세컨드 다이얼은 모나코 컬렉션의 아이코닉 디자인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블랙 컬러를 바탕으로 그 위에 화이트, 실버 컬러가 조화된 인덱스와 핸즈는 뛰어난 시인성을 만들며, 레드 컬러가 적용된 서브 세컨드 핸즈와 'AUTOMATIC' 마킹은 강렬하고 엣지있는 마감입니다.
시, 분 핸즈와 아워마크에 도트 방식으로 처리된 야광은 실생활에서 불편함 없을 정도의 성능을 보여줍니다.
스트랩은 레이싱 컨셉의 펀칭 가공된 송아지 가죽 스트랩입니다. 태그호이어의 여러 모델에서 볼 수 있는 스트랩입니다. 스트랩 라이닝은 블랙과 대비되는 강렬한 레드 컬러가 적용되었습니다. 레이싱 스포츠와의 오랜 인연을 자사의 자부심으로 내세워 온 태그호이어에 걸맞는 스트랩입니다. 매우 부드러운 촉감과 착용감을 보여줍니다.
버클은 폴딩 버클이 채용되었습니다.
착용샷입니다. 원형 케이스의 40mm급 시계와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스티브 맥퀸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레이싱을 향한 로망이 담긴 이 시계는 블랙 컬러에 사각형 디자인이 주는 마초적인 감성과 도시적인 시크함이 넘칩니다. 일상 생활 언제 어디서나 어떤 차림에도 잘 어울릴 듯 한 포용성 높은 디자인.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 탄탄한 기본기에 더해진 모나코만의 역동성이 살아있는 이 시계는 그래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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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도 멋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