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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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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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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스포츠카 제작사 오스틴 힐리(Austin Healey)는 1952년 BMC(British Motor Company)의 오스틴 부문과 드라이버이자 디자이너였던 도날드 힐리(Donald Healey)의 도날드 힐리 모터 컴퍼니가 세운 합작회사입니다. 오스틴 힐리는 현재 실질적으로는 문을 닫았지만 당시에는 경쟁자이기도 했던 재규어, MG, 트라이엄프와 더불어 영국의 레이싱 스피릿을 대표하는 회사였습니다. 오스틴 힐리의 첫 차량은 1953년부터 내놓은 오스틴 힐리 100이었는데 오픈 에어링이 가능한 2인승의 고성능 로드스터였습니다. 이름의 100은 이 차량이 100마일로 달릴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지금에야 시속 160km로 달릴 수 있는 차가 흔하디 흔하지만 당시로는 고성능을 뜻하는 숫자였습니다. 오스틴 힐리 100의 시판에 앞서 테스트카를 만들어 각종 레이싱에 참가해 성능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 테스트카 4대 중 한 대가 NOJ363로 이름 붙은 모델이었고, 1955년 르망 24에 참가해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해의 르망 24에서 차량이 83명의 관중을 덮치는 대형참사가 발생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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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버전 오스틸 힐리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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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버전 오스틴 힐리 에디션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2007년부터 오스틴과 파트너십을 맺고 빈티지 랠리 힐리 에디션을 내놓고 있는데요. 올해는 오스틴 힐리 70주년을 맞는 해여서 두 가지 버전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았습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다이얼 12시 방향의 인덱스에 12 대신 70이 들어가는 것으로 이 버전은 10개만 만들어집니다. 일반적인 12가 들어가는 버전은 700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빈티지 랠리 힐리 에디션은 2020년과 2021년에 연이어 타임 + 데이트 기능으로 선을 보였습니다. 2020년은 센터 세컨드였고 2021년은 9시 방향 스몰 세컨드였습니다. 아무래도 랠리하면 기록 경기이기 때문에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제격이지 싶은데요. 그래서인지 70주년을 맞이한 올 해는 다시 크로노그래프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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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빈티지 랠리 힐리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의 케이스는 지름 42mm, 두께 14.45mm, 방수는 50m입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클래식 라인에서 사용하는 케이스 형태와 동일합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몇 종의 케이스 디자인을 운용하는데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 다만 라인별로 한 종류의 케이스를 사용하는 건 아니라서 라인별로 나누기는 어렵긴 하지만, 주류를 이루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클래식 라인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케이스는 쭉 뻗은 러그와 살짝 볼륨감을 드러내는 베젤을 특징으로 삼습니다. 케이스 라인은 베젤 라인과 완전히 일치 하지 않기 때문에 시계를 정면에서 보면 베젤의 바깥 쪽으로 케이스의 일부가 보이며, 살짝 빈티지한 느낌을 주는 디테일입니다. 케이스 측면을 보면 큰 기교 없이 살짝 볼륨을 넣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러그의 끝 부분은 둥글다 싶은 느낌이 들도록 마무리했습니다. 케이스 백을 포함 케이스 전체는 표면을 유광 가공으로 처리 했습니다. 상당히 반짝거리며 덕분에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반사 없는 사진 찍기가 쉽지 않습니다. 케이스 오른쪽 측면에는 푸시 버튼과 크라운이 자리합니다. 푸시 버튼은 헤드가 넓어 빈티지 크로노그래프처럼 보입니다. 푸시 버튼 손가락과 닿는 부분은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 때 쓰는 고기망치의 머리처럼 생겼는데 푸시 버튼 작동시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디테일이면서 클래식한 요소입니다. 크라운은 클래식 라인의 케이스를 사용하는 다른 드레스 워치와 비교했을 때 조금 더 크고 돌출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덕분에 크라운 조작 시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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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반짝거리는 케이스는 다이얼이 광택을 누르는 역할을 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춥니다. 다이얼 색상은 영국의 레이스 스피릿을 상징하는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으로 공식적으로는 딥 그린이라고 합니다. 다이얼 표면은 매트(Matt)한 느낌인데 강한 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펄 느낌이 나타나면서 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 때 어두운 올리브 색상이 비치며 완전히 매트 질감의 다이얼은 아닌 듯 합니다. 다이얼 12시 방향에는 오버사이즈의 로마 숫자 12가 자리 잡았습니다. 30분 카운터가 있는 3시 방향과 대칭을 이루는 9시 방향의 영구 초침이 있는 곳을 제외하면 입체적인 바 인덱스를 배치했습니다. 아워 인덱스의 바깥쪽, 플린지에는 미닛 인덱스를 두었고 다이얼 가장 바깥쪽에는 초 인덱스를 두었는데요. 무브먼트의 진동수 28,800vhp에 매칭하지는 않습니다. 인덱스의 최초단위는 진동수에 맞춰 0.25초가 되고 이것을 배치하려면 4개가 필요한데, 0.2초 눈금을 5개 배치했습니다. 기계식 크로노그래프에서 무브먼트 진동수와 눈금이 매칭하지 않는 경우는 종종 있긴 합니다. 크로노그래프의 실제적인 사용성 보다는 인덱스 디자인에 치중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초 인덱스의 영역은 검정색의 링처럼 처리를 했으나 다이얼 컬러에 묻혀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시, 분침은 소드(Sword)형 핸드에 가까워 보입니다. 화살촉 모양 같기도 한데요. 끝이 뾰족해서 크로노그래프의 세밀한 인덱스를 읽기에 용이한 디자인입니다. 크로노그래프 핸드는 빨간색이며 30분 카운터 핸드도 같은 색상입니다. 은색의 시, 분, 영구초침과 빨간색의 크로노그래프 핸드, 30카운터 핸드로 기능적인 구분을 했습니다. 특히 크로노그래프 핸드와 카운터 핸드는 그린 다이얼과의 대비로 더욱 뚜렷하게 보입니다. 다이얼 6시 방향에는 삭제된 카운터 대신 힐리의 로고와 70주년을 기념하는 프린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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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

오래간만에 크로노그래프 기능으로 돌아온 빈티지 랠리 힐리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은 좌우 투 카운터입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칼리버 FC-397로 구동되며 파워리저브는 48시간, 베이스 무브먼트는 셀리타의 칼리버 SW 510입니다. 칼리버 SW 500의 트리컴팩스 버전인데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베이스 무브먼트와 와인더 세팅 값은 여기 https://frederiqueconstant.com/pages/winding-guide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베이스 자체는 ETA의 명작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7750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특성인 튼튼함과 신뢰성은 칼리버 SW 510에도 이식되었습니다. 시스루 백을 통해 보이는 칼리버 7750의 외관적 특징도 확인되는데요. 칼리버 FC-397는 로터를 금색으로 물들였고 레버나 플레이트는 깔끔하긴 하지만 특별한 마무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는 단정한 인상입니다. 

 

크라운 포지션은 0과 1입니다. 데이트 기능이 없기 때문인데요. 크라운 포지션 0에서 핸드 와인딩, 한 칸 당긴 포지션 1에서 시간 조정이며 무난한 조작성을 보입니다. 캠 방식, 스윙잉 피니언 클러치 구성의 자동 크로노그래프로 크로노그래프 작동 시 시스루 백을 보면 캠에 의해 레버의 위치가 바뀌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스톱 버튼은 캠 방식의 영향으로 약간 딱딱한 조작감을 보입니다. 작동 시 ‘딱’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리셋 버튼은 스타트/스톱 버튼에 비해 작동 스트로크가 짧습니다. 힘을 받지 않는 구간이 지나야 힘을 받는 캠 방식 설계를 드러내고, 조작감도 스타트/스톱 버튼에 비해 가볍습니다. 크로노그래프 조작은 전반적으로 시간 조작과 마찬가지로 무난한 편인데, 아무래도 캠 방식이다 보니 태생상 신속한 크로노그래프 조작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기계식 크로노그래프로 연속 계측을 할 일이 거의 없는 시기이긴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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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

검정색 소가죽 스트랩에 아이보리 스티치 조합입니다. 케이스 두께를 지탱하기 위해 스트랩도 제법 두터운 편입니다. 특징적인 부분은 스트랩의 표면입니다. 표면은 만져보면 부드러운 촉감이지만 시각적으로는 거칠게 갈라진 듯합니다. 아스팔트를 연상시키거나 빈티지함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적인 디테일이 아닐까 합니다. 버클은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로그가 들어간 유광의 탱버클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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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힐리 70주년을 맞이해 크로노그래프로 돌아온 빈티지 랠리 힐리 에디션입니다.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다이얼과 빈티지 디테일을 더해 랠리 에디션(?)의 정석을 드러냅니다. 보통 시계업계에서 랠리라고 하면 WRC 같은 현행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랠리보다는 빈티지 랠리에 초점을 두고 있고 이 모델 또한 그러합니다. 기계식 시계가 가지는 성격과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석적인 구성의 자동차 협업 모델이기도 하나, 아무래도 시리즈가 지속되고 있어서 그런지 반복되는 요소도 확인됩니다. 시계의 전반적인 성격은 드레스 워치와 스포츠 워치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올라운더로 요즘 스포츠 워치의 강세로 선호도가 올라가는 중입니다. 빈티지 랠리 힐리 에디션의 특징이라면 패키지에 동봉되는 NOJ363의 레플레카 모형입니다. 시계 못지 않게 정교한 디테일인데다가 도어 같은 부분은 가동 되기도 합니다. 시계와 함께 두면 좋은 오브제로도 활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가격은 378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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