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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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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가격대의 기계식 시계로 많은 시계 애호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오리스(ORIS)가 지난해 2014년 바젤월드를 통해 칼리버 110을 발표하며 인하우스 무브먼트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오리스 창립 110주년의 의미를 담은 칼리버 110은 직경 34mm의 대형 무브먼트로 수동 와인딩 방식에 21,600vph, 부품수 177개, 40석 및 타임온리+파워리저브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싱글베럴 방식의 240시간(10일) 롱 파워리저브를 자랑하며 알파벳 C를 반전한 듯 한 디자인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는 잔량이 0에 가까울수록 눈금 간격이 넓어져 더 세밀한 표시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칼리버 110은 역시 오리스 110주년을 기념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에 탑재되어 판매되었는데, 올해 드디어 업그레이드 버전의 무브먼트와 이를 탑재한 양산형 모델이 바젤월드 2015를 통해 선보였습니다. 칼리버 110의 뒤를 이은 칼리버 111은 기본적인 스펙은 칼리버 110과 유사합니다. 여기에 칼리버 110에 없었던 날짜창이 더해졌고 외관상 몇군데 개선된 모습이 보입니다.


심플한 브러쉬드 표면 피니싱과 레이저 앵글라쥬 처리는 최근 등장하고 있는 신형 무브먼트의 경향을 따르고 있습니다. 오리스 마크를 비롯한 레드 컬러의 인덱스는 오리스가 상징처럼 써 왔던 레드 로터의 전통을 수동 무브먼트에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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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스 인하우스 무브먼트 칼리버 111 >


​칼리버 111을 탑재한 모델은 오리스의 드레스 워치 라인인 아뜰리에 컬렉션과 파일럿 라인의 빅 크라운 컬렉션에서 동시에 출시했습니다. 아뜰리에 모델은 좀 더 다양한 다이얼과 케이스 버전으로 선보이고 있는 반면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칼리버 111 모델은 단일한 케이스와 다이얼에 스트랩/브레이슬릿만 다른 버전으로 선보입니다. (아래사진 참조) 오늘은 그 중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칼리버 111 섬유 스트랩 버전으로 리뷰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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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스는 현재 문화, 다이빙, 항공, 모터스포츠로 컬렉션을 세분화하고 여기에 좀 더 기능적으로 심화된 모델들을 위한 별도의 라인을 구성합니다. 다이빙에서는 프로다이빙, 항공에서는 프로파일럿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오리스에서 가장 인기높은 라인이기도 한 다이빙과 항공 라인에 오리스의 플래그쉽 모델들이 여기 포진해 있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오리스의 유일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칼리버 111 모델 역시 이런 의미로 프로파일럿 라인에 배치되었습니다.


케이스 사이즈는 44mm 로 오버사이즈 시계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파일럿 시계들에서 더 큰 사이즈를 가진 시계들을 이미 많이 봐왔고, 오리스 역시 많은 스포츠 라인의 시계들이 그 이상의 사이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44mm 사이즈의 시계를 오버사이즈라고 불러야 할지는 저 역시 혼돈이 됩니다. ​오리스 역시 앞으로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시대를 열 첫 주자로 34mm 직경의 큰 무브먼트를 선택한 것을 보면 이미 44mm 사이즈의 시계가 표준이 되었다는 확신이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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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14mm 로 수동 와인딩 방식의 타임온리 무브먼트가 탑재된 시계로는 두꺼운 편입니다. 하지만 44mm 직경에 대비해서 두께가 더 앏아지는 것도 시각적 밸런스상 이상할 듯 합니다. 소재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며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로 내부는 무반사 코팅이 되어 파일럿 시계 특유의 우수한 가독성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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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은 스포츠 시계의 느낌을 잘 살린 심플한 측면 라인에 뚝 떨어지듯 각진 러그를 가진 오리스 특유의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전체를 브러쉬드 헤어라인 피니싱해 단단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약간의 부분 폴리싱도 조합되었으면 좀 더 고급감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만 이부분은 함께 출시된 아뜰리에 모델에 양보한 듯 합니다.


스크류 인 방식의 크라운은 오리스 특유의 심플하고 커다란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파일럿 시계 본연의 기능에 더 집중한 모습입니다. 베젤은 오리스의 신형 파일럿 시계에 적용되는 회오리 모양의 나선 베젤입니다. 클래식한 시계와는 다른 모던한 느낌의 디자인으로 현대의 비행기 엔진이나 자동차의 기어박스 등에서 찾을 수 있는 문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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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백은 시스루 타입으로 탑재된 칼리버 111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방수는 10기압(100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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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 34mm의 무브먼트가 탑재된 만큼 케이스백을 꽉 채운 모습이 기존의 오리스 시계에서 보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사이즈가 작은 범용 무브먼트는 오리스의 오버사이즈 시계의 케이스백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역시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좋은 점이기도 합니다.


​아쉽게 케이스백은 강화 미네럴 글래스가 적용되었습니다. 오리스의 엔트리 모델들의 경우 케이스백까지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는 적용하기에는 가격부담이 있어 이해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계의 경우 플래그쉽 모델이라는 점에서 아쉽게 느껴집니다. 뒤에 가격에 대한 언급을 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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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은 선레이 다크그레이 다이얼입니다. 파일럿 시계라면 당연히 맷블랙 다이얼이 좀 더 가독성면에서 우수할 듯 합니다. 실제로 오리스 파일럿 시계는 맷블랙 다이얼이 대다수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하우스 무브먼트 탑재 모델이라는 차별화가 아닌가 합니다. 선레이 문양과 결합된 다크그레이 컬러는 기존의 파일럿 시계와 달리 좀 더 깊으면서 고급스러운 맛이 있습니다.


9시 방향의 영구 초침과 날짜창은 3시 방향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대칭의 조형미를 선사합니다. 포인트가 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의 레드 컬러 및 6시 방향의 10 DAYS 인덱스의 레드 컬러는 기능적인 효과와 더불어 다이얼의 전체적인 컬러 느낌을 향상시킵니다.


시계의 조정은 여느 시계와 비슷합니다. 0단에 태엽감기, 1단에 날짜 조정, 2단에 스톱 세컨드 기능이 있는 시간 조정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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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즈와 인덱스는 화이트로 파일럿 시계만의 가독성을 보장합니다.


​아바비안 인덱스는 생략된 3과 9를 제외하고 모두 아플리케 방식으로 부착되었습니다. 다이얼의 입체감을 주고 야광 성능을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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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방향에 꽉 채운 듯 자리잡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덕분에 2와 4는 살짝 걸쳐진 모습입니다. 프린팅 방식의 인덱스였다면 아마 잘려나갔을 부분일 듯 한데, 아플리케 방식의 인덱스이기 때문에 이렇게 온전히 살아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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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은 수퍼루미노바(Superluminova BG W9)로 영롱한 푸른 빛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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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컬러의 면직 스트랩은 밀리터리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파일럿 시계 본연의 정체성을 강하게 어필합니다. 안면은 블랙 소가죽 라이닝으로 피부 접촉면의 촉감을 부드럽게 살렸습니다. 다만, 이런 면직 스트랩은 착용하면서 보풀이 쉽게 생깁니다. 이런 빈티지스러움을 이해할 수 있는 시계 애호가에게는 오히려 만족할 만 한 스트랩이지만, 그렇지 못한 유저들은 가죽 스트랩 버전이나 브레이슬릿 버전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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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한 접이식 잠금쇠는 기존의 시계에서 본 적이 없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기본적으로 단방향 폴딩 버클이지만 개폐방식이 마치 비행기의 안전벨트를 연상시킵니다. 처음 보는 개폐방식이라 약간 낯선 느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상당히 편리한 방식이 아닌가 합니다.


또한 버클에 스트랩을 연결하는 방식은 스트랩을 꺽어 넣는 모양새를 취합니다. 까르띠에 시계를 사용해 본 분들이라면 익숙할 듯 합니다. 미관상 버클 부분의 마감이 깔끔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스트랩을 완전히 꺽는 방식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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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입니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17cm의 손목이기 때문에 살짝 큰 감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오버사이즈 시계를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그렇게 크게 느끼지는 않을 듯 합니다.


오리스의 프로파일럿 라인은 여타 파일럿 시계들이 주는 고전적인 디자인보다 확연히 모던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기계식 파일럿 시계의 현재진화형이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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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스가 지난해 칼리버 110을 발표했을 때, '결국 올 것이 왔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와치 그룹의 ETA 무브먼트 공급제한 정책 이후 오리스를 비롯한 중저가 기계식 시계를 생산하는 스위스 워치메이커들은 셀리타같은 새로운 대안을 찾는 한편,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을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시계 애호가들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에 대한 강력한 요구 역시 칼리버 110의 탄생에 한 몫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하우스 무브먼트에 들인 개발비가 시계 가격에 반영될 수 밖에 없고,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들은 기존의 범용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보다 가격이 대폭 상향되었던 경험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오리스 역시 지난해 칼리버 110을 탑재한 모델(비록 한정판이지만)을 1,00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내놓았던 것을 봤습니다.


다행인 것은 올해 발표된 칼리버 111과 이를 탑재한 모델은 가격이 한층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이 시계 역시 600만원 내외로 가격이 책정될 예정입니다. 물론 기존의 오리스 제품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오버사이즈 수동 시계에서 유니타스 6497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시계 애호가들에게는 훌륭한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주는 특별함은 물론 다이얼과 케이스백에서 보여지는 완벽한 밸런스를 경험할 수 있는 비용으로 그렇게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국내 출시는 아뜰리에 칼리버 111 모델은 올 11월 예정이며, 빅 크라운 프로파일럿 칼리버 111 모델은 이보다 조금 늦은 내년 2월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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