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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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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이면 예거 르쿨트르의 수장 제롬 램버트(Jérôme Lambert)가 몽블랑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이미 여러 뉴스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한 분들도 있을 것이고 지금의 예거 르쿨트르를 만든 1등 공신이 제롬 램버트이기에 예거 르쿨트르 팬들이라면 아쉬움을 토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의 예거 르쿨트르를 보면 2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고급 무브먼트를 만들어 왔던 잠재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디자인과 결합하면서 그동안 축적했던 에너지를 한꺼번에 분출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시계 마니아들로부터 '기술의 예거'란 찬사를 받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 시대를 만든 것이 제롬 램버트라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 것입니다. 매년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경쟁 브랜드들의 기가 질릴 만 한 공세를 펼침으로써 시계 전쟁에서 승자의 자리 하나를 떡하니 차지해 버렸다고나 할까요. 아마 제롬 램버트가 떠나더라도 예거 르쿨트르의 위상은 당분간 탄탄대로 반석지위가 아닐까 합니다.


올 해에도 역시 예거 르쿨트르는 많은 신제품들을 선보였는데, 예거 르쿨트르가 창립 180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했겠지만 제롬 램버트의 마지막 열정을 쏟아 낸 듯 한 느낌이 들어 많은 관심이 갑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오늘 리뷰를 통해 소개할 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Master Ultra Thin Perpetua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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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마스터 울트라 씬 문' 으로부터 출발한 울트라 씬 시리즈는 기존의 마스터 라인의 드레스 워치보다 좀 더 날렵하고 세련된 느낌에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였습니다. 두께가 얇으면서도 독특하게 안쪽으로 꺽인 베젤과 이 때문에 더 커 보이는 다이얼은 어느 브랜드의 드레스 워치와 비교해도 완성도 면에서 우월함이 있습니다. 연이어 투르비용 모델과 심플워치 모델이 선보였고 올해에는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로 그 계보를 잇고 있습니다.


직경 39 mm 의 우아한 케이스는 기존의 울트라 씬 시리즈에서 보여준 날렵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컴플리케이션 기능의 대표급인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이면서 로터가 달린 오토매틱 시계임에도 9.2mm 의 얇은 두께를 구현했다는 것은 예거 르쿨트르의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두께 9.2mm 정도면 웬만한 브랜드의 심플워치 모델에 해당하는 두께입니다.


하지만 두께가 얇은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 뿐이었다면 이렇게 관심이 집중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외양으로만 봐서는 그동안 많이 봐 온 전통적인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의 전형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보수적인 디자인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이 모델의 가격이었습니다. 타임포럼 뉴스를 통해서도 전해졌는데...


https://www.timeforum.co.kr/7114468


이 모델은 총 3개의 버전으로 출시되었는데 리뷰를 통해 보는 모델은 18K 핑크 골드 모델이며, 이밖에 18K 화이트 골드 모델과 부티크 에디션으로 한정 출시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이 있습니다. 핑크 골드 모델의 경우 국내 리테일가가 3,900만원대이며 스틸 모델의 경우 2,500만원대로 책정되었다고 합니다. 


시계 마니아들 중 퍼페추얼 캘리더 시계를 자신의 드림 워치로 갈망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가격 장벽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쉽사리 소유할 수 없었던 시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의 가격이 (비록 부티크 한정으로 판매되지만) 소위 빅3를 비롯한 하이엔드 워치메이커에서 출시된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의 반값 이하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핑크 골드 버전의 가격 역시 3900만원대인데, 보통 골드 모델은 스틸 모델의 2배 이상 가격이 책정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역시 대단히 파격적인 가격이라고 할 것입니다.


예거 르쿨트르의 기존 컬렉션에 퍼페츄얼 캘린더 모델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Master Eight Days Perpetual 40 모델과 비교해 보면 파워리저브도 많이 줄어들었고, 몇가지 기능이 생략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Master Eight Days Perpetual 40 모델이 풀 옵션 패키지에 가깝다면 마스터 울트라 씬 퍼페추얼은 실용적인 기본 옵션 패키지에 비유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여기에 제조 공정의 간소화 및 기계화 같은 제조 비용 감소와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이지만 대량 생산을 통한 비용 감소도 한 몫 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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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ter Eight Days Perpetual 40 ref. 1612420 >



부품 하나하나를 다 인하우스에서 만들어내는 거대 매뉴펙쳐 예거 르쿨트르니까 가능한 일이고 이런 든든한 밑천을 바탕으로 경쟁 브랜드를 일소하겠다는 공격적 마케팅이 보태어진 결과로 해석합니다. 


그럼 디테일한 시계 모습을 한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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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골드 모델은 에그쉘 베이지(Eggshell beige) 다이얼을, 스테인리스 스틸 모델은 썬버스트 문양의 실버 다이얼을 채용하고 있으며 도핀(dauphine) 핸즈 스타일의 시침, 분침과 날카롭게 중앙을 향한 인덱스는 역시 울트라 씬 라인의 그것입니다. 다이얼은 돔 형태를 띄며 분침과 초침의 끝부분이 아래로 휘어 더 정확한 지침을 하도록 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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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과 요일, 날짜를 표시하는 서브다이얼은 가독성이 높으면서도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다이얼 위쪽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문페이즈가 자리잡고 있으며, 7시 30분 방향에는 자그마한 연도 표시 창이 자리해 있습니다.


독특하게 연도 창 표시를 통해 현재의 년도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에서 볼 수 있는 윤년 표시가 필요 없으며 이것은 2100년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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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 12시 방향으로 사각 형태의 창이 보이는데 이것은  날짜조정 금지 시간대를 표시하는 인디케이터(Security indicator) 입니다. 자정을 전후해서 날짜가 바뀌는 시간에 빨간색으로 표시되면서 시간 조정을 금지하고 있는데 기어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이 시간대에 시침과 분침이 이 부분을 가려 보이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침, 분침에도 역시 사각 형태의 창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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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조정은 8시 방향에 위치한 유일한 푸시버튼과 크라운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일반적인 시간과 하루 정도의 날짜 조정은 크라운을 통해 하며, 푸시 버튼의 경우 한번 푸시로 날짜 하루를 넘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날짜 조정에 따라 문페이즈와 월, 연도가 저절로 넘어가므로 초보자들이 관리하기에 오히려 편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날짜를 지나쳐 세팅되었다면 날짜를 다시 되돌릴 수 없어 크라운을 빼 두거나 파워리저브가 소멸될 때까지 기다린 후 재세팅 하는 불편함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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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된 무브먼트는 칼리버 868 입니다.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의 오토매틱 무브먼트임에도 두께가 4.72mm 입니다. 총 336개의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6석, 28,800 vph 입니다. 1 배럴에 43시간 파워리저브를 가집니다. 1000시간 테스트를 거쳤으며 케이스백에 이를 증명하는 마크가 찍혀 있습니다. 스틸 모델과 핑크 골드 모델에 들어가는 무브먼트에 특별한 차이는 두지 않았고, 로터는 효율을 위해 가장자리 부분에 비중이 높은 22K 골드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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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은 악어 가죽 소재이며 핑크 골드 모델은 다크 브라운 색상이, 스틸 모델은 블랙 색상이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스트랩 사이즈는 21/18mm 로 전형적인 드레스 워치의 스트랩 규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뷰 모델은 까르네 제품이기 때문에 실 판매 제품의 스트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버클은 심플하면서 우아한 느낌의 탱 버클이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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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입니다.


39mm 에 슬림한 시계이므로 손목에 감기는 맛이 참 좋습니다. 더불어 실용적인 스틸 모델도 좋지만 역시 드레스 워치는 골드 모델이 더 이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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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하면서 제목을 "제롬 램버트가 떠나면서 시계 마니아들에게 선사한 마지막 선물인가? 아니면 시계 업계에 던지는 폭탄인가?" 로 할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자, 이제 폭탄은 던져졌습니다. 


직접 경쟁 관계에 있는 B사, C사 입장에서는 과히 패닉에 빠질 만한 사건입니다. 뿐만 아니라 예거 르쿨트르의 위, 아래 포지션하고 있는 브랜드들 역시 폭탄이 터진 후의 불길이 어디로 번질 지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폭탄이 터진 후 그 불길이 어디로 번질 지 아무도 모르는 법.


뭐 우리같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강건너에서 편히 않아 불구경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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