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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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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드밴스드 리서치의 결과물인 스파이로맥스와 펄소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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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렉서블 메커니즘을 도입한 Ref. 5650 아쿠아넛 트래블 타임 어드밴스드 리서치

업계를 선도하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하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질서를 뒤흔들만한 혁신을 추구한다는 겁니다. 시계 업계의 왕으로 군림하는 파텍필립(Patek Philippe)도 예외는 아닙니다. 2000년대 초 어드밴스드 리서치(Advanced Research)라고 명명한 프로젝트를 발족한 파텍필립은 수백 년간 이어진 워치메이킹의 전통을 신소재나 최신 제조 기술과 융합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어드밴스드 리서치 프로젝트의 초기 목표는 실리콘을 토대로 완성한 신소재 실린바(Silinvar)와 이를 가공한 부품을 시계에 사용하여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파텍필립은 끈질긴 연구 끝에 스파이로맥스 밸런스 스프링과 펄소맥스 이스케이프먼트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7년에는 여러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타임존 메커니즘을 하나의 부품으로 통합해 고장의 위험과 조립의 번거로움을 상당 부분 극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파텍필립은 어드밴스드 리서치 프로젝트의 최신 결과를 선보였습니다. 이번에 도전한 분야는 컴플리케이션, 그 중에서도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미닛 리피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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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운 설계나 콘셉트로 차별화를 이룬 제품이 종종 등장하는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에 비하면 미닛 리피터는 예나 지금이나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미닛 리피터를 제작할 수 있는 브랜드가 극히 한정적이기도 하거니와 소리를 증폭하고 다듬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드밴스드 리서치 포르티시모 Ref. 5750P(Advanced Research Fortissimo Ref. 5750P)는 이름이 말하듯 소리를 크게 전달하는 데에 방점을 두었습니다. 포르티시모(fortissimo, ff)는 음악에서 쓰이는 단어로 특정 음이나 일부분을 크게 연주하라는 뜻입니다. 파텍필립에 의하면 기존의 미닛 리피터가 10m 떨어진 곳까지 소리를 보내는 데 반해 어드밴스드 리서치 포르티시모 Ref. 5750P는 60m 떨어진 곳에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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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디자인은 미닛 리피터 모델인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Ref. 5178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살짝 위로 솟은 돔 형태의 베젤도 그대로고, 케이스 지름도 40mm로 동일합니다. 두께는 11.1mm입니다. 재미 있는 건 케이스 소재가 플래티넘이라는 겁니다. 대부분의 미닛 리피터 시계는 플래티넘 대신 골드로 제작합니다. 플래티넘은 밀도가 높아 소리를 전달하는데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파텍필립이 이 시계의 케이스를 플래티넘으로 제작한 건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케이스 오른쪽 측면에는 미닛 리피터를 작동할 수 있는 슬라이드 버튼이 자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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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하게 생긴 화이트 골드 소재의 오픈워크 다이얼은 빈티지 카의 휠 스포크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진 다이얼 외곽은 새틴 브러시드 처리한 뒤 아플리케 인덱스를 설치했고, 가장자리에 핸드 기요셰 장식을 새겼습니다. 초를 알려주는 6시 방향의 카운터 다이얼에는 바늘 대신 회전하는 디스크를 올려놓았습니다. 스포크 휠 장식 너머에는 검정색으로 니켈 도금한 플레이트가 둘둘 말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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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 첫 선을 보인 이래 파텍필립 미닛 리피터의 엔진으로 활약해온 셀프와인딩 칼리버 R 27 PS이 그대로 사용됐습니다. 대신 해머의 소재를 경화강(hardened steel)에서 플래티넘으로 바꾸는 동시에 포르티시모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추가했습니다. 포르티시모 시스템의 핵심은 소리를 전달하는 튜닝 포크처럼 생긴 레버와 소리를 증폭시키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웨이퍼에 있습니다. 해머가 링을 때리면 링에 연결된 레버는 두께가 0.2mm에 불과한 얇은 사파이어 크리스털 웨이퍼에 진동을 전달합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웨이퍼는 움직이지 않도록 완전히 고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진동에 의해 떨리면서 소리를 증폭시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웨이퍼를 진동판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무브먼트가 가려지지 않아 감상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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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와 사파이어 크리스털 웨이퍼는 다시 미들 케이스와 케이스백 사이에 설치된 티타늄 링에 연결됩니다. 티타늄 링은 소리를 증폭하는 동시에 3, 6, 9, 12시 네 방향으로 뚫린 틈을 통해 소리를 빠져나가게 합니다. 이로 인해 시계 케이스의 소재에 상관 없이 소리를 크고 멀리 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티타늄 링의 존재로 인해 미들 케이스와 케이스백 사이에는 틈이 존재하는데 실리콘 소재의 필터를 추가해 먼지나 습기가 무브먼트로 침투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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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티시모 시스템으로 인해 무브먼트가 많이 두꺼워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일단 포르티시모 시스템을 구성하는 레버와 사파이어 크리스털 웨이퍼의 두께가 그리 두껍지 않습니다. 22K 골드에서 플래티넘으로 소재가 변경된 마이크로 로터도 무브먼트의 두께를 줄이는데 한 몫 했습니다. 플래티넘 로터는 밀도가 높아 골드 로터보다 얇게 제작해도 비슷한 수준의 와인딩 효율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칼리버 R 27 PS의 두께는 기존의 5.05mm에서 6.05mm로 1mm 두꺼워지는데 그쳤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3Hz), 파워리저브는 최소 43시간에서 최대 48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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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필립 어드밴스드 리서치 포르티시모 Ref. 5750P는 과감한 시도에 어울리는 강렬한 오렌지 컬러의 앨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과 플래티넘 폴딩 버클을 연결했습니다. 총 15개만 한정 제작되며 가격은 59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7억 5600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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