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Montblanc)은 올해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Watches and Wonders Geneva 2022) 개막에 앞서 전 세계 주요 미디어 관계자들로 구성된 4810 클럽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올해의 주요 신제품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CEO 니콜라 바레츠키(Nicolas Baretzki)를 비롯해, 지난해 몽블랑 시계 부문 매니징 디렉터로 합류한 로랑 르캉(Laurent Lecamp)이 각기 다른 공간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주도했는데요. 몽블랑은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미네르바의 1920~30년대 군용 크로노그래프에서 영감을 얻은 1858 컬렉션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선 하이라이트 피스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Montblanc 1858 The Red Arrow 

Minerva Monopusher Chronograph Limited Edition LE88

몽블랑 1858 레드 애로우 

미네르바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리미티드 에디션 

스위스 빌르레에 위치한 미네르바(현 몽블랑) 매뉴팩처는 1858년 창립 이래 크로노그래프 제조사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1927년 업계 최초로 플루티드 베젤과 내부 회전 베젤을 갖춘 스톱워치를 발표한 데 이어, 1939년에는 외부 회전 베젤과 별도의 싱글 푸셔를 갖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를 발표했는데, 카운트다운 측정을 위한 붉은 화살촉 모양의 인디케이터 덕분에 후대의 컬렉터들 사이에서 '레드 애로우(Red Arrow)'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됩니다. 

- 1920~30년대 미네르바 스톱워치 

- 1939년 제작된 미네르바 크로노그래프 파일럿 워치 

46mm에 달하는 오버사이즈 스틸 케이스에 미네르바의 전설적인 포켓 칼리버 19.09를 탑재했다. 올해 출시하는 복각 한정판과 거의 유사한 오리지널 디자인이 돋보인다. 2019년 필립스의 '제네바 워치 옥션 9'에 출품됐을 당시의 자료 사진 ⓒ Phillips Auctioneers, LLC 

올해 몽블랑은 미네르바의 자랑스러운 유산들 중 특별히 희소한 가치를 자랑하는 레드 애로우 타임피스들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은 동명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1858 컬렉션을 통해 선보입니다. 몽블랑 1858 레드 애로우 미네르바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리미티드 에디션은 주로 44mm 사이즈를 택한 이전의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제품들과 달리 42mm 사이즈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로 선보여 더욱 접근성이 좋습니다. 양방향 회전이 가능한 베젤부는 그립감을 좋게 하기 위해 플루티드 가공하고, 스틸 케이스와 달리 화이트 골드 소재를 사용해 미묘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합니다. 

군용 파일럿 워치로 납품된 1930~40년대 오리지널 레드 애로우와 마찬가지로 외부 회전 베젤과 연동하는 레드 애로우 핸드를 결합시켜 카운트다운 타이머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일례로 베젤을 돌려 레드 애로우를 원하는 시나 분에 위치시킨 후 해당 시나 분에 인디케이터가 닿으면 경과한 시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정교한 기능 표시를 위한 장치로는 보기 어렵지만 긴박한 작전 및 훈련 상황, 파일럿들이 비행 시간 등을 확인하는 데는 제법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어 미네르바를 위시한 몇몇 제조사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기능적인 용도는 차치하고라도 일단 밋밋한 고정형 베젤을 갖춘 전작들과 확연하게 차별화되기 때문에 색다른 느낌을 더합니다. 또한 특유의 회전 베젤 형태 때문에 42mm 사이즈 대비 시계가 좀 더 시각적으로 작아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매트하게 블랙 오펄린 마감한 다이얼 위에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함께 어두운 곳에서 그린으로 발광하는 베이지톤의 슈퍼루미노바를 두툼하게 코팅해 특유의 레트로한 인상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1858 컬렉션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기존의 커씨드럴(Cathedral) 핸즈 대신 검 모양의 일반적인 핸즈를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핸즈 형태 역시 오리지널 레드 애로우를 고려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9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 카운터 바탕에는 과거 미네르바의 엠블럼이기도 한 화살(Minerva Arrow) 모양을 프린트해 더욱 오리지널의 풍모를 더합니다. 그리고 다이얼 중앙에는 불어로 콜리마송(Colimaçon)으로 불리는 달팽이 모양의 타키미터(Tachymeter) 스케일을, 다이얼 외곽에는 빛과 소리가 발생한 지점에서 사용자가 위치한 장소까지의 거리를 계산하는데 도움을 주는 고전적인 텔레미터(Telemeter) 스케일까지 갖췄습니다. 이 또한 오리지널 레드 애로우 손목시계의 다이얼 디자인을 충실하게 재현한 것입니다. 

- 칼리버 MB M13.21

무브먼트는 몽블랑의 하이엔드 라인업으로 분류되는 미네르바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모노푸셔 타입의 매우 고전적인 레이아웃이 돋보이는 인하우스 수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MB M13.21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2.5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60시간). 1920년대 말 제작된 포켓워치용 무브먼트(17.29)를 기반으로 하는 현행 MB M16.29 칼리버가 주로 44mm 이상의 큰 사이즈 제품에 탑재된다면, 1930년대 말 애초 손목시계용으로 개발된 13.20을 계승하는 현행 MB M13.21 칼리버는 42mm 이하의(최근까지는 주로 40mm) 비교적 작은 사이즈 제품군에 선택되고 있습니다. 총 239개의 부품과 22개의 주얼로 구성된 MB M13.21 칼리버는 메인 플레이트와 브릿지를 랑에 운트 죄네 등 일부 하이엔드 시계제조사가 선택하는 저먼 실버를 사용하고 전체 로듐 도금 처리해 고급스러운 마감을 돋보이게 합니다. 오리지널 미네르바 수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의 특징적인 V자 모양의 브릿지를 비롯해, 무브먼트 직경(29.5mm) 대비 비교적 커다란(11.4mm) 스크류 밸런스와 함께 필립 터미널 커브(Phillips terminal curve) 타입을 적용한 인하우스 헤어스프링, 스무스한 크로노그래프 기능 작동을 위한 컬럼 휠 및 수평 클러치 메커니즘을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어김없이 감상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30m. 참고로 스트랩은 폴리시드 가공한 스틸 소재의 더블 폴딩 버클과 함께 세미-매트하게 가공한 블랙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장착했습니다. 

몽블랑 1858 레드 애로우 미네르바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리미티드 에디션(Ref. 129614)은 전 세계 총 88피스 한정 출시하며, 리테일가는 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