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앤코(Jacob & Co.)가 오는 3월 말 열릴 워치스앤원더스에 앞서 독특한 컴플리케이션 타임피스 한 점을 선공개했습니다. 비록 워치스앤원더스 참가 메종은 아니지만, 개최 기간이 지역 축제 겸 제네바 워치 위크처럼 됨으로써 시내 중심가에 부티크를 둔 비참가 브랜들 역시 도시를 찾는 수많은 워치 저널리스트들과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물밑 작업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올해 제이콥앤코는 카지노 룰렛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개성적인 애니메이션과 오뜨 오롤로제리의 꽃인 플라잉 투르비용을 결합해 두 상반된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습니다. 카지노 투르비용(Casino Tourbillion)은 또한 브랜드 최초로 투르비용 케이지를 다이얼이 아닌 케이스백(무브먼트) 면으로 배치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카지노 룰렛 디자인과 관련 애니메이션 작동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앞서 2019년 발표한 아스트로노미아 카지노(Astronomia Casino)와도 결정적으로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 작동 모습은 공식 영상을 통해 확인하세요. 

로즈 골드 소재 케이스의 직경은 44mm, 두께는 16.3mm이며, 30m 생활방수를 지원합니다. 한눈에 봐도 다이얼의 디테일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블랙 오닉스를 사용해 공중 부양한 듯 떠 있는 중앙 다이얼에는 골드(5N) 아플리케 인덱스와 함께 시와 분을 표시하는 골드(5N) 핸즈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이얼 외곽에는 실제 카지노 룰렛판을 그대로 옮겨온 것만 같은 블랙, 레드, 그린 컬러 래커로 장식한 형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쪽에는 진주를 닮은 세라믹 볼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케이스 좌측면 하단(8시 방향)에 위치한 푸셔를 누르면 온-디맨드 방식으로 다이얼의 룰렛이 회전하면서 세라믹 볼도 함께 불규칙적으로 같이 움직입니다. 조금 다른 예지만 앞서 선구적으로(?!) 카지노풍의 하이 워치메이킹 컬렉션을 전개한 독립 시계제작자 크리스토프 클라레의 블랙잭, 바카라, 포커 시리즈에서도 룰렛 디자인을 접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다이얼 상에서 실제 판 전체가 회전하면서 세라믹 볼까지 함께 움직이는 기계식 애니메이션을 구축한 시계는 제이콥앤코가 처음입니다. 나름대로 니치한 성취를 갖는 지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느 시계들처럼 케이스 측면에 크라운이 없기 때문에 로즈 골드 케이스백에서 핸드와인딩과 시간 세팅을 위한 경첩 형태의 부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어 표시로 와인딩을, 핸즈 표시로 타임 세팅을 직관적으로 표시한 디테일도 재미있습니다. 케이스백의 빈 공간 역시 카지노 룰렛 디자인으로 채우면서 원형의 오픈워크 처리된 면으로 분당 1회전하는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를 노출합니다. 자세히 보면 케이지 브릿지에도 블랙, 레드, 그린 컬러 래커로 룰렛 디자인을 강조했습니다. 총 268개의 부품과 24개의 주얼로 구성된 독자적인 매뉴팩처 수동 칼리버 JCAM51로 구동하며, 시간당 21, 600회 진동하고(3헤르츠) 약 3일간(7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합니다. 한편 스트랩은 로즈 골드 소재의 폴딩 버클과 함께 블랙 악어가죽 소재를 체결했습니다. 

유니크한 컴플리케이션으로 조작의 즐거움과 아찔한 도박적 상상력까지 충족하는 제이콥앤코의 카지노 투르비용은 총 101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리테일가는 28만 달러(USD)로 책정됐습니다. 한화로는 대략 3억 6천만원이 넘는군요. 아스트로노미아 시리즈 등 워낙 고가의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브랜드답게 가격대부터 상당합니다. 그럼에도 독특한 하이엔드 워치를 찾는 제이콥앤코의 유명 셀러브리티들과 영앤리치 고객들은 충분히 호기심을 느낄 만한 타임피스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