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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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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시계제조사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이 올해 워치스앤원더스에서 첫 선을 보인 여성용 신제품들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종류는 그리 많지 않지만 19세기 초부터 이어진 메종의 유구한 여성시계 제조 노하우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노벨티를 지금부터 만나보세요. 

 

Grand Lady Kalla

그랜드 레이디 칼라

 

그랜드 레이디 칼라는 이름에서 헤아릴 수 있듯, 1979년 탄생한 메종의 아이코닉 하이 주얼리 워치 칼리스타(Kallista)와 그 후속작들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1979년 발표한 칼리스타 

 

그리스어로 '최상의 아름다움(Most beautiful)'을 뜻하는 칼리스타는 레이몬드 모레티(Raymond Morretti)의 기하학적인 스케치를 바탕으로 무려 130캐럿에 달하는 118개의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를 케이스 및 일체형 브레이슬릿, 다이얼까지 장식해 메종의 워치메이킹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시계 하나를 완성하는 데만 약 6,000시간이 소요됐으며, 특히 젬세팅 부분에 있어 메종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하이 주얼리 워치 마스터피스입니다. 

 

- 1980년 발표한 칼라 

 

칼리스타의 성공에 고무된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듬해인 1980년 조금 더 작은 사이즈의 옐로우 골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칼라(Kalla)를 출시해 또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칼라는 108개의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약 30캐럿)로 장식해 전작의 눈부신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로 특정 VIP 고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 2010년 발표한 레이디 칼라 플레임 

 

2010년 칼라(레이디 칼라)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레이디 칼라 플레임(Lady Kalla Flamme)은 메종 역사상 최초로 컷 디자인까지 고안해 보석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보석연구소(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 GIA)로부터 인증을 받은 플레임 컷 다이아몬드로 시계 전체를 장식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 그랜드 레이디 칼라 스케치

 

2024년 새롭게 선보이는 그랜드 레이디 칼라는 이렇듯 칼리스타, 칼라로 이어지는 메종의 유니크한 하이 주얼리 워치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시계 및 주얼리로 쉽게 변형이 가능한 트랜스포머블(Transformable) 피스로 완성했습니다.

 

 

전면부를 화려한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주얼리 케이스 파츠와 다이얼을 갖춘 워치 케이스 파츠가 서로 경계를 넘나들며 호환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두 종류의 케이스 각각의 헤드부만 따로 떼어내서 풀 파베 다이아몬드 세팅 브레이슬릿 또는 아코야 진주(Akoya pearls)와 오닉스 비즈(Onyx beads)로 엮은 태슬 소트와르(Tassel sautoir, 태슬 장식의 긴 네크리스를 뜻함)에 펜던트처럼 부착해 총 4가지 각기 다른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습니다. 

 

 

관련해 케이스에 적용한 탈착 가능한 체결 시스템(Removable fastening system)은 1924년 발표한 자사의 여성용 플래티넘 펜던트 워치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었다고. 이런 식의 멀티로 변형이 가능한 시스템은 다른 주얼러 메종(ex. 반클리프 아펠, 까르띠에, 부쉐론 등)의 작품에서도 익히 볼 수 있는 구성이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새롭지는 않지만, 이를 전통의 워치메이커인 바쉐론 콘스탄틴이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이트 골드 소재로 제작한 워치 케이스의 직경은 가로 19.4 x 세로 30.1 x 두께 8.3mm이며, 6.9캐럿에 달하는 12개의 큼지막한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로 케이스를 장식했습니다. 옆구리가 살짝 튀어나온 특유의 직선적인 디자인은 40여 년전 오리지널 칼리스타와 칼라 워치가 그랬듯 1920년대 유행한 아르 데코(Art Deco) 사조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한편 워치 다이얼에도 어김없이 14개의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약 1.54캐럿)를 풀 파베 세팅했습니다. 무브먼트는 시와 분을 표시하는 얇고 심플한 인하우스 쿼츠 칼리버 1212를 탑재했습니다. 워치 케이스에서 이음새 없이 매끈하게 이어진(그러나 분리가 가능한) 화이트 골드 브레이슬릿에는 무려 24캐럿 상당의 105개의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를 풀 파베 세팅했습니다. 

 

 

또 다른 주얼리 케이스의 직경은 가로 16.8 x 세로 30.1 x 두께 8.3mm로 워치 케이스에 비해 폭이 살짝 좁습니다. 화이트 골드 바탕에 10.82캐럿에 달하는 14개의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했습니다. 이중 2캐럿 크기의 센터 다이아몬드는 GIA로부터 따로 최상급 품질 인증까지 받았습니다(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음). 

 

 

85cm 길이의 긴 네크리스(소트와르)는 화이트 실크줄에 112개의 아코야 진주와 50개의 오닉스 비즈로 엮고, 케이스와 결합하는 헤드는 1개의 링 형태의 오닉스와 함께 16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0.33캐럿)로 장식했습니다. 클라스프(버클) 부분에도 화이트 골드 바탕에 1개의 오닉스와 함께 88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0.67캐럿)를 세팅했습니다. 그리고 소트와르 주얼리의 확실한 포인트가 되면서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을 적용해 탈착이 가능한 하단의 51mm 길이의 테슬 부분에는 1개의 오닉스 비즈와 함께 87개의 아코야 진주로 장식하고 결합 부분에는 18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0.31캐럿)로 수놓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랜드 레이디 칼라(Ref. 1208J/118G-H094)에는 총 46.65캐럿에 달하는 268개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됐습니다. 유니크 피스나 한정판까진 아니지만, 매우 특별한 가치를 지닌 말 그대로 '그랜드'한 하이 주얼리 워치 특성상 한해 매우 극소량씩만 제작될 예정이며 전 세계 지정된 일부 바쉐론 콘스탄틴 부티크에서만 주문이 가능합니다. 물론 리테일가 역시 따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Égérie Moonphase

에제리 문페이즈 

 

또 다른 여성용 신제품은 에제리 컬렉션으로 선보입니다. 2020년 데뷔한 에제리는 짧은 시간 안에 확실하게 존재감을 알리며 컬렉션에 빠르게 안착했는데요. 프랑스어로 영감을 주는 사람, 영어식 표현으로는 뮤즈(Muse)를 뜻하는 에제리는 그 이름처럼 현대의 뮤즈가 되는 여성들을 위해 탄생했습니다. 셀프 와인딩(35mm)과 문페이즈(37mm) 특징적인 기능별로 사이즈까지 두 갈래로 나뉘며, 입문자가 선호할 만한 스테인리스 스틸부터 화이트 골드, 핑크 골드, 골드 젬셋, 골드 브레이슬릿, 풀 파베 다이아몬드 버전까지 제품 구성이 비교적 다양한 편입니다. 

 

오뜨 꾸뛰르 디자이너 이칭 인

 

이번 워치스앤원더스에서 공개한 에제리 노벨티는 2종의 문페이즈 워치로 중국 태생의 오뜨 꾸뛰르 디자이너 이칭 인(Yiqing Ying)과의 파트너십이 낳은 결실입니다. 그런데 이 중 하나는 판매용이 아닌 원-오브-어-카인드 컨셉 워치(Concept watch)로서 별도로 '더 플리츠 오브 타임(The Pleats of Time)'이르는 거창한 별명까지 부여했습니다. 

 

- 에제리 '더 플리츠 오브 타임' 컨셉 워치 

 

해당 컨셉 워치는 오뜨 꾸뛰르와 오뜨 퍼퓨머리(Haute Parfumerie)의 만남으로 또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대체 시계에 향수가 왠 말일까요? 그 비밀은 바로 스트랩에 숨어 있습니다. 한 눈에 봐도 매우 독특한 컬러와 질감 처리된 스트랩은 이칭 인이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그가 만든 꾸뛰르 드레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송아지가죽 바탕에 실크 스레드를 엠브로이더리(Embroidery, 자수) 처리해 수놓고, 사이사이 비정형의 마더오브펄 조각을 인레이로 더하면서 중앙에 작은 캡슐 형태를 더해 그 안에 향수를 집어 넣었습니다. 어디에서 듣도 보도 못한 이런 향기 나는 스트랩을 위해 메종은 프랑스의 권위 있는 마스터 조향사 도미니크 로피옹(Dominique Ropion)에게 의뢰해 해당 유니크 컨셉 워치를 위한 맞춤 향수를 개발했습니다. 도미니크 로피옹은 크리스챤 디올, 이브 생 로랑, 지방시, 프레드릭 말, 랑콤, 캘빈 클라인 등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와 작업한 조향 분야의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 마스터 조향사 도미니크 로피옹

 

관련해 도미니크 로피옹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시간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느껴지는 향수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햇빛에 스모키한 향을 살짝 더해 파스텔톤과 겨울 감성, 그리고 파우더리한 무지갯빛 노트를 품은 미네랄 향이 완성되었습니다."라고. 결과적으로 바다향을 머금은 오조닉 노트(Ozonic notes)와 풀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갈바넘(Galbanum, 풍자향) 미네랄 어코드, 라벤더와 오렌지 블러썸 노트, 허니서클(Goneysuckle, 인동초)과 이모텔(Immortelle, 이모르텔) 어코드를 베이스로, 튜베로즈(Tuberose)와 일랑일랑(Ylang-Ylang), 올리바넘(Olibanum), 미르(Myrrh), 오포포낙스(Opoponax) 인센스, 오우드(Oud) 등이 조화를 이룬 매우 개성적인 향으로 거듭났습니다. 향료가 응축된 작은 방울을 나노 캡슐 안에 담아내는 혁신적인 공정은 이 분야의 전문가인 한 프랑스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로 가능했습니다.  

 

 

시계 스트랩에 향료 나노 캡슐을 삽입하는 색다른 시도는 비록 아쉽게도 컨셉 워치에 그쳤지만, 이러한 일련의 익스트림한 실험 과정을 통해 향후 언젠가는 상용화한 모델을 선보일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은은하게 나노 캡슐 안의 향이 퍼지는 시계라니... 참으로 제품 컨셉부터 우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한편 에제리 '더 플리츠 오브 타임' 컨셉 워치는 다이얼도 정규 버전과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라일락 컬러 마더오브펄 다이얼에는 에제리 컬렉션의 상징적인 주름 패턴인 플리츠(Pleats) 기요셰 장식을 더했는데요. 아라비아 숫자 형태의 골드 아워 마커(인덱스)까지 생략해 더욱 플리츠 패턴을 강조합니다. 다이얼만 봐도 이칭 인이 디자인한 오뜨 꾸뛰르 드레스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 에제리 문페이즈 한정판 

 

앞서 보신 에제리 '더 플리츠 오브 타임' 컨셉 워치와 기계적인 스펙은 동일하지만 스트랩과 다이얼 디테일 등에 큰 차이가 있는 100피스 한정의 리미티드 에디션도 함께 선보입니다. 핑크 골드 소재 케이스의 직경은 37mm, 두께는 10.08mm이며, 58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로 베젤을 장식하고, 2시 방향의 크라운 중앙에는 문스톤을 세팅했습니다. 

 

 

여성스럽고 귀여운 느낌을 주는 라일락 컬러 마더오브펄 다이얼에 플리츠 기요셰 패턴 장식과 함께 핑크 골드 소재의 아플리케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골드 펄즈(비즈)로 중앙의 트랙 외곽을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문페이즈 인디케이션에 해당하는 서브다이얼의 핑크 골드 링에는 34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톤이 조금씩 다른 라일락 마더오브펄 조각을 마케트리(상감) 기법을 응용해 층층이 장식함으로써 에제리 문페이즈 특유의 서정적인 구름을 묘사했습니다. 

 

- 칼리버 1088 L

 

무브먼트는 '더 플리츠 오브 타임' 컨셉 워치와 마찬가지로 에제리 문페이즈의 엔진인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1088 L을 이어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40시간). 불어로 달을 뜻하는 룬(Lune)의 이니셜을 병기한 데서 알 수 있듯 1088을 베이스로 날짜 디스크를 제거한 대신 달의 위상을 표시하는 정교한 문페이즈 모듈을 추가한 베리에이션입니다.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메종을 상징하는 말테 크로스를 오픈워크 가공 처리한 22K 골드 로터를 포함한 독자적인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는 30m 생활방수를 지원하며, 케이스백 한쪽에 오뜨 꾸뛰르 디자이너 이칭 인과의 협업을 기념하는 이름(Yiqing Ying) 및 한정판 고유넘버(X/100) 인그레이빙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트랩은 다이얼 컬러톤에 매칭한 라일락 컬러 미시시피산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을 기본으로, 그레인 가공 및 파우더리한 핑크 컬러 염색 처리한 송아지가죽 스트랩, 표면을 새틴처럼 매우 부드럽게 처리한 미드나잇 블루 컬러 송아지가죽 스트랩까지 총 3개의 스트랩을 기본 구성품에 포함합니다. 각각의 스트랩에는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을 적용해 도구 없이 간편하게 교체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3가지 컬러 스트랩에는 하프 말테 크로스를 형상화한 핑크 골드 소재의 핀 버클을 각각 따로 채워 스트랩 교체를 더욱 쉽게 합니다. 

 

 

에제리 문페이즈 이칭 인 협업 리미티드 에디션(Ref. 8005F/000R-H030)의 국내 출시 가격은 6천 400만 원으로, 비슷한 스펙의 레귤러 버전 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습니다. 바쉐론 콘스탄틴 컬렉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유니크한 컬러 마더오브펄 다이얼과 스트랩 구성에 100피스 한정판이라는 희소성 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합니다.  

 

 

이렇듯 올해 바쉐론 콘스탄틴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인 캐비노티에 더 버클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부터 새로운 그린 컬러 다이얼 구성으로 베리에이션을 확장한 오버시즈, 올해 20주년을 맞은 패트리모니, 상징적인 두 가지 컴플리케이션을 인상적으로 결합한 트래디셔널, 그리고 메종을 대표하는 여성시계 에제리와 그랜드 레이디 칼라 하이 주얼리 워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하며 하이 워치메이킹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이상으로 바쉐론 콘스탄틴의 워치스앤원더스 2024 노벨티 소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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