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G25] 까르띠에 프리베 탱크 아 기쉐 워치
오늘(4월 1일, 스위스 현지 시각) 제네바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워치 페어인 워치스앤원더스(Watches and Wonders)가 개막합니다. 올해는 무려 총 60개 브랜드가 참가해 어느 때부터 규모 있게 치러질 전망인데요. 과거의 SIHH(국제고급시계박람회) 시절부터 현재의 워치스앤원더스 포맷까지 팔렉스포의 터줏대감이자 가장 열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헤드라이너 격인 까르띠에(Cartier)의 주요 신제품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워치스앤원더스에서 까르띠에는 개막 전인 자정을 기점으로 누구 보다 빠르게 엠바고 해제를 공표하여 더욱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신제품에 대한 메종의 큰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올해 까르띠에는 지난해 테마인 '마법'에 이어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 변신)의 예술'을 강조하며 메종의 워치메이킹 여정을 근사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흡사 마술사나 연금술사처럼 각종 스톤과 금속을 활용해 고귀한 오브제로 변모시키는 까르띠에 장인들의 독보적인 노하우를 되새기며, '형태의 워치메이커(The Watchmaker of Shapes)'인 메종의 가장 중요한 시그니처 크리에이션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다시 재해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련해 2025년 그 첫 번째 놀라운 결실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까르띠에 워치 애호가라면 혹시나 예상한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네, 그렇습니다. 100년이 넘는 탱크(Tank) 컬렉션의 유구한 역사를 돌이켰을 때 가장 특이하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컬트 중의 컬트 워치, 탱크 아 기쉐(Tank à Guichets)가 마침내 다시 돌아왔습니다!
Cartier Privé - Tank à Guichets
까르띠에 프리베 - 탱크 아 기쉐
까르띠에는 과거의 컬렉션 프리베 까르띠에 파리(Collection Privée Cartier Paris, CPCP)의 전통을 잇는 까르띠에 프리베(Cartier Privé) 컬렉션을 통해 매년 자사의 전설적인 헤리티지 타임피스들을 재발굴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크래쉬(Crash, 2017년), 탱크 상트레(Tank Cintrée, 2018년), 또노(Tonneau, 2019년), 탱크 아시메트리크(Tank Asymétrique, 2020년), 클로쉬(Cloche, 2021년), 탱크 쉬누와즈(Tank Chinoise, 2022년), 탱크 노말(Tank Normale, 2023년), 똑뛰(Tortue, 2024년)에 이어 9번째 에디션으로 탱크 아 기쉐를 소환한 것입니다. 현행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은 대체로 리미티드 에디션이 많고 레귤러 모델조차 한해 생산량을 극소량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매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모델은 아닙니다. 하지만 까르띠에의 워치메이킹 역사상 가장 상징적이고 희소성이 특별해 가치가 높은 모델들을 매년 극적으로 부활시켜 소개하기 때문에 시계애호가 및 컬렉터들 사이에서 매년 올해는 어떤 노벨티가 짠하고 등장할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만듭니다.
- 1928년 제작된 오리지널 탱크 아 기쉐
N. Welsh, Collection Cartier © Cartier
1928년 탄생한 탱크 아 기쉐는 루이 까르띠에(Louis Cartier)에 의해 1917년 디자인된 최초의 오리지널 탱크 모델이자 1차 세계대전 참전 영웅이자 당시 미국의 총사령관이었던 존 J. 퍼싱(John J. Pershing) 장군에게 선사된 탱크 노말의 아이코닉 디자인- 정사각형 케이스에 통합된 러그와 실제 탱크 바퀴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에서 착안해 제작한 특징적인 평행 샤프트- 을 계승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까르띠에 손목시계 컬렉션에서는 유례가 없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시간을 표시함으로써 시대를 앞선 진정한 아방가르드 타임피스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름처럼 두 개의 창으로- 불어로 창을 기쉐(Guichet)라고 한다- 시(점핑 아워)와 분(드래깅 미닛)을 회전 디스크로 표시하는 방식은 아날로그 핸즈로 시간을 가리키는 전통적인 방식과는 분명 완전히 다른데요. 시간을 읽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틀에 얽매이지 않는 까르띠에 워치메이킹의 유연함과 자유로운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 탱크 아 기쉐 워치를 착용한 미국의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이자 가수인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1940년 촬영 사진 © Collection F.Driggs/Magnum Photos
조금 다른 예지만 최근 루이 비통이 땅부르 컨버전스(Tambour Convergence)로 명명한 브랜드 최초의 드래깅 인디케이션 워치를 선보였는데(>> 관련 타임포럼 뉴스 바로 가기), 워치메이킹 전통이 짧은 루이 비통은 비슷한 유형의 시계를 제작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과거의 몽트르 아 기쉐(Montres à guichet)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대 까르띠에의 탱크 아 기쉐가 가장 뚜렷한 참고용 모델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시와 분 모두를 드래깅 인디케이션으로 표시하는 땅부르 컨버전스와 점핑 아워 및 드래깅 미닛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오리지널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는 메커니즘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사각시계의 영원한 아이콘인 탱크는 셀 수 없이 많은 갈래로 디자인이 변주되어 까르띠에 전 워치 컬렉션 중에서도 가장 풍부한 유산을 자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탱크 아 기쉐는 유독 쉽게 접하기 힘든 시계 중 하나입니다. 1930년대 몇 종의 베리에이션이 플래티넘 또는 골드 케이스로 극소량만 제작되었고, 한참 뒤인 1997년에서야 까르띠에 150주년을 기념한 플래티넘 버전의 150피스 한정판이 나왔고, 2005년 다시 CPCP 라인(지금으로 이어지는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으로 핑크 골드 버전의 단 100피스 한정판으로 출시한 게 전부입니다. 과거에도 케이스 쉐입이나 창의 위치를 변경하는 식으로 디자인을 변주했는데 올해 20년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탱크 아 기쉐 역시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12시 방향에 아워 윈도우를, 6시 방향에 말 그대로 천천히 끌듯이 회전하는 드래깅 미닛(Dragging Minutes) 윈도우를 배치한 모델은 1928년 까르띠에 파리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탱크 아 기쉐의 복각에 가깝도록 쏙 빼 닮았습니다. 옐로우 골드, 핑크 골드, 플래티넘 3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며, 각각에 어울리는 컬러 코드를 회전 디스크 및 스트랩에 반영해 차이를 부여했습니다.
반면 또 다른 버전은 12시가 아닌 10시 방향 정도에 아워 윈도우를, 그리고 마주보며 각을 이루는 4~5시 방향 사이에 트리플 윈도우 형태로 드래깅 미닛을 표시합니다. 이 모델만 유일하게 차별화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플래티넘 케이스로만 선보입니다. 그리고 200피스 한정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이고요.
창의 위치와 별개로 전 모델 케이스의 직경은 가로 24.8 x 세로 37.6mm이며, 두께는 6mm에 불과합니다. 4가지 버전 공통적으로 무브먼트는 새로운 세대의 탱크 아 기쉐 워치를 위해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울트라-씬 사양의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9755 MC로 구동합니다. 참고로 방수 기능은 따로 지원하지 않습니다.
2025년 까르띠에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신제품 소식은 계속 이어집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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