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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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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는 지난 9월 전 컬렉션에 걸쳐 다양한 하반기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로열 오크의 정수로 통하는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에서 나온 신작은 지난 뉴스(>>바로가기)에서 다뤘고, 이번에는 로열 오크와 로열 오크 오프쇼어에서 새롭게 등장한 주요 신제품을 소개하려 합니다. 

 

 

Royal Oak Minute Repeater Supersonnerie 42mm

로열 오크 미닛 리피터 슈퍼소네리 42mm

 

오데마 피게는 소리에 진심입니다. 1875년 창립 이래 그랑 소네리, 프티 소네리, 미닛 리피터 등 수많은 차임 워치를 제작해왔습니다. 특히, 1882년부터 1892년까지의 브랜드 기록에 따르면, 당시 생산된 1625개의 시계 중 절반 이상이 차임 워치였다고 합니다. 오데마 피게는 이후 손목시계 시대에도 꾸준히 관련 시계를 제조했습니다. 1957년까지 약 35개의 미닛 리피터 손목시계를 제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19세기보다 20세기에 차임 워치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명확합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이 발발한 20세기 초중반은 군인들의 야간 작전을 고려해 손목시계의 핸즈 및 인덱스에 라듐과 같은 야광 도료를 사용하기 시작하던 때인데요. 야광 물질의 발달로 어둠 속에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생김에 따라, 어두운 곳에서 소리로 시간을 인지하기 위해 개발된 차임 워치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 겁니다. 차임 워치가 다시금 주목을 받게 건 쿼츠 파동을 지나 기계식 시계가 제2전성기를 맞은 1990년대입니다. 당시 미닛 리피터를 비롯한 전통적인 컴플리케이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응집한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선보였고, 오데마 피게는 1997년 미닛 리피터에 퍼페추얼 캘린더,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를 결합한 최초의 로열 오크 그랑 컴플리케이션으로 응수했습니다. 

 

-로열 오크 컨셉 슈퍼소네리 RD#1

 

오데마 피게는 2000년대 들어 스위스 로잔 연방 공과대학(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Lausanne, EPFL)과 함께 미닛 리피터의 음향과 음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결실은 지난 2015년 로열 오크 컨셉 슈퍼소네리 RD#1을 통해 맺었습니다. 약 8년의 개발 기간 끝에 완성된 시계는 당시 기존 제품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크고 맑은 소리를 내며 차임 워치의 신기원을 연 바 있습니다. 새로운 메커니즘의 핵심은 공(Gong)과 케이스에 있습니다. 원래 무브먼트 플레이트에 공을 부착하지만, 슈퍼소네리는 일종의 사운드보드 역할을 하는 별도의 티타늄 합금 멤브레인에 공을 연결합니다. 멤브레인을 통해 증폭된 소리는 또 측면에 공기 통로를 마련한 케이스백을 거쳐 보다 멀리 퍼져 나갑니다. 

 

 

슈퍼소네리는 단순한 컨셉트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상용화에 성공했고, 이후 줄스 오데마 미닛 리피터 슈퍼소네리(2017년)에 이어 2019년에는 코드 11.59, 로열 오크와도 본격적인 동행을 시작했습니다. 각 모델은 무엇보다 RD#1과 다르게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와 같은 부과 기능을 덜어대고 오로지 미닛 리피터에만 집중함에 따라, 각각 지름 43mm, 41mm, 42mm로 한결 웨어러블한 사이즈를 추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로열 오크 미닛 리피터 슈퍼소네리는 보다 큰 소리를 전달하는 풀 티타늄 버전으로 첫선을 보였습니다. 로열 오크의 줄기답게 앞선 모델과 달리 후속작도 계속해서 뒤따르고 있습니다. 그레이, 새먼 등 다른 컬러로 얼굴을 달리한 제품은 물론 타피스리 패턴을 생략한 버건디 스모크드 다이얼에 티타늄/플래티넘 케이스를 조합한 색다른 버전도 같은 라인으로 출시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블랙 세라믹으로 무장한 신제품이 다음 주자로 레이스를 이어갑니다. 

 

 

오데마 피게는 가공이 어려운 세라믹도 다른 금속과 동일하게 표면을 마감합니다. 특유의 새틴 브러시드 가공을 통해 표면의 결을 한껏 살리고, 모서리는 비스듬히 깎아 폴리시드 가공을 통해 유광 처리합니다. 신작의 세라믹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 역시 같은 방식으로 마감합니다. 케이스 사이즈는 지름 42mm, 두께 14mm. 이전 시리즈와 동일합니다. 미닛 리피터에서는 드문 20m 방수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케이스백에는 전작과 동일하게 슈퍼소네리 특유의 음파 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슈퍼소네리의 소리는 세라믹 케이스임에도 티타늄 합금 멤브레인과 케이스백 측면의 공기 통로 덕분에 굉장히 크게 울려 퍼집니다. 

 

 

우렁찬 소리의 근원은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2953입니다. 지난 2015년 로열 오크 컨셉 슈퍼소네리 RD#1을 통해 데뷔한 칼리버 2937에서 투르비용과 크로노그래프를 덜어낸 무브먼트로 보면 쉽겠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1,600vph, 파워리저브는 약 72시간으로 미닛 리피터치고는 꽤 넉넉한 편입니다. 다른 컴플리케이션을 덜어내고 미닛 리피터에 집중한 덕분에 파워리저브가 하루 넘게 늘어났습니다. 

-Ref. 26591CE.OO.D002CA.01(화이트 골드 인덱스)

 

-Ref. 26591CE.OO.D002CA.02(다이아몬드 인덱스)

 

새로운 로열 오크 미닛 리피터 슈퍼소네리 42mm는 두가지 버전으로 나뉩니다. 얼핏 봐서는 서로 뭐가 다른가 싶지만, 아워 인덱스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전과 동일하게 화이트 골드를 활용했고, 다른 하나는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절묘하게 아워 마커로 둔갑시켰습니다. 그랑 타피스리(Grande Tapisserie)라 일컫는 와플 무늬, 6시 방향 스몰세컨드 등 나머지 디자인은 서로 동일합니다. 각 제품의 가격은 역시나 공식적으로 알려진 게 없지만(Price upon request), 대략 5~6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Royal Oak Self-winding 34/37mm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34/37mm

 

오데마 피게는 1970년대부터 매뉴팩처 내에서 하이 주얼리 워치를 디자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티파니, 까르띠에, 오스카 헤이맨, 불가리 등 다양한 주얼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하이 주얼리 워치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주얼리를 장식한 최초의 로열 오크는 1982년 35mm 버전(Ref. 4331)으로 첫선을 보였습니다. 그로부터 5년 뒤에는 시계 전체를 보석으로 뒤덮은 Ref. 14575가 바통을 이어 받았습니다. 올해 34mm와 37mm로 새롭게 선보이는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하이 주얼리 버전은 그 역사를 계승함과 동시에 컬렉션 최초로 스노우 세팅 기법을 도입했습니다. 

 

 

두 신제품은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가 눈이 내린 것처럼 시계 전체를 가득 메우며 화려한 빛을 내뿜습니다. 매뉴팩처 내 주얼리 세팅 전문가가 서로 다른 크기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선별한 다음, 각 크기에 꼭 맞는 골드 클로(Claw, 발물림)에 다이아몬드를 일일이 고정하는데요. 다이아몬드 하나하나의 크기와 위치는 케이스, 다이얼, 브레이슬릿 모양에 맞춰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합니다. 34mm는 총 2255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6.6캐럿)를, 37mm는 2123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약 7.2캐럿)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두 모델 모두 다이아몬드의 광채에 집중하고자 아워 마커 또한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로 대체했습니다. 날짜 창은 역시나 생략했습니다. 무브먼트는 각각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5809(시간당 진동수 28,800vph, 약 50시간 파워리저브), 5909(시간당 진동수 28,800vph, 약 60시간 파워리저브)를 탑재합니다. 

34mm와 37mm 모델 모두 핑크 골드 또는 화이트 골드 버전으로 선보입니다. 하이 주얼리 워치 특성상, 각 제품의 정확한 가격(Price upon request)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Royal Oak Self-winding 34mm White Ceramic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34mm 화이트 세라믹

 

로열 오크에서 화이트 세라믹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9년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가 한 차례 순백의 세라믹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으로 무장한 바 있습니다. 올해는 여성을 겨냥한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34mm가 뒤를 이어 같은 소재로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핑크 골드로 제작한 핸즈 및 아워 마커, 육각형 스크루는 또 흰색 배경 위에서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옷만 바뀌었을 뿐, 신제품의 기본적인 골격은 기존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34mm와 동일합니다.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은 로열 오크의 정석대로 브러시드 가공을 통해 표면의 결을 한껏 살렸습니다. 가공이 까다로운 세라믹임에도 한 올 한 올의 결이 살아 있습니다. 각 모서리는 폴리시드 가공을 통해 유광으로 마감했습니다. 다이얼은 특유의 그랑 타피스리(Grande Tapisserie)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핑크 골드 케이스백 너머로는 보쉐 VMF 3000 베이스의 자동 칼리버 5800(시간당 진동수 28,800vph, 약 50시간 파워리저브)이 드러납니다. 로터 역시 핑크 골드로 제조하며 케이스백과 톤을 맞췄습니다.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34mm 화이트 세라믹은 정규 라인으로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 합니다. 가격은 5만 2400유로입니다.   

 

 

 

Royal Oak Offshore Self-winding Chronograph 43mm

로열 오크 오프쇼어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43mm

 

올해 만 30세가 된 ‘야수’도 새 옷을 입었습니다. 하나는 블랙 & 블루, 다른 하나는 그레이 & 골드 조합으로 멋을 냈습니다. 전자는 베젤과 크라운, 푸시 버튼은 블루 세라믹, 미들 케이스는 블랙 세라믹, 크라운 가드와 케이스백은 티타늄으로 제작하고, 후자는 베젤과 크라운 가드는 티타늄, 미들 케이스는 핑크 골드, 크라운 및 푸시 버튼은 블랙 세라믹으로 만듭니다. 둘 다 서로 다른 세가지 소재를 조화롭게 믹스매치하며 기존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전합니다.  

 

 

다이얼은 로열 오크 오프쇼어답게 굵직한 메가 타피스리(Méga Tapisserie) 패턴이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블루 다이얼은 또 외곽으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그라데이션 효과까지 가미한 덕분에 좀더 보는 맛이 있습니다. 안정적인 3, 6, 9 트라이-컴팩스(쓰리-카운터) 배치는 변함없습니다. 각 카운터의 표면에는 정석대로 스네일 패턴을 촘촘히 새겨 넣었습니다. 날짜 창은 여전히 4시 30분 방향에 치우쳐 있습니다. 12시 방향에는 간결한 AP 로고가 자리해 중심을 잡습니다. 핸즈 및 아워 인덱스는 다이얼에 따라 소재가 달라집니다. 블루 다이얼은 화이트 골드, 그레이 다이얼은 핑크 골드로 각각을 제작합니다. 공통적으로는 각 표면에 슈퍼루미노바 야광물질을 꼼꼼히 도포했습니다. 

 

 

야수의 뒷면은 자동 인하우스 크로노그래프 4401이 가득 채웁니다. 지난 2019년 코드 11.59 컬렉션을 통해 데뷔한 칼리버 4401은 통합형에 플라이백까지 지원하는 차세대 크로노그래프 엔진으로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 파워리저브는 약 70시간으로 크로노그래프치고는 꽤 넉넉한 편입니다. 크로노그래프 작동은 현대적인 컬럼 휠과 수직 클러치 조합으로 이루어집니다. 

-Ref. 26420CE.OO.A043VE.01

-Ref. 26420OI.OO.A015VE.01

 

새로운 로열 오크 오프쇼어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43mm는 표면에 직물 패턴을 입힌 송아지 가죽 스트랩을 기본으로 블랙 러버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각 스트랩은 지난 2021년 도입된 퀵 체인지 시스템을 통해 별다른 도구 없이도 손쉽게 교체할 수 있습니다. 제품 가격은 미정(Price upon request)입니다. 

 

 

 

Royal Oak Offshore Self-winding Chronograph 37mm

로열 오크 오프쇼어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37mm

 

작은 야수에서도 신제품이 나왔습니다. 43mm 모델처럼 37mm 라인도 이번에 리뉴얼을 거쳤는데요. 레이디 타피스리(Lady Tapisserie)라 일컫는 특유의 와플 패턴 다이얼은 무늬가 좀더 굵어졌고, 다이얼 외곽을 두르고 있던 스네일 패턴은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인상이 한결 말끔해지고 다이얼 패턴은 더욱 도드라져 보입니다. 로고 역시 풀-네이밍에서 간결한 AP 모노그램으로 대체했습니다. 미묘한 차이지만, 아워 마커 또한 이전보다 살짝 더 돌출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신제품은 다이얼 컬러에 따라 총 네가지 버전으로 나뉩니다. 각 제품은 서로 다른 장식의 케이스와 짝을 이룹니다. 라이트 블루 다이얼은 다이아몬드 세팅 핑크 골드 케이스, 새먼 다이얼은 다이아몬드 세팅 스틸 케이스, 블루 다이얼은 바게트 컷 차보라이트와 블루/옐로 사파이어를 장식한 옐로우 골드 케이스와 각각 합을 맞춥니다. 블랙 다이얼은 바게트 컷 루비, 차보라이트, 토파즈, 탠저나이트, 자수정, 오렌지/옐로우/그린/블루/바이올렛/핑크 사파이어를 핑크 골드 케이스에 장식해 흔히 일컫는 ‘레인보우’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무브먼트는 모두 같습니다. 이전 세대에 탑재했던 프레드릭 피게 베이스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2385(시간당 진동수 21,600vph, 약 40시간 파워리저브)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43mm 모델과 달리 케이스백을 막아 놓은 것도 같은 그래서입니다. 

-Ref. 26231OR.ZZ.A085CA.01

-Ref. 26231ST.ZZ.A178CA.01

-Ref. 26236BA.YY.D346CA.01

-Ref. 26236OR.YY.D002CA.01

 

새 시대의 로열 오크 오프쇼어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37mm는 각기 다른 컬러의 러버 스트랩을 매칭합니다. 43mm 제품과 동일하게 다른 색깔의 러버 스트랩도 추가로 제공한다고 하네요. 퀵 체인지 시스템을 통해 각 스트랩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건 물론입니다. 제품 가격은 라이트 블루 다이얼이 5만7900달러, 새먼 다이얼이 4만500달러, 블루와 블랙 다이얼이 각각 11만900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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