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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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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는 지난 9월 차세대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컬렉션을 통해 다양한 하반기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BMG를 비롯한 각 제품은 신소재를 도입하고 풀 파베 다이아몬드 세팅으로 화려함을 부각하는 등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2000년대 로열 오크 "점보" Ref. 15202(사진 출처: 필립스)

 

-2010년대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Ref. 15202

 

1972년 탄생한 로열 오크 Ref. 5402의 적통으로 통하는 “점보”는 Ref. 14802 ‘주빌리’(1992년), Ref. 15002(1996년)를 지나 새천년을 맞아 선보인 Ref. 15202로 이어집니다. 지금이야 로열 오크 중에서도 “점보”라 하면 모두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열광하지만, Ref. 15202가 처음 활약한 2000년대 분위기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로열 오크보다 그를 베이스로 덩치를 키운 로열 오크 오프쇼어가 더 많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던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2011년에는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Ref. 15202의 단종까지 고려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반전은 로열 오크가 40주년을 맞은 2012년에 찾아왔습니다. 당시 오데마 피게는 로열 오크를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41mm의 Ref. 15400과 37mm의 Ref. 15450을 신설하고, 39mm 라인은 기존 Ref. 15202를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디자인을 손보기로 했습니다. 점보의 운명을 바꾼 신의 한 수가 이때 적중하게 됩니다. 다른 라인과 달리 Ref. 15202 홀로 좀더 촘촘한 쁘띠 타피스리(Petite Tapisserie) 다이얼에 6시 방향 ‘AP’로고를 다시 부활시키며 오리지널로 돌아간 겁니다. 무브먼트 역시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3120 대신 (예거 르쿨트르가 제작한) 보다 얇은 전설의 칼리버 2121을 그대로 사용한 덕분에 케이스도 다른 라인보다 얇게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오데마 피게는 이때부터 Ref. 15202에 ‘엑스트라-씬’이라는 칭호를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티타늄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에 스모크드 다이얼을 적용한 Ref. 15202IP(2018년)

 

-쁘띠 타피스리 패턴을 생략하고 스모크드 다이얼을 적용한 Re. 15202PT(2021년)

 

-로열 오크 50주년 기념 Ref. 16202(2022년)

 

‘엑스트라-씬’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제2라운드를 맞은 로열 오크 “점보”는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인기와 맞물려 가치가 급등하게 됩니다. 공급 대비 넘치는 수요에 따라 애프터 마켓에서 프리미엄이 붙는 건 물론 급기야 매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유니콘’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유니콘의 종류도 점점 늘어갔습니다. 가장자리가 그을린 듯한 스모크드(Smoked) 다이얼에 티타늄 소재까지 도입하는가 하면, 나중에는 상징적인 쁘띠 타피스리 패턴을 생략한 변종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로열 오크가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점보”는 칼리버 2121 시대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7121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차세대에서는 제품번호도 Ref. 16202로 달라졌습니다. 올해 Ref. 16202는 컬러는 물론 소재에 있어서도 한층 더 과감해졌습니다. 붉은 얼굴의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BMG가 그 시작점입니다.     

 

 

 

Royal Oak “Jumbo” Extra-Thin BMG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BMG

 

제품명 BMG는 신소재 벌크 메탈릭 글라스(Bulk Metallic Glass)를 가리킵니다. 1960년대 처음 발견된 이 합금은 유리처럼 원자의 배열이 불규칙적인 비정질 금속으로, 매우 강하고 탄성 또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덕분에 과거부터 우주 연구 및 마이크로 전자 기술, 첨단 스포츠 용품에 주로 쓰이곤 했습니다. 일반적인 BMG는 지르코늄과 구리 기반이지만, 티타늄, 스틸, 플래티넘과 같은 소재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오데마 피게는 지난 2021년 온리 워치 경매에 출품한 Ref. 15202XT을 통해 팔라듐 기반의 BMG 합금을 처음 도입했고, 올해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BMG Ref. 16202XT을 통해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워치메이킹에서 BMG가 종종 활용되곤 했지만, 팔라듐 베이스는 오데마 피게가 처음입니다. 새로운 이 합금은 기존과 다른 배합 덕분에 이전 BMG보다 마모와 부식에 강할 뿐만 아니라 광택도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Ref. 16202XT에서는 Ref. 15202XT와 마찬가지로 베젤, 케이스백, 브레이슬릿 스터드를 해당 소재로 만듭니다. 생산 공정은 소재를 녹여 각 부품에 맞는 틀에 부어 성형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다음은 급속 냉각 과정을 거칩니다. 경도와 탄성을 비롯한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틀에서 부품을 꺼내 정교한 미러 폴리싱으로 각 부품을 마감한다고 합니다. 

 

 

BMG 합금을 사용하지 않은 미들 케이스, 크라운, 브레이슬릿 링크는 티타늄으로 제조합니다. 각 부품은 또 미러 폴리싱 처리한 BMG 합금과 대비되게 표면의 결을 살리는 오데마 피게 특유의 브러시드 가공으로 마감합니다. 시계가 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짓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케이스 사이즈는 지름 39mm, 두께 8.1mm로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50m 방수성 역시 마찬가집니다. 붉은 다이얼 역시 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표정이 바뀝니다. 스모크 효과를 곁들임과 동시에 선-브러시드 가공을 통해 표면의 질감을 살린 덕분입니다. 얇은 막대 모양의 아플리케 아워 인덱스, 그와 비슷한 모양의 핸즈, AP 로고 등 오리지널 로열 오크를 계승한 “점보” 특유의 디자인 코드는 역시나 여전합니다. 각 요소는 모두 핑크 골드로 나타냈습니다. 

 

 

무브먼트는 차세대 “점보”답게 전통의 칼리버 2121 대신 지난해 새롭게 개발한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7121을 탑재합니다. 5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한 칼리버 7121은 지름 29.6mm, 두께 3.2mm로 칼리버 2121(지름 28.4mm, 두께 3.05mm)보다 약간 크긴 합니다만, 오데마 피게는 무브먼트 대비 케이스 비율을 살짝 조절하면서 ‘엑스트라-씬’에 어울리는 두께 8.1mm 케이스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신형 엔진의 사양은 이전에 비해 업그레이드를 거쳤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 파워리저브는 55시간입니다. 칼리버 2121(19,800vph, 40시간 파워리저브)보다 빠른 비트에 파워리저브도 조금 더 긴 편입니다. 밸런스 및 배럴을 브릿지 방식으로 고정하는 현대적인 구조 또한 기존과 큰 차이라 하겠습니다. 로터 역시 볼 베어링을 통해 양방향으로 회전하며 보다 높은 와인딩 효율을 기대할 수 있게끔 합니다. 결정적으로는 데이트 메커니즘이 크라운 포지션 1단에서 크라운을 돌리면 날짜가 재빠르게 바뀌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칼리버 2121은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날짜 조작을 위한 크라운 포지션이 따로 없었습니다. 시간 세팅 포지션에서 핸즈가 정시와 9시를 왔다갔다 하는 번거로운 방식으로 날짜를 조정해야 했습니다.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BMG(Ref. 16202XT.OO.1240XT.01)는 한정판은 아닙니다. 정규 라인으로 선보이며 가격은 9만6,400달러입니다. 

 

 

 

Royal Oak “Jumbo” Extra-Thin Ref. 16202BC & Ref. 16202BA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Ref. 16202BC & Ref. 16202BA

 

“점보”의 화려한 외출은 종종 있었습니다. 아워 인덱스만 다이아몬드로 대체해서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스타일을 추구하는가 하면,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은 물론 다이얼까지 다이아몬드로 가득 채운 하이 주얼리 워치까지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신제품은 후자의 경우입니다. 세대가 바뀌고 Ref. 16202로 선보이는 첫 하이 주얼리 버전이라 의미가 남다릅니다. 

 

 

제품은 화이트 골드와 옐로우 골드 두 가지 라인으로 나뉩니다. 각 모델은 케이스 색감에 꼭 맞는 주얼리로 시계 곳곳을 치장했습니다. 화이트 골드 버전은 총 8.3캐럿에 달하는 1,528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옐로우 골드 버전은 총 1,528개 옐로우 사파이어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날짜 디스크 역시 주변 색감에 맞춰 각각 화이트와 옐로우 컬러로 배경을 칠했고, 보석에 자리를 내준 AP 로고 및 레터링은 전면 글라스 안쪽에 표시했습니다. 

 

-Ref. 16202BA.HH.1241BA.01

 

-Ref. 16202BC.ZZ.1241BC.01

 

서로 다른 광채를 뽐내는 두 모델은 차세대 “점보”답게 지름 39mm, 두께 8.1mm 케이스에 앞선 BMG 모델과 동일하게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7121(시간당 진동수 28,800vph, 55시간 파워리저브)을 탑재합니다. 아울러, 각 제품은 시계의 특성에 따라 극소량 생산하며 지정된 오데마 피게 부티크에서만 판매한다고 합니다. 가격은 역시나 미정(Price upon request)입니다. 

 

 

 

Royal Oak “Jumbo” Extra-Thin Openworked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오픈워크

 

“점보”가 처음 노출을 감행한 건 1992년입니다. 당시 로열 오크 30주년을 맞아 ‘주빌리’ 컬렉션으로 선보인 Ref. 14811이 화려하게 가공한 무브먼트의 속살을 전면으로 내비친 바 있습니다. 이후로도 그와 같이 칼리버 2121을 스켈레톤 가공한 오픈워크 모델(Ref. 14789, Ref. 14814 등)이 소량이지만 종종 모습을 드러냈고, 2010년대에는 스틸 버전의 Ref. 15305(2010년), 로열 오크 40주년을 기념하는 Ref. 15203PT(2012년)와 그를 핑크 골드 버전으로 제작한 Ref. 15204OR(2014년)이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다음 승계 주자는 이후로 무려 8년만에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오픈워크 Ref. 16204가 바통을 이어받은 그 주인공입니다. 

 

 

올해 Ref. 16204는 옐로우 골드로 새 옷을 입었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스테인리스 스틸, 핑크 골드 버전과 기본적인 골격은 동일합니다. “점보”의 공식을 따른 지름 39mm, 두께 8.1mm 케이스에 전면 글라스를 통해 자동 인하우스 칼리버 7124를 과감히 노출합니다. 덕분에 11시 방향 배럴부터 5시 방향 밸런스에 이르기까지, 시계가 작동하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하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칼리버 7124는 번호에 힌트가 있듯 앞선 칼리버 7121을 베이스로 오픈워크 가공한 무브먼트입니다. 메인 플레이트와 브릿지는 주요 부품을 지지하는 축과 보라색 주얼을 기준으로 거미줄을 닮은 듯한 기하학적인 형태로 설계하고, 날짜 디스크는 오픈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생략했습니다. 링 형태의 날짜 디스크가 사라진 효과는 다른 쪽에서도 나타납니다. 무브먼트 두께가 0.5mm나 줄고, 파워리저브는 2시간가량 늘어났습니다. 

새로운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오픈워크(Ref. 16204BA.OO.1240BA.01) 역시 지난해 모델과 동일하게 정규 라인으로 선보입니다. 가격은 10만3,000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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