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신고] 똥꼬가 이쁜 빈티지 수동 크로노그래프 Zenith
안녕하세요? 옴마니라고 합니다.
오랜만에 생존신고 합니다. 너무 오랜만의 생존신고라 뉴비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드네요. 쭈글쭈글..
그래도 시계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며 눈팅도 종종 하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예쁜 똥꼬샷 먼저 투척합니다.
제니스 컬럼휠 수동 크로노그래프입니다. 146hp라는 자사 무브먼트로 제니스뿐 아니라 여러 브랜드에도 납품되어 쓰이면서 수동 크로노그래프 전성기(대략 1940~70년대 정도까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무브먼트입니다. 146은 투 카운터 크로노그래프, 146h 계열은 tricompax에 적용되었던 무브먼트입니다.
수동 크로노그래프 전성기였던 그 당시 호이어, 오메가, 브라이틀링(바크만), 유니버셜 제네브, 롤렉스, 예거, 파텍필립, 모바도, 제니스 등 대형 시계제조사부터 현재는 사라져버린 chronograph swiss, record, telda 같은 중소 시계제조사까지 valjoux, landeran, venus, mertel 같은 수동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제조사로부터 무브먼트를 공급받거나 자사무브먼트를 활용하여 다양한 투카운터 내지는 tricompax 형태의 수동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잠시 감상하시겠습니다. 사진크기 조정을 못했습니다. 스크롤 압박 죄송합니다ㅜㅜ
게 중에는 이런 문페이즈와 트리플데이트 기능까지 장착한 아름다운 녀석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record란 스위스 시계회사의 valjoux 88 무브먼트 시계와, 같은 무브먼트를 사용한 파텍필립의 빈티지 컴플리케이션 와치입니다.
앞모습도 예쁘지만, 이 녀석들의 매력은 무브먼트에도 있습니다.
당시 시스루백이 없었던 관계로 아름다운 무브먼트를 솔리드백 안에 감추고 있어야 했던 것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요..
아래는 롤렉스에 납품되었던 valjoux 72 무브먼트입니다. 초기 데이토나에 쓰였습니다.
아래는 오메가의 명기로 꼽히는 33.3 투카운터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입니다.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빈티지 시계를 좋아하고, 무브먼트의 기능 뿐 아니라 미적 관점을 중시하는 저의 성향을 차치하고서라도,
시계를 좋아하는 분들 치고 빈티지 수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을 분은 별로 없다고 믿습니다.
그에 더해 수십년 많게는 백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힘차게 구동하는 심장을 보고 있으면 왠지모를 벅찬 느낌마저 들곤 합니다.
예전에 빈티지 수동 크로노그래프를 몇 점 가지고 있었는데,
무슨 변덕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이유로, 떠나보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수많은 시계를 들이고 떠나보냈지만, 그 녀석들은 유독 아직까지 많은 미련이 남아있습니다.
아래의 녀석들입니다.
브라이틀링(바크만)의 valjoux72c, telda의 venus 188입니다.
바크만의 얼굴은 refinished 수준을 넘는 커스텀 수준이고 씨스루 역시 후가공입니다. 불편한 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문제가 되면 삭제토록 하겠습니다.
Telda의 무브먼트 사진은 찾지를 못하겠네요...
아무튼, "마음 속에 간직한 빈티지한 수동 크로노그래프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중, 얼마 전 제니스의 수동 크로노그래프를 좋은 기회에 들였다"는 얘기를 지금까지 장황하게 풀어놓았습니다ㅋㅋ
뒷모습에 비해 심플한 앞모습은 이렇습니다.
순백의 에나멜스러운 다이얼이며, 크로노그래프와 초침 창은 약간의 단차가 있는 무광의 노란빛 도는 크림색으로 12시 방향에 빨간색 인덱스로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크림색 부분은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 빛이 바래지 않았나 싶은 느낌도 듭니다.
크림색 버전의 팬더다이얼이라고 혼자만의 망상을 해봅니다. 타키미터가 있는 복잡한 크로노그래프 다이얼이 아니라 조금 심플한 느낌이 있지만, 클래식한 느낌이 있습니다.
뭐 그닥 특별할 것은 없지만,
제가 이 시계를 구매한 것은,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무려 오리지날 씨스루백이기 때문입니다.
커스텀을 통해 빈티지 시계에 시스루백을 부착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빈티지 무브를 natural-born exhibition back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시계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하도 무브먼트를 쳐다보고 있으니, 집사람이 아예 뒤집어서 차고다니지 그러냐며 코웃음 담긴 핀잔을...ㅜㅜ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모델의 자세한 이력은 모르겠지만, 아마 적어도 1980년 이후 생산된 무브먼트 단종 직전 최후기 생산모델로 추정됩니다.
통상의 빈티지 시계에서 볼 수 있는 운모글라스도 아니고 약간 볼록한 형태의 강화유리가 채택되어 있는 점도 그러한 추측을 뒷받침합니다. 그리고 모든 부품은 출시 당시 그대로인 점도 확인이 되었습니다. 빈티지인듯 빈티지 같지 않은 빈티지인 너...
또한 엘프리메로와 함께 제니스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무브먼트중 하나인 146을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구요.
126, 136, 146, 156 무브먼트는 각각 12리뉴, 13리뉴, 14리뉴, 15리뉴의 크기로 제작되었음을 의미하며 동일한 무브먼트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하나의 무브먼트 설계를 가지고 각기 다른 지름의 무브먼트르 생산하였다는 것이요. 다른 매뉴팩쳐에서도 흔한 일은 아닙니다.
그 중 146의 경우 주로 37mm 정도 크기의 시계에 인입된 무브먼트로, 가장 보편적이면서 현행 기준으로도 이상적인 크기의 무브먼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니스도 동 무브먼트의 상징성을 감안하여 아래와 같은 현행 크로노그래프 모델에 146이라는 모델명을 붙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기존 146 무브먼트는 이미 단종이 되어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으므로, 엘프리메로 무브먼트가 들어가 있습니다만, 146이 제니스 역사와 함께 했던 아니코닉한 크로노그래플 무브먼트였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듯 싶습니다.
이상으로 다소 싱거운 득템기를 마칩니다.
기회가 된다면, 146 무브먼트의 origin, 즉 제니스에 합병되며 사라진 Mertel이라는 무브먼트 제조사의 이야기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Mertel 합병으로 제니스는 매뉴팩처로서의 입지를 성공적으로 다짐과 동시에 엘프리메로라는 불세출의 무브먼트 개발의 초석을 다지기도 했습니다.
그럼 회원님들 모두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두서없는 글은 항상 쓰고나면 부끄럽습니다.
- 옴마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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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같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수동들이 가득한 글이네요. ㅎㅎ
빈티지 수동 무브먼트들이 운치가 있는게, 참 멋집니다.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