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ques Etoile는 독일 Larrach/Baden 지방의 작은 시계 브랜드입니다.
1996년 창립된 이 회사의 대표는 1962년생 Klaus Jakob 아재입니다.
이 독일 아재의 아버지인 Horst Jakob는 경험많은 워치메이커였고, 때문에 아들로서 자연스럽게 시계업계 쪽에 종사하게 되었죠.
흥미로운 것은 이 집안이 Minerva의(Frey 할아버지 시대의 Minerva) 독일/오스트리아 총판이었기 때문에 이쪽을 통해서 빈티지 무브먼트를 사모으는게 취미였다고 합니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고, 이 아재는 수집한 빈티지 무브먼트를 이용해서 본인 스스로가 시계를 몇 개 제작해 보더니,
1996년 아예 Jacques Etoile라는 시계회사를 차리게 된거죠.
여담이지만 이 아재의 와이프가 터키 출신으로 Yildiz 라는 이름이였는데, 이게 영어로 Star, 프랑스어로 Etoile 라는 연유로 브랜드 이름이 Jacques Etoile가 되었다능(독일어 Jakob=프랑스어 Jacques)...로...로맨티스트?
암튼 이번에 제가 구한 시계가 바로 이 Jacques Etoile 사에서 2000년에 발매한 한정판 Venus Imperial 입니다.
Jacques Etoile의 Venus Imperial 모델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각기 다른 다이얼, 핸즈의 5종 모델을 스틸 케이스 100개, 18K 골드 케이스로 25개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이 시계에 사용될 빈티지 무브먼트의 수급 문제로 당초 생산량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결국 최종 생산량은 불명...
그리고 제가 구한 이 Venus Imperial은 한정판 넘버 003에 Pulsometer 다이얼 입니다.
제가 크로노그래프는 쫌? 있는데...Pulsometer 스케일을 가진 크로노그래프가 없어서 나름 의미가 있는 시계이지만...
사실 이 시계를 구입한 이유는 제가 Jacques Etoile라는 브랜드를 좋아해서도...Klaus Jakob 아재를 존경해서도 아니고,
순전히 이 시계를 작동시키고 있는 심장, Venus 175 때문입니다.
Jacques Etoile가 독일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계의 득템 포스팅을 스위스방에 하는 이유도 이 시계의 주인공이 그 이름처럼(Venus Imperial) 스위스의 역사적인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Venus 175이기 때문이죠.
자타공인 3대 빈티지 수동 크로노그래프(Lemania 2310/CH27=aka Omega Cal.321, Valjoux23=Valjoux72, & Venus 175)중 하나로 꼽히는 Venus 175를 구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빈티지 Venus 175 무브먼트를 구입하는 방법 ; Venus 175가 주로 사용된 Breitling의 빈티지(Chronomat 769나 808)를 구입
두번째는 NOS(New Old Stock; 미사용중고) 175 무브먼트를 구입하는 방법 ; NOS Venus 175를 사용해서 만든 Minerva Venus 175를 구입
세번째는 Maurice Lacroix가 부활시킨 현대판 Venus 175인 ML36(=ML106)을 구입하는 방법 ; Maurice Lacroix의 Masterpiece Le Chronographe를 구입
그리고 마지막 네번째가 Jacques Etoile의 Venus imperial을 구입하는 방법이죠.
Jacques Etoile에 사용된 JE Cal III는 아주 특별한 Venus 175 입니다.
이 무브먼트는 빈티지 Venus 175도 아니고, NOS Venus 175도, 새롭게 만든 Venus 175도 아닙니다.
Klaus Jakob 씨는 Venus 175의 오래된 부품들을 구입해서 직접 Venus 175를 조립하였고, 이 과정에서 매우 특별한 업그레이와 마감이 가미되었습니다.
우선 클러치 휠, 컬럼 휠, 태엽통 등 마모가 예상되는 곳에 보석이 추가되어 원판 Venus 175의 17석에서 23석으로 보석 수가 증가하였고,
헤어스프링이 Nivarox의 Nivaflex로 교체, 스무쓰(smooth) 밸런스 휠이 고전적인 스크류가 장식된 Glucydur 밸런스 휠로 교체, 스완넥 레귤레이터 추가, 기어와 휠, 피니언 등의 톱니에 미세 마감 추가 등의 현대적 업그레이드가 행해졌고,
안보이는 부분까지 꼼꼼한 페를라쥐(Perlage), Cotes de Geneve 등의 마감은 기본, 심지어 회양목 스틱을 이용한 Master Finisseur의 수공 앵글라쥐(Anglage)까지 행해져 있습니다.
빈티지나 NOS Venus 175는 현대에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하다는 점, Maurice Lacroix의 ML36(=ML106)은 비싼 가격에 45mm의 거대한 케이스 크기를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참고로 Jacques Etoile의 Venus Imperial은 40mm의 크기입니다) Jacques Etoile의 Venus Imperial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저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자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득템에는 리뷰가 따라야 하는 법...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Venus 175의 구구절절 사연많은 히스토리를 한번 써볼까 합니다.
무더위에 건강들 조심하세요~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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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컬
2022.07.1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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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zenta
2022.07.10 22:50
무브도 무브지만 다이얼도 완벽한 것 같습니다. 이런 글 때문에 타임포럼을 못 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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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2022.07.10 23:06
쟈크 에뚜와르 아직 살아있나요? 종말 오랜만에 보는 이름입니다. 브릿지 모양이 다른 175와 달리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추상화에 나오는 형상 같네요. 다이얼도 예쁘고요. 가추 축하드리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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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오놀
2022.07.11 00:00
무브도 정말 멋지지만, venus175를 사용한 무브중에서도 이 시계가 제일 이뻐보이네요^^ 이후의 리뷰들과 재밌는 히스토리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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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2022.07.11 01:34
아... 약 7년후에 저도 비너스와 밸주를 찾아 헤메고 있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아른 합니다...ㅎㅎㅎ
기추 정말 축하드립니다 ! 앞으로 들려주실 이야기들이 너무 기대됩니다 !
역시 닥터는 펄스 메터가 제일 잘 어울립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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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宇
2022.07.11 19:06
우와! 정말 멋진 시계 기추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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믓시엘
2022.07.12 09:59
다이얼도 기가 막히네요 덕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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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erome
2022.08.27 09:44
오 득템 축하드립니다. 오랜만에 타임포럼 들어와보니, 이제 Etoile 가지고 계시는 분이 있으시군요 ^^ 저는 숫자 인덱스 버젼으로 소장하고 있었는데 반갑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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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추 축하와 공감 드리고 즐거운 스토리 재밌게 잘 봤습니다.
리뷰도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