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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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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9년 스위스 르로끌에서 태어난 독사(Doxa)는 1967년에 발표한 다이버 워치 독사 서브(Doxa SUB)가 주목을 받으며 일약 다이버 워치 전문 브랜드로 발돋움합니다. 미국과 유럽을 거점으로 차근차근 성장해온 독사의 발 끝은 중동을 거쳐 아시아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한국에 다시 론칭한 독사는 다이버 워치 애호가를 비롯해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을 가진 시계를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순항중입니다.

 

 

한편, 타임포럼은 한국을 찾은 CEO 얀 에됙스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2019년부터 독사를 이끌고 있는 얀 에됙스는 브랜드의 비전과 더불어 독사를 대표하는 모델들을 일일이 설명해주는 열의를 보여줬습니다. 그 중에서도 그가 힘주어 강조했던 제품은 한국을 위해 제작한 서브 300 카본 코리아 에디션이었습니다.

 

 

특정 단체나 시장을 위해 시계를 만드는 경우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허나 한국만을 위한 제품을 선보인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에서 11번째로 스위스 시계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에 이름을 올렸으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2.7% 정도로 높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독사가 이처럼 공을 들인 것은 한국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일 겁니다. 이에 대해 CEO 얀 에됙스는 “서브 300 카본 코리아 에디션은 시계와 포지드 카본에 대한 독사의 노하우와 한국만의 특별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시계다. 우리는 종종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지만 모두를 위해 만들지는 않는다.” 라고 밝혔습니다.

 

 

서브 300 카본 코리아 에디션은 태극기를 이용해 시계의 성격과 탄생 배경을 매우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다이버 워치 제작에 대한 독사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시계를 보자마자 시선이 닿는 곳은 다이얼입니다. 7시와 8시 사이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태극기를 걸어두었습니다. 태극문양과 건곤감리를 다이얼에 컬러로 프린트한 시계는 서브 300 카본 코리아 에디션이 처음이지 않나 싶습니다. 적어도 필자의 기억에서 이렇게나 가슴이 웅장해지는 다이얼은 없었습니다. 맞은 편에는 모델명과 함께 KOREA 글자를 써놓았습니다. 원래 이 자리는 다이얼 컬러를 뜻하는 단어가 적혀있기 마련인데 스페셜 에디션에 한해서는 다른 문구를 적기도 합니다. 흰색 시침과 초침 그리고 주황색 분침은 검은색 샤크헌터 다이얼과 어우러지며 강렬한 색의 대비를 연출합니다. 독사가 자랑하는 무감압 한계 잠수표 베젤 인덱스와 잠수 시간을 확인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침을 같은 색으로 처리한 것은 기능성을 우선시하는 독사의 철학이 스페셜 에디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분침을 의도적으로 넓게 가공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흰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숫자를 적은 날짜 디스크도 전체적인 디자인에 큰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지름 42.5mm(러그 투 러그 45mm) 케이스는 포지드 카본으로 만들었습니다. 케이스 형태로 성형한 몰딩에 탄소 섬유와 에폭시를 집어 넣고 고온 고압으로 가공하는 포지드 카본은 제조 방식으로 인해 불규칙한 패턴이 남습니다. 덕분에 시계에는 저마다 고유한 개성이 부여됩니다. 포지드 카본의 장점은 단단하면서도 가볍다는 것입니다. 서브 300 카본 코리아 에디션의 케이스는 무게가 44g에 불과합니다. 일반적으로 케이스의 무게는 크기와 비례합니다. 커다란 시계는 무게가 부담스럽기도 한데 서브 300 카본 코리아 에디션은 포지드 카본 케이스로 불편함을 상쇄했습니다. 포지드 카본은 으레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독사는 포지드 카본 케이스를 브랜드의 아이코닉 모델인 서브 300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케이스 두께는 13.4mm로 300m 방수가 가능한 다이버 워치임을 감안하면 적당해 보입니다. 착용했을 때에는 시계가 손목 위에서 우왕좌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손목에 잘 밀착되어 준수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박스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두꺼운 베젤을 가진 전면과 달리 손목과 밀착되는 케이스백을 최대한 납작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티타늄 케이스백 중앙에는 태극문양을 장식했고 네 귀퉁이에는 건곤감리를 새겼습니다. 케이스백의 형태에 맞춰 태극기를 표현한 것은 영리한 판단으로 보여집니다. 포지드 카본으로 제작한 스크루 다운 크라운에는 독사의 심볼인 물고기를 앙증맞게 새겼습니다. 방수는 모델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300m에 달합니다.

 

 

독사 다이버 워치를 정의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핵심은 베젤입니다. 오리지널 서브 300과 서브 300T에서 도입한 베젤은 무감압 한계 잠수표(No-decompression limit dive table)를 담고 있습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포지드 카본 베젤은 다이버에게 잠수 시간이 얼마나 경과했는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수심에 따라 감압을 하지 않고 얼마나 오랫동안 잠수를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바깥쪽의 주황색 숫자는 수심(미터 단위)을, 안쪽의 흰색 숫자는 시간을 표시합니다. 예를 들어, 수심 30m에서 무감압 한계 시간은 약 25분입니다. 잠수 시간이 약 25분을 초과했다면 잠수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감압을 해야 합니다. 특허를 획득한 이 베젤은 다이버에게 중요한 2가지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적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독사의 다이버 워치가 다른 시계와 차별화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두툼한 베젤은 측면에 홈을 파서 조작이 수월합니다. 다이버들이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조작하기 어렵지 않을 듯 합니다.

 

 

어떤 무브먼트를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독사가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아마도 ETA 2824-2 또는 셀리타 SW200-1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무브먼트의 성능은 충분히 믿을만하지만 독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COSC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COSC 인증을 획득한 것만으로도 이 시계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정확성이라는 단편적인 정보만을 알려주지만 그럼에도 COSC 인증은 여전히 뛰어난 시계임을 나타내는 보증 수표나 다름 없습니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로 평범합니다. 파워리저브가 38시간에 불과한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입니다. 범용 무브먼트를 택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대가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약점으로 지적 받을 여지가 있는 범용 무브먼트를 가리기 위해 시스루백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다이버 워치의 기능성과 제품의 미관을 고려한 선택입니다.

 

 

샤크헌터 다이얼과 포지드 카본에 어울리는 스트랩은 FKM 러버로 제작했습니다. FKM 러버는 내구성이 좋고 뛰어난 착용감을 제공하니 거친 환경을 이겨내야 하는 독사 다이버 워치에 더없이 잘 어울입니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블랙 PVD 코팅 처리한 폴딩 클라스프에는 다이버 익스텐션 기능이 있어 상황에 따라 길이를 늘릴 수 있습니다. 구조는 단순하고 마감은 다소 거칠지만 기능적으로 부족한 점은 없습니다. 포지드 카본 케이스에 러버 스트랩을 조합한 덕분에 시계를 착용했을 때 무겁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습니다. 

 

 

국뽕이 차오르는 서브 300 카본 코리아 에디션은 30개 한정 생산됩니다. 포지드 카본 케이스이기 때문에 가격은 699만원으로 껑충 뛰어 오릅니다. 독사 시계 중에서는 가장 비싼 편입니다. 허나 서브 300이 지닌 역사적 의의, 포지드 카본 케이스와 COSC 무브먼트라는 훌륭한 구성, 끝으로 한국 시계 애호가에게만 허락되는 희소성을 종합해보면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독사를 즐기길 원한다면 더 늦기 전에 도전을 권합니다. 

 

독사 서브 300 카본 코리아 에디션

Ref. 822.70.101.20-SE6 

 

지름 : 42.5mm(러그 투 러그 45mm)

두께 : 13.4mm

소재 : 포지드 카본

방수 : 300m

유리 : 사파이어 크리스탈

 

무브먼트 : ETA 또는 셀리타 COSC 인증

기능 : 시, 분, 초, 날짜

파워리저브 : 38시간

와인딩 : 오토매틱

시간당 진동수 : 28,800vph(4Hz)

 

다이얼 : 블랙 

 

스트랩 : 블랙 러버 스트랩, 블랙 PVD 코팅 스틸 폴딩 버클

 

가격 : 699만원(30개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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