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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사의 아이콘, 서브 300T

 

뚜렷한 개성의 다이버 워치로 유명한 스위스 메이드 브랜드 독사(DOXA)가 새로운 공식 수입사인 스타일리더를 통해 다시 국내 소비자들을 찾았습니다. 과거 국내 면세점에 한 번 소개된 적이 있지만 빠르게 철수해 아쉬움을 안겨줬던 터라 이번 국내 론칭은 다이버 워치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타임포럼은 독사 브랜드를 정식으로 다시 소개하면서 주요 히어로 제품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독사의 초기 매뉴팩처 스케치(19세기 말)

ⓒ DOXA

 

# 독사의 발자취 

독사는 지금으로부터 130여년 전인 1889년, 워치메이커 출신의 조르주 뒤코묑(Georges Ducommun)이 스위스 뉘샤텔 주 쥐라 산맥 자락의 유서 깊은 시계 마을 르로끌에 설립했습니다. 당시 건립한 시계 공장의 풀네임은 '조르주 뒤코묑, 파브리크 드 몽트르 독사(Georges Ducommun Fabrique des montres DOXA)'. 참고로 독사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이 즐겨 사용한 단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편집자주: 감각적 지식을 토대로 대상에 대해 상식적으로 품게 되는 견해를 뜻하는 철학용어). 

 

- 독사의 창립자 조르주 뒤코묑 

 

- 1918년 독사 본사 앞에서 촬영된 직원들 모습  

 

독사는 1906년 이탈리아 밀라노 박람회에 출품한 안티 마그네틱(Anti Magnetic) 사양의 포켓 워치가 금메달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계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이후 자동차 대시보드용으로 개발, 특허를 받은 8일 파워리저브 클락이 부가티, 메르세데스, 푸조 등에 탑재되면서 독사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최고의 품질을 보장하는 시계제조사로 명성을 얻게 됩니다. 회사의 규모 또한 단기간에 급성장해 1918년 기준으로 르로끌 본사 및 공장의 직원수가 수백 명에 달할 정도였다고.  

 

- 1940년대 독사 크로노그래프 텔레미터 

 

- 1950년대 독사 컴플리트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 1950년대 말 독사 그래픽 광고 비주얼 

 

이후 1930~40년대에는 밸쥬의 수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22를 탑재한 밀리터리풍의 손목시계들이 '독사 에비에이터(Doxa Aviator)'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군 장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고, 1950년대 초반에는 문페이즈를 포함한 트리플 캘린더 및 크로노그래프 등 당시에는 흔치 않은 멀티 컴플리케이션 모델까지 컬렉션을 확대하며 시계 제조 역량을 과시했습니다. 1957년에는 독일 바우하우스 사조에서 영감을 받은 스퀘어 케이스에 미니멀한 다이얼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는 그래픽(Grafic)을 선보여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 제작에도 장기를 보여줬습니다. 

 

 

# 아이콘, 독사 서브의 탄생 

창립 이래 실용적이고 튼튼한 시계 제조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준 독사는 1960년대 접어들면서 프로페셔널 다이버 워치 제작에 승부수를 던집니다. 1967년 쿠션형 케이스에 두툼한 단방향 회전 베젤을 갖추고 당시로는 파격적인 오렌지 컬러 다이얼을 채용한 독사 서브(DOXA SUB)는 등장과 동시에 큰 화제를 모으며 브랜드 역사에 길이 남을 시그니처 컬렉션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 독사 서브 300 관련 아카이브 문서 일부 

 

독사 서브 프로젝트의 시작은 이랬습니다. 1964년 당시 독사의 제품 개발 수장인 우르스 에슐레(Urs Eschle)는 1950년대부터 레크리에이션(스쿠버) 다이빙의 유행으로 각종 수중 모험, 탐사에 관한 영화,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전문 다이버를 위한 시계 제작을 결심합니다. 우르스는 아쿠아 렁(Aqua Lung) 수중 호흡 장치의 발명가이자 현대 스쿠버 다이빙의 창시자로 통하는 프랑스의 해양 탐험가 자크-이브 쿠스토(Jacques-Yves Cousteau)와 활동한 끌로드 웨슬리(Claude Wesly)와 같은 전문 다이버로 구성된 스페셜 팀을 꾸려 점점 늘어나는 수중 탐험 커뮤니티를 위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설계된(purpose-designed) 합리적인 가격대의 신뢰할 수 있는 다이버 워치 제작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 1967년 오리지널 독사 서브 300  

 

이후 약 3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1967년 바젤 페어에서 첫 선을 보인 독사 서브 300은 일반인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으면서 최초로 100% 목적에 맞게 설계된 전문가급 다이버 워치로서 다이버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게 됩니다. 

 

- 독사 서브 300을 착용한 끌로드 웨슬리

 

잠수 시간은 물론 잠수 수심까지 이중으로 표시한 단방향 회전 베젤은 다이버들이 실제 다이빙 환경에서 감압 정지(Decompression stops) 없이 안전하게 상승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에 혁신적이었고 당시 상용화된 다이버 워치로는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 수중 촬영시 독사 서브를 착용한 다이버의 모습 

 

독사의 엔지니어들은 미국 해군에서 통용되는 무감압 한계 잠수표(No-decompression limit dive table)를 두 개의 분리된 눈금 형태로 베젤에 통합해 안전한 잠수 시간(Safe dive time)을 계산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고안했습니다. 독사만의 특허 받은 방식으로 잠수 수심은 피트 또는 미터 단위로 외곽 링에 오렌지 컬러로 표기하고, 안쪽 링에는 분 단위 잠수 시간을 블랙 마커로 표기했습니다. 무엇보다 레크리에이션 다이빙 기본 수심 30m에서도 최적의 시인성을 보장하는 오렌지 컬러를 과감하게 다이얼에 채택한 점이 타제조사들과 차별화하는 독사 서브만의 매력이었습니다. 또한 베이지 컬러 발광 소재를 인덱스 및 핸즈에 도포함으로써 모던 다이버 워치의 특징적인 디테일을 완성했습니다. 

 

- 1960년대 말 독사 서브 300T 콘키스타도르 광고

 

- 1968년 다이빙 장비와 함께 소개된 독사 서브 300T

 

1968년에는 최초로 헬륨 방출 벨브(HRV)를 갖춘 독사 서브 300T 콘키스타도르(DOXA SUB 300T Conquistador)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고, 미국의 해양 탐사 TV 다큐 시리즈인 '자크 쿠스토의 해저 세계(The Undersea World of Jacques Cousteau)'에서 수백 명의 시청자들과 함께 마우이 섬의 칼립소에서 뛰어내리는 유명한 장면에서 쿠스토팀 다이버들의 손목에 오렌지 다이얼의 서브 300T를 착용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 미 네이비씰 커맨더들이 애용한 독사 서브 

 

이후 독사의 오렌지 서브 300 시리즈는 자크-이브 쿠스토가 미국에 설립한 다이버 컴퍼니(US divers co.)를 통해 독점 유통되면서 1970년대 미 네이비씰 소속 잠수대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쿠스토와 그의 동료 에밀 가냥(Émile Gagnan)이 1942년 개발한 트윈-호스 스쿠버 탱크 디자인이 특징적인 아쿠아 렁 로고를 프린트한 블랙 렁(Black Lung, 블랙 다이얼) 또는 실버 렁(Silver Lung, 실버 다이얼) 프로토타입 제작으로까지 이어져 후세의 다이버 워치 컬렉터들 사이에서 성배로 통하는 이른바 컬트 워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참고로 실버 다이얼 디자인은 추후 씨람블러(Searambler)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전통을 이어갑니다.

 

- 클라이브 커슬러와 그의 이름을 딴 서브 300T   

 

한편 독사 서브 300은 미국의 유명 작가이자 수중 탐험가인 클라이브 커슬러(Clive Cussler)의 베스트셀러 소설 속 주인공인 더크 피트(Dirk Pitt)가 착용하는 시계로 알려졌고, 1975년 개봉한 영화 '콘도르의 3일(3 Days of the Condor)'에서는 주연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가 독사의 서브 300T 샤크헌터(SUB 300T Sharkhunter)를 착용해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그리고 한참 후의 일이지만 클라이브 커슬러의 원작을 바탕으로 2005년 개봉한 영화 '사하라'에서 더크 피트 역의 매튜 맥커너히(Matthew McConaughey)가 독사의 오렌지 다이얼 서브 600T 프로페셔널(SUB 600T Professional) 모델을 착용함으로써 원작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재현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 영화 ‘사하라’에서 독사 서브를 착용한 매튜 맥커너히

 

이후 2014년 자크-이브 쿠스토의 손자이자 해양 다큐멘터리 필름 제작자인 파비앙 쿠스토(Fabien Cousteau)가 플로리다 키 국립 해양 보호 구역(Florida Keys National Marine Sanctuary) 내 세계 유일의 해저 해양 연구소인 아쿠아리우스(Aquarius)에서 무려 한달 간 진행한 '미션 31(Mission 31)' 프로젝트에 독사가 스폰서 브랜드로 참여하면서 탐험대의 업적을 기념해 총 331개 한정 제작한 오렌지 다이얼의 서브 미션 31 프로페셔널 리미티드 에디션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 2000년대 초중반 제작된 서브 750T GMT 모델들 

 

# 브랜드의 현주소 

독사는 1970년대 중반까지 왕성하게 전문 다이버 워치를 제작하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 했지만, 쿼츠 위기와 맞물려 사세가 급속도로 기울면서 브랜드의 역사는 약 20년간 끊기게 됩니다. 이후 1997년, 4대째 시계 관련업에 종사해온 스위스의 제니(Jenny) 가문이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비엘에 본사를 다시 세우게 됩니다. 참고로 제니 가문은 스위스 메이드 시계의 디자인 개발 및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산업 기업인 왈카(Walca) 그룹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독사를 위한 시계를 선보일 수 있습니다. 

 

- 현 독사 CEO 얀 에됙스

 

그리고 2019년 9월, 아이코닉한 독사 서브 라인을 오리지널에 충실하게 다시 재현해 리-론칭함으로써 한층 공격적으로 글로벌 세일즈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현재 독사는 오메가, 스와치 그룹, 베르사체, 한하트 등을 거치며 세일즈부터 마케팅까지 수십여 년간 다방면으로 경력을 쌓은 얀 에됙스(Jan Edöcs)가 CEO를 맡아 강력한 리더십으로 브랜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 현행 주요 제품들 

독사의 현행 출시 제품들 중 단연 베스트셀러는 서브 300T입니다. 1968년 탄생한 서브 300T 콘키스타도르의 전통을 계승해 특허 받은 단방향 회전 베젤과 헬륨 방출 밸브를 갖추고 수심 1,200m 방수를 보장하는 전문 다이버 워치 사양을 자랑합니다. 

 

- 서브 300T 프로페셔널

 

- 서브 300T 샤크헌터

 

- 서브 300T 씨람블러

 

- 서브 300T 캐리비안

 

- 서브 300T 다이빙스타

 

- 서브 300T 아쿠아마린

 

- 서브 300T 화이트펄

 

이렇게 서브 300T 라인업은 총 7가지 다이얼 컬러별로 다음과 같은 별칭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가장 아이코닉한 컬러인 오렌지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 블랙은 샤크헌터(Sharkhunter), 실버는 씨람블러(Searambler), 네이비 블루는 캐리비안(Caribbean), 옐로우는 다이빙스타(Divingstar), 터콰이즈(민트)는 아쿠아마린(Aquamarine), 화이트는 화이트펄(Whitepearl) 이렇습니다. 전 모델 공통적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직경은 가로 42.5 x 세로 44.5mm이며, 두께는 13.65mm로, 헬륨 방출 밸브 시스템을 갖춘 포화잠수용 다이버 워치치고는 비교적 슬림한 프로파일을 유지해 1960년대 말 탄생한 오리지널의 가치를 이어갑니다. 

 

 

다이얼 컬러에 관계 없이 인덱스 및 핸즈에는 슈퍼루미노바(Super-LumiNova®)를 코팅해 어두운 곳에서나 다이빙 환경에서도 충분한 가독성을 보장합니다. 쌀알(Beads of Rice) 모양의 작은 링크로 연결된 독사 서브 특유의 스틸 브레이슬릿과 함께 FKM 러버로 불리는 내구성이 우수한 고성능 러버 스트랩 버전을 추가 지원합니다. 물론 각 컬러 FKM 러버 스트랩은 개별 구매가 가능합니다.

 

 

브레이슬릿과 러버 스트랩에는 두꺼운 다이빙 수트 위에도 빠르게 길이를 조정해 착용할 수 있는 독자적인 래칫팅 웻수트 익스텐션(Ratcheting wetsuit extension)을 갖춘 폴딩 클라스프를 장착해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스틸 폴딩 클라스프 커버 상단에는 또한 독사 브랜드 고유의 물고기 심볼을 새겨 다이버 워치만의 개성을 드러냅니다. 전 모델 무브먼트는 오랜 세월 검증된 범용 자동 ETA 2824를 자체 코스매틱 수정한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38시간). 

 

서브 300T 화이트펄

 

- 서브 300T 아쿠아마린

 

- 서브 300T 다이빙스타

 

- 서브 300T 캐리비안

 

- 서브 300T 씨람블러

 

- 서브 300T 샤크헌터

 

- 서브 300T 프로페셔널

 

서브 300T 라인업의 국내 출시 가격은 브레이슬릿 모델이 3백만 원대, 러버 스트랩 모델이 2백 90만 원대로 각각 책정됐습니다. 참고로 독사는 오는 8월 15일부터 현대백화점 판교점(Tel. 031-5170-2246)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설적인 다이버 워치의 헤리티지를 고스란히 간직한 독사의 가장 아이코닉한 제품을 이제 국내 매장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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