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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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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앞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보다 뒤에 숨어 있는 부분이 더욱 매력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이나 사물 모두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시계는 어떨까요?

다이얼 앞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경이로운 모습이 백케이스에 펼쳐지는 시계들을 만나곤 합니다.

어떤 시계는 미니멀한 앞 모습과는 전혀 다른 화려한 모습이 뒤에 펼쳐지는가 하면

어떤 시계는 자랑스러운(!)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은밀하게 뒤에 숨겨두기도 합니다.

 

굳이 이렇게 뒤에 숨겨두는 이유는 뭘까요?

아무래도 시계그리고 시계를 착용한 사람 사이의 특별한 교감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뒷부분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는 오직 착용한 사람만이 알 수 있기 때문에 둘만의 '비밀'을 만들어 더욱 돈독한 유대 관계를 만들어주는 거죠.

한편으로는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짜릿함(!)도 느낄 수 있게 해주고요.

 

이번 테마 10에서는 뒷모습에 반전을 숨겨둔 시계뒤를 따로 감상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시계혹은 컴플리케이션을 꽁꽁 숨겨둔 시계 등 

반드시 '뒤돌아볼필요가 있는 시계를 모았습니다.

 

그럼 다 같이 한번 뒤로 돌려볼까요?


 

블랑팡의 빌레레 그랜드 데커레이션

사실 이 시계는 소개된 지는 좀 된 시계지만 뒷모습이 매력적인 시계를 꼽으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시계였습니다

왜냐하면 앞과 뒷모습이 가장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다이얼 앞은 순수한 화이트 에나멜 다이얼로 극도의 미니멀함을 강조했습니다로마숫자 인덱스와 바늘 2개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시계를 뒤로 돌리면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여기에 탑재한 칼리버 15B는 다른 무브먼트에 비해 브리지가 조금 더 두꺼운데

오히려 덕분에 이를 캔버스 삼아 장인들이 예술혼을 뽐낼 수 있었죠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의 풍경이 정교한 인그레이빙 기법으로 장식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스위스, 프랑스일본 버전도 있고온리 워치를 위해 모나코 풍경을 담은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blancpain1.jpg blancpain2.jpg


쇼파드의 L.U.C XPS 35mm 에스프리 드 플러리에

이 시계 역시 반전이 있는 시계입니다사실 L.U.C XPS 컬렉션 자체가 매우 클래식한 스타일을 지향하죠

우선 앞은 블루빛 머더오브펄로 매우 우아하고 은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또 시침분침그리고 스몰 세컨드만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뒤로 돌리면 장관이 펼쳐집니다플러리에 전통 방식의 플러리잔(Fleurisanne인그레이빙 기법으로 장식한 무브먼트가 모습을 드러내는 거죠.

스위스 플러리에는 쇼파드의 매뉴팩처가 위치하고 있는 곳입니다(파르미지아니의 매뉴팩처도 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19세기부터 이 곳의 워치메이커만이 구현할 수 있었던 플러리잔 기법은 멀리 중국으로까지 그 기술이 알려졌을 정도로 높은 위상을 자랑했다고 합니다.

(일종의 플러리에의 특산품(!)같은 것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기법의 특징은 우선 모티브가 되는 부분만 남기고 파내는 양각 기법으로 선명한 무늬를 만들어냅니다

그 후 양각으로 올라온 부분은 볼루트(Volutes)라는 이름의 소용돌이 문양으로 인그레이빙하고 폴리싱해 반짝임을 살리고

음각으로 파인 부분은 해머를 이용해 점을 찍어 일부러 거친 표면을 만듭니다

대조적인 느낌의 표면이 더욱 드라마틱한 효과를 자아냅니다.


 chopard1.jpg chpard2.jpg


브레게의 클래식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엑스트라 씬 뚜르비옹 5377

정말 이름 한번 거창합니다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인 동시에 얇기까지 합니다

지름 42mm 사이즈의 이 시계에는 엔진 터닝으로 장식한 다이얼브레게 핸즈세로 방향으로 홈을 낸 케이스밴드

브레게의 비밀 서명 등 브레게 고유 요소를 모두 담았습니다

앞모습은 상대적으로 심플하지만뒤로 돌려보면 눈을 뗄 수 없는 환상적인 피니싱과 데커레이션을 한 무브먼트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또한 케이스 두께를 얇게 만들기 위해 가장자리에 놓은 페리퍼럴(periphral) 로터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플래티넘 소재의 이 로터가 양방향으로 회전하는 모습이 꽤 이색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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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77pt_12_9wu_dos.jpg


 

랑에 운트 죄네의 리차드 랑에 퍼페추얼 캘린더 테라루나

랑에 1 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의 경우 투르비용을 시계 뒤로 숨겼었죠

있어 보이는(!) 투르비용을 뒤로 숨길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참고로 파네라이도 일전에 루미노르 1950 투르비용 GMT 세라미카 모델에서 투르비용을 뒤에 숨긴 바 있습니다.

시계의 정확성은 높이면서 브랜드의 DNA라고 할 수 있는 우아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 코드는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이런 노력을 리차드 랑에 퍼페추얼 캘린더 테라루나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이얼에서는 레귤레이터 스타일로 시초를 따로 보여주고 커다란 날짜창 아래에 두 개의 창을 추가로 배치해 요일과 월을 표시합니다

매우 높은 가독성을 자랑하죠하지만 이 시계는 꼭 뒤를 돌려봐야 합니다

손목 시계로는 최초로 특허를 출원한 궤도형 문페이즈가 있기 때문이죠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장식한 천체 디스크 위 둥근 창을 통해서 한달 동안 지구 주위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달의 모양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a-lange-and-sohne-richard-lange-perpetual-calendar-terralune-180.032-watch-face-view.jpg

lange2.jpg  


F.P. 쥬른의 히스토리컬 F.P. 쥬른 투르비용

이 시계는 <Robb Report>가 매년 선정하는 Best of Best에서 올해 남성 시계 클래식 디자인 부문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꼽혔습니다

폴 쥬른의 첫 투르비용 회중시계 제작 30주년을 맞이해 오리지널 회중 시계를 손목 시계로 재현한 제품으로 

상당히 클래식하고 단정한 느낌의 다이얼이 특징입니다

이 시계의 백미는 단연 뒷면에 있습니다우선 헌터 케이스백이 눈길을 끄는데이것을 장식하고 있는 섬세한 기요셰 장식이 일품입니다

그러면 이 케이스백을 한번 열어볼까요투르비용 회중시계의 무브먼트를 재현했는데

좌우 대칭을 이루는 트윈 배럴커다란 스크루와 케이지가 눈길을 끕니다

클래식한 동시에 위엄까지 넘치는 것 같습니다.

  fpf1.jpg 

fpf3.jpgfpf2.jpg  


오메가의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13 실버 스누피 어워드

45년 전 아폴로 13 미션에 경의를 표하는 이 특별한 스피드마스터는 블랙과 화이트 컬러가 주를 이룹니다

이것은 흑백 만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그 주인공은 바로 스누피입니다

스누피는 피너츠 만화에 등장하는 귀여운 캐릭터이자 NASA의 마스코트입니다

NASA에서 수여하는 실버 스누피 어워드도 여기에서 이름을 가져온 것입니다

오메가는 1970년 아폴로 프로그램에 미친 공헌도를 인정받아 실버 스누피 어워드를 수여 받았는데

이 시계를 통해 수상을 다시 한번 기리고자 했습니다

화이트 다이얼블랙 바니싱 처리한 바늘슈퍼-루미노바 코팅한 타키미터 눈금을 새긴 블랙 세라믹 베젤 등 

무채색의 다소 '딱딱한앞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백케이스에는 사랑스러운 강아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1970년에 받은 실버 스누피 어워드 핀 모양 주변으로 어두운 블루 에나멜을 칠해 마치 우주 위에 떠 있는 듯한 위트 있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스누피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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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ga1.jpgomega2.jpg 

 

리차드 밀의 RM 19-01 나탈리 포트만

리차드 밀이 여배우 나탈리 포트만과 협업해 선보인 시계를 기억하시나요

다이얼 앞면에 다이아몬드로 곱게 치장한(!) 거미가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이 거미가 단순히 장식만을 위한 요소가 아닌무브먼트와 어우러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데 

예를 들면 거미의 복부가 투르비용 브리지를 견고하게 해주고다리가 2개의 와인딩 배럴을 지탱해주는 식입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충분히 인상적인 이 시계를 왜 뒤로 돌려야 할까요

왜냐하면 시계 뒤에 바로 '거미줄'을 숨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미줄 역시 무브먼트의 일부분이자 독자적인 디자인 포인트로 동시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다채로운 피니싱과 장식 기법도 만날 수 있죠.


rm1.jpg   rm2.jpg 


그뢰벨 포시의 로베르 필리우 아트 피스

그뢰벨 포시의 경우 24개 타임존의 시간을 시계 뒷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GMT 모델도 있습니다

실용적인 기능을 오히려 뒤에 숨긴 시계죠

하지만 여기에서는 올해 선보인 최신 제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뢰벨 포시는 예술가 로베르 필리우(Robert Filliou)에게 바치는 아트 피스를 제작했습니다

다이얼 위에 그가 추구했던 가치인 'well made, badly made, not made'를 도장처럼 찍어놓은 모습이 독특합니다

케이스 옆면에서는 일종의 확대경을 통해 초소형 조각으로 유명한 윌러드 위건(Willard Wigan)이 제작한 조각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뒤에는바로 이 예술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옆모습을 양각으로 새겨놓았습니다

정말 멋진 발상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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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의 아쏘 리프트 플라잉 투르비용

이 시계는 우선 에르메스에서 선보이는 첫 플라잉 투르비용 시계입니다

유서 깊은 파리의 포부 르 생토노레 24번가 에르메스 본점의 역사를 담아낸 시계죠

아쏘 리프트에 자리한 투르비용 케이지를 두 개의 H가 겹쳐진 모양이 장식하고 있는데

이는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에 사용된 모티브이기도 합니다

특히 1923년 에르메스 본점 매장에 설치된 승강기 위에도 장식되어 있었는데 

에르메스 창립자의 손자인 에밀 에르메스와 줄리 홀랜드의 결혼으로 맺어진 에르메스 가문과 홀랜드 가문간의 결합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리프트 외에도 매장 입구난간손잡이 등 다양한 곳에서 이 모티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계의 뒷모습은 과연 어떨까요

뒤에는 에르메스와 결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말마부그리고 마차 모티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골드 위에 새겨 놓은 모습이 매우 호화로운 느낌을 줍니다

또 하나의 묘미는 아랫부분에 동그란 구멍을 뚫어놓아 안에 탑재한 칼리버 H1923의 모습을 살짝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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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케 드로의 프티 아워 미니트 카르프

사실 이 시계는 화려함으로 따지자면 오히려 다이얼 앞부분이 더 화려합니다

하지만 이 시계를 꼽은 이유는 로터에 숨어 있는 스토리 때문입니다

다이얼 앞의 스토리를 백케이스의 로터로까지 가져온 점이 매우 시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다이얼 위에서는 평화로운 연못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연꽃연잎그리고 유유히 노니는 물고기 세 마리가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그럼 로터는 어떤 모습일까요

물 속에 있는 물고기 한 마리(다이얼 앞 물고기 세 마리 중 한 마리인 것 같습니다)가 우아하게 로터 위를 누빕니다

물결까지 세밀하게 표현한 섬세함이 돋보입니다

이런 시계라면 손목에서 풀어놓고 로터가 회전하는 모습을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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