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25주년을 맞은 지라드 페리고는 기념 모델의 일환으로 로레토(Laureato)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올해는 이 로레토 패밀리를 모두 소환하며 로레토 컬렉션에 한껏 힘을 주었습니다. 투르비용 모델에서부터 자동 & 쿼츠 무브먼트, 4개 사이즈, 스틸과 골드, 혹은 스틸 & 골드의 투톤 소재 혹은 티타늄 소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30개에 달하는 레퍼런스를 쏟아낸 것입니다
1970년대 중반 전 세계적으로 디자인, 예술 부문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시계 업계에서는 (물론 쿼츠 위기가 닥치기도 했지만)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하고 어디에나 착용할 수 있는 시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었습니다. 지라드 페리고는 해결책을 이탈리아에서 찾았는데, 밀라노 출신의 건축가에게 디자인 의뢰를 한 것입니다. 그는 원형과 다각형이 조화를 이루는 베젤이 포인트인 디자인을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원형 안에 둥지를 튼 팔각 형태의 베젤이 탄생했습니다. 특히 8각형을 딱딱한 직선 형태가 아니라 곡선미가 살도록 디자인해 빛과의 플레이도 극대화했습니다. 1975년에 런칭한 로레토는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라는 점도 인상적이었지만, 눈길을 끈 또 다른 요소는 무브먼트에 있었습니다. 스위스에서 생산한 쿼츠 무브먼트가 세상의 빛을 본지 4년 후 등장한 이 쿼츠 무브먼트는 특히 얇고 컴팩트한 디자인을 자랑했습니다(물론 정확성도 말이죠). 그리고 올해 이 로레토가 50여 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어엿한 하나의 독립적인 컬렉션으로 선보인 것입니다.
우선 컬렉션 중 가장 상위 모델인 로레토 투르비용(Laureato Tourbillon)입니다. 45mm 사이즈로 티타늄 소재에 골드 스터드 처리를 했고 GP09510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지라드 페리고의 시그너처라고도 할 수 있는 화살표 모양 골드 브리지도 빼놓지 않았습니다(모두 손으로 폴리싱하고 베벨링하는 과정을 거쳐 '반짝반짝'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셀프 와인딩 메커니즘의 투르비용인데다가 마이크로 로터를 탑재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GP09510는 핑크 골드 디테일에 맞춰 브리지에 핑크 골드를 채택한 버전, 그리고 티타늄과 화이트 골드에 맞춰 브리지에 화이트 골드를 채택한 버전 두 가지로 선보입니다.
_로레토 투르비용
남성을 위한 로레토 42mm 모델은 두께 10.88mm로 셔츠나 풀오버 니트 등에 자연스럽게 매치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는 설명입니다. 클루드파리 모티브로 장식한 다이얼은 실버 그레이, 슬레이트 그레이, 그리고 블루 컬러로 선보입니다. 스틸 혹은 핑크 골드 소재에 매칭되는 브레이슬릿이나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치했고, 오리지널 모델의 1970년대 풍 느낌을 자아내는 티타늄 & 핑크 골드 버전도 만날 수 있습니다. 42mm 모델의 경우 모두 자동 칼리버 GP01800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_로레토 42mm
로레토 38mm 모델은 남성, 여성 모두를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재는 동일하게 스틸이나 핑크 골드, 그리고 앨리게이터 스트랩이나 케이스와 매치되는 브레이슬릿 버전을 만날 수 있는데, 다만 '반짝이는' 것을 선호하는 여성들을 위해 베젤에 56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스틸 모델도 추가했습니다. 모두 자동 칼리버 GP03300을 품고 있습니다.
_로레토 38mm
로레토 34mm의 경우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해(사실 앞서 언급했듯 로레토는 과거 애초에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하기 위해 만들어진 컬렉션이었죠) 덕분에 7.75mm의 얇은 두께로 선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여성들을 위한 사이즈인 만큼 라인업 중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모델들이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_로레토 38mm
그 다음은 지라드 페리고의 시그너처라고도 할 수 있는 브리지 디테일을 활용한 네오-브리지(Neo-Bridges)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투르비용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사이즈는 지름 45mm, 두께 12.17mm에 티타늄 소재로 선보입니다. 브랜드의 전통적인 유산을 담고 있는 동시에 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함께 보여주려고 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새롭게 고안한 자동 칼리버 GP08400을 탑재했는데, 앞서 언급했듯 투르비용아 아니고 6시 방향에서 지름 10.15mm의 밸런스 휠이 진동하고 있습니다. 현대 건축물에서 영감을 가져왔고, 역시 '현대적인' 느낌의 피니싱이 눈길을 끕니다. 메인 플레이트는 NAC 처리했고, 섬세하게 곡선을 그리는 브리지는 PVD 코팅 처리를 했습니다. 바늘도 마치 떠 있는 듯 전반적으로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디자인적 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_네오 브리지
올해는 지라드 페리고의 쓰리 브리지(Three Bridge)가 15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합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플래티테리엄 트리-액시얼(Planetarium Tri-Axial)도 소개했습니다. 2014년 완성한 3축 투르비용인 트리-액시얼 투르비용이 모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두 개의 컴플리케이션이 추가되었는데, 하나는 24시간 주기로 자전하는 5시 방향의 지구입니다. 작은 화살표 부분에서 연결되는 선이 정오를 나타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밤낮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즉 이 13mm 직경의 알루미늄 소재 구 앞은 낮 시간, 뒤는 밤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12시 방향에서는 문페이즈도 확인할 수 있는데, 2시 방향에 있는 코렉터를 이용해 122년에 한번 조정해주면 된다고 합니다. 지구와 달 모두 정교하고 세밀한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사실적이고도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케이스백과 옆면은 모두 열어놓아 무브먼트를 '확실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48mm 사이즈에 핑크 골드 소재로 선보이며, 수동 칼리버 GP09310-0001를 탑재했습니다.
_플래니테리엄 트리-액시얼
이외에도 지라드 페리고의 아이코닉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타이머 WW.TC가 역시 지라드 페리고의 시그너처 컬렉션인 1966과 만나 1966 WW.TC의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고, 여성 컬렉션 캣츠 아이에서는 전면에 로맨틱한 문페이즈를 내세운 캣츠 아이 셀레스티얼(Cat's Eye Celestial)도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_1966 WW.TC
기념 해를 자축하는 컴플리케이션 모델도 선보이기는 했지만, 대대적으로 로레토라는 다양한 라인업의 '셀러블(sellable)'한 컬렉션을 앞세우고 투르비용에만 접목하던 브랜드의 시그너처 디테일인 쓰리 브리지를 개수도 줄이고(!) 투르비용이 아닌 밸런스에 적용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양한 고객층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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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스포츠 워치에 어디에나 8각이 자주 등장하는건 좀 걸리지만 잘 다듬어서 내노았다는건 부정할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