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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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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HH 내 독립 시계 브랜드들로 구성된 까레 데 오롤로저 리포트를 이어 갑니다. 이번 편에서는 발레드주의 독립 가족 기업 멜브 지주회사(MELB Holding) 소유의 두 브랜드인 H. 모저 앤 씨와 오틀랑스를 소개합니다. 


H. Moser & Cie. 


19세기에 활약한 스위스 샤프하우젠 출신의 전설적인 워치메이커 하인리히 모저(Heinrich Moser)의 파인 워치메이킹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H. 모저 앤 씨의 2017년 SIHH 신제품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2005년 브랜드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후 H. 모저 앤 씨는 특유의 미니멀리즘 컬렉션으로 화제를 모았는데요. 극도로 단순한 외형 속에 자체 개발 제작한 하이엔드급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사용해 H. 모저 앤 씨만의 모던 클래식을 정의해왔습니다. 올해도 기존의 컬렉션 방향에서 크게 바뀌지 않은 무난한 제품들이 이어졌습니다만, 앞서 Pre-SIHH 뉴스에서 다룬 스위스 매드 워치처럼 뜻밖의 결실도 눈에 띄었습니다. 


스위스 매드 워치 관련 뉴스 바로 가기 >> https://www.timeforum.co.kr/15057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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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HH 현장에서 스위스 매드 워치를 직접 소개하고 있는 CEO 에드워드 메일란(Edouard Meylan)



Swiss Mad Watch

스위스 매드 워치 


스위스 치즈에서 유래한 유기화합물을 새로운 컴포지트(Itr2 ©) 케이스 소재로 활용해 SIHH 개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스위스 매드 워치입니다. 단 한 점 제작된 유니크 피스로, SIHH 현장에서는 별도의 독립 쇼케이스 안에만 전시되어 아쉽게도 시계를 착용해 볼 수 있는 기회는 제공되지 않았는데요. 실제 만져보고 직접 착용해 보진 않았기에 케이스의 질감이나 전반적인 느낌이 어떤지는 저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가까이서 들여다본 소감을 짧게 덧붙이자면, 한눈에 봐도 상당히 독특하다는 것입니다! 치즈 베이스라는 사전 설명 없이도 케이스 자체는 일찍이 본 적 없는 종류의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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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모저 특유의 선버스트 다이얼(일명 퓨메 fumé 다이얼)과 팝한 레드 컬러의 조화도 여느 고급 시계 브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종류입니다. 레드 컬러 바탕에 바 인덱스와 핸즈는 화이트 컬러를 입힌 것은 이 시계가 다름아닌 스위스 국기에서 영감을 얻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다이얼에 브랜드 로고 등 프린트를 일체 생략한 것도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2017년 1월 1일부로 스위스 연방이 규정하는 시계 제조와 관련한 스위스 메이드 기준법이 개정되면서 전체 60% 정도의 부품이 스위스 지역 내에서 생산되어야만 이제 스위스 메이드 라벨을 표기할 수 있게 되었는데, H. 모저 앤 씨는 스위스 메이드 표기가 따로 필요없을 만큼 100% 완벽한 스위스 메이드 시계를 만들었다는 자긍심을 이런 식으로 표출한 셈입니다. 기존 컬렉션의 컨셉 워치와도 그 맥을 같이 하면서 섬세한 디테일로 위트를 더한 점이 시계를 한층 특별하게 합니다.  


케이스 직경은 42mm, 두께는 9.4mm이며, 무브먼트는 3일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인하우스 수동 HMC 327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여기에 스트랩 선택도 재미있는데요. 핸드 스티치 마감한 카우하이드 가죽 스트랩을 장착했습니다. 블랙과 화이트 컬러가 어우러진 암소 가죽 특유의 질감까지 살린 스트랩이 정말 이색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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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일반 화이트 골드 케이스로 제작된 스위스 매드 워치도 곧 한정판 형태로 발표될 예정입니다. 




Heritage Tourbillon

헤리티지 투르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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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모저 앤 씨는 브랜드의 창립자인 하인리히 모저가 19세기 제작한 역사적인 포켓 워치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어 지난해 그에 대한 헌사의 의미를 담은 헤리티지 라인업을 런칭하며, 단 10개 한정의 헤리티지 퍼페추얼 캘린더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SIHH서 그 뒤를 잇는 역시나 10개 한정의 헤리티지 투르비용 모델(Ref. 8802-0400)을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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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투르비용은 직경 46mm, 두께 15.1mm 크기의 케이스 앞뒤로 덮개를 열고 닫을 수 있는 전통적인 포켓 워치 스타일의 레드 골드 소재 케이스로 제작되었습니다. 케이스 전면 덮개에는 핸드 기요셰 인그레이빙 가공과 함께 투명 블루 에나멜 도료를 여러 겹 덧입힌 다음 구워내는 식으로 전작 헤리티지 퍼페추얼 캘린더와 마찬가지로 19세기 오리지널 포켓 워치의 디테일을 재현해냈습니다. 또한 그 중앙에는 32개의 다이아몬드를 원형으로 세팅해 화려함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다이얼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화이트 컬러의 그랑푸 에나멜로 제작해 오리지널 모저 포켓 워치의 가치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무브먼트는 인하우스 자동 투르비용 칼리버인 HMC 802를 탑재했습니다. 진동수 3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3일(72시간). 양방향 와인딩이 가능한 자체 개발 폴 와인딩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레드 골드 로터), 노이하우젠에 위치한 매뉴팩처에서 자체 개발, 제조한 스트라우만 더블 헤어스프링(Straumann Double Hairspring®)으로 불리는 인하우스 헤어스프링을 사용했습니다(네, H. 모저 앤 씨는 인하우스 헤어스프링을 제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매뉴팩처 중 하나입니다). 오픈워크 가공된 다이얼 6시 방향과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사용한 투명 케이스백을 통해 아름답게 하이 폴리시드 가공된 투르비용 케이지를 노출합니다.   



Heritage Perpetual Moon

헤리티지 퍼페추얼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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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라인에 새롭게 추가한 문페이즈 한정판 모델(Ref. 8801-0200)입니다. 


화이트 컬러의 그랑푸 에나멜 다이얼 6시 방향에 커다란 라지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다이얼 중심에는 시분초를 가리키는 블루 핸즈와 함께 작은 바늘 모양의 핸드가 놓여져 있는데, 이는 AM/PM(낮/밤) 인디케이터 역할을 합니다. 12시~6시 방향 사이를 가리키면 오전 시간대, 7시에서 11시 방향 사이를 가리키면 오후 시간대를 뜻합니다. 로만 인덱스를 사용한 고풍스러운 그랑푸 에나멜 다이얼과 인기있는 스몰 컴플리케이션인 문페이즈의 조화가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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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 42mm, 두께 12.2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더블 배럴 설계로 7일간의 롱 파워리저브를 지원하는 인하우스 수동 HMC 801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시간당 2.5헤르츠 진동하며, 무브먼트 사이드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까지 갖춰 실용적입니다. 


헤리티지 퍼페추얼 문은 총 30피스 한정 제작될 예정입니다. 



Venturer Smoky Sapphire

벤추러 스모키 사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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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시계는 벤추러 컬렉션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하이 주얼리 모델, 벤추러 스모키 사파이어(Ref. 2327-0205)입니다. 단 20피스 한정 제작된 리미티드 에디션이고요. 


직경 39mm, 두께 11.9mm 크기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무려 313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총 3.77 캐럿)를 세팅하고, 다이얼에도 375개의 브릴리언트 컷 사파이어(총 4.86 캐럿)를 풀 파베 세팅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또한 흥미롭게도 각기 조금씩 다른 컬러와 음영을 가진 사파이어를 선별 세팅함으로써 브랜드 특유의 개성인 퓨메 다이얼의 특징을 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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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3일간의 파워리저브를 갖는 인하우스 수동 HMC 327 칼리버를 사용했습니다. 스트랩은 스모키 블루 사파이어 다이얼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다크 블루 컬러의 새틴 스트랩을 매칭했습니다. 



Endeavour Concept Guilloché Limited Edition

인데버 컨셉 기요셰 리미티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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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인데버 컬렉션에 선보인 컨셉 기요셰 한정판 2종입니다.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며, 화이트 골드 버전만 베젤부 전체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습니다.  


공통적으로 케이스 직경은 38.8mm, 두께는 9.8mm이며, 스카이 블루로 불리는 선명한 블루 컬러 다이얼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느 모저 다이얼과 달리 독특한 방사형의 기요셰 패턴이 새겨져 있습니다. 전통 엔진턴 기기를 이용해 다이얼 장인이 하나하나 손수 인그레이빙해 완성했다고 하네요. 시와 분을 가리키는 골도 리프 핸즈 외에는 인덱스나 로고 프린트도 생략해 컨셉 에디션 특유의 개성적인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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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는 모저의 수동 워크호스인 HMC 321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2.5헤르츠, 72시간 파워리저브). 인데버 컨셉 기요셰 리미티드 에디션은 로즈 골드 버전만 10개 한정 제작되었고, 화이트 골드/젬셋 베젤 버전은 리미티드 에디션이 아닙니다.  




Swiss Alp Watch Minute Retrograde

스위스 알프 워치 미닛 레트로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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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신모델은 지난해 성공적으로 런칭한 직사각형 케이스의 스위스 알프 워치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한 컴플리케이션 버전입니다. 스위스 알프 워치 미닛 레트로그레이드로 불리며 화이트 골드 케이스(Ref. 5900-0200)로만 10피스 한정 제작되었습니다.   


가로 직경 42.1mm x 세로 48mm x 두께 18.3mm 크기의 케이스에 무브먼트가 기존 H. 모저 앤 씨 컬렉션에는 없는 독특한 자동 무브먼트가 사용되었는데요. 눈치 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H. 모저 앤 씨의 시스터 컴퍼니인 오틀랑스의 매뉴팩처 칼리버 HL2.0가 그대로 이식된 것입니다. 앞서 2015년 오틀랑스 역시 투르비용 01이라는 새로운 라인업에 모저의 HMC 802 칼리버를 사용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MELB 홀딩 산하 두 브랜드 간의 콜라보가 전혀 낯설게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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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틀랑스의 독창적인 매뉴팩처 칼리버 HL2.0은 12개의 링크로 연결된 체인이 이동하면서 일종의 점핑 아워 형태로 시를 표시하고(하프-트레일링 아워로 불림), 매 60분마다 다이얼면 중심에 놓여진 싱글 핸드가 레트로그레이드 형태로 작동하며 분을 가리킵니다. 스위스 알프 워치 미닛 레트로그레이드 모델로는 중심에 놓여진 화이트 그랑푸 에나멜 다이얼 부분이 미닛 트랙을 뜻하며, 그 상단에는 로만 뉴머럴으로 시를 표시하는 체인이, 하단에는 게이지 형태를 닮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위치해 있습니다(디스크의 레드 컬러바로 잔여 동력 표시). 그리고 다이얼 좌측면과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삽입한 케이스 프로파일 및 앞뒷면으로도 이스케이프먼트와 레귤레이팅 부품들이 연결된 모바일 브릿지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상시 감상할 수 있습니다. 



- HL2.0 칼리버의 작동 모습은 과거 오틀랑스가 제공한 공식 필름으로 확인해보세요. 



H. 모저 앤 씨와 오틀랑스의 이색적인 조화가 돋보이는 스위스 알프 워치 미닛 레트로그레이드는 단 10피스 한정 제작될 예정입니다.  



- 스위스 알프 워치 미닛 레트로그레이드를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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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utlence


태그호이어 출신의 엔지니어 기욤 테투(Guillaume Tetu)가 2004년 스위스 뇌샤텔에 설립한 독립 시계 브랜드 오틀랑스. 참고로, 오틀랑스라는 브랜드명은 뇌샤텔(Neuchâtel)의 철자 순서를 바꾼 애너그램으로 형성된 것입니다. 이후 오틀랑스는 2012년, 전 오데마 피게 CEO를 지낸 스위스 시계 업계의 원로 조르쥬-앙리 메일란(Georges-Henri Meylan)이 설립한 MELB 홀딩 컴퍼니의 일원이 되었는데요. 이들은 체인 구동과 레트로그레이드 설계로 시간을 표시하는 독창적인 하이엔드 컬렉션으로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인정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IHH에 참가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Playground Labyrinth Set 

플레이그라운드 라비린스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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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쉽게도 오틀랑스는 이번 SIHH에서 단 한 점의 신제품만을 공개했습니다. 그조차도 유니크 피스라서 어쩌면 올해 SIHH는 참가 자체에 의의가 있었던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오틀랑스는 지난해 새롭게 런칭한 플레이그라운드 컬렉션에 미궁을 뜻하는 라비린스(Labyrinth)로 이름 붙여진 독특한 시계(?)를 선보인 바 있는데요. 오틀랑스의 현 CEO 산드로 레지넬리(Sandro Reginelli)의 제안으로 그리스 신화 속 황소 미노타우로스를 가둔 미궁에서 영감을 얻어 다이얼면을 흡사 미로처럼 제작, 작은 플래티넘 볼을 움직여 다이얼 하단 원형의 홀 안에 집어넣는 식으로 특유의 작동 메커니즘을 완성했습니다. 여기에 독자적인 메커니컬 리프트(Mechanical lift) 설계를 적용해 크라운으로 기능을 활성화하면 다이얼 안의 볼을 움직여 게임 한판을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물론 손의 움직임에 따른 중력도 작용하겠지만 자석처럼 볼을 이끄는 기계적인 힘에 의해 볼의 움직임이 결정됨). 하지만 시간을 표시하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시계라기 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사치스러운 장난감 혹은 오브제 정도로 봐야 맞을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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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으로 출시된 라비린스의 뜻밖의 좋은 반응과 화제성에 힘입어 올해는 레드 골드와 티타늄으로 구성된 케이스 및 다이얼에 총 443개 다이아몬드(2.3 캐럿)를 세팅한 젬셋 버전을 유니크 피스 형태로 선보였습니다. 스위스 기준 공식 리테일가가 무려 5만 스위스 프랑(CHF), 한화로 약 5천 8백만 원대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전통적인 시계애호가들 보다는 특별한 재미를 추구하는 재력가와 일부 컬렉터를 위해 탄생한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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