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HH 2019] Panerai Report
장 마르크 퐁트루에(Jean-Marc Pontroué) 체제로 맞이한 첫 SIHH는 명료했습니다. 2019년은 섭머저블(Submersible)의 해로 정하고 온전히 섭머저블 신제품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섭머저블이라고 하니 어딘가 허전한데요. 익숙한 루미노르 섭머저블 대신 섭머저블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라인업에서는 변화가 감지됩니다. 루미노르는 루미노르 1950을 흡수해 과거로 돌아갔고 라디오미르 역시 라디오미르 1940을 합쳐 예전처럼 라디오미르가 되었습니다. 대신 루미노르 듀에는 독립적인 지위를 갖추고 얇고 작은 모델이 파네라이에도 있음을 강조했고, 이름을 간략하게 줄인 섭머저블도 독립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라디오미르, 루미노르는 초기 다이버 워치의 형태를 보여주는 좋은 예에 해당합니다. 크고 뚜렷한 다이얼, 방수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루미노르의 크라운 가드와 조작 횟수를 감소시키기 위한 8일 파워리저브의 무브먼트가 이들에게서 발견되죠. 이에 비해 섭머저블은 이집트 해군의 요청에 의해 태어난 모델이 시초로 1950년대 중반에 등장합니다. 1950년대 초는 방수시계가 발전해 다이버 워치의 정의를 이룬 때로 롤렉스의 서브마리너나 블랑팡의 피프티패덤스가 이를 말해줍니다. 섭머저블이 라디오미르나 루미노르와 명확하게 다른 점은 다이버 베젤, 즉 시계반대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베젤입니다. 다이버가 잠수시간을 보다 명료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 툴 워치에 더욱 근접한 기능성에 있습니다.
섭머저블(Submersible) 42mm PAM00683 & PAM00959
PAM00959
PAM00683
케이스 지름을 42mm로 줄인 섭머저블이 두 가지 버전으로 선을 보입니다. 검정색 세라믹 베젤 인서트를 사용한 PAM00683과 파란색 세라믹 베젤 인서트를 사용하고 회색(샤크 그레이) 오돌토돌한 패턴의 다이얼의 PAM00959입니다. 기본인 러버 밴드는 베젤 색상에 맞춰지고, 기능은 날짜와 시, 분, 초 구성입니다. 자동 무브먼트인 칼리버 OP XXXIV를 탑재합니다. 72시간 파워리저브에 300방수입니다. 기능이나 방수성능은 파네라이 내에서는 평범합니다만 42mm 지름의 섭머저블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섭머저블 카보테크(Submersible Carbotech) 42mm PAM00960 & 47mm PAM01616
PAM01616(좌) / PAM00960(우)
PAM01616
카보테크 케이스의 42mm와 47mm 섭머저블입니다. 새로운 사이즈인 42mm 지름의 카보테크 모델이라 더욱 눈길을 끄는데요. 카보테크는 카본 파이버와 PEEK(Polyether Ether Ketone)를 주성분으로 고온, 고압으로 성형해 얻어냅니다. 성형시의 카본 파이버 등의 배열이나 형태에 따라 패턴이 제 각각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카보테크는 카본 베이스의 소재가 대게 그렇듯 금속소재에 비해 가볍고 내부식성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42mm와 47mm 케이스로 선보이며 기능은 같습니다. 비발광 시 파란색을 띄는 야광은 테두리 안에 가두는 형식이 아니라 아예 블록 형태 만들어 입체적인 다이얼을 연출합니다. 발광 시는 회전 베젤의 12시 방향 포인터와 분침이 초록색을 띄어 수중 가독성을 고려했습니다. 다이버 워치의 툴 워치 측면을 강조해 다른 라인업과 차이를 두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300m 방수 성능과 72시간 파워리저브는 두 모델이 같지만 무브먼트는 42mm PAM00960이 칼리버 OP XXXIV, 47mm PAM01616은 칼리버 P. 9010으로 다릅니다.
PAM00979
섭머저블 루나 로사 (Submersible Luna Rossa) PAM01039
시계 자체로 보면 섭머저블 카보테크 47mm 베리에이션에 속하지만, 전통적인 인덱스를 사용하고 GMT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빨간색 바늘이 GMT 핸드죠. 이것과 초침도 빨간색으로 물을 들였는데 요트레이스팀 루나 로사의 컬러이기 때문입니다. 루나 로사는 요트레이스 아메리카컵에서 챔피언에 도전하는 팀입니다. 아메리카컵의 결승전은 디펜딩 챔피언과 도전자가 1:1로 대결을 펼치는데요. 이번에 파네라이와 손을 잡았습니다. 요트 레이스를 이미지하기 위해서 다이얼은 돛의 패턴을 가져왔고, 케이스 백에는 루나 로사의 요트를 새겼습니다. 무브먼트는 GMT 기능을 추가한 P. 9010/GMT를 탑재합니다.
섭머저블 크로노 기욤 네리 에디션 (Submersible Chrono Guillaume Néry Edition) PAM00982 & PAM00983
왼쪽에서 두번째가 기욤 네리
PAM00982(왼쪽) / PAM00959(오른쪽)
파네라이와 앞으로 함께할 기욤 네리는 프리다이빙 콘스탄트 웨이트(CWT)에서 2015년 126m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현재는 130m를 한 번의 호흡으로 잠수한 러시아의 알렉세이 몰차노프가 챔피언입니다. 기욤 네리는 과거 볼워치와 함께 한 경험도 있고 미남에 상품성(?)이 좋은 관계로 파네라이와 손을 잡은 게 아닌가 하는데요. 파네라이 부스를 방문했을 때는 마침 기욤 네리와 기념촬영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근거리에서 지켜 볼 수 있었습니다. 파네라이는 기욤 네리를 위한 섭머저블을 내놓았는데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갖춘 모델입니다. 케이스 구성은 섭머저블 42mm PAM00959와 같습니다. 파란색 세라믹 베젤 인서트와 텍스처를 지닌 그레이 다이얼이며 지름은 47mm입니다. 파네라이의 크로노그래프는 조금 독특한 카운터를 사용하곤 하는데요. PAM00982도 마찬가지입니다. 60초 카운터를 크로노그래프와 같은 축에 두었고, 12시간 카운터만 별도로 구성합니다. 덕분에 좌우 대칭을 이루는 심플한 투 카운터 다이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케이스 백에는 기욤 네리의 시그니처인 잠수시의 실루엣과 그가 세운 기록인 126m가 새겨져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이면서 300m 방수를 보장하며, 칼리버 P.9100을 탑재하고 72시간 파워리저브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PAM00982를 베이스로 한 리미티드 에디션 PAM00983입니다. 케이스 표면을 블랙 DLC처리하고 다이얼과 인덱스 일부는 남국의 바다를 연상케 하는 청녹색 계열을 선택했습니다. 15개를 발매할 이 모델의 소유자는특별한 초대를 받게 됩니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무레아에서 기욤 네리와 다이빙을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거라 하는군요.
15년을 파네라이의 홍보대사로 함께 해 온 탐험가 마이크 혼. 긴 기간만큼이나 다양한 에디션이 나왔습니다. 이번에 그를 위해 선보인 모델은 환경보호를 주제로 삼습니다. 에코 티타늄이라고 부르는 재활용 티타늄, 즉 가공하고 남은 티타늄을 수거해 케이스를 만드는 데 사용했습니다. 스트랩은 PET를 재활용해 만들었습니다. 이런 소재뿐 아니라 베젤이나 다이얼 형태도 다릅니다. 베젤은 릴리프 기법을 사용해 입체적이며 다이얼은 루미노르나 라디오미르에서 볼 수 있었던 샌드위치 다이얼입니다. 야광 레이어와 인덱스 형태로 절개한 다이얼 레이어를 겹쳐냈습니다. 파네라이, 섭머저블 등의 글씨는 다이얼이 아닌 글라스 후면으로 자리를 옮긴 점도 이색적입니다. 섭머저블의 툴 워치 특성에 의한 기능적 제약이 있지만, 무브먼트 활용이 아주 경제적입니다. 축적한 리소스를 최대한도로 쓰는 인상이 강한데요. 다른 섭머저블과 마찬가지로 칼리버 P. 9010을 탑재합니다. 지름 47mm, 방수는 300m. 19개로 제작되는 PAM00985는 PAM00984와 대부분의 사양이 같지만 파란색 PET 재활용 스트랩을 달았습니다.
댓글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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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궁전
2019.06.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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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L
2019.07.11 22:09
사이즈만 맞다면 꼭 한번 사용해보고 싶은 시계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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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의천사
2019.07.31 20:11
엄청 튼튼해 보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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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사장
2019.08.01 20:56
미리수가 작은 제품도 좀 나왔으면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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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bellum
2019.08.06 22:45
파네라이에서 하나를 고르자면 전 섭머저블에서 고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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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2019.12.01 00:11
파네리스티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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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레기
2020.03.20 21:18
섭머저블 손목에 올리고 싶어지는 날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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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maku
2022.09.02 21:26
파네라이 정말 이쁘네요
카보테크 너무 멋지네요. 특히 다이얼 질감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