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리고 싶은 나의 실수 SEIKO YOUR STORY
지금 되돌아 보면, 제가 시계라는 취미에 처음으로 눈을 뜨게 된 것은
할아버지께서 물려주신 낡은 세이코 시계였던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차시던 세이코의 기계식
시계를, 이제 당신은 돌보는 게 귀찮으시다고 저보고 차라고 선물하셨습니다. 당시 학생이었던 저는 그것의 가치도 모르고 그냥 막 차고 다녔고, 어느
날 친구와 장난을 치다가 돌바닥에 부딪히는 바람에 글라스가 깨져서 떨어져 나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당시에는
기계식 시계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고, 철없는 시절이라 물려 받은 물건의 가치에 대해 생각을 할 만한
나이가 아니었기에, 아무런 감흥이 없이 책상 서랍에 박아 두고 잊혀져 갔습니다. 이후 저는 시계에 푹 빠지게 되었고, 차근차근 컬렉션을 모아갔습니다. 그렇게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 책상 서랍을 정리하던 중에, 그 세이코 시계를 발견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던 그 가치가 느껴지면서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단순한 낡은 시계가 아니라, 어찌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시계보다도 더 소중한 가치를 지닌, 하지만 철없는 당시에는 그걸 몰라서 그만
망가뜨려버린 그 물건을 보면서 언젠가는 꼭 이 시계를 복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철없는 제 실수를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인지, 아니면 할아버지께서 물려주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역사를 다시 살려내고 싶은 마음이 커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두면 뭔가 제 시계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비어 있는 상태로 쭉 갈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그러던 찰나, 타임포럼에서 세이코 시계를 복원해준다는 이벤트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것은 제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이 시계를 복원하게 된다면 새것이 된 시계를 다시 할아버지 손목에 채워드리고
싶습니다. 이 녀석이 다시 박동하면서 할아버지와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는 것을 본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을 거 같습니다. 부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이번 기회를 살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공감 수 |
---|---|---|---|---|---|
공지 | 세이코 삼정시계 이전 한 A/S센터 길찾기 공유 [14] | Pero | 2015.08.10 | 3010 | 6 |
공지 | JAPAN BRAND FORUM BASICS [12] | 타임포럼 | 2012.04.19 | 9071 | 5 |
Hot | 70년대 세이코 실버고스트 [8] | 준소빠 | 2024.07.31 | 5586 | 2 |
Hot | 세이코 구매 건으로 질문을 좀 드릴까 합니다. [18] | J9 | 2024.02.26 | 4807 | 1 |
Hot | 시티즌 프로마스터 복어 & 이베이 쥬빌리 브레이슬릿 장착 (고추장님 보세요) [13] | 죠지리 | 2024.01.19 | 2795 | 4 |
Hot | 산으로 간 알피니스트2 [26] | siena고추장 | 2024.01.08 | 1165 | 16 |
22 | [SEIKO YOUR STORY] 세이코 긴자 뮤지엄 방문 중입니다. [10] | 때똥 | 2023.12.02 | 408 | 2 |
21 | [SEIKO YOUR STORY] 시계가 수명을 다했네요... [4] | Seo | 2018.08.12 | 806 | 3 |
20 | [SEIKO YOUR STORY] 복원할수없었던 아버지 시계가 드디어.. [19] | 네이비44 | 2018.07.12 | 1613 | 9 |
19 | [SEIKO YOUR STORY] 생사고락을 같이한 저의 세이코가 복원되어 왔습니다 [11] | 파워에어포스 | 2018.07.12 | 744 | 6 |
18 | [SEIKO YOUR STORY] 부모님의 예물 시계 세이코 돌체를 소개합니다 [2] | 브리겟겟 | 2018.05.16 | 1002 | 2 |
17 | [SEIKO YOUR STORY] 영원한 클래식 다이버 SKX007/9J 시리즈 [4] | 윌리홍 | 2018.05.16 | 743 | 2 |
16 | [SEIKO YOUR STORY] 잃어버린 시간을 찾은듯 추억도 찾았어요 [4] | 약속은시간 | 2018.05.16 | 467 | 3 |
15 | [SEIKO YOUR STORY] 젠틀맨과 회중시계 [3] | 랩탄 슈퍼8호 | 2018.05.15 | 511 | 6 |
14 | [SEIKO YOUR STORY] 1979년 5월 Seiko와의 만남 [2] | utility | 2018.05.14 | 703 | 2 |
13 | [SEIKO YOUR STORY] 세대를 뛰어넘은 시계 [3] | 요마1 | 2018.05.13 | 689 | 3 |
12 | [SEIKO YOUR STORY] 할머니의 시간에 멈춰있는 시계 [3] | 오콩 | 2018.05.12 | 676 | 5 |
11 | [SEIKO YOUR STORY] 아직도 살아있는 40년된 시계 [5] | 준상 | 2018.05.11 | 1058 | 2 |
10 | [SEIKO YOUR STORY] 할아버지의 흔적.. | 되부리 | 2018.05.10 | 856 | 2 |
9 | [SEIKO YOUR STORY] Seiko Your Story 참가~ [4] | 뮤린 | 2018.05.10 | 337 | 2 |
8 | [SEIKO YOUR STORY] 꿈과 추억과 사랑이 담긴 나의 세이코 | 영광 | 2018.05.09 | 602 | 2 |
7 | [SEIKO YOUR STORY] 1974년 7월 17일 SEIKO 클락 [1] | 앙뜨완 | 2018.05.08 | 366 | 2 |
» | [SEIKO YOUR STORY] 되돌리고 싶은 나의 실수 | 오토곰 | 2018.05.08 | 814 | 2 |
5 | [SEIKO YOUR STORY] Part of my life with SEIKO [7] | 지름신 | 2018.05.06 | 767 | 2 |
4 | [SEIKO YOUR STORY] 아버지의 청춘이 담긴 시계, 세이코5 [2] | mtbiker | 2018.05.04 | 587 | 2 |
3 | [SEIKO YOUR STORY] 복원 할수 없다는 아버지의 시계 [27] | 네이비44 | 2018.05.04 | 2400 |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