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입당신고 드립니다.
처음 예물시계를 사려고 할때는 깔끔한 논데이트 워치류 중에 예산에 맞는 (500 이내의) 시계를 보고 있었습니다.
롤렉스는 예산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조금 고민이 되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몽블랑/제니스/IWC 정도에서 고르고자 하였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한지라, 인생에 한번뿐인 시계, 평생차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을 고르라고 하니.. 참 고민이 많아지더군요-_-;
이 녀석은 너무 심플한데..?
이 녀석은 가지고 있는 시계랑 겹치기도 하고.. 디자인이 너무 자주 바껴서 별로야.
이 녀석은 맘에는 드는데.. 이걸 과연 질리지 않고 오래찰 수 잇을까? 등등...
여러가지 선택지를 들고 고민하다가, 위 브랜드 시계들 중에 어떤걸 살까요? 라고 시계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보니..
10개의 리플 중 8개는....
"그럴거면 익스를 사세요"
.....
....
그래서 아주 급격히 마음이 쏠리기 시작합니다. (나란 인간 너무나 귀가 얇은 욕망의 노예..ㅠ.ㅠ)
저 멀리만 느껴졌던 왕관이 벌써 내 머리위에 씌여진 것 처럼 가까이 보이고..
추천받은 심플리스트의 정석, 익스가 너무나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현상이...
스스로는 마음을 정하고, 여친님께 아주 조심스럽게 여쭤봤더니,
".... 어차피 빚더미 인생, 그냥 갖고싶은거 사라" ...
ㄷㄷㄷㄷ.. 이런 분인줄 차마 몰랐었습니다..
그렇게 되서 익스? 섭마? 익스2? 대충 적절한 스틸 모델들을 사진으로 무한 살펴보다..
실물을 보기로 하고,
두어달 전, 예비 와잎님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후다닥 근처 롤렉스 매장을 방문해서 이것 저것 차보기 시작했죠.
처음에 손목에 올려본 건 익스였지만..
너무나도 정갈하고 심플함에.. 조금은 실망해버렸습니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시계이긴 하지만.. 뭔가 제 기준으로는 조금 더 끼?를 부려도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베젤과 브라이슬릿의 단순미는 참 좋았으나.. 뭔가 허전한 아쉬움이 느껴지더군요. (+ 여친님 왈 : 이게 800이라고? ;;;;)
두번째로, 익스2를 올려보았으나, 너무 캐주얼한 느낌이라.. 예물로는 조금 부적합할 듯 했고..
세번째로는 익스3...
세번째로 섭마를 보려고 했는데, 데이트/논데 할 것 없이, 디피모델도 없어 구경을 못했었죠. ㅠ_ㅠ
너무 아쉬워하니.. 매장 직원분께서 이걸 한번 차보라고 주셨는데.. 파란색 스틸 섭마 더군요.
친구녀석이 그린섭마를 가지고 있기에, 오.. 이녀석차면 친구녀석과 같이 색깔 대조도 되고 괜찮네~
하면서 손목 위에 올려봣더니 독특하고 괜찮은데!?? (방금전까진 익스2는 캐주얼해서 싫다면서..)
사이즈도 좋고 색도 특이해서 괜찮다! 라며 여친님과 쑥덕쑥덕하고 잇는데..
저 아래 시계에 딸랑딸랑 흔들리는 가격택을 보니... 4... 로 시작하더군요.
4.....x .. x... x... ..
오잉...(-_-?)... "네.. 고객님 화이트 골드 모델입니다"
......
....
.... (시계를 벗으며..) 스틸은 웨이팅이 얼마나 걸리죠?
.....
함께갔던 여친님께서도 섭마가 제일 이쁘다면서, 저건 비싸게 주고 살만하게 이쁘더라~ 라고 콕 찝어주시더군요.
섭마 청판을 차보면서 적당한 크기, 디자인 실물도 봤겠다..
마음이 바뀌기 전에 구매를 하고자 하니..
섭마를 처음 들이고자 하는 모든 분들의 고민에 도착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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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깔끔한 논데
2. 사이클롭스의 아이덴티티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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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질문이더군요.
잠자기 전 사진 두개를 같이 새워두고, 고민하기를 일주일,
논데51:데이트49로 고민하고 있던 찰나..
지나가는 여친이 두 사진을 보더니, (같은시계 아니야? 똑같은데!?) 라고 말한 뒤 뭐가 더 비싸? 라고 물어보더군요.
저도 모르게.. "또..똑같습니다.." 라고 말해버렸죠-_-;;
(디자인의 공정한 심사를 위해.. )
여친왈 : 그래? 난 근데 없는게 더 깔끔해보이는데?
저 : 그럴리가!! 데이트 있는게 더 이쁘지 않습니까..? 저 영롱한 사이클롭스의 외눈박이!!
여친님 : 데이트달린거 살꺼면 안사줄래.. 너무 화려해..
저 : .... 전 원래부터 논데이트를 사려하였습니다.. 사실 없는게 130이 더 저렴하기도 하구요..
여친님 : 그럼 논데로 콜!
....
이렇게 해서 우여곡절끝에 섭마 논데로 결정을 하고,
구매하게 되었죠.
잔고가 녹는다는 것이 어떤의미인지 여실히 깨달았지만-_-;;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평생함께할 시계를 열어본 그 순간을 잊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_^
<베젤캡을 여는 순간, 사진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블링함에 깜짝 놀랐습니다.>
<실물을 보면서, 논데로 하기 잘했다. 라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ㅎㅎ>
이리저리 둘러보고, 내일쯤 CS에 가서 줄 줄임을 받아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손목 위에 잠깐 올려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네요 ^^
<다리는 죄송합니다..>
<너무 깔끔하고 이쁜거 아닌가요?????ㅠㅠ>
집에 와서 목욕재계를 하고..(--;;) 시계를 요리조리.. 10분 넘게 만지작거리면서 느낀 점은..
와.. 참 잘 만들었다. 여기저기 아귀가 딱 맞는 탄탄한 녀석이다.. 라는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특히 베젤, 용두를 돌려볼때 지금까지 경험했던 오토매틱과는 조금 다른 조작감이 느껴졌네요.)
이녀석을 한참 만지고 평소에 차던 아쿠아레이서를 만져보니.. 뭔가 물렁물렁한..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뭔가 아쉬움이 갑자기 생겨버렸네요.
이렇게 눈이 높아져 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성공한 자, 부유한 자의 상징인 왕관로고가 아직은 저에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치만.. 그런 일반적인 시각보다는,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시작을 할때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물건이라 생각하고 오래오래 아껴차고자 하네요.
롤렉당에서는 엔트리급의 소박한 녀석이지만, 저에게는 스스로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주 사진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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