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데이] 그랜드 세이코 3 Days?! SEIKO
안녕하세요 이노(Eno)입니다.
그랜드 세이코 SBGM021로 조금 늦게 스캔데이 참여해 봅니다.
시계를 이것저것 보통 사람들보다는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지만 사실 저는 평상시 시계를 자주 차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컴퓨터를 주로 만지다 보니 버클이 책상에 쓸리는 게 싫어서 또 거추장스러워서 책상 위에 풀러놓는 일이 다반사인데요.
그래서 제 라이프 스타일엔 솔직히 수동 시계가 더 맞답니다. 그냥 생각날 때 태엽만 감아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이쁜 시계는 자동이 훨씬 종류가 많기 때문에 ㅋㅋ 저도 자동 시계를 선택하는데요.
이왕이면 와인딩 효율이 좋고 파워리저브가 어느 정도 길수록 저같은 사람과 또 맞는 거 같습니다.
그랜드 세이코 SBGM021에는 3일간(72시간) 파워리저브 되는 9S66 칼리버가 탑재돼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시계 중엔 50시간 언저리까지는 있어도 3일간이나 파워리저브 되는 시계는 이 GS가 처음입니다.
오토매틱 중 3일 이상의 롱 파워리저브 시계는 종류도 일단 많지 않고 또 일부 브랜드는 제 취향이 아닌데다 가격도 너무 비싸죠.
그나마 제 취향의 스틸 시계는 롤렉스 데이토나 정도?! 4130 칼리버도 72시간 파워리저브를 갖고 있습니다.
파워리저브가 긴 자동 시계가 이렇게 편리할 줄이야... 물론 머리로는 알고 있는 사항이지만 이렇게 일상에서 새삼 다시 깨닫는 중입니다.
세이코의 9S 패밀리 칼리버는 이런 식의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으나, 정말 미친 거 같습니다. ㅎㅎㅎ
저처럼 하루에 총 몇 시간 찰까 말까한(그것도 뜨문뜨문) 사람이 사용하는데도 도통 멈추지를 않습니다.
체감하는 와인딩 효율이 매우 우수하고 작동 안정성 또한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게다가 오차율까지 ㄷㄷ
9S계 칼리버는 매우 신뢰할 만한 그리고 진정으로 스위스 고급 메이커의 그것에 견줄만한 고성능 엔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 케이스백과 무브먼트 사진은 퍼옴요. ㅋㅋ 이게 더 잘 나온 듯해서....
단순 무식하게 생겼지만 돌쇠처럼 일 잘하는 칼리버 9S66.
직경 28.4mm에 두꼐 5.9mm로 제법 두꺼운 편입니다. 흥미롭게도 롤렉스 3135와 많이 비슷한 수치죠.
그래서 혹자는 9S계 칼리버 자체가 롤렉스의 현행 메인 칼리버를 겨냥하고 만들었다는 얘기도 합니다. 사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심지어 GMT 기능의 9S66은 롤렉스의 GMT-마스터 2에 탑재된 3186과도 조작법조차 거의 동일합니다.
크라운 1단 상태서 시침만 단독으로 세팅이 가능하고 이 시침의 움직임에 의해 날짜 또한 체인지됩니다. 2단을 뽑았을 때는 시분 핸즈 및 GMT 핸드도 같이 움직이고요.
그리고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다이얼... 세이코라는 로고를 지우면 세 곱절은 더 비싸보이는 ㅋㅋㅋ
다이얼 피니싱으로는 속된 말로 깔 게 거의 없는 브랜드가 GS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이얼 퀄리티 만큼은 기천만원하는 스위스 브랜드에도 솔직히 뒤처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랜드 세이코를 두고 사람들은 '그래봤자 세이코'라는 식의 표현을 많이 합니다. ㅎㅎ
저가 시계군이 너무나 폭넓고 또 잘 나오다 보니 수백만원 짜리 GS는 오버스럽게 비춰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GS를 선택하는 사람은 이 모든 한계를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봤자 세이코'라고 폄하하는 듯한 시선을 오히려 즐기는 사람이고
저가 이미지로 고착된 이면에 숨겨진 반전의 아름다움에 혼자 은밀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제 생각에 GS는 철저히 매니아를 위한 시계입니다. 그중에서도 자기 취향이 분명하고 아주 아주 고집센 사람들을 위한 시계입니다.
남들이 몰라줘도 상관없습니다. 애당초 GS를 선택한 것 자체가 타인의 시선 따위는 왓에버~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진배없으니까요.
여럿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시계, 주변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차는 시계, 나중에 팔거 미리 계산하고 사는 시계... 솔직히 재미 없지 않습니까?
그랜드 세이코는 클래식의 가치를 이해하고 좋아하면서도 조금은 아웃사이더적 기질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금요일 저녁이라 쓸데 없이 말이 길어졌네요. 모쪼록 회원님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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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ie
2015.01.0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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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에 님께서도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셨군요. ^^ GS가 확실히 들이기까지 고민이 많이 되는거 같습니다. 그 가격대에 경쟁자도 많고요.
근데 한번 어렵게 들이게 되면 푹 빠질 수 밖에 없는 게 또 GS 같아요. 언젠가 마음에 드는 시계와 인연이 닿길 기원드리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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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GS는 철저히 매니아를 위한 시계입니다. 그중에서도 자기 취향이 분명하고 아주 아주 고집센 사람들을 위한 시계입니다.
남들이 몰라줘도 상관없습니다. 애당초 GS를 선택한 것 자체가 타인의 시선 따위는 왓에버~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진배없으니까요.
글 속 이 표현에 극히 공감이 가네요.저도 이번에 4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며 그랜드세이코 시계 한 점을 들여볼까 합니다 ㅎㅎ -
오오 껌스님 이제 완전히 유학생활 정리하시고 들어오시나 보군요. 완전 미리 축하드립니다.
일본생활을 기념하실겸 하나 장만하시는 것도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의미가 클 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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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름답네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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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가격대비 완전 맘에 듭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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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세이코 이것저것 많이 차봤지만
항상 GS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ㅎㅎㅎ
지금도 일옥에 들락날락 거리는데 가격이랑 딱 맘에 드는 놈을 못 만났네요
누가 뭐래도 자기만족!!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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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에 결국 입문하는 사람 중에는 기존의 세이코 시계를 좋아했던 사람들의 비중이 아마 가장 클겁니다.
브랜드의 최상위 컬렉션이라는 사실에 막연한 동경과 세이코라는 브랜드를 향한 오랜 신뢰가 밑바탕돼 있기에 말이지요.
네 말씀처럼 시계 생활 어느 시점을 넘기게 되면 공감하시는 부분일 겁니다. 결국은 자기만족이라는 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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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9s무브를 사용하는 sbgr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리저브시간이 길다는것은 당연히 좋은점인것 같습니다. 제 청판에 딱 하나의 단점이 있다면 바로 두께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좋은 시계라는 점에서는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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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눈뚱보
2015.01.11 01:05
케이스 백에 보이는 메카니즘 조차 정갈하게 보이는 그랜드세이코 ! 효율이 엄청 좋다고는 들었습니다... 저도 손목에는 많이 올려봤었는데 의외로 작은 사이즈에 약간 놀랬습니다...
근데 그 작은 다이얼안에 블링블링함이 가득하더라구요~! 그세 쿼츠만 경험해봤지만... 마감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듯 합니다.
초침 끝 부분이 약간 휘어져있는 디테일함... 자연광에 비치는 인덱스의 광빨.... 인덱스만큼은 GS에 맞먹는 시계를 본 적이 없습니다 ~ 자연광에 비출때 어떻게 이런 마감을 했을까... 라는 의구심까지 들게 만들더군요 ㅎㅎ
이노님 덕분에 고급스러운 sbgm 잘 구경하고 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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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미소
2015.01.11 15:03
혼자만의 은밀한 즐거움----------이에 동감 하면서---------- 정말 너무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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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2015.01.11 18:15
그세 볼때마다 뽐뿌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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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나온 SBGV005와 SBGV007 두 모델이 사이즈로 보나, 디자인으로 보나, 구동방식으로 보나
여러가지로 제 관심을 끌더군요^^ㅎㅎ
최근에 워낙 쿼츠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요..ㅎ
물론 이노님이 포스팅해주신 모델도
기존에 기계식을 좋아했던 저의 드림워치 중 하나랍니다^^
뭐..
"우와 몰랐는데 이 시계 너무 예쁘네요!"라는 말보다는
"역시나 익히 알던대로 너무 예쁘네요!"라는 진심어린 말씀을 드리고 물러가겠습니다^^ㅎㅎ
시계 멋져요! 이노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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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또 봐도 멋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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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세이코19
2015.01.12 17:08
ㅎㅎㅎ 이노님 글은 언제나 반갑네요..왜냐하면 제가 SBGM023 모델을 가지고 있거던요..가지고 계신 021 모델과는 형제죠...^^ 항상 이노님 글은 정독하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면 새삼 제 손목위의 녀석이 이뻐보인다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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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똭 할수밖에
그세로 지르면 지를수 있지만
만족지연 나중의 극대만족을 위해
제 작은 목표가 성취되는 그때를 위해
지금 그세는 눈팅만!
1차 목표 달성하면 그세 쿼츠로 보상받을겁니당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우선은 프리미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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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세이코 뽕을 잔뜩 주시는군요. 안그래도 저도 일본에서 직구할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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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T
2015.01.20 12:32
그랜드세이코 뽕에 취하네요... 너무 갖고 싶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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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시계 너무 이쁘네...시계도 멋지고 거기다 그걸 잘 담아낸 사진 기술. 이노님 설명은 언제나 읽가 편하기도 하니 언제나 기다려지는 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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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반
2015.01.24 23:00
저의 선택 기준과 너무나 비슷해서 공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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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 작년부터 무척이나 눈여겨 보고 있는데 아직은 인연이 닿질 않는 것 같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저는 12시 방향의 세이코가 있어야 6시의 GS와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있습니다ㅋ
햇빛 화창한 날 자연광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GS를 경험할 날을 곧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