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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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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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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비교적' 저렴한 인 하우스 무브먼트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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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가장 저렴한 무브먼트는 뭘까요? 


바로 앞 컬럼에서 아직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괜찮게 보이는 메이커를 찾아봤습니다. 컬럼에서 언급한 메이커로 오리스, 세이코, 해밀턴, 알피나(프레드릭 콘스탄트), 에독스, 루이 에라르. 미도도 아주 조금 등장했었네요. 이들과 비슷한 가격의 시계로 에포스 같은 메이커도 있는데 세이코를 제외하면 모두 스위스 메이드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ETA 혹은 ETA의 제네릭인 셀리타와 같은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주로 사용되는 ETA는 수동으로 칼리버 7001, 칼리버 6498/6498, 칼리버 2824, 칼리버 2892, 칼리버 7750이며 칼리버 2824, 2892, 7750에 기능을 더한 베리에이션이 있습니다. 그에 반해(?) 시계 메이커는 제가 말한 것보다 훨씬 더 많고 모델의 개수는 더더욱 많죠. 전적으로 ETA에 의존하는 형태를 보이는 가격대이기 때문에 기능상으로는 제한이 따른다는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똑같은 기능과 비슷한 다이얼을 가진 시계가 다른 메이커에서도 여럿 발견되는데 그것이 별 상관없다면 괜찮지만 남들과 다른 시계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문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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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쥬 페레의 대표적인 무브먼트는 위 이미지처럼 7750을 컬럼 휠로 수정한 것이었습니다. ETA에서 같은 컨셉이 나오면서 빅엿을 날리는 듯 했지만 론진에만 투입됩니다


 

이런 틈새를 파고 든 것이 모듈 메이커입니다. 소프로드, 라 쥬 페레, 켈렉(브라이틀링이 흡수) 등과 같은 메이커들은 ETA가 공급하는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등장하기 이전 ETA가 제공하지 않는 솔루션을 제공하여 호황을 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어지간한 기능의 베리에이션을 ETA로부터 직접 공급을 받을 수 있는 형태라 가장 타격을 입은 곳이 이런 모듈 메이커이죠. 남과 다른 시계를 찾는다면 이런 모듈을 올린 시계가 답이 될 수 있겠지만, 독점적으로 공급을 받지 않는 이상 다이얼이 비슷한 다른 메이커의 시계를 보게 될 확률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꼴 저 꼴 보기 싫고적어도 같은 모델을 만나지 않는 이상 비슷한 시계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답은 하나로 향하게 됩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들어간 시계를 사는 거죠. 말은 쉽습니다. 돈만 충분히 있다면 어렵지 않은 문제죠. 문제는 슬프게도 돈이 없을 때 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몇몇 용감한(?) 메이커 덕에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들어가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시계를 살 수 있습니다. 물론 ETA를 탑재한 시계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는 비쌉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초과 지출은 충분히 감내해도 좋을 매력이 존재합니다.

 

노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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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우리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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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변했어요~~~


주축이 되는 무브먼트는 수동의 칼리버 알파와 자동의 칼리버 입실런이 있습니다. 수동은 잘 아시다시피 ETA의 칼리버 7001로 시작된 무브먼트입니다. 하지만 노모스는 이것을 가지고 지속적인 개량을 거듭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금도금을 했고, 이 후에는 독일의 3/4플레이트로 변경하면서 상당부분이 교체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과도기의 금도금한 3/4플레이트입니다) 이러던 과정에서 부품의 많은 부분이 인하우스에서 생산되었고 현재는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의 기준을 정하는 일은 상당히 어렵고 저 역시 확실한 기준이 없지만,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칼리버 알파에서 데이트(칼리버 베타), 파워리저브(칼리버 감마), 둘의 혼합형(칼리버 델타) 같은 원래 ETA 7001에 없는 기능이 제작되어 더해지면서 인하우스라고 좀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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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입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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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타이머까지 미니멀 디자인으로 완성하는 노모스의 미학

 

자동 무브먼트인 칼리버 입실런의 등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노모스 같은 작은 회사에서 인하우스 무브먼트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인 하우스화된 수동 무브먼트 칼리버 알파를 베이스로 자동화화 합니다. 무브먼트의 역사를 보면 수동->자동으로 발전했고 수동에 자동 와인딩 시스템을 더하는 것이 일반적이니까요. (요즘은 좀 양상이 변한 것 같긴합니다만) 굉장히 자연스러운 형태로 자동 무브먼트를 개발했고 완성된 것이 칼리버 입실런입니다. 다만 입실런을 탑재한 모델은 가격대가 있는 편입니다. 칼리버 알파를 탑재한 모델 역시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편이긴 하지만요. 취리히의 경우 가격 때문에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을 정도지만(취리리의 물가가 반영된 것인가!) 터무니 없는 가격은 아니라고 봅니다. 칼리버 입실언도 꾸준히 가지치기를 하여 데이트(칼리버 제타) GMT기능(칼리버 싸이)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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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심 매뉴팩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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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인하우스 무브먼트가 있습니다. 하트비트 매뉴팩처 각 수동과 자동 1개씩과 자동 무브먼트가 1개 있습니다. 하트비트 매뉴팩처의 경우 가격이 높은 편이라 이것을 살 것인가 아니면 이보다 고급 메이커의 엔트리 모델을 살 것인가의 고민에 빠뜨리게 만듭니다. 독점적인 인 하우스 무브먼트라는 장점이 가격을 극복하지 못한 경우인데 저라도 하트비트 매뉴팩처를 쉽게 선택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맥심 매뉴팩처는 이런 부담이 덜한 편입니다. 자동 무브먼트로 커다란 밸런스와 골드 로터가 인상적입니다. 맥심 매뉴팩처의 순도. 물론 인 하우스에서 생산되었지만 인 하우스의 비율이 얼마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트비트 매뉴팩처가 발표되고 알려진 것이 기어 트레인을 ETA 2824에서 가지고 왔다는 부분입니다. 역시 노모스와 비슷한 맥락으로 관대하게 보고 있습니다만 그 부분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관련 부품을 차용해서 쓰고 있는지 인하우스화 했는지 같은 것이죠. 맥심 매뉴팩처의 경우도 하트비트 매뉴팩처와 비슷할 확률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막연한 억측일 수도 있겠지만 그간의 움직임을 보아서는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죠. 아무튼 간에 맥심 매뉴팩처 오토매틱은 시계로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포인터 방식의 초침 같은 데이트 기능이 있고 인하우스 탑재 시계 중에서는 가격이 좋은 편이니까요.

 

세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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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코는 어떤 시계를 사던간에 전부 인 하우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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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코 칼리버 6R '출처 : 나카히로 선생 홈페이지' 


가격적인 접근 말고 뭔가 다른 무브먼트를 사고 싶다라는 접근에서 보면 세이코는 좋은 선택입니다. ETA와는 완전히 무관한 세계이니까요. 아시다시피 세이코 5나 다른 기계식 모델에 탑재되는 4R시리즈이나 6R시리즈의 가성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다만 장식적 피니시를 거의 기대할 수 없거나 혹은 아주 약간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4R의 거친 표면과 울퉁불퉁한 모서리를 가진 무브먼트를 시스루백으로 보는 것은 그다지 즐겁지 않습니다. 물론 가격을 생각한다면 흠 잡힐 요소는 아니죠. 이런 관점에서 세이코를 비롯한 오리엔트(세이코 베이스에서 파생된 것)나 시티즌의 하위라인도 유사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칼리버 4R의 경우 -35에서 +45초의 일 오차, 6R의 경우 -15에서 +25의 일 오차로 오차 범위가 넓은 편입니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이보다 훨씬 작은 오차를 나타내고는 했는데(운이 좋은 걸지도?)다소의 뽑기 운이 필요한 점을 빼면 만족감은 좋은 듯합니다. 이보다 상위로는 4S 4L과 같은 무브먼트가 있는데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가게 됩니다. 6R이 커버하는 가격대가 좀 넓은 편이기도 하죠.



PS

이 컬럼을 쓰면서 새삼 느낀 것이지만 세상은 넓고 시계는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저렴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는 일종의 틈새시장인데 이것만 봐도 글 하나가 나옵니다. 아직도 할 말은 산더미처럼 많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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