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일 독일 에센 알토 예술극장에서는 세계적인 권위의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의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독일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디자인 센터(Design Zentrum Nordrhein-Westfalen)가 주관하고 1955년 시작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이 높은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로, 크게 제품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컨셉 디자인 세 분야에 걸쳐 한 해 가장 주목할 만한 디자인을 반영한 제품 및 디자이너 혹은 제조업자에게 영예를 안기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 세계 54개국서 출품한 총 5,500여 개의 상품이 출품된 가운데, 40명의 디자인 관련 대학교수, 저널리스트, 독립 디자이너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각 부문별 베스트 상품을 선정했습니다. 이중에서 우리에게도 친숙한 고급 시계 브랜드들이 ‘프로덕트 디자인’ 부문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어 이달 ‘포커스 오브 더 먼스(Focus of the Month)’ 컬럼을 통해 한 자리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Hublot, Big Bang Meca-10 Magic Gold
위블로, 빅뱅 메카-10 매직 골드
우선 프로덕트 디자인 부문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 2017)’에는 위블로(Hublot)의 빅뱅 메카-10 매직 골드(Big Bang Meca-10 Magic Gold) 시계가 영예를 안았습니다.
2016년 런칭한 빅뱅 메카-10 라인은 일명 '메카노-타입(Meccano-type)'으로 명명된 새로운 디자인 컨셉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디자인에 기능을 단순히 끼워 맞춘 형태가 아니라, 애초 무브먼트 설계 단계서부터 기능의 새로운 배열과 참신함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결실이라는 점에서 이번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산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위블로는 빅뱅 메카-10을 위해 총 223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새로운 매뉴팩처 무브먼트인 HUB1201 칼리버를 완성했는데요. 다이얼만 봐서는 굉장히 복잡한 기능을 표시하는 시계처럼 보이지만 사실 기능 표시는 시간과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전부입니다. 다만 주요 작동 기어트레인이 다이얼면에 의도적으로 노출되게 배열되었고, 이를 스켈레톤 가공한 무브먼트와 함께 드러내기 때문에 특유의 개성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특히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매직 골드 버전은 로잔 국립 공과대학(E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 EPFL)과의 파트너십에 의한 결실로, 골드 베이스에 세라믹 입자를 침투시켜 일반 골드 소재의 무른 특성을 극복하고 스크래치에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입니다.
Maurice Lacroix, Masterpiece Chronograph Skeleton & Masterpiece Skeleton
모리스 라크로와, 마스터피스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 & 마스터피스 스켈레톤
한편 일반 베스트 상품으로는 모리스 라크로와(Maurice Lacroix)의 스켈레톤 시계 두 점이 나란히 선정되어 눈길을 끕니다. 두 모델 다 브랜드 최상위 마스터피스 컬렉션에 속하는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과 일반 타임온리 스켈레톤이 그것인데요.
2016년 런칭한 마스터피스 크로노그래프 스켈레톤은 45mm 직경의 블랙 PVD 코팅 마감한 스틸 케이스에 개성적으로 정교하게 오픈워크(스켈레톤) 가공한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다이얼면으로 노출시켜 특색을 드러냅니다.
한편 마스터피스 스켈레톤은 43mm 직경의 스틸 케이스에 각 스켈레톤 브릿지를 전체 블루 컬러 코팅 마감한 수동 무브먼트를 시원스럽게 노출시켜 인상적입니다.
참고로 모리스 라크로와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지난 2007년 폰토스 디센트리크 GMT 모델로 프로덕트 디자인 부문 최고 영예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 상을 수상한 이래, 2009년 마스터피스 스켈레톤, 2010년 마스터피스 더블 레트로그레이드, 2012년 마스터피스 스퀘어 휠 등으로 올해까지 총 13개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Rado, Ceramica
라도, 세라미카
하이테크 세라믹 시계의 명가 라도(Rado)는 아이코닉 컬렉션 세라미카(Ceramica)로 올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지난해 말 출시한 뉴 세라미카 라인의 신제품으로,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Konstantin Grcic)와의 협업으로 총 701개 한정 제작된 시그니처 모델(Ref. 212.0708.3.015)입니다.
라도의 뉴 세라미카 라인은 라도의 아카이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1세대 세라미카를 직접적으로 계승하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요. 1990년대 최초 런칭 당시 케이스는 물론 일체형 브레이슬릿까지 전체 블랙 컬러의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사용해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또한 심플함을 강조한 다이얼의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유려한 직선형 브레이슬릿에서 보여준 기하학적인 디자인도 후대의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제공했습니다. 새로운 라도 세라미카 컬렉션은 남성용 두 모델(블랙)과 여성용 두 모델(블랙 & 화이트) 총 4가지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모노블록 구조의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에 남성용 모델만 무광으로 마감해 차이점을 드러냅니다.
TAG Heuer, Autavia & Monaco Calibre 11
태그호이어, 오타비아 & 모나코 칼리버 11
태그호이어(TAG Heuer) 역시 올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두 시계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요. 영화배우 스티브 맥퀸이 착용해 전설이 된 아이코닉 사각시계 모나코(Monaco) 라인의 칼리버 11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모델과 올해 새롭게 컴백한 오타비아(Autavia) 크로노그래프 모델이 그 주인공입니다.
모나코 칼리버 11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모델의 경우 가로 x 세로 직경 39mm 케이스에 스티브 맥퀸이 영화 ‘르망’ 출연 당시 착용한 오리지널 모델에서 착안한 매트한 블루 다이얼 바탕에 화이트(실버) 더블 카운터를 갖춘 바이-컬러 디자인이 특징적이며, 핸드 및 인덱스 끝에는 레드 액센트를 더해 모터레이싱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올해 신제품인 오타비아는 1966년 출시된 오타비아 Ref. 2446 마크(Mark) 3 모델 - 당시 유명 F1 드라이버인 요헨 린트(Jochen Rindt)가 경주시 애용한 시계로 알려져 오타비아 ‘린트’(Autavia ‘Rindt’)라는 별명이 붙기도 함 –의 리에디션으로, 역사적인 모델의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재현한 점에서 이번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심사위원들에게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트리-컴팩스(쓰리 카운터) 타입의 일명 ‘역판다’ 다이얼과 새롭게 자체 개발 제작한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호이어 02(Heuer-02)를 탑재한 점도 시계의 완성도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NOMOS Glashütte, Metro neomatik nachtblau
노모스 글라슈테, 메트로 네오마틱 나흐트블라우
독일 글라슈테의 작은 거인, 노모스는 일찍이 각종 디자인 관련 시상식과 남다른 인연을 자랑합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총 130여 개에 달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디자인상을 수상해왔고, 더욱 놀라운 점은 특정 컬렉션에 한정되지 않고 거의 전 컬렉션이 골고루 상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컬렉션은 단연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탕겐테(Tangente)이며, 최근에는 메트로(Metro)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비롯해, 굿 디자인 어워드, iF 디자인 어워드, 저먼 디자인 어워드 등 굵직굵직한 시상식을 독식하고 있습니다.
올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메트로 네오마틱 나흐트블라우가 선정되었습니다. 노모스는 지난해에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미니마틱(Minimatik) 모델로 프로덕트 디자인 부문 ‘베스트 오브 베스트 2016’를 수상한 바 있지요. 메트로 네오마틱 나흐트블라우는 직경 35mm 스틸 케이스에 풀로터 타입임에도 두께가 3.2mm에 불과한 노모스의 차세대 울트라 슬림 자동 칼리버 DUW3001를 탑재했습니다. 또한 기존 모델과 달리 나이트 블루로 불리는 매트한 다크 블루 계열 컬러 다이얼을 적용해 특유의 위트를 더하고 있습니다.
한편 노모스는 최근 저먼 브랜드 어워드(German Brand Award 2017)에서 ‘럭셔리(Winner in Luxury)’ 카테고리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올해 최고의 독일 브랜드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독일인들이 얼마나 편애하는(?!) 브랜드인지를 이번 기회를 통해 새삼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크로노스위스의 시리우스 플라잉 레귤레이터(사진 左)와 아르민 스트롬의 미러드 포스 레조낭스(사진 右)
참고로 올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프로덕트 디자인’ 부문에는 앞서 보신 시계들 외에도, 크로노스위스(Chronoswiss)의 시리우스 플라잉 레귤레이터(Sirius Flying Regulator)와 아르민 스트롬(Armin Strom)의 미러드 포스 레조낭스(Mirrored Force Resonance), 브라운(Braun)의 클래식 슬림 워치(Classic Slim Watch) 등도 수상 명단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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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는 디자인 하나는 잘만드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