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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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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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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인 5월을 맞이하여 이번 <Watch人> 컬럼에서는 특별한 연결 고리를 지닌 가족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시계 역사에 있어 결코 빠질 수 없는 전설적인 인물 아브라함-루이 브레게(Abrahm-Louis Breguet), 그리고 그의 후손이자 항공 역사에서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루이 샤를 브레게(Louis Charles Breguet)의 이야기입니다.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 일원이었던 아브라함-루이 브레게(1747-1823)는 파리에 근거를 두고 있었고 자신의 아들 앙투안-루이 브레게(Antoine-Louis Breguet, 1776-1858)와 함께 워치메이킹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그 다음 세대 루이-클레망 브레게(Louis-Clément Breguet, 1804-1883) 역시 과학 아카데미 일원으로 활동하며 범상치 않은 '핏줄'임을 여실히 증명했습니다(실제로 루이 클레망은 업적을 인정받아 이름이 에펠탑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그의 아들 앙투안 브레게(Antoine Breguet, 1851-1882)도 당대 유명한 엔지니어 중 한 명으로 3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프랑스에 벨의 전화기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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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아브라함 루이 브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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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루이 샤를 브레게

엔지니어링 학교를 졸업한 앙투안 브레게의 아들 루이 샤를 브레게는 가족이 이끌던 원격 통신, 전기 모터 사업을 비롯해 워치메이킹(1870년 그의 할아버지가 매각하기는 했지만) 분야가 아닌, 조금은 다른 항공 분야로 자신의 진로를 정했습니다. 그가 설립해 운영한 'Société Anonyme des Ateliers d’Aviation Louis Breguet'(후에 브레게 애비에이션(Breguet Aviation)이 되었습니다)는 100년 간 항공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루이 브레게는 1907년 각각 8개 프로펠러를 갖춘 4개 회전 시스템의 초창기 헬리콥터 자이로플레인 n°1으로 8월 24일 60cm, 9월 20일에는 1.5m까지 부양했고, 과학 아카데미에서 공식적으로 그 기록을 인정 받았습니다. 1909년 잠시 수직 이륙 미션을 접은 그는 1932년 다시 도전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르네 도랑(René Dorand)과 모리스 클레이스(Maurice Claisse)와 함께 1935년과 1936년 실험용 브레게-도랑 자이로플레인을 완성했습니다. 속력 108 km/h, 고도 158m, 1시간 3분 비행, 10분 공중 정지로 신기록을 세우며 단연 최초의 현대적 헬리콥터로 자리잡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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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gyroplane Breguet - Dorand 2-008.jpg
_자이로플레인

하지만 그는 헬리콥터뿐 아니라 군용 항공에 있어서도 두각을 드러냅니다. 1911년 프랑스, 영국, 러시아 공대를 위한 복엽기와 함께 항공기 제작에 몰두했습니다. 1916년 브레게 14 항공기는 처녀 비행을 했고 1917년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현대적 형태의 2인승 복엽기로 정찰과 폭격을 위해 제작되었고, 적의 추적을 피할 수 있도록 6000m 고도 비행이 가능해 1918년 연합군의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장 메르모즈(Jean Mermoz), 앙리 기요메(Henri Guillaumet)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의 작품 속에서 실제 브레게 14가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루이 브레게에 세계적 명성을 가져다 준 브레게 14에 이어 같은 형태로 제작해 뒤이어 선보인 브레게 19 역시 전 세계 공군에 제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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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브레게 14

또한 그는 군용 항공뿐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르는 교통 수단으로서의 민간 항공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11년 90마력 복엽기에 11명의 승객을 태우며 승객 수로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고, 1919년 제작한 항공기는 파리-브뤼셀, 그리고 파리-런던 노선의 우편과 승객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루이 브레게는 합병과 확장을 거쳐 가장 큰 규모의 프랑스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프랑스 정부는 당시 5개의 항공사 에어 유니언(Air Union, 이것이 바로 브레게의 사업체였죠), 에어 오리엔트(Air Orient), CIDNA, 파맨(Farman), 그리고 에어로포스탈(Aéropostale) 에어라인를 합병하기로 결정했고, 루이 브레게는 그 서류에 서명을 하게 됩니다(이것이 이후 에어 프랑스 탄생으로 이어지죠). 1920년대 초반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브레게 항공기는 (비록 승객이나 화물을 실지는 않았으나) 장거리 비행에 많은 투자를 기울였습니다. 루이 브레게는 항공사 대표로 활동하며 브레게 28 리무진, 브레게 393, 두 개의 데크 사이에 100개 좌석이 나뉘어 자리한 브레게 760 듀퐁(Breguet 760 Deux-Ponts, 이후 에어부스 A-380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등으로 민간 항공 부문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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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브레게 761 Deux-Ponts

하지만 흥미로운 부분은 아무래도 자신의 증증(!)조 할아버지인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분야인 워치메이킹 부문과의 조우, 협업일 것입니다. 루이 브레게는 브레게를 인수한 브라운 가족들과도 지속적인 연락을 이어갔고, 시계를 향한 할아버지의 열정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합니다. 실제 브레게 장부에서는 1922년부터 루이 브레게의 항공 워크숍 이름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루이 브레게가 당시 브레게에 항공기에 사용할 타임키핑 장비를 의뢰한 것이죠. 브레게 시계는 브레게 항공기 조종석에 자리하게 되었고, 또 특별한 플라이백 기능을 탑재한 초기 스틸 크로노그래프 중 하나가 1952년 루이 브레게 회사에 판매됩니다. 타입 XX 모델이 될 운명을 지닌 초창기 모델 중 하나가 채택되었던 것이죠(이후 타입 XX는 프랑스 공군과 해군의 손목 위를 책임집니다). 1923년에는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세상을 떠난 지 100주년이 된 것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는데, 루이 브레게가 위원회 대표를 맡아 프랑스 대통령 알렉산드르 밀랑(Alexandre Millerand)과 함께 파리 갈리에라 박물관에서 특별한 전시를 여는 등 가족 대표로서 손님을 맞으며 끈끈한 혈육의 정을 과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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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1995년 선보인 타입 XXI 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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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2016년 선보인 타입 XXI 3817

항공 업계의 선두주자였던 루이 브레게 역시 (피를 속일 수는 없었는지!) 그 자신이 시계 애호가이기도 했고, 과학 장비로서의 시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 뿐 아니라, 실제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몽트르 브레게에 있어서도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시간을 초월한 브레게 패밀리의 훈훈한(!) 시너지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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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Le Quai de l'Horlo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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