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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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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찌남

조회 8707·댓글 13

안녕하세요. 또 꾸찌남입니다.

 

이번 주말은 이틀연속으로 사부님댁에 놀러갔습니다. 어제와 오늘

부활절 휴일이라서 일요일엔 모든 매장들이 문을 닫아 할일도 없다고 마눌님이 순순히 보내주셨습니다. ㅎㅎ

사부님은 우크라이나분이라서 부활절이 다음달이라네요 그래서 별문제 없이 갈수 있었습니다.

 

포켓워치 무브먼트 몇개 분해 조립해보고 드라이버 날세우는 법과 , 핀셋 수리하는 법을 배우니 점점 도전해보고 싶은것들이 늘어납니다.

또한 공구 및 장비 욕심이 하늘을 찌릅니다...  사부님의 공구와 장비들을 보고 그런 욕심이 안드는게 오히려 이상한거겠죠?

 

얼마전 뿌리칠수 없는 지름신을 본격적으로 영접하고 마눌님께 보고하니 매일 줄기차게 여사댁 방문하며 끙끙 앓고 있는 제 모습이 안스러웠는지 몇가지 득탬하라고 해주셨네요. 마눌님이 통장을 쥐고 계시고 용돈받아 쓰는 처지라 허락받아야해요...  그냥 카드 긁었다간...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ㅋ

공구 및 장비들 득탬기도 올려보겠습니다. ㅎㅎ

 

오늘은 사부님의 장비들도 막 이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불끈불끈 솟아올라 선반작업에 재도전을 해봤습니다.

 

첫도전은 2달전 수업 첫날이었습니다. 카바이드 재질의 바이트과 얇은 강철봉를 주시면서 피봇을 만들어보라는 사부님의 지시로 시도를 해봤지만 2시간동안 강철봉 표면만 긁어대며 해매다가 포기하고 무서운 선반작업에서 재미있는(?) 무브먼트 분해조립을 하게 되었으나 "시계구조의 이해 및 분해.조립"책의 선반작업 실습코너가 뽐뿌를 주더군요.

 

선반작업은 "시계구조의 이해 및 분해.조립"책에서 책 후반부에 나옵니다. 시계 지식이 없는 초보에겐 그림에 떡같은 선반작업을 첫날 시켰다는건... 아마 제가 어느 수준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였겠죠? 아니면 허접한 애들은 가르쳐보시지 않으셨던지 ㅎㅎ

 

오늘 선반으로 만든건 톱니바퀴 축의 끝부분인 피봇(Pivot)입니다. 손목시계용이 아닌 탁상시계용으로 보심 되겠네요 아주 보잘것 없는것이지만 사부님께 배우기 시작한 첫날의 악몽을 생각하면 제자신이 아주 기특합니다. 오기로 끙끙대며 5시간만에 흠집투성이 피봇을 완성했습니다.

 

왕초보에게 선반작업 시작에 부드러운 황동(Brass)봉도 아니고 연철(Soft Iron)봉도 건너뛰어 바로 열처리된 강철(Hardened iron)봉을 하사하셨습니다. 2달전 이야기를 하며 힘들다고 했지만 쓰지도 않을 쓸데없는 것들(황동봉, 연철봉) 가지고 연습할 필요없어! 어짜피 스타프와 피봇은 열처리된 강철봉으로 하니 그냥 해! 라고... 이런걸 보면 보잘것 없는 절 아주 강하게 키우시는거 같습니다. 기대에 부응하여 잘 따라가야할텐데... 쩝

 

사부님의 가르침은...  댁에도착하면 인사하고 오늘은 자네 뭐가 하고 싶은가로 시작합니다. 궁금해 하는 질문에 답변하시거나 보여줘야 하는건 시범을 보여주시며 간단한 설명을 해주시는걸로 끝납니다. ㅋ  어짜피 처음부터 자세하게 설명해봤자 못알아먹을걸 아는거죠. ㅎㅎ 책보고 공부좀해! 라고 하시구요. 그래서 요즘은 사부님이 추천하신 Practical Watch repairing을 읽고 있습니다. 그림위주로 ㅎㅎ

그래도 사부님은 질문하면 자세하게 이해할때까지 몇번이고 알려주십니다. 그렇습니다... 궁금한게 있으면 그때 찾아와! 소리죠.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http://www.lathes.co.uk/latheparts/page2.html  영어지만 선반 부품들의 이름이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사부님이 먼저 피봇 만드시는걸 시범 보이시면서 여러가지 도구들을 사용하셨습니다.

바이트로 깎는 동안엔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자기 손동작을 잘보고 따라하란 소리죠. ㅋ 사진 찍을 타임도 없습니다. 뚜러져라 관찰해야되서...

올바로 배우고 올바른 자세로 작업을 해야한다고 하시지만 또한 늘 자신의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하셔서 그랬을겁니다.

내방법이니 넌 보고 니방법을 찾어! 라는 무언의 압박...

피봇을 만드신후 피봇을 폴리싱 할때서야 폴리싱에 사용하는 돌들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폴리싱할땐 선반 모터 회전방향을 역방향으로 해서 폴리싱하면서 폴리싱이 되어가는 상태를 관찰해라정도...

선반 모터의 정방향 회전은 시계 반대방향입니다.

 

 

피봇을 깍는데 사용한 도구들입니다.

 

맨위 연두색 막대는... 사부님도 무슨 재질인지 모르신답니다.  제가 새것상태로 있길레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오일을 발라 피봇을 폴리싱 해보시더군요. 표면이 아주 쉽게 패여나가는게 특징이었습니다.

두번째 핑크빛 막대는 루비스톤이라고 하시더군요. 폴리싱에 사용하는 돌입니다.

3번째에서 8번째까진 카바이드 제질의 바이트입니다.

마지막 막대는 알칸사스 오일스톤이라고 하셨습니다. 이것도 폴리싱에 사용하는 돌.

 

피봇 깍는건 4번째 바이트로 하시고 폴리싱엔 알칸사스 오일스톤을 먼저 사용하시고 루비스톤을 사용하셔서 마감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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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용 선반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보시는것처럼 시계수리용 책상 왼쪽편에 설치를 해야하는게 정석이구요. 뒤에 L&R이라고 적혀 있는 모터가 보이고 모터의 스위치는 정방향역방향을 바꿔주는 기능 입니다. 온오프는 바닥에 풋레버가 있어 발로 눌러 속도조절을 할수 있습니다.

이 선반은 고정된 축에 따라 좌우로 회전이 가능합니다. 선반을 사용하지 않고 책상 공간을 사용해야할때 모터쪽으로 밀어서 공간을 확보할수 있습니다.

제가 무브먼트 분해조립할땐 항상 선반을 밀어서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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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트 지지대 입니다.  수작업이라 바이트를 지지해줘야하는 지지대가 필요하죠. 이놈 위에 올려놓고 위아래 양옆으로 왔다갔다 굴리면서 강철봉을 깍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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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에 (Forward)정방향와 Reverse(역방향)가 적혀 있는 스위치가 보입니다.

사실 선반의 바이트 지지대가 뒤집어 져 있는 모습을 찍으려 했는데 초점이 저멀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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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가 책상위 선반에 고정되어있어 돋보기로 보면서 작업하니 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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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봇 실패작입니다. 솜좀 돌릴겸해서 선반 사진을 찍었네요.

이런 실패작이라도 만든게 다행이라 생각하고 숨돌렸네요. 역시나 초반엔 깎이질 않고 자꾸 바이트가 튀어서 심란했습니다. 부드럽게 만들어 볼꺼라고 강철봉을 토치로 따뜻하게 해보고 선반 속도를 빨리도 해봤다가 늦게도 해봤다가 자신감이 떨어졌었는데 마침 사부님께 도움을 받는 존이라는 분이 놀러오셔서 그분에게 뭐가 잘못된건지 가르쳐 달라고 하니 많이 쉽게 가르쳐 주셔서 그 뒤로 선반속도를 천천히 하면서 바이트 접촉 각도를 바뀌어 가면서 이정도까지 왔습니다.

바이트 지지대를 여러 포즈로 두고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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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가 자유자제로 움직입니다.

피봇이 너무 얇네요 균형 맞추고 울퉁불퉁한거 제거하다가 살을 다 깍아먹었습니다.

이러길 벌써 몇번째였을겁니다. 잘라내고 다시하고를 반복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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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에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부분이다보니 휘고 패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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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통체로 분리해서 침대(Bed) 위에 올려봤습니다. 수평으로 긴 막대를 Bed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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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골이 있는 부품은 척(Chuck)이라고 합니다. 강철봉이 척안을 통과한게 보이시죠? 척이 강철봉을 고정시켜주는 역활을 합니다.

각 척마다 고정할수 있는 두께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강철봉을 고정시킬때 척을 고르는게 중요합니다. 척을 고를땐 고정시킬 물건이 타이트할 정도의 것을 고르는게중요합니다. 너무 헐거운건 고정이 안되 바로 표시나고 너무 뻑뻑하게 들어가는건 재대로 고정이 안되서 재대로된 물건을 만들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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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을 고정하려면 손으로 척을 돌려줄수 있을때까지 돌려주고 벨트가 달려 있는 바퀴를 움직이지 않게 잡아주고 왼쪽제일 끝에 있는 손잡이를 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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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샷으로 보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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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구멍이 뚤려 있는 풀리는 특정 각도로 정밀하게 움직여서 작업을 해야할때 사용됩니다.

제일 안쪽으로 뚤린 구멍을 보시면 90마다 1개의 구멍이 뚤려 있죠. 이건 정사각형으로 깎아야할 부품을 만들때 사용됩니다.

사각형으로 깍아야할 부품의 한예로 용심이 있습니다. 용심의 일부가 사각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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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에 뚤려 있는 구멍은 이 레버의 핀으로 고정하여 풀리가 움직이지 못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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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의 선반은 비싼 옵션이 많은데 이녀석도 그렇습니다.

일반 선반은 이렇게 검정색 막대기가 달려 있는 녀석이 오른쪽 끝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훨씬 저렴한 애가 달려 있죠. 근데 사진을 안찍었네요...

포스팅 시작부분의 링크에 가서 보시면 옵션없는 일반 선반의 모습을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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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척을 설치할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 있는 특별한 녀석이죠.

일반선반에 딸려 나오는 녀석은 척을 고정할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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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을 양쪽으로 장착할수 있게 되면 가장 좋은 점은 센터를 따로 맞출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이부분은 제가 써보고 나서 사용기를 써올려야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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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피봇이 좀더 자세하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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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반 제조회사 로고를 접사로 찍어봤습니다.

볼리라는 회사로 사부님은 좋아하시네요. 이브랜드 선반만 4~5개정도 있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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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가 상당히 웅장하게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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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피봇을 잘라내고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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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합니다만 피봇처럼 생긴녀석을 깍아내는 작업은 끝냈습니다. 집중해야되고 이정도도 기대를 안했기 때문에 중간과정은 안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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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트를 이렇게 지지대에 올려놓고 강철봉을 깍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피봇 끝이 삐뚤하네요. 돋보기로 봤을땐 나쁘지 않았는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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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칸사스오일스톤으로 폴리싱을 해줍니다. 선반모터 회전을 역방향으로 해놔서 오일스톤을 강철봉 뒤에서 당겨서 폴리싱을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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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만 내는 수준이라 대충대충 합니다.

이번엔 루비스톤으로 폴리싱을 해주고 마무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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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칸사스 오일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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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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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께 완성품(?)을 보여드리니 피봇과 스타프가 만나는 부분이 90도 각이 져야되고 스타프 부분엔 5도 정도로 깍어줘야 한다면서 간단하게 손바주셨네요.

90도로 각이 안질 경우 톱니바퀴 구동이 재대로 되지 않을수가 있고 5도정도로 깍아주지 않을 경우 피봇에 주유한 기름이 다 퍼져 없어질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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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반작업이 어렵지만 재미있네요. 뭔가 만든다는게 기분을 좋게 만드는거 같네요.

 

오늘은 너무 시시콜콜 주저리주저리 많이 쓴거 같아 아줌마가 된거 같습니다. ㅋ

 

발기찬 한주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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