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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조회 4680·댓글 91

 

 안녕하세요, 아롱이형입니다!

 

 " 우리는 왜 시계를 좋아하는가? " 

 

 그 세 번 째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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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시간>

 

앞서 살펴 본 것처럼 시계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실용적인 측면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 있어 시계에 대해 논할 때 감성적 측면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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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감성적 측면>

 

 

  III. 감성적 측면 

 

  1. 언제나 나와 함께 - 친구 

 

 'Out of Sight, Out of Mind'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떨어져 있을수록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뜻이죠

 그리고 그 말은 반대로 말하자면 볼 수록 정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834dee270de46299e12a2d1a8195cc28.jpg   <Out of sight, Out of mind>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시계는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와 함께 합니다.

 찌는 듯이 더운 날이건, 추운 겨울날이건 상관 없이 말이죠.

 심지어는 시계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잠 잘 때나 샤워할 때도 항상 착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마치 시계가 내 몸의 일부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내 손목 위에서 나의 체온을 함께 나누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함께 하는 시계.

 우리에게 있어 오랜 시간 함께 한 시계는 오랜 친구와도 같은 존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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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평생 친구지?>

 

 

  2. 나를 필요로 하는 존재  

 

 예전에 한참 유행했던 '다마고치'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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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 게임>

 

 일본어로 'たまご 다마고() + watch (시계)'의 합성어인데,

 애완동물을 알에서부터 직접 부화시켜서 기르는 게임입니다.

 때가 되면 밥을 주고 화장실에 보내야 하며, 산책도 시키고 같이 놀아주기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딱 봐도 번거롭기만 할 것 같은 게임이 어떻게 세계적인 히트를 칠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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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어떻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신경 쓰고, 보살필 대상' 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이 세상에 내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

 내가 아니면 안되는 존재가 있다는 것.

 

 사람들은 그런 관계를 통해 자신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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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 받고 싶어요>

 

 기계식 시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확하고, 무겁고, 충격에도 약한 주제에, 유지 비용까지 만만치 않습니다.

 태엽을 감아 줘야만 움직이고,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써야 하는 것 투성이죠.

 하지만, 이렇게 우리를 필요로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더 기계식 시계에 애정을 쏟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기계식 시계란 말썽을 잔뜩 부려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아기 고양이와 같은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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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 했어요, 냥~>

 

 

  3. 마음의 안식   

 

 어렸을 때 우리는 아주 작은 것들에서 기쁨을 얻곤 했습니다.

 

 길바닥에 이어져 있는 개미들의 긴 행렬과,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작은 잠자리 한 마리,

 계절마다 피어나는 이름 모를 수많은 꽃들,

 몇 푼 안되는 용돈을 모아 사먹던 불량식품,

 동네 친구들과 가지고 놀던 내 손안의 작은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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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세상>

 

  작은 것들을 통해서 우리는 세계와 소통할 수 있었고, 행복했었습니다.

 

 지만 자라면서 더 넓은 세상에 나가게 되었고,

 세상은 우리에게 점점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렸을 때 찾았던 조그마한 행복들을 들여다 볼 여유가 없어지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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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시대>

 

 항상 차로만 지나던 길을 느긋하게 걸어가 본 적이 있으신가요?

 천천히 걸어가 보면 그 곳은 평상시와 같은 곳이면서도 또 전혀 다른 곳이기도 합니다.

 빠른 속도로 지나쳐 가던 그 곳에는 많은 가게와 사람들이 있고,

 작고 귀여운 강아지와, 나무들이 있고, 올려다 본 하늘엔 밝은 달이 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무척이나 행복한 기분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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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리게 걷기, 그리고 달>

 

 그렇습니다.

 우리는 한없이 바쁜 세상에 떠밀리듯 살아가고 있지만,

 때로는 작고, 느리고, 익숙하고, 별 의미 없을 것 같은 것들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시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있어 시계라는 조그만 손목 위 세상은,

 세상의 풍파에 지친 '제제''라임 오렌지 나무' 와 같은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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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4. 불가능에 대한 도전 

  

 기계식 시계의 역사는 도전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뻔히 한계가 보이는 불가능한 도전 말이죠.

 

 사실, 쿼츠 시계의 진동수는 1시간에 1억 번 이상의 진동수를 가지며,

 이는 초당 3만 번 이상 진동함을 뜻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계식 시계의 4000배 이상의 진동수지요.

 

 진동수의 차이 만큼이나 태생적으로 기계식 시계는 결코 쿼츠 시계의 정확성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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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능에 대한 도전>

 

 하지만, 이러한 명백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계식 시계는 새로운 소재와 아이디어를 통해

 정확성을 위한 도전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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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소재의 개발>

 

 그렇다면 한계가 뻔히 보이는 기계식 시계의 도전은 과연 어리석은 짓일까요?

 

 우리가 이신바예바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녀가 새보다 높이 날 수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리고 우사인 볼트를 칭송하는 것 역시 그가 자동차보다 빨라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은 순수한 인간의 힘과 노력만으로 얻어낸 과정과 그 결과에 가치를 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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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하마보다 느릴 뿐>

 

 기계식 시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손길을 통한 순수한 기계적 매커니즘을 통한 '정확성'에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감동을 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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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적 매커니즘을 통한 도전>

 

 실패할 것을 알고 있지만, 도전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우리가 그 동안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기계식 시계의 도전이 반드시 성공으로 끝나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비록 실패로 끝날 것을 알고 있더라도 그 불굴의 도전 정신만은,

 내 손목 위에서 오늘도 나에게 힘을 북돋아 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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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수 있겠지?>

 

  5. 시계가 주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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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7의 시계> 

 

 영화 속 007이 찬 오메가 시계가 내 손목 위에 놓여 있으면

 그 순간만큼은 나도 완벽하고 매력 넘치는 스파이가 된 듯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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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로망>

 

 태그호이어의 모나코를 차고 있으면 잠시나마 '르망'의 스티브 맥퀸처럼 멋진 F1 드라이버가 된 듯한 기분이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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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를 향한 도전>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순간에 함께 한 오메가의 문워치를 보면서 우주의 신비와 달에 대해 생각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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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남자 스타일>

 

 비록 근육질하고는 거리가 멀다 할지라도

 파네라이를 차는 순간만큼은 영화 속 실베스타 스텔론처럼 마초맨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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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나는 꿈, Top Gun>

  

 어렸을 적 봤던 영화 ‘TOP GUN(탑건)’의 탐 크루즈는 또 얼마나 멋졌던가요.

 내 손목 위의 파일럿 시계를 보면서 하늘을 나는 상상에 빠져 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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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 게바라의 시가, 그리고 로렉스>

 

 젊은 시절, 체 게바라의 입에 물려 있던 시가와 그의 손목에 채워져 있던 로렉스는 나의 로망이었습니다.

 

 사람은 꿈을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그것이 어떠한 꿈이든 간에, 꿈이 있고 꿈을 꿀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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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먹고 사는 존재>

 

 시계가 우리에게 주는 꿈.

 설령 그것의 실체가 마케팅적 환상에 불과할지라도 상관 없습니다.

 시계는 우리에게 주는 꿈을 가슴 속에 간직한 채,

 우리도 각자의 꿈을 향해 열심히 걸어 나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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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향한 걸음> 

 

 6. 시계에 새겨진 개인의 역사  

 

누구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순간은 입시에 합격한 날일 수도 있고,

결혼을 한 날일 수도 있으며,

내 아이가 처음으로 세상에 태어난 날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누군가가 하늘로 떠났거나,

오랜 시간 몸 담았던 직장을 잃은 날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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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일, 슬픈 일>

 

사람들은 그러한 순간에 함께 했던 물건을 보며

그 당시의 추억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리고 그 물건이 시계라면 그 의미는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계는 시간을 기록하고 새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니까요.

 

인생의 기쁜 날, 혹은 슬픈 날에 내 손목 위에서 언제나 말없이 함께 해 준 존재.

 

시계에는 개인의 역사와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고 새겨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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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역사>

 

 

  Epilogue 

 

그동안 우리는 왜 시계를 좋아하는가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이유를 적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시계를 좋아하는 이유는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많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화두를 던지는 의미에서

국영의 영화 '아비정전' 에서 극 중 아비의 대사로 포스팅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시계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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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정전' 중에서>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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