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로부스토 입니다.
제가 가죽질을 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제가 만들어준 물건을 가족들이 엄청 기뻐하며 써줄 때입니다.
그동안 집안의 여자들을 위해 많은 물건들을 만들어왔는데 가방을 좋아라 들고 다니는거 보면 참 뿌듯하고 기쁘고 그렇습니다.
지난 구정에 부모님댁에 내려가서 있는 동안 아버지와 우연찮게 깊은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엄청 엄하시고 성격이 불같으신 분이라 어린 시절 기억은 그저 무섭기만 한 아빠였고
아빠가 집에 오시면 언제 불호령이 떨어질까 재빨리 각자 방으로 흩어져 쥐죽은 듯 조용히 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흘러 저도 아빠가 되고 나이가 40을 넘기게 되자 이제야 아버지가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신이 쌓아오신 벽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자식인 제가 노력안한 것 같지만
제가 자식을 대하다 보니 젋어서는 내리사랑을 보내야 하고 늙어서는 올림 사랑을 보내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예전과는 다르게 마음도 많이 약해지시고 (아직 힘은 좋으시고... 신체연령 30대라니!!!) 흰머리가 엄청 많아진 모습을 보니 그 마음이 짠하기만 합니다.
이제 며칠 있으면 곧 칠순 잔치를 해야 하고 아버님 친구분들과 모여 조촐한 식사자리를 마련하신다고 하네요. 세월이 정말 빠른 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가 40이 넘었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하겠죠.
그 오랜 세월 동안 아버지가 무슨 물건을 써오시고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고 사이즈가 몇인지도 모르던 저였습니다만...
우연히 눈에 들어온 아버지의 지갑... 오랜 세월 아버지와 함께 하며 닳고 낡아 이제 제 기능하기가 어려워 보이는 지갑이 보였습니다.
'그래. 아버지 지갑을 만들자..'
그래서 며칠 있음 있을 생신파티에 드릴 2단 남자 지갑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
완성 되면 완성샷도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댓글 20
-
날자날자
2013.02.23 10:09
-
Jason456
2013.02.23 11:45
멋진 선물에 아버지께서 감동하시겠는걸요~
물론 표현은 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ㅎㅎ
-
뽀식
2013.02.23 12:16
무지 좋아하시겠는데요. ^^ 저희 부친이 인터넷을 안하셔서 다행입니다 ^^
-
센세이셔널
2013.02.23 12:34
완성된 지갑에 대한 포스팅이 기다려집니다~
정말 감동받으실 것 같습니다^^
-
날씨알리미
2013.02.23 12:45
이런 손재주 있는 분들을 보면 제 손이 원망스럽기만 하네요~
완성된 제품도 나중에 보여주세요~
-
레알쓰나미
2013.02.23 12:45
하아;;아버지가 진짜 부러워하시겠네요 ㅋ
-
참하니
2013.02.23 12:55
우와...정말 끝내주는 취미입니다.
-
freeport
2013.02.23 14:34
너무 멋집니다! 직접 만들어서 선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신 것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완성된 모습도 어떨지 너무 궁금합니다.
-
jay9240
2013.02.23 15:13
전 아직 서른 초반인데, 요즘 들어 부쩍 부모님얘기만 나오면 괜히 찡하네요.... 벌써 여성호르몬이 증가하는건가요 ㅠㅠ 아버님이 무척 좋아하실것 같네요
-
뱅기매냐은식~
2013.02.23 15:46
멋지게 만들어 드리세요~ ㅎㅎ
-
천지인
2013.02.23 20:49
저는 50대지만 타계하신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먼저,,,
-
visdom
2013.02.23 21:48
한없이 크고 어렵게 느껴졌던 아버지의 모습이 요즘 저도 한없이 작아 보입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2달 후면 칠순인대, 더 잘해드려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이 만든 지갑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아하시리라 믿습니다. -
데이지
2013.02.24 00:51
손제주가 너무 부럽네요. 자기가 손수제작한 지갑은 어떠한 명품지갑보다 뿌듯할거같네요.
-
decstatic
2013.02.24 02:25
감동적입니다....
정말 멋진남자, 멋진아들이십니다!!
-
덴마
2013.02.24 02:30
존경스럽습니다.
건강하신 아버님도 부럽구요. 많이 효도하세요~
-
shaks
2013.02.25 10:01
직접 만들어 선물을 드릴 수 있다니,
정말 부럽습니다.그리고 효자시네요.
아버님께서도 건강하시고 장수하시길
기원합니다.
-
적반하짱
2013.02.26 08:50
부럽습니다. ^^
-
어여하세
2013.03.31 02:41
부럽네요..
-
신짜루
2014.08.10 22:07
부럽습니다..^^
-
meikyu
2015.11.05 02:41
훌륭하시네요
저도 어느덧 40대를 향해 가고있습니다.
로부수토님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오늘 집에 들어가는 길에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보야 겠네요..
이런 맘을 갖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