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어플리케이션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는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시스템을 모두 지원한다.
에디터 김도우 포토그래퍼 김도우 문의 태그호이어 02-776-9018
스마트 워치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 최신 기능형 시계가 모든 손목시계의 영역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 워치가 발전해도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기계식 시계의 영역은 아직 굳건하다. 태그호이어의 CEO 장 클로드 비버는 <크로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기계식 시계에 칩을 탑재하는 것은 언제간 쓸모 없게 될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레드 와인과 물을 마시고 싶을 때, 물을 좋은 보르도 와인에 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두 개의 글라스 잔으로 따로 마시길 더 원할 것이다!” 커넥티드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어플리케이션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는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시스템을 모두 지원한다. 스마트 워치의 상황을 아주 잘 대변해주는 발언이다. 그러나 태그호이어는 이 물과 기름 같은 성질의 두 제품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한 가지 해답을 내놓았다. 모듈 방식을 채택한 커넥티드 모듈러 45로 말이다.
모듈 방식으로 조립하기 때문에 부품의 조합에 따라 10가지 선택지가 있다. 태그호이어 대표 모델의 다이얼이 다양하게 탑재되어 있으며, ‘태그호이어 스튜디오’를 통해 자신만의 다이얼을 커스터마이징할 수도 있다.
스마트 워치는 어른의 장난감이기도 하다. 착용하고 있으면 계속 조작을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화면에 지문이 자주 묻는다. 시계를 이유 없이 자주 쳐다보는 에디터에게는 상당히 신경 쓰이는 일이다.
모듈 방식의 케이스
커넥티드 모듈러 45는 메인 케이스와 러그, 스트랩, 버클까지 모두 도구 없이 바로 분리할 수 있는 모듈 구조다. 때문에 사용자 스스로 쉽게 스트랩 교환이 가능하며, 다양한 소재와 컬러 스트랩은 물론 브레이슬릿까지 함께 발매했다. 한국에서는 케이스와 베젤의 종류까지 합치면 10개의 표준 모델 중 하나로 시계를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시계의 메인 케이스만 교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태그호이어는 기계식으로 스리 핸즈 모델과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무브먼트까지 탑재한 케이스 헤드도 준비했다. 즉 언제든지 스마트 워치와 기계식 시계를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1세대 커넥티드에는 큰 관심이 가지 않았다. 케이스의 높은 퀄리티는 충분히 예상했으나 문제는 내부 전자 모듈이다. 기계식 무브먼트 같은 영원성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태그호이어도 이 점을 예상했을 것이다. 제품의 보증기간이 끝나는 2년 후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기계식 까레라 모델로 교환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추가 비용이 적지는 않았지만 매우 좋은 아이디어였다. 1세대 커넥티드가 제품을 반납한 후 새로운 시계를 제공해준 것과 달리 이번에는 메인 케이스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장르가 다른 두 시계를 동시에 소유하고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그리고 다음 세대 커넥티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야간에는 대기 모드의 화면도 압도적인 시인성을 자랑한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자체가 빛을 내기 때문에 검은색을 표시할 때 전력 소모가 가장 적다. 그래서 대부분의 메뉴와 대기 모드 배경이 검은색이다.
케이스의 피니싱은 나무랄 곳이 없다. 분리되는 러그로 인해 생기는 결합부의 그림자와 디테일이 눈여겨볼 만하다.
디자인과 케이스 피니싱
커넥티드는 태그호이어의 대표 컬렉션 까레라 중에서도 매뉴팩처 무브먼트를 탑재한 최신형 디자인을 적용했다. 까레라의 스마트 워치 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디자인 완성도는 경쟁 스마트 워치가 아니라 기계식 스포츠 워치와 비교해야 할 정도로 뛰어나다. 케이스는 전작보다 1mm 작아졌지만 지름 45mm, 두께 13.75mm로 여전히 빅 사이즈 워치다. 그러나 티타늄 케이스와 가벼운 내부 모듈 덕분에 스트랩과 버클을 포함한 전체 무게는 고작 108g밖에 되지 않는다. 스트랩도 일반적인 시계와 달리 러그에 90°로 꺾여 고정된 형태라 손목을 자연스럽게 감싸 착용감이 편안하다. 스위스의 대표 시계 브랜드답게 케이스 피니싱은 아주 훌륭하다. 티타늄 소재 케이스는 샌드 블라스트 새틴 마감으로 금속 특유의 결을 잘 살렸다. 특히 러그는 까레라 고유의 디자인으로 직선으로만 이루어진 멋진 형태이며, 서로 다른 방향의 결과 각도 덕분에 빛을 받으면 면마다 반사광 차이가 나며 더욱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스트랩이 채워지는 러그 안쪽은 일체형 케이스였다면 피니싱이 불가능한 디자인으로 디테일 수준이 아주 높다.
손목에 직접 닿는 케이스백은 모서리의 각진 면을 없애고 미러 폴리싱으로 마감했다. 베젤의 테두리, 베젤링 파트도 역시 티타늄으로 블랙 카바이드 코팅을 해 흠집에 강하며, 숫자를 인그레이빙한 면은 세라믹으로 일상적인 활동에서는 흠집이 나지 않는 소재다. 러그를 분리했을 때 보이지 않던 결합 부분은 마감 처리를 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분해 조립 과정에서 마찰로 인해 상처가 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신경 쓰이진 않았다. 분리형 모듈은 유격 없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안쪽에 푸시 버튼을 누른 채로 당기면 분해가 가능하며, 처음 분리할 때는 빼는 각도를 찾는 게 약간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익숙해지면 수월히 스스로 분해 조립을 할 수 있다. 특히 러그를 본체와 다시 결합할 때 힘을 주지 않고 그저 밀기만 하면 절묘하게 잠기는 느낌이 아주 좋다.
커텍티드 모듈러 45를 분해한 모습. 아주 쉽고 직관적인 구조로 어떤 사용자라도 스스로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
충전 케이블은 마이크로 5핀이다. 보조 배터리를 이용한 충전도 가능하지만 케이블을 시계에 바로 연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전용 충전독을 휴대해야 한다.
성능
스마트 워치로서 커텍티드 모듈러 45의 활용도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할 필요가 없이 매끄럽다. 구글 스토어의 호환 어플리케이션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착용 도중 필요한 기능, 생각나는 어플리케이션이 있으면 바로 설치해 사용할 수 있어 아주 유용한 보조도구가 될 수 있다. 사소한 예로 전화, 메시지, 어플리케이션의 알림이 왔을 때 굳이 핸드폰을 꺼내지 않더라도 손목에서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시선 처리와 동작이 아주 간결해졌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액정은 매우 깨끗하고 선명하며, 작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지름 35mm의 액정 크기는 빅데이터를 인식하는 데도 큰 지장이 없었다. 입력은 음성, 터치로 글씨 쓰기, 터치 키보드 모두 지원하며, 의외로 화면 안에서의 키보드 입력이 수월해 특정 단어를 검색하는 수준에서는 불편함이 없다. 아쉽지만 에디터는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기능을 ‘스마트’하게 사용하지는 못했다. 우선 시계로서의 가치를 느끼기 위해 집중했으며, 손목시계는 액세서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체험기를 진행하는 동안 화면을 최고 밝기에 항상 켜짐 모드로 유지했다. 다이얼 화면은 세 단계로 구분된다. 액정이 아무 표시 없이 완전히 꺼지는 슬립, 인덱스와 핸즈만 하얀색으로 표시하는 대기 상태, 다이얼 전체가 표시되는 활성화 모드다. 물론 액정을 항상 켜짐 모드로 놓아도 언제나 다이얼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는 대기 모드로 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배터리 절약을 위해 슬립 모드가 된다. 햇빛 아래에서의 시인성은 최고 밝기에서도 조금 불편하며, 실내나 밤에는 대기 모드에서도 확실하게 다이얼 확인이 가능하다. 어두운 곳에서 시간을 자주 봐야 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만족할 것이다.
다만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거나 화면이 전환될 때 반응이 느리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PC 수준으로 성능이 높아진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탓이다. 스마트 워치 같은 초소형 기기의 연산장치는 이 정도 속도가 평균이다. 또한 센서를 통해 손목을 돌려 시계가 얼굴을 향하는 방향에서만 다이얼이 활성화되는데 사람마다 시계를 보는 각도가 다르기 때문에 화면이 켜지는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에디터 같은 경우는 자연스럽게 시계를 보는 각도에서 불이 들어오지 않아 의도적으로 조금 더 기울여야 했다. 그리고 대기 상태에서 활성화 모드로 넘어가는 것도 한 박자 늦는 느낌인데, 이는 배터리 효율을 고려한 의도적인 딜레이라고 추측한다. 물론 이는 처음 시계를 착용하고 아주 예민하게 주시했을 때 느낄 만한 사항으로 착용 후 하루가 지나자 시계의 반응에 익숙해져 더 이상 어색하지는 않았다.
중요한 배터리 지속시간이다. 우선 완전 충전 후 에어플레인 모드로 놓고 시계만 사용하면 48시간이 넘게 사용 가능했다. 액정이 자주 켜지는 활동 시간에는 10시간 동안 약 25%가 감소했으며, 시계를 벗어둔 상태에서는 10시간 동안 약 10%가 감소했다. 에어플레인 모드를 해체하고 스마트폰, 와이파이 신호가 연결된 상태에서는 6시간을 활동하니 약 35%가 감소했다. 그 사이에는 움직임에 따른 액정 활성화, 다양한 알림과 짧은 어플리케이션 사용이 있었다. 다운받은 어플리케이션을 구동해 계속 사용할 경우, 특히 와이파이나 GPS 신호를 수신할 때는 30분에 10%정도씩 아주 빠르게 감소하기 때문에, 최소 하루에 한 번 충전이 필수적이다. 브랜드가 제시하는 최대 25시간 사용이 정확한 스펙으로 보인다. ‘시계’의 가치 현재 IT 업체의 스마트 워치는 기능성에 치중한 나머지 오브제로서 손목시계의 매력을 구현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태그호이어의 커넥티드 모듈러 45는 스마트 워치에서 ‘스마트’한 기능은 물론 ‘워치’로서의 가치에도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현재 발매한 스마트 워치 중 가장 높은 가격표를 붙이고 있지만, 스위스 메이드에 어울리는 완성도와 까레라 컬렉션과 함께해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을 고려하면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스마트 워치를 원하지만 럭셔리한 이미지를 추구한다면 태그호이어 커텍티드 모듈러 45는 아주 좋은 선택이다.
태그호이어 커넥티드 모듈러 45
Ref. SBF8A8001.11FT6076
스크린 사파이어 커버 글라스, 아몰레드, 멀티터치, 해상도 400 × 400, 287ppi, 24-bit
프로세서 인텔 아톰 Z34XX 센서,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기울기 감지 센서, 마이크, 진동/햅틱 엔진, 주위 밝기 센서, GPS, NFC 결제 시스템
연결 블루투스 BLE 4.1, WiFi 2.4GHz 802.11 B/G/N
배터리 410mAh, 일반적인 조건에서 최대 25시간 사용
케이스 지름 45mm, 티타늄과 세라믹, 50m 방수, 솔리드백
가격 230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