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노(Eno)입니다.
편안한 주말 오후 보내고 계신지요.
일전에도 한번 소개해 드린 바 있는 제 수동 레귤레이터(Regulateur) 시계입니다.
독일 포르츠하임의 시계제작자이자 빈티지 커스터머인 Torsten Nagengast가 Picard Cadet의 실버 다이얼과
1960년대의 NOS인 유니타스 6380 수동 칼리버를 가져다 지난해 딱 25개만 만든 프로젝트 커스텀 시계이지요.
이 시계에 탑재된 유니타스 6380은 같은 시기의 6376 베이스에 데이트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이미 1970년대 초에 단종된 칼리버입니다.
하지만 유니타스 6376은 크로노스위스의 가장 초창기 레귤레이터 모델(Ref. CH6321 & CH6323 등)에 탑재되면서 갑자기 주목을 받습니다.(아래 왼쪽 시계사진 참조)
이후 모리스 라크로아 역시 80년대 초중반 유니타스 NOS 6376을 가져다 수정하고 ML50, ML53, ML56로 칼리버명을 변경해 마스터피스 모델에 사용한 바 있습니다.
원래는 초침만 6시 방향 스몰 세컨드 형태인데 레귤레이터 형태로 기어트레인을 살짝 수정했지요.
직경 13 리뉴, 17 jewels, 시간당 진동수 21,600, 라지 밸런스, 47시간 파워리저브 등의 스펙으로
이후 등장한 6497이나 6498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내구성이 상당히 우수합니다. 수리도 용이하구요.
아무리 말로는 NOS라지만 여튼 50년 가까이된 무브먼트인데도 너무나 안정적으로 잘 작동해줘서 기특하고,
미세하게 전체 동심원 형태의 패턴이 들어간 순은 다이얼도 볼 수록 아름답습니다. 은 소재 특유의 미묘한 펄감도 좋구요.
다만 쓰리 피스 구조의 케이스는 솔직히 좀 허접... ㅋㅋ 무브먼트 직경에 비해 케이스가 살짝 큰데다,
코인에지 처리한 가운데 부분만(크라운 포함해서) 쓸데 없이 PVD 코팅을 해서 뭔가 이상해 보입니다. ㅎㅎ
나중에 케이스만 독일제(가령 Tourby 아저씨꺼 같은...) 다른 케이스를 구입해 스왑해 줄까도 생각 중입니다.
레귤레이터의 진리는 역시나 크로노스위스...
하지만 제 수동 레귤레이터도 희소한 무브먼트와 다이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나름의 매력이 있답니다. ㅋ
수동식이다보니 굳이 손목에 착용하지 않더라도 태엽을 감아서 책상 한쪽에 올려놓고 탁상시계처럼 감상할 때가 많은데, 이게 또 매력적입니다.
보통의 시계와 좀 다르다 보니 그 자체로 개성도 느껴지고 또 레귤레이터 디자인 특유의 고풍스러운 느낌이 제 오래된 책상 및 다른 책들과도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레트로 3인방입니다. ^^ 오메가의 드빌은 60년대 말 드빌 가장 초기 런칭 모델이라 제가 가진 모든 시계들 중에서도 가장 연장자이구요.
융한스의 막스빌은 현행이지만 의도적으로 빈티지스럽게 제작한 점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극강의 심플함이 볼수록 더 매력적인 아이라능...
남은 주말 잘 보내시구요, 새로 시작하는 한 주도 화이팅 하시길...^^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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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천
2014.02.16 21:56
크로노스위스의 레귤레이터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또 다른 모델로 시야를 넓게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좋은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
Eno
2014.02.17 13:32
크스 레귤이가 손목시계용 레귤레이터로는 원조라면, 그 이후에 참 여러 브랜드에서 레귤레이터 디자인이 쏟아져 나왔지요.^^
이 시계는 프로젝트성으로 만든 시계라 아무래도 다른 브랜드 시계들과 비교하면 고급스러움이나 전체 완성도는 좀 떨어집니다.ㅋㅋ
그럼에도 현대에는 잘 보기 힘든 무브먼트와 클래식한 실버 다이얼이 나름 매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암튼 모처럼 인사드립니다, 비와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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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매니아
2014.02.16 22:28
용두 색상이 언발란스 한게 매력적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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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4.02.17 13:34
하핫... 용두, 러그 포함 시계 가운데 부분만 PVD 코팅을 했습니다. 왜 이렇게 했나 미스테리인데 ㅋㅋ 매력적으로 봐주셔서 조금은 다행스럽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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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물고기
2014.02.16 22:51
레귤레이터의 이쁨을 잘표현한거 같습니다. 케이스를 보면 언뜻 크스 레귤과도 닮아 있지만, 이놈은 또 다른 매력이 있네요. 특히 마지막 사진이 너무 이쁘게 나온거 같습니다. 아쉬운점은 이노님 말씀처럼 블랙코팅이 아쉽네요ㅋ -
Eno
2014.02.17 13:38
크로노스위스의 초창기 수동 레귤레이터를 아무래도 의식하고 만든 시계 같습니다.
프로젝트성 시계다 보니 일단 가지고 있는 NOS 재고와 다이얼로만 조금 급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ㅋㅋ
전반적인 완성도면에서 솔직히 아쉽답니당.
그래도 무브가 일단 희소하고, 성능도 든든한데다,
그리고 레귤레이터 디자인의 실버 다이얼이 제 시계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정말 이쁩니당. ㅠ
그리고 그러게요... 케이스 가운데 부분만 PVD 코팅 처리한 건 저도 당최 이해가 안 갑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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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sate
2014.02.17 09:09
뒷테가 정말 아름답네요~! 저 부분적인 PVD 코팅도 독특해서 제 눈에는 멋져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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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4.02.17 13:43
헤헤... 아닙니다. 그냥 일반 유니타스랑 브릿지 형태만 좀 다를 뿐 실상 구조적으론 많이 비슷합니다. ㅋㅋ
제네바 스트라이프 외에 딱히 가공된 부분도 없고 그냥 무난하죠. 그래도 쉽게 보기 힘든 칼리버라 나름 보는 재미는 있습니다.^^
PVD 코팅 디테일도 좋게 봐주시다닝... 저는 솔직히 지금도 적응이 잘 안되는데 ㅋ 볼수록 또 묘한 개성은 있는 듯요.
여튼 3월초에 뵐 날만 고대합니당. 그때까지 감기 조심 & 컨디션 관리 잘 하시구요. 연락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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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님
2014.02.17 21:46
다이얼 컬러가 은은하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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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시드
2014.02.19 01:55
예전에 아이디는 잘 기억 안나지만...6497인가로 직접 레귤레이터로 만든 사진 올라온적 있지요.
유니타스는 자체로도 뛰어나고 다양한 변신을 위한 무브먼트의 줄기세포 같은 존재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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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79
2014.02.21 09:22
멋진 레귤레이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