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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아르미다 A7을 구입하면서, 자연 파티나가 생길 때까지 그냥 차려고 했었습니다.


브라스는 구리가 산화가 안되도록 아연을 섞은 합금입니다 (브론즈에는 구리에 주석이 들어있죠).


브라스가 쓰이는 곳이 악기와 선박 부품 등 그런 목적인지라......... 브론즈보다 잘 산화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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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나 생기는 속도가 참 느립니다. 일주일 지나 이 정도 변했는데, 더 이상 진척이 더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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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시계가, 낡은 오래된 싸구려 (도금)색이 바랜 커다란 금시계로 오인받는 것이었어요. (기분 탓이 아니라, 누가 그러더군요. 


시계 크기가 있으니 "금값은 상당히 나가나?") ^^


"아니욧!! 이 시계는 구리 시계임!!" "그리고 잠수 시계임!!" 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주목적으로 파티나를 일부러들 만드는 거지요.


결국 파티나를 일부러 만드는 것은 바로바로, 바다 근처는 가지도 못하고 매일 직장에서 시달리는 주제에


바다?에서의 사용이 많았던 강인하고 터프한 다이버 시계를 찬 스포츠맨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데스크 다이버들의 얄팍한 속임수입니다.ㅎㅎㅎ


그러니 칙칙한 색의 커다란 금시계로 오해받는 일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두번째 이유로는 자연적인 산화로는 까딱하면 보기 흉하게 녹이 생기기 때문에 미리 적절히 산화 피막을 입힌다는 겁니다.


아래의 두 ARMIDA A1 Bronze를 보시면 아랫쪽이 더 이쁘죠.

After_diving_A1_crop.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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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성질 급한 저는 강제 파티나 (Forced or Accelerated Patina) 를 제 브라스 시계에 입히게 되었습니다.



[파티나의 색깔]

Cu(II)O 붉은색 + Cu(I)O2 검은색 = 브라운색

구리와 반응하는 산화제의 종류에 따라 산화반응의 원자가가 달라지고, 결과물의 색이 달라집니다.

위의 붉은색, 검은색의 비율에 따라 갈색에서 검은색까지 파티나의 색깔이 정해지는 거죠.

산화제로 아세트산인 식초는 주로 밤색, 황산인 삶은 달걀은 검은색, 질산인 암모니아도 검은색, 염소인 클로락스는 녹색

(황산구리와 질산구리도 녹색을 나타내나 산화력이 강하므로 검은색에 묻혀버리는듯)



그럼 실제로 들어가서 지난 번에 올리지 않은 사진 위주로.....


(저의 경우는 표면을 유광 처리한) 시계를 세제로 잘 닦습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지문이 안남게 욕실청소 세제와


못쓰는 칫솔로 잘 닦은 다음, 물기를 잘 털고 드라이어로 말립니다. 


물기를 먼지가 나오는 수건 등으로 닦지 마시고 최대한 물얼룩이 안남게 잘 말리세요.


닦은 시계를 본ㅈ 통에 넣고 식초를 조금 따라 한켠에 둡니다.IMG_9250.JPG


냄새가 나니 랩을 씌우고 그 위로 뚜껑을 닫아 밀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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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한 12시간) 방치해둔 결과, 브론즈 (버클) 의 산화반응 속도가 브라스 (시계) 보다 꽤 빠르죠. 더 어두운 색깔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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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 급한 저는 혹시나해서 직접 담그는 방식도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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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소금 약간과 식초를 섞은 물에 넣었다가, 


??? CuO + NaCl + CH3COOH --> Cu(COOH)2 + HCl + H2O..... 대충 이런 식으로 염소 기체가 생기면서


표면에 파티나가 거의 생기지 않네요. 그리고는 꺼내면 얼룩이 생기더군요.... 기포 있던 자리는 드문 드문 검게되고.... 안좋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적절한 "액체" 산화제는 미술재료인 동판 부식액입니다. 붓으로 바르면 빠르게 검은색이 될 것입니다.


양덕들은  Liver of Sulfur라는 제품을 쓰는데 같은 거지요 (질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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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용두와 케이스백의 오링에 산화액이 닿아 산화되지 않도록 로션을 면봉에 찍어 조금 발라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암튼 식초나 클로락스 등 가정용품으로는 제가 쓴 "증기"를 쐬는 방법을 쓰는 것이, 용액에 직접 담그는 방식보단 얼룩덜룩한 파티나를 더 방지할 수 있습니다.



파티나가 생기면 광택은 거의 다 사라지죠. 케이프코드나 컴파운드를 바른 극세사천, 또는 드레멜로 광을 살살 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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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내고 닦을 때는 힘 조절이 중요하죠. 파티나를 다 벗겨내버리면 헛수고니까요.

IMG_9289.JPG IMG_9273.JPG Img_9275.jpg

위의 사진은 한 세번 산화반응을 거친 결과물입니다.


아직 많이 노랗죠. 요때도 도금이 좀 떨어지고 칙칙하게변한 "금시계로 오인"을 받았더랬습니다. 참...ㅎㅎ


이때 깨달은 것이, "산화된 피막의 두께가 좀 두꺼워야, 겉을 갈아내며 광을 내도, 노란 바탕색이 아닌, 산화된 갈색인 채로 광이 나겠구나"라는 것이었죠.


왜 옛날 대우자동차는 페인트가 두꺼워 실기스는 컴파운드질을 하면 말끔히 사라졌죠?


현대차는 칠 두께가 얇아 컴파운드로 밀다가 철판이 드러나 버리고...... 그런 얘기입니다. 파티나가 좀 두툼해야 광 내기가 용이하다는 게.



또다시 베젤과 SS 부품들을 분리합니다. (SS는 구리와 닿아있으면 전기화학적으로 어느쪽으로 갈지 모르기 때문에 떼어내는 게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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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처리는 좀 오래, 48시간 이상 ㅂ죽 통에서 산화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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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즈 버클은 녹색 파티나까지 생겼다가 물로 씻는 과정에서 검은색으로 남았죠. 뭔가 깊은 색으로 잡색이 섞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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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멜로 시계 케이스의 엣지를 집중적으로, 전체적으로는 살살 광을 내주면 일단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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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 면을 갈아내지 못했더니 베젤 숫자/눈금의 색이 베젤면의 색과 별 차이가 없어 시인성이 나쁘군요.


가는 팁의 마커펜과 면봉에 알콜을 묻혀 닦으면서 색을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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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은 아래와 같습니다.

Img_9400.jpg Img_9389.jpg Img_939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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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구리 베젤에 식상하여 세라믹 베젤을 끼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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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까지 입니다. 7~8번 파티나 처리들을 한다는데 전 좀 쉬었다 가렵니다.


앞으로 한가지 남은 일은 만들어 논 파티나를 동결시키는 겁니다.


물론 브라스라 브론즈보단 더디긴 하지만, 계속 산화되어 가면서 색이나 모양이 나빠지는데,


이걸 막으려면 또 왁스를 발라야 한다네요 (어느 와치유식 양덕께서).^^ 이베이에서 팔고, 주로 총기류 보존에 많이들 쓰는듯.



즐거운 놀이 하나 소개해 드렸습니다.


남은 주말 편안히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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