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스 시계로 놀기 ETC
얼마 전 제가 와치유식에서 올리비에 브론즈 시계를 하나 감명 깊게? 봤는데요. (닉이 Pallet Spoon이라는 분의 시계입니다)
이렇게 생겼더랩니다.
미러 폴리싱을 한 까닭은 마린 브라스 (또는 브론즈), 즉 바다에서 쓰는 브라스는 모두 유광이었기 때문에
이런 개미가 미끄러질만한 미러 피니싱만이 브라스 "다이버"시계로서 납득이 가는 외관이라는 겁니다.
검게 녹이 슨 장비는 아마 부둣가에 있는 말뚝이라든가, 닻이라던가, 문 손잡이라던가, 아무튼 피부에 직접 닿는 것으론 곤란........
최소한 다이버 장비는 빤딱빤딱하게 닦아 썼다는 얘기인가 봅니다........
이렇게 닦아도 닦아도 바닷물이 닿아 붉으스름한 갈색을 띄는게 진정한 마린 파티나? 라는 건가 보네요.
매일 깨끗이 닦고 기름칠해 물질하러 가던 양덕 프로그맨들이 떠오릅니다.......
꽤 그럴듯하지 않나요?
일전에 Eno님이 올려주신 카벤츠만도 그렇게 생겼었죠.
거기다 이 카벤츠만은 새삥이라 저런 색이고 위쪽의 올리비에는 화학적으로 파티나를 입힌 상태에요.
여기서 파티나는 단순히 녹슨 것이 아니라 표면에 생긴 산화 피막으로 시계가 더 이상 부식되는 걸 막아주는 코팅 역할도 한다는 것.
그래서 제 시계를 한 번 유광으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ㅎㅎㅎ 일단 유광 폴리싱을 하고 파티나를 나중에 입힌다는......
일단 베젤은 유광으로 만들었습니다.
헤어라인이 꽤 깊은 편이라 잘 밀어줘야했습니다.
사포질은 반드시 각을 잡아서 (15년전에 건프라하려고 사둔 비장의 사포를 꺼냈습니다)
다음은 손톱갈이 <-- 이거 편하더군요 (특히 2~3000번 혹은 그보다 더 고운 사포)
케이프코드
찍힌 자리가 있어서 사포 1500번 --> 2000번 --> 네일아트용 버프 (Buff) 가장 고운것 --> 케이프코드 로 밀었습니다만,
일반적인 브러시드 가공된 헤어라인은 1500번 부근이니, 찍힌 자국이 없으면 바로 2000번 사포로 가도 되겠습니다.
사포질하는 방향은 브러슁된 헤어라인에 직각으로, 헤어라인을 지우는 느낌으로..........
그 다음에 루뻬로 표면을 봐가면서 케이프 코드로 밀었습니다.
%% 사포질은 항상 굵은것에서 가는 것으로... 거꾸로 가면 당연한 얘기지만 다시 처음부터 연마해야하죠.
%% 다음 단계의 사포로 넘어가기 전에 항상 물비누 (치약은 연마제가 있어서 도움이 될 수도 나중에는 도움이 안될수도 있음) 와 못쓰는 칫솔로 표면을 살살 씻어내야 합니다. 굵은 사포로 갈아낸 쇳가루가 남아 있으면 그 크기로 스크래치가 날 수도 있음. (제가 왕년에 건프라 오타쿠 출신입니다ㅎㅎㅎ)
개노가다일 줄 알었더니, 브라스가 스테인레스보다 무른 금속이라서인지 금방 되네요.
가장 가는 사포 (네일 용이 거의 3000번 수준으로 생각됩니다) 와 케이프 코드 사이의 중간 연마제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사포로 갈린 헤어라인이 케이프코드로 문질러도 잘 안 사라지는 경우.
그럴 때 사포와 케이프코드의 중간 쯤 되는 연마제가 필요하고 적절한 것이 바로 자동차용 컴파운드입니다.
케이프 코드로 5분 이상 문질러도 헤어라인이 남아서 보이는 경우 컴파운드를 면봉에 묻혀 그곳을 싹싹 잘 문질어줍니다.
베젤은 대충 됐고 아직 케이스는 아직 좀 더 밀어야 됩니다.
구리 베젤이 세라믹베젤 수준으로 광이 나기 시작했어요.
버클은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
자 이게 끝나고 나면 나중에 파티나를 입혀야죠.
이것들을 만드는 방법은 http://www.sciencecompany.com/-w160.aspx 여기에 잘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이 케미칼들을 구하기가 어렵네요. 식초 증기를 이용한 방법이나 쓸까 합니다. 갈색으로 가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제 직장은 1/1까지 휴무) 재밌게.............
해볼까 했는데, 이런 내일 당장 처제가 가평에 펜션을 잡아놔서, 식구들 데리고 2시간을 달려가야 하는군요. 고기 굽고 애 목욕 시키고....
뭐 그런거죠. 안그래도 네일버퍼로 시계를 갈고 있다가 걸리면 죽음입니다.^^
앞으로 완성해서 사진 찍어 올리겠습니다.
그럼 시계 친구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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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오월
2013.12.3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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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sate
2013.12.30 02:56
정말 대단하십니다~! 나중에 전체가 다 완성이 되면 어떨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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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레이
2013.12.30 08:17
오 재미있어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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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2013.12.30 08:26
오 기대됩니다~~ -
종이만쇄
2013.12.30 09:02
대단하십니다!!!!!! -
TaQu
2013.12.30 09:46
무척기대됩니다 ^^멋진 리얼파티나를 보여주세요! -
다진마늘
2013.12.30 09:57
아........현기증 날거 같아요 빨리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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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골퍼
2013.12.30 11:39
오옷 부담됩니다.^^ 놀러 떠나기 직전입니다.
1) 전 Cupric Sulfate 황산구리가 필요한데, 회사 연구소로 내려가서 한번 슬쩍 해볼까..... 위험하군요.
2) 유광으로 하면 스크래치에 민감해지는데 파티나를 입히면 스크래치에 대한 저항력이 커진다네요. 실기스에 파티나가 생기면서 상처가 아물어진다나....
3) 올리비에는 무광 브러시드 마감입니다. 광을 잘냈죠? 와치유식에 올라온 저 시계는 기계로 버핑해서 광을 낸 거라 제가 하는 것보다 휠씬 프로페셔널합니다. 그렇다고 드레멜이나 그라인더를 살 것까지는 아니고.... 케이프코드 만쉐!
원래 무광
무광에 그냥 파티나가 생기면 좀 지저분
유광으로 만들고 파티나를 입히면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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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r
2013.12.30 13:29
우와 마지막샷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느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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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h29
2013.12.31 09:45
진정 덕후(능력자)시군요!!^^ -
yeshim
2013.12.31 12:20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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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sate
2014.01.01 03:10
그나저나 저 유광 olivier가 장터에 나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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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레이
2014.01.02 08:34
유광파타나라... 옻칠한듯한 느낌도 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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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렉왕
2014.01.10 16:31
느낌 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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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2014.07.14 01:34
파티나가 이렇게 매력적이었나요 정말 탑납니다
아.. 자기전 잠시 구경하다.. ㅋ 망했습니다.. 얼른 가평부터 다녀오세욤 ^ㅡ^ㅋ 넘궁금합니다.. ㅎㅎ 추천달고 자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