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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x Humvee 지샥은 일본 카시오 제품이기는 해도 막상 인기를 모은 것은 미국에서였고 이 열풍이 다시 일본에 역수입되어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지샥의 무지막지한 내구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만 막상 그러한 장점은 크게 어필을 하지 못했고 판매초기에는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높은 가격과 디자인으로 초기에 미국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100달러를 넘는 물건에 대한 외경심같은 것이 있어 지샥은 일단 비싼 디지털 시계로 인식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장거리 트레일러 운전기사들이 튼튼하고 큼지막한 지샥에 꽂히면서 점차 터프함과 익스트림한 매력이 어필하게 됩니다.
이후 지샥이 인기를 모으게 되면서 전세계적인 패선 아이템이 됩니다.
지금도 지샥의 무지막지한 성능을 살리려는 사람들이 지샥을 가지려고 한다기 보다는 아무래도 일종의 패션 아이템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여름철이 되면 지샥을 찬 남녀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겨울에는 드문 편임을 보았을 때 더욱 그러한 생각이들더군요.
예전에는 시계를 하나사면 망가질 때까지 함께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휴대 아이템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지샥이 인기를 모으자 타이멕스에서도 지샥을 겨냥한 제품들이 출시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험비라는 모델입니다.
타이멕스라고 하면 스와치 + 밀리터리 워치 + 카시오 디지털 시계라는 생각이 드는데 매우 간략한 모델이 있는 반면 무지하게 복잡한 모델도 존재하는데 그래도 어쩐지 몇 %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 타이멕스가 그렇게 인기있는 시계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아직도 꽤 많은 물량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는 지샥, 스와치 등과 더불어 중가 브랜드로서는 꽤 입지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에서 타이멕스의 인기가 높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미국으로 치면 클린턴 대통령 집권기로 볼 수 있으므로 대략 90년대가 되겠군요.
대통령이 애용하는 시계라고 해서 광고도 나왔고 특히 아이언맨 등의 다기능 시계가 인기가 있었습니다.
험비 모델은 그러한 시대인 90년대 말에 출시되었는데 새로운 보병 차량인 험비의 인기릉 업고 꽤 인기를 모았습니다.
저도 꽤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일단 기존의 올망졸망한 모델들과는 달리 험비의 컨셉을 취하여 꽤 터프해 보이더군요.
지금도 다른 타이멕스 모델과 비교해 보면 과연 이 제품이 타이멕스 제품일까 싶을 정도로 톡 튀는 강인함이 엿보이는 제품인데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전시된 수많은 타이멕스 중에서도 한 눈에 알아볼 정도의 포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각진 디자인은 험비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며 특히 노란색의 문자들은 더욱 간지가 느껴 집니다.
기능 자체는 일반적인 지샥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험비에는 T2라고 해서 제 2의 시간대를 설정할 수 있는(월드 타임) 기능이 있습니다.
백라이트는 타이멕스 특유의 인디글로로 꽤 시인성이 우수한 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타이멕스 모델들을 크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조카 선물용 등으로는 몇 개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고 디자인적으로도 크게 튀지 않는 다분히 미국적인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험비의 인터페이스는 일단 동체가 각형이라 조작 버튼들이 좌우 직선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보기에는 인상적이지만 실제로 조작해 보면 원형 배치가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막상 디지털 시계를 써 보아도 신기한 맛에 알람 등을 가끔 써 볼 뿐이지 실제로는 거의 시계만 확인하는 정도이므로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뒷면은 십자 나사로 고정되어 있는데 나중에 루미녹스 시계들을 보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이 정도로 과연 200미터 방수가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험비의 터프함은 확실히 돋보이는 컨셉인데 특히 밴드와 그 이음새를 보면 마치 관절과 같은 형태로 처리되어 있어 무언 가 둔중한 느낌을 줍니다.
지샥 등의 시계들은 본체와 밴드의 연결 부분이 고정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손목의 정중앙에 위치하게 되어 있지만 험비의 그것은 보다 유도라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어쨌든 착용감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며 상당히 터프한 느낌을 줍니다.
단지 전체적으로는 터프함이 물씬 묻어 남에도 막상 버클 부분은 단순하다는 것이 간지를 조금 감소시키게 됩니다.
험비 이후에는 이 정도로 뽀대나는 타이멕스는 아직 없다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회사 자체의 이미지와 내세우는 컨셉, 주된 수요층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초에 아프간에 취재하러 갔던 사진 기자와 만날 기회가 있어 여러 이야기를 했었는데 미군들과 같이 생활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에 물어 보고 싶었던 질문을 했습니다.
Q : 루미녹스 등의 시계들을 보면 마치 네이비씰이나 특수부대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거나 광고를 하는 것올 종종 보고 있는데 특수 부대원들이 정말 루미녹스 등의 시계를 애용하고 있습니까?
A : 실제로 여러 미군들과 함께 할 기회가 많았고 특수부대원들과도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서 장비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그들의 개인 휴대품을 살펴 보기도 했는데 루미녹스와 같은 고급 시계를 착용한 사람들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미군은 개인 휴대 장비에 대해서는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롤렉스, 오메가 등의 고급 시계를 차고 다니는 사람들도 보았지만 이는 평상시의 경우고 작전시에는 대개 지샥, 타이멕스 등의 중저가 제품이나 마라톤 등의 지급품을 주로 사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히 미군은 한국군처럼 상하의 관계가 엄한 것은 아니나 계급/경력에 대해서는 매우 존중을 하므로 사병들은 보통 지급품 또는 타이멕스, 하사관 정도는 되어야 지샥 정도를 눈치 안보고 착용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답변을 듣고 꽤 허탈했던 기억이 남니다만 미국은 워낙 먹고 살 만한 사람들이 많고 개성을 존중하므로 상대적으로 여러 취향의 문화를 즐긴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혹 취미 등으로 인해 외국 친구들과 해외 포럼 등에서 이야기하거나 그들이 쓴 글들을 보면(물론 대충 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학교다닐 때 공부 좀 해둘 걸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우리나라의 매니아나 컬렉터들 중 상위에 속하는 사람들은 해외에서도 역시 그러한 대접이나 인정을 받을 만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시 선수층이 앏아 시장 규모도 작고 외국만큼의 활성화가 덜 이루어 지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타이멕스의 험비 모델은 지샥의 아류이기는 해도 나름대로의 디자인 컨셉이 괜찮은 제품으로 고만고만했던 타이멕스 모델 중에서는 꽤 인상적이었던 모델로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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