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 “Marina Militare”에 대한, 조금은 긴 이야기 ★ ETC

안녕하세요, 아롱이형입니다.

 

요즘 들어 특히 etc 포럼을 중심으로 ‘오마쥬’ 또는 ‘레플리카’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러한 논쟁들은 법적으로는 ‘상표권’ 또는 ‘디자인권’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지만 비단 법적인 측면뿐 아니라 도의적 측면,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측면 등 여러 가지 방향에서 논의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수 차례 반복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주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타임포럼의 입장은 ‘불법이어서 안된다’거나, ‘합법이더라도 도의적 측면 때문에 안된다’는 것은 아니라 하니

(그동안 이 기준을 두고 갑론을박을 했었지요), ‘합법이거나 도의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체적인 변주를 주지 않고

타브랜드가 이룬 업적을 날로 먹으려는 의도가 보이는 카피캣 제품은 포스팅을 자제해 달라’ 정도로 받아 들이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타임포럼 같은 어느 커뮤니티의 운영방침이란게 꼭 합법, 불법에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고, 합법이라고 해서 반드시 용인해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해당 제품의 합법성 여부를 떠나, 단지 명확한 포스팅 허용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 논쟁의 중심이었기에,

오히려 속시원하게 위와 같은 기준을 제시하는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오마쥬’ 또는 ‘레플리카’에 대한 부분은 오늘의 주제가 아닙니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과연 우리는 제대로 알고 논의를 하는가?’ 입니다.

 

이번 “Marina Militare” 에 관한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저는, 객관적인 정보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카더라’ 통신에 근거하거나

주관적인 입장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비효율적인 논의가 진행되어 답이

나오지 않을 수 밖에 없었구요.

 

물론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부분들(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입장 등)도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상표권 침해에 해당되는가)까지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논의란건,

‘① 다방면에 걸친 충분한 양의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근거로, ②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현상파악을 하는 것’ 을 전제로 해서

그 이후에 진행되어야만 옳은 논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Marina Militare” 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이 포스팅에서는 이번 기회에 제가 알게 된 “Marina Militare” 에 대한 것들을 여러분과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이렇게 한 번 정리해 놓고 나면 향후 이 주제에 관해 재논의가 되더라도 정리된 사실을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거나, 추가적으로 알고 계신 부분이 있다면 지원 댓글 부탁드립니다. ^-^

 

자~ 그럼 “조금은 긴, “Marina Militare” 이야기”, 들어 갑니다!

 

 

<이탈리아 해군기> 

 

 

I. “Marina Militare” 란 무엇인가요?

 

“Marina Militare” 란 이탈리아어로 ‘해군’ 또는 ‘해병’ 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 하자면, Marine Corps 정도가 되겠네요.

 

우리나라로 치자면 ‘대한민국 육군’ ‘대한민국 공군’ ‘대한민국 해군’ 과 같은 국가 군기관의 명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II. “Marina Militare” 가 왜 문제가 되는 건가요?

 

사실 “Marina Militare” 는 이탈리아 해군을 일컫는 고유명사지만, 파네라이측에서 이탈리아 해군에 다이버 시계를 납품하면서 다이얼에

군납을 의미하는 “Marina Militare”를 새겨 넣었습니다. 군납 당시에는 군의 요청으로 만들어졌고 일반인에게는 납품하지 않는 시계였기

때문에 이 문구를 넣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군납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 시계를 판매하게 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다이얼에

“Marina Militare” 문구를 사용한 것이 문제시 되어 파네라이는 이후 시계 다이얼에서 해당 문구를 빼고 생산하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는 해당 문구가 새겨진 파네라이 모델은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가 되기도 한다고 하네요.

 

 

 

 

<이 시계에는 엄청난 프리미엄이..>

 

그리고, 파네라이와 일본의 파네라이 오마쥬 브랜드인 RXW(브랜드 오너; 사토) 간의 소송에서 RXW가 패소하면서 사토씨는 파네라이

오마쥬 시계 생산을 중단하게 됩니다.

 

그런데 근래 파니스의 일부 모델 또는 미니 피디 등에서 “Marina Militare” 문구를 다이얼에 새겨 넣으면서 논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논쟁의 중심에 있는 “Marina Militare”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 불법인 것일까요?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III. “Marina Militare” 를 시계에 사용하는게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건가요?

 

위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직접 확인한 내용들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Marina Militare” 문구를 시계 다이얼에 넣는 것이 불법인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아래 사항들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상표법의 기본 지식(속지주의, 제품 분류)

* “Marina Militare” 는 등록 가능한 상표인가?

* “Marina Militare” 는 국내에 상표 등록 되어 있는가?

* 만약 등록되어 있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그럼, 불법인가?

 

자, 그럼 하나씩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상표법의 기본 지식

 

 * 속지(屬地)주의

 어느 한 나라에서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고 해서 그 나라의 상표권자가 다른 나라에서까지 그 상표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표권은 나라별로 개별 등록을 해야 하고, 따라서 같은 상표이더라도 각 나라별로 상표권자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표권 침해

 여부를 따질 때도, 생산지의 상표권 침해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상표가 사용되는 곳에서의 침해 여부를 따집니다.

 즉, 속지주의를 취하고 있습니다.

 

 시계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생산국이 스위스더라도 우리나라에 수출된 제품은 국내 상표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FORTIS가 스위스에서 FORTIS 상표의 권리자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다른 누군가가 FORTIS 상표를 등록해 놓았다면 그 상표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때는 우리 나라에서는 FORTIS 말고 전혀 다른 상표를 사용한다던지(기아차의 ‘K5’가 미국에서는 ‘LOTZE’라는 상표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아니면 우리나라 상표권자로부터 사용권 내지 소유권을 이전 받아야만 합니다.

 

 * 제품 분류

 그리고 또 하나 알아야 할 것은 상표 등록을 한다고 해서 이 세상 모든 제품에 그 상표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표등록 시에

 지정해서 신청한 분류에 한해서만 상표권자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상표법에서는 제품들을 ‘류’로 분류하고 있는데, 시계와 관련된 제품들은

 14류(크로노미터, 시계줄, 팔목시계, 스톱워치, 시계줄, 시계줄, 소형손목시계, 시계유리, 시계무브먼트, 회중시계, 괘종시계, 마스터클락,

 시계태엽장치, 자동차용 시계, 전기 시계, 전자시계, 탁상시계, 벽시계, 시계용 귀금속제 상자)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물론, 신청하는 류가 많을수록 신청 비용 및 유지비용이 늘어나니까, 무턱대고 많은 류를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FORTIS가 국내에서 시계 관련된 14류에 ‘FORTIS’ 상표를 등록하였다고 해서 다른류에 FORTIS 상표가 사용되는 것에 클래임을

 걸 수는 없는 것이지요. 즉, 의류 브랜드가 FORTIS 를 사용한다던지, 자동차 이름에 FORTIS를 사용한다던지 해도 FORTIS가 그 분류의

 상표권자가 아니라면 상표권 침해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2. “Marina Militare” 는 상표 등록 가능한 것인가?

 

우리나라 상표법에 따르면 상표등록 요건으로 제6조에서 규정한 ‘특별 현저성(다른 상표와 구분되는 특징)’이 있을 것과, 제7조에서

규정한 ‘부등록 사유’가 없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7조에서 규정한 ‘부등록 사유’ 중 제1항 제3호에서는 ‘국가, 공공단체 또는 이들의 기관…을 표시하는 표장으로서 저명한 것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다. 다만, 국가, 공공단체 …에서 자기의 표장을 상표등록출원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내 상표법을 예로 들었지만, 이러한 규정을 둔 이유는 ‘저명한 업무표장을 가진 (국가 또는) 공익단체의 업무상의 신용과 권위를

보호함과 동시에 그것이 상품에 사용되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으므로 일반공중을

보호하는 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 입니다(대법원 1996. 3. 22. 선고 95후 1104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입법 목적은 외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이러한 국가기관(여기서는 군대)의 상표 등록을 하는 것은 그 기관 자신에 한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참고하시라고, 우리나라 군대 및 법원의 상표등록 여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 대한민국 공군 – 상표등록 있음(출원인: 국방부 공군참모총장)

* 대한민국 육군 – 상표등록 없음

* 대한민국 법원 – 상표등록 있음(출원인: 대한민국(대법원장))

  

즉, 원칙적으로 어느 나라에서 그 나라의 군대와 같은 공공기관은 그 기관 스스로가 아닌 타인이 상업적 용도로 상표등록할 수는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Marina Militare” 역시 일반 공중을 보호하기 위해 시계 분야에 있어 상표 등록이 불가능한 것이 맞겠지요.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시계 분야에 있어 “Marina Militare” 의 상표 등록은 ‘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3. “Marina Militare” 는 국내에 상표 등록이 되어 있는가?

 

 

 

아래는 시계류(국내는 14류에 해당)에 관한 몇몇 국가들의 “Marina Militare” 상표 등록 현황입니다.

(※해당 정보는 친분 있는 변리사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며, 국내 상표 등록 현황은 제가 직접 검색해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 미국- 등록되어 있음 (상표권자: 파네라이)

* 캐나다- 등록되어 있음 (상표권자: 파네라이)

* 유럽 – 미등록 상태 (단, 유럽 통합 시스템에 미등록 상태이며, 유럽의 경우 통합 시스템 외에도 각 나라 별로 상표 등록도 가능함.

  각 나라별로 등록 상황은 확인하지 못했음)

* 일본- 등록되어 있음 (상표권자 – 사토 ; 파네라이 오마쥬 브랜드인 RXW 오너, 첨언하자면, 현재 일본의 상표권자는 사토씨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파네라이와의 소송 당시 “Marina Militare”의 상표권은 등록되지 않은 상태였거나 사토씨가 상표권자였을 것으로 추정됨.

  따라서 사토씨가 패한 것은 “Marina Militare” 문구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고 다른 이유 때문이었을 것으로 판단됨)

 

 

 

  <사토씨의 RXW 브랜드에서 나온 MM20>

 

* 한국- 미등록 상태 (파네라이가 2005년 3월에 등록신청 했으나 거절됨)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면, “Marina Militare” 는 시계류(14류)는 물론 어떠한 상업적 용도로도 등록되지 못하는게 맞는 것 같지만,

버젓이 여러 나라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왜 그런걸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록 “Marina Militare” 라는 문구가 ‘이탈리아 해군’을 뜻하는 고유명사이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영리 목적으로

상표 등록을 금지하긴 하지만, 이탈리아어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는 그 문구를 보고 바로 ‘이탈리아 해군’이라는 의미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경우 타국에서는 상업적 용도로도 등록 가능한 경우가 종종 있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시계와 관련된

상표로 등록된 국가들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대한민국 해군’ 같은 상표도 다른 나라에서 영리 목적의 상표 등록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여튼, 요약하자면, 원칙적으로 상표등록이 불가능한 “Marina Militare”도 예외적으로 상표 등록이 가능하며, 몇몇 국가에서는 파네라이가

시계 분야에 관한 상표권을 가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등록신청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거절당해서, 현재는 미등록 상태입니다.

 

 

4. 만약 등록되어 있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는 파네라이가 시계류에 “Marina Militare” 상표를 등록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갱신거절이 되었고, 심지어는 특허청의 갱신거절 이후 특허심판원에 거절결정불복심판까지 제기하였으나

역시 기각판정을 받았습니다. (해당 특허심판원의 심결문은 제가 직접 상표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찾아서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파네라이의 “Marina Militare” 상표등록 신청은 왜 거절된 것일까요?

 

그 이유는 시계 관련 14류에 유사상표인 “Marina B”가 선등록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파네라이측에서는 두 상표가 유사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나름 근거를 들어 불복심판까지 제기하였으나, 특허심판원에서는 두 상표는

유사상표로 보아야 하므로 등록 불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국내에 선등록 된 Marina B 상표>

 

저도 이 판결문을 보고서는 “Marina B”라는 듣보잡 브랜드 때문에 상표등록을 거절당한 파네라이가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는데,

사실 이 “Marina B”라는 브랜드는 그렇게 듣보잡 브랜드가 아닙니다. 제가 패션이나 쥬얼리 쪽에는 문외한이어서 잘 몰랐을 뿐이지요.

 

 

 

 

<Marina B 홈페이지>

 

“Marina B”는 고급 쥬얼리 브랜드로서, 이 브랜드의 창시자는 바로 Bulgari 창시자인 Sottiro Bulgari의 손녀딸인 “Marina Bulgari” 입니다.

Bulgari에서 일하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세워 보고자 1977년에 독립해서 “Marina B” 를 세운 것이고, Marina 는 그녀의 이름, 그리고 B는

Bulgari의 B 를 뜻하는걸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휘황찬란한 쥬얼리들을 볼 수 있는데, Bulgari의 상징과도

같은 Serpenti 와 유사한 모양의 팔찌도 눈에 띄는걸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브랜드의 쥬얼리들은 소피아 로렌, 엘리자베스 테일러,

줄리아 로버츠, 그레이스 공주 등이 사용했다고도 합니다.

 

 

 

<불가리 창시자의 손녀딸인 Marina Bulgari>

 

 

 

 

 

<Marina B의 브레이슬릿(위)과 Bulgari의 serpenti 브레이슬릿 시계(아래)>

 

현재 “Marina B” 의 홈페이지에서는 시계 관련 카테고리를 찾을 수 없지만, 구글 검색을 통해 보니, 몇몇 시계들을 생산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시계류(14류)에 “Marina B” 라는 상표를 1992년에 최초 등록한 이후 계속해서 갱신하고 있습니다. 작년인 2012년에

또 갱신을 했으니 최소한 2022년까지는 “Marina B” 상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Marina B”의 홈페이지 링크를 걸어 드립니다. (http://www.marinab.com/)

들어가시면 브랜드 히스토리 및 제품군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파네라이는 국내 시계 관련 14류에 ‘“Marina Militare”’로 상표 등록을 하려 했지만 유사 선등록 상표인 “Marina B” 때문에

실패하였고, 적어도 2022년까지는 “Marina Militare”를 등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5. 그럼 불법인가?

 

 

 

<불법인가?>

 

이 부분이 이 긴 이야기의 핵심일 것 같습니다.

제가 판단하는 바로는 국내에서 시계에 “Marina Militare” 문구를 사용하는 것은 상표권 침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습니다.

 

비록 국내 14류에 “Marina Militare” 상표가 미등록 상태이긴 하지만, 이 상표가 등록 거절된 이유가 유사 선등록 상표인

“Marina B” 때문이므로, 만약 “Marina Militare”를 사용한다면, 역시 “Marina B”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상표 등록과 상표권 침해가 같은 심사 기준을 공유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품을 수는 있겠고, “Marina B”가 시계보다는

쥬얼리에 치중된 브랜드이며, 현재로서는 딱히 시계생산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아 보여서 현실적으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여겨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소송제기 가능성을 떠나서 시계에 있어 “Marina Militare” 상표를 사용할 경우 “Marina B”의 상표권을 침해할 여지가

다분히 있으며, 이것이 제가 국내에서는 시계에 “Marina Militare” 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 상표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참고로, 해외에서는 불법이고, 해외 포럼에서는 금지시키고 있다고 근거를 내세우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각 나라마다 법령이 다르고,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상표권 등록 여부 및 상표권자가 전부 다른데, 어느 한 나라에서 불법이라고 해서

우리 나라에서도 똑같이 불법인 것은 아니고, 각 나라의 사실관계와 법령을 근거로 해서 불법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해외 유명한 시계 싸이트들 중에서는 미국을 기반으로 한 것들이 대부분인데, 미국에서는 파네라이가 “Marina Militare”의

상표권자입니다. 따라서 파네라이로부터 직접적으로 클래임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시계들의 포스팅을 금하거나 해당 문구를

모자이크 처리하여 포스팅하도록 내부 규정을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사토씨가 상표권자인 일본에서는 설령 파네라이가

해당 문구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상표권 침해가 되겠죠.

 

 법과 사실관계는 각 나라마다 다르기 마련이고, 다른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에서 그렇게 한다고 무턱대고 적용할 것은 더더욱

아니구요. (미국은 영미법, 우리나라는 독일법을 중심으로 한 대륙법계 국가여서 법의 체계나 내용 등이 전혀 다릅니다. 애초에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즉, 미국에서는 불법일 수는 있지만,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는 불법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구요.

이 때 꼭 미국의 경우를 따라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그런 사고방식은 문화적 사대주의에 지나지 않습니다.

 

좀 길어졌지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선등록 상표인 “Marina B” 때문에 “Marina Militare”를 시계에 사용하는 것은 위법의 여지가 있고,

이는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하느냐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로서, 오직 국내법 적용의 결과이다’.

 

 

IV. 그럼 어떻게 해야?

 

아시다시피 저도 개인적으로는 상표권 혹은 디자인권 침해 등만 문제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범위 내에서의 오마쥬나 커스텀은 자유롭게

허용되면 좋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Marina Militare” 를 국내에서 사용할 경우 상표권 침해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사실은 해당 제품을 제작해서 한국에

수출하는 업자나, 수입해서 판매하는 업자들이 문제되는 것이고, 이 제품들을 구입해서 사용하는 유저들은 크게 상관이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결국 상표권을 침해하는 제품을 포스팅 하더라도 유저들은 법적으로 문제될 여지가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서두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타임포럼의 입장은 이러한 불법적인 시계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시계를 포스팅하는 것은 금지

(내지는 비권장)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이러한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는 시계의 포스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저도 Marina Militare 시계가 하나 있죠 --;; 안타까워 죽겠습니다. ㅠㅠ)

 

 

 

<나의 파니스 Marina Militare>

 

하지만, 외국 포럼에서의 경우와 같이 해당 문구를 모자이크하거나 가리는 방식으로의 포스팅은 허락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운영진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셨으면 합니다.

 

 

 

<요렇게요 - 수정본.jpg>

 

 

V. 나가면서 (요약)

 

“Marina Militare” 와 관련해서 이번 포스팅을 다시 한 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시계 분야에 있어 “Marina Militare” 의 상표 등록은 가능하다.

 

2)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파네라이가 시계 분야에서 “Marina Militare” 상표권자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등록신청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거절당해서 현재는 미등록 상태이다.

 

3) 파네라이가 국내 상표등록에 실패한 이유는 유사 선등록 상표인 “Marina B” 때문이고, 적어도 2022년까지는 등록 불가능하다.

 

4) 국내에서는 “Marina Militare”를 시계에 사용하는 것은 위법의 여지가 있고, 이는 다른 나라와는 상관 없이, 오직 국내법을

    적용한 결과이다.

 

5) 유저들의 포스팅은 해당 시계의 상표권 침해와 무관하므로, 가급적이면 해당 시계의 포스팅을 금지시키기 보다는 해당 문구를

    가리는 방식으로 허용하는 것이 좋겠다.

 

이상이 제가 이번 논의 과정 중에 조사하고 알게 된 사실입니다.

올바르고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분명한 사실관계와 지식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만이 의미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겠지요.

 

이 포스팅이 앞으로의 “Marina Militare”에 대한 논의 뿐 아니라, 앞으로 있을 유사 사례들에 대한 논의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다소 긴 포스팅을 마칩니다.

 

토론, 할 때 하더라도 제대로 알고 합시다!!

건전하고 깊이 있는 토론 문화는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거니까요~! ^-^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