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3. Comfort
시계 케이스가 손목위에서 얼마나 편한가를 결정하는 기준은....... 두께, 직경, 케이스백의 모양, 그리고 러그간의
길이입니다. 그리고 이 세가지 요소는 손목위에서 시계가 자리를 잡는 형태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두께-
손목은 기본적으로 항시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냥 움직이는 정도가 아니라 걷다보면 진자운동을 펼치면서
무심코 어딜 긁어먹기 딱 좋은 운동을 매일 펼치지요. 사파이어 유리의 경우 보통 2000 비커의 경도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없지만 티타늄의 경우 180~210비커, 그리고 316 스댕의 경우 190~220비커의
경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 더 긁어먹을 가능성이 큰건 케이스 쪽입니다. 시계 케이스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무심코 긁어먹을 수 있는 확률 역시 크고 손목 위에 과도하게 봉긋 솟아있는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지도 않습니다.
특히 시계의 두께에 대해서 너무 스스로에게 관대한 iwc의 일부 모델들은 iwc를 좋아하나 손목이 얇은
사람들에게 욕을 절로 나오게 만듭니다. 백정의 손목에 맞춘 두께라니!!! (손목 두꺼운 분들. 지송.)
그리고 시계의 두께에 있어서, 저는 약간의 경험을 통해 0.5mm단위로 생각을 합니다. 1mm의 차이가 정작
손목 위에 올라갔을때의 느낌에서 너무나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8mm ~ 9mm의 시계들 사이에서는
별 차이를 못느낄 수 있어도 두께가 11mm정도를 넘어가면 0.5mm의 차이가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되고요.
손목 위에 올렸을때의 느낌에 두꺼운데 라는 생각이 들어도 그냥 차다가 그 두꺼움이 더 크게 자꾸 다가오는
경우도 있었고(iwc 7데이즈) 그 두꺼움이 익숙해 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파네라이). 중요한 부분중에
하나는 스펙상의 두께로 어림 짐작을 하거나 손으로 그림을 그려서 (제 경우엔 그랬습니다만) 판단하면
안됩니다. 케이스 전체의 모양에 따라 스펙상으로는 두께가 꽤 되면서도 그리 안두꺼워 보이는 시계가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으니까요. 손목위에 직접 올려놓고 계속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하거나.... 실착용 경험을
다양하게 해야 자신만의 두께에 대한 판단기준을 찾을수 있을듯 합니다.
-직경-
사실 직경에 대해서는 별로 할말이 없습니다. 각자 자기 마음이고 손목위에 올려보기 전까지는 모르니까요.
다만 직경이 너무 큰 경우 용두의 모양에 따라서 손등까지 불편해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너무 작은 사이즈의 시계에 거부감을 여성용이나 아동용이라는 표현으로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지만 제 경험상 말끔하게 수트를 입은 모습에 작고 동그랗고 클래식한 모양의 다이얼 디자인을 가진
시계를 차신분들을 보니 멋져보이더군요. 직경 자체도 사실 '익숙함'의 문제이기도 하고 착용감의 문제이기도
하나, 직경보다 더 착용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러그와 러그간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러그 to 러그 사이즈-
알라롱님이 쓰셨던 글을 보고 '돈오점수'를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시계 케이스가 얼마나 제 손목위에서 겉돌지 않고 편안할까 하는 의문에 기준을 제시해주는 답을 써준 글이었습니다.
가끔 우리는 자신의 손목이 몇센치이다 몇센치이다 이야기 하면서 둘레의 단위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 같은 경우 시계에 필요한 손목은.... (손목에 필요한 시계도 아니고....쩝...) 손목의 손등부위의 면적이 넓을수록
선택의 폭이 많아진다고 깨달았습니다. 직경은 40mm인 시계가 lug to lug 사이즈가 50mm가 되는 경우에보고 착용해
보았을때는 한결같이 나즈막한 한마디가 입안에서 새어나오곤 했지요. "쓰바....." 그리고 파네라이 같이 44mm의 직경을
가지고 있는데도 정작 손목위에 올려보니 "오오~ 찰싹 붙는걸~" 하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시계도 있구요.
다만 주의할 부분은 lug to lug 사이즈가 손목의 손등쪽의 넓이보다 작다 하여도, 브레슬렛 및 스트랩의 끝부분이
시계 케이스와 연결된 형태에 따라서 매우 불편했었다는 경험도 있습니다.
<위 링크에서 퍼온사진 -_-;>
브레슬렛과 케이스가 일체형이긴 한데..... 브레슬렛이 케이스에 닿는 부분이 일정 이상 구부러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위 시계를 착용했을때는 시계의 가장자리부분이 손목위에서 휑 하니 뜨는 느낌이 들었고 주위 분들도
모두 손목 위에서 시계가 겉돈다고 말씀해 주셨었습니다. 사실 시계를 특히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때 이정도 겉도는건 자신의 눈으로 봐서는 알아 챌 수 없습니다. 그저 "오우! 훌륭해!!!"라는 생각만 들게 되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남의 눈엔 겉도는게 보이고,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겉도는게 손목 위에서 느껴집니다.
브레슬렛 모델이라고 해도 시계의 직경이 무지 크다고 해도 손목위에 올려놓았을때, 어울리지 않게 너무
무시무시하게 크단 생각은 들었지만 시계 케이스 끝에서 브레이슬렛이 구부러지는 각도가 자유로워서
그리 불편하진 않겠다 라는 생각이 든 시계도 있었습니다.
<토리노님의 브라이틀링 벤틀링 6.75>
러그 끝에서의 구조와 러그와 러그 사이의 길이가 착용감을 다른 무엇보다도 크게 좌우한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 뒷백 모양 -
시계의 뒷백은...... 평평할수록 편합니다. 위의 사진은 옛날 롤렉스가 자동시계로 태동하던 시절의
버블백 케이스입니다. 불편하기로 소문이 난데 이어 그 불편함은 역사가 되었지요. 뒷면이 평평해야 함은
물론이고 그 평평한 면적이 넓을수록 손목위에서 차악 자리를 잡고 있기 수월합니다만 오토매틱시계들은
대개 약간 돌출된 뒷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면 전체 두께를 좀 늘려서 자동 무브먼트를 담으면서도
뒷백을 평평하게 만든 케이스들도 있지요.
하지만 대개의 수동시계의 경우 그냥 고민할것 없이 뒷백이 평평하게 나오기에 저는 더 얇고 뒤도 더 평평한
수동시계를 이론상으로는 (?) 더 선호합니다. (마음에 드는 시계인데 오토라서 안사! 라는 경우는 없다는
경우이지요).
특히 씨드웰러를 제외한 롤렉스의 시계들과 특히 신형 라인들의 경우 뒷백이 살짝 돌출되어있긴 하지만
손목 위에선 너무나 편안했습니다. 그들은 치밀하게 계산해서 시계를 내놓은거겠죠?
뒷백에 대한 기준은 심플합니다. 평평한 면적이 넓을수록 좋다!
4. 피니싱
이 부분은...... 링고님의 글에 대한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
케이스 피니싱으로 보는 무브먼트의 품질에 대한 접근에 관한 글입니다. 제가 싫어하는 브라이틀링이 대단하다는
글이라서 심적으로는 동하지 않았으나, 역시 많이 배운 글이었습니다. ^^;;
다만, 여기에 더해서....
이런 유무광의 조화가 이루어진 케이스 피니싱이 주는 감흥 역시 만만찮다고 생각합니다. 스틸 시계에서 이런
예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건 역시 로얄오크겠지요. (골드도 사진상은 그렇지만 실물을 본적이 없어서...-_-;)
왠지 노가다가 보이는듯한 모습입니다.
5. 디자인
제가 설명하기는 여태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보다 더 벅찬 내용입니다.
다만, 케이스 디자인은 시계 디자인의 뼈대 그 자체라고 봅니다.
그리고.... 디자인이라는건....... 끌어당기는 대상이 각각 다르므로.......
너무나 주관적인 판단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태그호이어의 포뮬라 1이나
아쿠아그래프의 디자인을 보면 '저건 참 참신하구나!' 하게 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보석 브랜드나 패션브랜드의 시계를 보고도 은근히 욕심이 드는 경우가
더 비일비재하다는 생각을 감출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돈을 쓸때는..... 정통 시계브랜드의 힘이 느껴지는 디자인들이 좋습니다.)
<스티브 g 아저씨의 크로노미터 로얄~ ㅎㄷㄷㄷㄷ!>
자신의 눈에 드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는 전제하에 사족을 덧붙이자면 시계의
originality라는 생명선을 만족시키는 어떤 시계만의 개성과 원류성이 묻어있는 디자인은
객관적으로도 우수하다 아니다라는 판단을 낳을수 있는 부분입니다.
-----------
본질적으로는, 시계의 케이스란 무브먼트을 보호하는 '주머니'의 기능과 동시에 보기좋은...
착용하기 편한 디자인의 구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금속 덩어리를 조각한 작품으로 표현될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 그리고 어떻게...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답을 할 수는 없지만
그 결과물들을 놓고 보았을때 제 눈엔 이게 이렇게 보인다라고 수줍게 이야기 하고 싶은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하고싶어하는 몫은 우리 각자에게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준들을 나열하여 보긴 하였지만, 결국에는 '삘' 하나로 시계의 선택이 결정될 것이라는건
당연하다고봅니다. ^^;; 그리고 이렇게 나열될 수 있는 기준들이란 어쩌면 정말로 지루한 기준들 일지 모릅니다.
정작 누군가에게 가장 중요한 케이스의 조건은 위 사항들의 조합일 수도 있지만........ 정작 단 하나일 뿐일지도
모르죠.
그럼 이만.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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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뚱
2007.08.14 21:31
금세 다 읽었습니다.... 독자가 많다보니 역쉬 부지런하시군요...^^ -
은빛기사
2007.08.15 01:01
개지지님의 글들은 어쩌면 이리도 정겨울까요? 예전 할아버지가 손자의 관심거리에대해 설명해주고 이야기해주는것에 비유하면,,너무 오버일까요? ㅎㅎ
잘읽었습니다,, -
톡쏘는로맨스
2007.08.15 11:26
언제나 좋은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Tic Toc
2007.08.15 12:40
오웃!! 술술 읽히는군요....거럼요!! 시계바닥은 FLAT!! (편평,평편,평평?편편??) 아..어려운 한쿡말.. 할수록 좋지요~ 특히 퐈네라이를 바닥에 내려 놓았을때......
시계 바닥과 러그아래부분의 깎아놓은 면이 딱! 맞게 닿는걸 보면 왠지모르게 야릇한 기분이 들었었어요~~
나도 글잘쓰고 싶다 뛔잇.ㅠㅠ -
지노
2007.08.15 22:56
개지지의 "알기쉬운 시계이야기" !! -
cr4213r
2007.08.16 03:18
이야~ 러그 to 러그 사이즈는 생각도 못했네요!!!!
정말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
토리노
2007.08.16 11:24
전에 대충 손목과 시계의 크기와 관련해서 휘갈긴 글을 써본적이 있었는데..
결국에는 손목에 얹어보기 전까지는 판단하지 말아라가 되더군..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보니..
잘 읽었으.. ^^ -
4941cc
2007.08.16 16:46
실제 손목에 올려놓지 않고서는, 특히 오래도록 올려놓지 않고서는
절대 모르는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 CBR600F를 한 일년즈음 탔을 당시,
대학교 후문 내리막을 내려오다가 갑자기,
어?? 이게 왠지 이제 내 몸과 같이 움직이는구나 하고 느낀 적이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시계는 몇 안되지만,
이제 시계를 손목에 올렸을 때
시계에 따른 개성과 일체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쿠아타이머를 좋아하는 이유가
단순히 IWC라서, 남들이 좋아해서, 명품이라서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직접 차고 생활하면서 느끼게 되는 미묘한 감정, 친밀감이라 말할 수 있는 그런 감정이 이유인듯 합니다.
이런 나를 보고 있자면, 이제 진정으로 시계를 좋아하기 시작하고 있구나 싶어 뿌듯해집니다. -
엘리뇨
2007.12.25 05:41
잘읽었습니다.
오천님은 정말 다재다능한 녀석을 타셧군요?^^; 저도 cbr600f 좋아라했습니다. -
엘리뇨
2007.12.25 05:41
잘읽었습니다.
오천님은 정말 다재다능한 녀석을 타셧군요?^^; 저도 cbr600f 좋아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