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워치 에세이가 워치 컬럼으로 도약할 날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워치 에세이의 7번 타자로 다른 주제를
선정하고 글을 쓰다가 리서치가 막혀서 (T_T) 그냥 다른 이야기로 급선회 해보려고 합니다. ^^;;
뭇 여성들에게도 친구하고 싶은 남자, 연애하고 싶은 남자,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따로 있듯이......... 남자들도
마찬가지이고..... 그리고 저 역시 그러한 기준/취향들이 있지요......
<친구하고 싶은 여자>
<응응하고 싶은 여자>
<같이 살고 싶은 여자>
친구하고 싶은 여자, 같이 자고 싶은 여자, 같이 살고 싶은여자.... 가지고 있는데 이 셋이
위 다양한(-_-;) 사진들처럼 일치한다면 좋겠지요.
하지만........ 시계를 보다보면..... 좋아하게 되는 회사, 좋아하게 되는 브랜드, 그리고 좋아하게 되는 시계가
꼭 일치하지는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1. 마음에 안드는 회사, 마음에 안드는 브랜드 이미지, 하지만 좋은 시계...
파네라이라는 시계는 참 마음에 듭니다. 오히려 무서운 부분은 하나를 가지게 되니 같은 파네라이면서 다른 디테일을
가지고 있는 여타 모델들까지 힐끔힐끔 눈이 간다는데 있지요. 위대한 디자인..... 게다가 무브먼트도 제 마음에 쏙
들죠.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 및 회사 자체가 마음에 안드는 대표적인 시계입니다. 분명 브랜드 이미지야
워낙 다양하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지만 제게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그리고 안좋아 하는 부분은....
이태리표 된장 브랜드 이미지라는 점입니다. (제 스스로가 된장남임을 끊임없이 부정하려는 자세?)
구두도 이태리.... 수트도 이태리..... 가방도 이태리..... 아... 이태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된장가이의
절규입니다.
그리고 이놈의 파네라이라는 회사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주식 한톨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 회사는
하는짓이 얄밉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롤렉스를 따라하는듯합니다. 특히 생산의 통제로 가격을 유지하는
부분은, 먼먼 앞길을 바라보는 회사의 브랜드 빌딩으로서는 좋은 전략인듯 하지만, 그 결과 시계의 가격들에
할인의 씨알이 별로 먹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파네라이의 디자인은 회사체 자체의 능력이라기 보다는
유산을 잘받은 '운빨'이기도 하다고 보기 때문에........ 더더욱 얄밉습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몇몇나라에서 아예 철수해 버리는 모습에서 빈정 상했었습니다. (한국. 게다가 인도네시아. 둘다
저랑 인연이 있는 나라들만 콕콕 골랐습니다.)
그래도 일단 시계를 소유하고 나니까, 기존 구매자들이 가지고 있는 시계의 가치를 잘 지켜주는 거구나... 라는 생각에
조금 호감이 가기도 하지만....... Horology를 fashion다루듯 하는 경영의 모습 또한 보이고 있고,
그리고 희소성에 목매달게 되는 매니아들의 심리를 너무 잘 분석해놓고 그걸 적시에 이용(?) 하는거 같아서
마음에 안듭니다. 뭐.......... 다른 시계회사들에게서도 볼수있는 흔하고 어쩌면 바람직하기 까지한 모습이라구요?
그럼, 좀 티 안나게 세련되게 해야죠.... 다른 회사들처럼............ 특히 자사무브 개발 등으로 인해 점점 더
럭서리의 바다로만 올라가려는것도 마음에 안듭니다. 튼튼하고, 멋진 지금의 시계나 더 잘 만들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다만...... 그럼 미래가 정말로 없을까요?
(그리고 aftermarket 스트랩 마저 짝퉁으로 취급하는 회사의 경영자....... 그런 스트랩들 덕분에 파네라이가
더 잘팔린다는걸 모르고 하는 소리인지...)
또...... 오메가도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오메가의 현행품중 시마스터도 좋아하고 스피드 마스터도
좋아하지만...... 유태인보다 더 짠돌이라고 스위스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는 (그들의 표현을 빌릴
뿐입니다. 전 유태인 좋아해요~) 스와치 그룹의 사장, 탐욕의 상징 Hayek이 떠올라서 그 회사에 무언가
5퍼센트 부족한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레이마켓을 시원하게 주름잡는 어눌한 유통구조와
백화점 애매한 위치에 뭔가 아니다 싶은 조명에 알록달록 색감을 자랑하는 매장들 때문에도 이 회사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가 싶기도 합니다. 특히 오메가 브랜드 이미지는..... 뭔가 다른 녀석이
아닌..... 그저 '2등' 이미지라는 선입견(?)이 제 마음에 안듭니다.
2. 마음에 드는 회사, 마음에 드는 브랜드, 마음에 안드는 시계
이 카테고리에 들어오는 시계로 랑게와 1815가 떠오르는군요.
아름다운 시계입니다만........ 실물로 보았을때..... 저 아라비아 숫자들을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작은 페이스.
그리고 뒷면을 보았을때 사진으로 볼땐 매크로 샷으로 보여지던 경이로운 광경들은...... 루뻬 없이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만큼 미적인 감흥도 떨어졌었습니다.
너무나 동경했던 마음이 커서였을까요? 어울리지 않는 큰 시계들만 보다가 무조건 작다고 제가 그러는걸까요?
이상하네요........ 저는 클래식님의 자그마한 시마스터 미드사이즈를 너무나도 뺏어오고 싶어하기에 비단 사이즈
뿐만은 아닐텐데....... 뭔가 두 눈에 주는 감흥은 떨어지는 랑게 1815였습니다.
그래도......... 랑게라는 회사 자체와 브랜드 이미지는 너무나 좋아합니다.
기술적인 진보에도 멈춤 없으면서도 이건 '장인'이 만드는거다라는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생산과정......
그리고 탐욕스러워 보이지 않는 (물론 이윤추구가 기업의 존재 이유인건 알지만서도요... 거 티 안나게 하는게
멋진거라니깐용) 한걸음 한걸음....... 게다가 스위스 빅 3에 맞서는 고고한 한마리 학같은 브랜드 이미지.
돈 많은 사람들의 시계라는 이미지보다 '매니아들의 꿈'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어울리는 브랜드 그 자체입니다.
또 이 카테고리에 제가 집어넣고 싶은 브랜드는 IWC입니다.
링고님이 제 전두엽에 직접 iwc마귀를 주사하신관계로 IWC에 대한 찬양은 그 이전의 글들에서도 보실수
있겠습니다만... -_-;;, 아, 제가 여태까지 경험한 IWC는......... 이 노무 자슥들은 귀족 손목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빅파, 5001에서 시작해서......... 지금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있는 아쿠아타이머까지...
IWC의 시계들은 러그에서 러그의 길이가 너무 긴 관계로 저는 좌절의 연속을 겪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유일하게 제 손목을 보듬어 주었던 마크는 5001을 사고싶어서 팔아묵고 (크흑)........
동양인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 없는 IWC............. 회사도 마음에 들고 브랜드도 마음에 들건만.....
(블럼라인 아저씨 GG치고 난 뒤에는 그 아저씨만큼 간지넘치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거나 허걱 하는 제품이
잘 안보이지만 그래도 뭐.....쩝......... 어쩌겠나요)
3. 다 마음에 안드는 시계.....
브라이틀링입니다. ㅋㅋㅋ. (결코 바젤에서 브라이틀링 부쓰에서 문전박대 당해서...........가 맞음 T_T;;)
시계 브랜드는 사실......... 살아남고 있는 브랜드는 하나같이 다 어느부분에선 존경스러운 부분이 있고
동경하게되는 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냥 모르고 미워할렵니다. ^^;;
<저와 비슷한 체형의........ 브라이틀링 광고 모델>
그리고 다른 경우의 수도 있겠군요....
4. 회사도 마음에 들고 시계도 마음에 드는데 찝찝한 브랜드 이미지
5. 다 마음에 드는 브랜드
6. 브랜드랑 시계는 마음에 드는데 회사가 참 싫은....
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기다려 보겠습니다. ^^;;;
댓글 17
-
시니스터
2007.08.04 15:42
오호, 재밌는 주제의 글입니다. 저도 몇가지 딱 떠오르는 모델들이 있네요...^^* -
Kairos
2007.08.04 15:44
답글 쓰세요 시니님. ㅋㅋㅋㅋㅋㅋㅋ -
시니스터
2007.08.04 15:58
또 그렇다고 해서 결코 답글을 달지 않는 것이 저의 모습 아니겠습니까...,,,음허허;;;;;;; -
cr4213r
2007.08.04 16:03
제 관점에서....
3. 다 마음에 안드는 회사 : roll.exe -
만두
2007.08.04 17:00
오.....정말 재밌는 주제에요....
제 관점에서는 얄팍한 손목을 배려하지 않는 회사가 싫어요~ ㅠ.ㅠ -
톡쏘는로맨스
2007.08.04 19:24
제 관점에서 5. 다 마음에 드는 회사 : 놀랙스................ㅋㅋ -
알라롱
2007.08.04 20:07
우호홋. 답글 한번 써볼까요? -
은빛기사
2007.08.04 22:23
한 두줄의 댓글로써 표현할수있는 글이 아니군요,,^^ 다만,,많은경우에도 들어가는 단어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다맘에 안드는데..유독
한모델이 마음을 끌어댕긴다면 어쩌시겠습니까? 사실 구매로 이어지는것은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이혜가 아니라 참을수없는 욕구때문일때가 많습니다,,그래서 질로놓고 나면,,여러가지 이유들을 가져다 붙이죠,,ㅎㅎ 역시..재미와 좋은 정보를 동시에 얻을수있는 개지지님만의 글이 아닐수 없습니다,, -
Tic Toc
2007.08.05 00:04
저는 마음에 안드는 회사, 맘에 안드는 브랜드 이미지, 마음에 드는 시계
로 태그호이어가 있습니다.....잭호이어를 허수아비 회장으로 두고난 후 리치몬드에서는 무슨 꿍꿍이인지...태그호이어의 대표격 모델들을 전투적인 디자인으로
해체시키는 듯한 느낌입니다...ㅠㅠ 까레라만의 곡선미 넘치는 러그를 없애고.....모나코의 케이스를 잡아휘었으며....더이상 링크는 근육질 스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피해갈수 없는것이 매니아들의 브랜드 인지도라는것을 깨달았는지......오퍼스 남부럽지 않는 (이건좀 아니지만..) 컨셉워치들은 수없이 발표하면서....그것을 다운그레이드 시킨 시제품들만 줄창 시판합니다...(V4라도 빨리 출시해라 ㅅㅂㄹㅁ들아...ㅠㅠ).... 그래서 태그호이어는 매니아들이 두번째 시계로 업그레이드할때 차보는 시계라는 이미지가 박혀버렸습니다....그 영광스러운 타임키핑 머신들의 이름들을 뒤로하고.....이제는 허물만 남고 브랜드로 살아가려고 하는게 싫습니다... 아직도 판매는 미국에서만 보더라도 5위권 안에 드는 큰시계회사임은 분명하지만......브랜드 컨셉이 바뀐이상 그들의 회사는 싫습니다.....
하지만...아직도 빈티지호이어들을 보면 가심이 발랑벌렁...게다가 아직 개념을 잃지 않은 클래식모델들과 링크의 브레이슬릿을 보면....후아......
너무 좋습니다^-^ -
Tic Toc
2007.08.05 00:06
그리고 파네라이는 오히려 얄미워서 좋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사고싶어도 구할수 없는 시계.....아잇.
203 너무좋아...팔일이랑...후훗. -
bottomline
2007.08.05 00:45
틱톡아~~~ 리티몬드가 아니라 LVMH 그룹아냐? 그리고, ㅅㅂㄹ ㅁ 가 아니라 ㅅㅂㄴㄷ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불량품
2007.08.05 02:27
전 테그호이어가 다~ 맘에 안 들어요~ 우허허허
가장 맘에 안 드는 건 내눈엔 맘에 드는 게 하나도 없는데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높다는 것??ㅎㅎ -
Tic Toc
2007.08.05 04:46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노무 루이비똥 모에 헤네씨 ...ㅋㅋㅋㅋㅋ 워낙에 제 시계눈들이 SIHH에 굳어져 있던 나머지....아무 생각없이 댓글달앗네요.ㅎㅎㅎ -
4941cc
2007.08.06 11:11
참 어렵네요.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회사든 브랜드든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일단
좋아하지도 않는 시계의 브랜드나 회사는 좋다 싫다 할 만큼 잘 알지도 못하는 거겠죠. -
사육신
2007.08.11 20:25
친구하고 싶은 여자....같이 자고 싶은 여자...같이 살고 싶은 여자........................(())
항상 차고싶은 시계.....항상 보고싶은 시계......영원히 같이 있고 싶은 시계..........에 꼭 맞는건........
로렉스 .........라고 해야겠지만....파텍 이라고 말할래요~~!! -
엘리뇨
2007.12.25 05:30
글은 언제나 잘쓰시지만
짤방이 참 ^^; 센스가 좋네요 -
근육파괴술
2009.05.05 14:43
음. 생각해 보면 그렇네요. 모든 것이 다 마음에 쏙 들 수는 없는 것이고 어딘가가 부족할 수 있는 것이 현실적이겠네요. 저는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 그렇게 까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앞으로는 조금씩 내공을 쌓아야 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