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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얼마 전 타임포럼의 자유게시판에 기계식 기술을 습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유망한지........
 
즉 크게보면, 시계 industry의 미래를 묻는 글이 올라왔었습니다.
 
엘빈 토플러같은 미래학자조차 근본적으로 수긍할 수 없는 학문을 하는 사람이기에 경시하던 저 였기 때문에,
 
저 스스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매우 망설여지나,
 
진지한 질문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는 일념 아래, 무모한 도전을 또 짤막하게 해보겠습니다.
 
 
1. 기계식 시계의 위치
 
시계라고 다 같은 시계가 아니면서도.... 시계는 시계입니다. 이게 무슨 땡중식 선문답인가요.
 
쿼츠쇼크 이후 패러다임의 변화로, 휴대폰의 범람으로, 복식 기준의 변화로, 사실 시계는 없어도
 
될 물건이 되었습니다. 다만 차고싶어 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시계는 궁극적으로 그리고 단순하게 정의하자면 액세서리입니다.
 
그 액세서리 안에 담긴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그 종류의 다양성에 휘둘리게되고 그 가격에 짓눌리게
 
되는것일 뿐입니다. 사실 시에라리온 같은곳에선 사람 팔다리를 자를 정도의 사투를 벌여
 
얻어지는 원석을 긴 시간동안의 교육 혹은 도제기간을 걸쳐 실력 좋은 연마사가 가공한
 
다이아몬드를 보고, 남자들은 그 가치를 잘 모르고 큰 다마와 현란한 광채를 지닌 다이아몬드를
 
탐내는 우리의 여성들을 보고  혀를 끌끌찰지 모르나, 저는 시계를 알게 되면서 세상 여자들의
 
마음을 조금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듯 합니다.
 
 
<정말 이해하고 싶지 말입니다>
 
 
 
남자의 보석이라는 말은 지겨운 말이기도 하지만 본질을 잘 꿰둟는 말이라 생각되며
 
그건 곧 소비재의 범주 안에서 본질적으로 사치품에 해당될 수 밖에 없는듯 합니다.
 
 
파네라이를 차고 잠수했던 이탈리아나 이집트 잠수부에게 있어서의 파네라이의 의미.......
 
순토 다이버를 차고 다이빙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의 전자장비로서의 의미.....
 
독일군이 B-uhr를 차고 프로펠러 비행기 속에서 사선을 넘나들때의 또 하나의 계기판으로서의 의미...
 
먼 바닷길을 떠나덧 뱃사람들의 목숨을 담보하였던 마린크로노미터의 의미.....
 
시계에 있어서 이런 도구적 의미들은 이제 극히 마이너 하던가 옛 이야기의 일부로서 퇴색해 버렸지만...
 
 
<4941cc님을 기다리는 롤렉스 3646>
 
역사와 나를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시계 케이스 속에 담긴 작은 기계 세상으로서,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은 시계들에 담긴 이야기로서 시계는  그래도 사치중에 꽤
 
멋들어진 사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회적 지위를 내보이는 작은 디테일중에 하나로서도
 
남자의 손목에서 그 비중이 꽤나 크기도 하니 더더욱 사치라는 정의에 걸맞는듯 합니다.
 
특히나 크게 더 저렴한 가격에 몇배는 더 정확한 쿼츠시계라는 대안이 있어서 그 대비가
 
기계식 시계의 사치품으로서의 명도를 높여만줍니다.
 
 
 
2. 기계식 시계 시장의 이해
 
 
<쥬라 산맥 위에 위치한 스위스의 주요 시계 생산 위치. 아, 샤프하우젠! 외로운 한마리 킬리만자로 표범이여>
 
 
쿼츠를 포함한 시계시장을 본다해도 그 규모에 있어 스위스는 생산국으로서 그 비중이
 
가장 높으며 뿐만 아니라 기계식 시계 시장에 있어서의 점유율 역시 가히 독보적인 나라입니다.
 
세계시장을 상대로 하는 스위스 시계산업은 수출만 해도 현재 연간 110억 달러에
 
육박하며 (2006년도 자료), 양적으로는 90%에 달하는 수출시계가 쿼츠 시계이지만
 
나머지 10퍼센트가 수출금액의 52퍼센트를 차지하므로 기계식 시계의 비중이 매우 큰
 
나라이기 때문에 스위스를 중심에 놓고 기계식 시계 시장을 바라보는것이 가장
 
간단명료하면서도 정답에 가까운 현실인식을 제공해 줄 듯 합니다.
 
공급자 위주로 시장을 본다는것은 절름발이 논리이지만, 스위스의 기계식
 
시계 수출 = 세계의 기계식 시계 수요라는 공식을 전제로 이야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2006년도 까지 스위스의 시계산업에서 기계식 시계와 쿼츠시계의 가치 비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기계식 시계의 르네상스 혹은 부활기로 불리는 1990년대 보다 더 가파른 상승선이 2000년도 부터 다시 시작되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를 해석하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은 수량으로는 어차피 쿼츠 시계에 있어
 
스위스는 그리 강하지 않으나... (.....쿼츠는 아시아죠. ^^;) 스위스 시계 수출에 양적으로는 1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는  기계식시계가 총 금액(질적인 판단기준)에서는 2000년도를 지나 쿼츠를 추월하고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가격별 카테고리에서(쿼츠와 기계식을 둘다 포함한) 위 표는 스위스 시계가
 
3000프랑 이상의 수출가를 가진 시계들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표시합니다.
 
이는 논리적 비약 없이 스위스의 시계 기계식 시계 수출 상승의 원동력은 고가품들에
 
기반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가품은 기계식 시계 및 보석시계로 이루어
 
져있지요.
 
 
 
 
 
기계식 시계의 양적 팽창 역시 위의 표에서 좀 더 정확한 수치로 나타납니다. 이 양적 팽창은
 
쿼츠 시계를 포함한 세계 전체적 수량으로 보면 그리 주목할만한 수치가 아니지만 스위스에서
 
수출하는 기계식 시계 전체의 수량을 집계한 통계로서 평균 가격도 슬슬 오르고 있으며
 
이러한 양적 증가세는 기계식시계가 그리 마이너하게 남아있을것 같다는 비관은 섣부르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이러한 기계식 시계의 성장은 고급시계 분야의 성장에 부속되어있으며......
 
고급시계 = 기계식 이라는 공식이 깨지지 않는한 세계적으로 상승일로에 서있는 럭서리 마켓과
 
같이 기계식 시장 전체는 현재 성장형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3. 넓어지는 고급 시계 시장과 잠재성
 
 
스위스 시계는 대개 홍콩, 일본, 미국, 그리고 EU국가들로 수출됩니다. 
 
홍콩의 경우 아시아 시계공급의 허브라는 역할도 있기때문에 그 나라에서 전부 다 소비한다고는
 
볼수 없으나, 홍콩 및 일본을 위시한 아시아 시장의 비중은 이미 43%에 달합니다.
 
 
 
 
위 표는 2005년 대비 2006년 자료이며 단일국가로서 스위스 시계를 수입하는 데는
 
위에 언급된 5개 국가를 따라갈 곳이 없으며, 이태리의 성장세는 지난 몇년간 주춤하였지만
 
프랑스가 재작년의 큰 성장을 바탕으로 기계식 시계를 포함하는 고급 스위스 시계가 매우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더 고무적인 현상은 고급시계시장의 잠재력은 아직 남아있다는 부분일것입니다.
 
시장 자체는 전 세계 어느나라나 다 형성되어있지만 정작 그 비중은 몇몇나라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몇몇 나라들을 제외하고도 일정이상 경제규모나 국민소득을 이룬 나라들에서
 
사치성 소비재의 수요가 자연적으로 증가함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계식 시계의 수요와
 
시장 역시 정체되어있는 시장을 겪지는 않으리라는 판단입니다.
 
 
 
 
위 표를 보면 많은 나라들의 스위스 시계 수입 비율을 알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20위인데다가 2005년에서 2006년에
 
큰 증가세를 기록했군요.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괄목상대했군요. 스위스의 시계산업이 전도유망한 부분은 시계
 
총 수출의 83퍼센트가 상위 15개 국가에 편중되어있으며, 위 표의 30개 나라들이 전체 수출대상 비율의 91.7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하위 15개 국가 및 위 표에 들지도 못한 나라들이 그래도 경제 성장의 여지가 더 많은
 
나라들이라는걸 고려하면 시장의 확장은 앞으로도 더 여지가 있으며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듯 보입니다.
 
기계식 시계도 덩달아 더 큰 시장을 맞이하겠구요.
 
 
 
 
4. 기계식 시계의 문화
 
 
이제 공급자 위주의 시각에서 조금 벗어나, 위의 표나 그래프같은 확고한 데이터가 사실 없는.......
 
기계식시계 문화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 보고저 합니다.
 
 
70년대의 쿼츠 혁명 이후 쿼츠가 득세하기 시작하고....... 그 이후 기계식 시계의 르네상스인 90년대 부터
 
기계식시계가 부활 및 활황을 누린지 아직 그리긴 시간이 지나진 않았습니다. 고작 90년대 부터의 기계식
 
시계의 성장세를 가지고, 그리고 현재의 럭서리 소비재의 선전을 가지고 향후 몇년의 트렌드를 짐작하는것은
 
그리 큰 무리가 아니겠으나, 몇십년 후에도 기계식 시계가 이렇게 성장세를 거듭해 커다란 파이를 차지하고
 
있으리라고는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길게 보았을때 기계식 시계가 단순히 변곡점 하나에 다다르고 있는걸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기계식 시계의 미래를 논하는데.................. 사치품으로서만의 시장에서의 위치에 덧붙여....
 
기계식 시계를 이해하고 매력을 느끼는 그 문화를 간과할 수 없다고 봅니다.  
 
 
어쩌면 쿼츠 혁명 이후 '잃어버린 20년'에 대한 반동으로....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더 깊게 즐기려는
 
문화가 인터넷등을 기반으로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면서 시계 매니아들의 기계식 시계에대한 애착은
 
더 공감되고 지적이며 강한 중독성을 오히려 쿼츠 혁명 이전보다 더 커져간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적인 예가 시계에 대한 출판물의 존재 여부라고 봅니다.)
 
 
 
 
 
 
단순히 비싼시계니까 산다....... 라는 사치품 시장의 성장과는 별도로........
 
정말 이놈의 시계가 왜 비싼지 이해가 안갔는데..... 점점 그 돈을 주고서라도 사야겠다라는 생각이
 
커져나가는걸 막을수 없는게 시계매니아며 그들의 문화입니다. 굳이 지식이 소비로 이어지는건
 
아니지만서도, 기계식 시계 문화를 갖춘 시장에서의 소비란......단순히 비싼 물건를 살수 있다는
 
과시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금통 다이아 롤렉스보다 파텍 필립을 사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굳이 사진 않더라도
 
금통 다이아 롤렉스 보다는 파텍을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수록이죠.) 얇은
 
기계식 무브먼트를 동경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두껍지만 다이버시계에 담긴
 
도전을 이해하고 참아가는 사람이 더 생겨날때..... 시계 매장에 가서 옷매무새나
 
차고있는 시계로 판단당하는 경험보다는 매장에 있는 전문가와의 대화가 좋은 경험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때....... 그들에게서 기계식시계에 대한 정의를 들을수 있게 될때.......
 
이런 모습이야 말로 기계식 시계 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세계의 인정이라는 자위행위같은 수사를 덧붙이지 않고도 한국인들
 
스스로 인정할수 있는 훌륭한 워치메이커들이 하나씩 배출되고 그들의 이름이
 
비교적 소수의 매니아들 사이에서라도 익숙해질때가 진정한 성장의 징후들이
 
아닐까요.
 
 
 
시계 케이스에 다이아 박는 기술자와 무브먼트 안의 휠의 두께를 결정하는 기술자.......
 
앞으로 둘중에 누가 더 장래가 유망한지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만,
 
 
둘 다 현재 최소한, 사양산업에 발을 담구고 있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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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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