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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개지지 478 2007.07.13 19:38
 
 
1년이 채 안된 시간. 이 시간이 제가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라는 도구를 만나기 시작해 이 사물이 가리키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각보다, 시계와 관련된 글과 사진을 더 들여다 본 시간입니다.
 
나만의 시계를 하나 찾겠다라는 목표 아래서 시계는 목적지라기 보다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이 더 컸던듯
 
합니다. 실제로 시계를 차는데는 전혀 필요없을, 수 많은 단어들의 바다를 헤엄치기 위한 매개체요.
 
 
오늘 문득 든 생각은, 시간 나는대로 그냥 짬짬히 시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즐기고 지식을 훑던 제가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나서 지금은 이런 저런 시계에 대해 아는체를 하는 모습이 사뭇
 
우습기까지 하단거였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떠올리면 바로 연상작용으로  떠오르는 말은
 
아는자는 말하지 못한다라는 말이기도 하구요.
 
 
튼튼하고 오래가고 예쁘고 정직한 가격을 가진 시계를 사겠다는 욕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사실 내구성, 영속성, 미학, 경제성이라는 화두에서 단 하나의 정의도 저의 능력으로는 내리기가
 
어려운 듯 합니다. 가끔 그런척 한다면 그건 단순무모한 치기에 불과하겠죠.
 
 
 
하지만 어딘가에는 객관적 진실이 있다는 생각을 해왔기에 계속 시계 이야기를 듣기를 즐겼던듯 합니다.
 
 
 
 
제 친구들이 가끔 묻습니다. 왜 허구헌날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냐고. 태초에 신이 사람을 빚을때 흙으로
 
빚은 사람 따로있고 된장으로 빚은 사람이 따로있는가보다 하고 이야기합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시계가 왜 좋냐고 물을때 저는 사실 말문이 막힙니다. 아무말도 하질 못하겠습니다.
 
좋은 시계를 보고싶고 시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싶어서 토요일마다 예지동을 가던때에도,
 
밤 늦은 시간까지 시계이야기를 번역할때도, 수리기사님을 찾아갔을때 그가 작업하는 책상에는
 
무엇이 있고 그는 무엇을 하는지 계속 그곳에 남아있을 핑계를 찾아가며 어깨너머로 구경을 할때도,
 
바젤에 가서 시계의 바다속에 빠져있을때도......... 내가 왜 시계에 그런 관심을 가지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던듯합니다.
 
아무리 만나도 마음을 알 수 없는 여자에게 더 끌리는것과 같을까요?
 
 
 
하지만 시계에 대해서는 어떠한 객관적 진실이 있다고 믿고있으며 주관이란 일정 이상의 객관성을
 
가진 관점 위에서 생겨 날 수 있는 성취물이라고 믿기에 계속 누군가의 시계 이야기를 듣고싶어하고
 
이렇게 종종 하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제가 타인에게 듣는 작은 시계이야기가 제가 인생에서 사물을 보는 법을 배우는 삶의 교훈으로
승화될 수도 있습니다.
 
누가 그냥 저를 붙잡고 가르쳐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횽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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