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빠진 날 맞이하여, 부모님께 감사 인사 드리려고 전화 했다가......아버지 목소리를 듣고 순간 울컥 했습니다.
제 아버지께서는 이제 육십대 후반을 향해 가시는데, 은퇴 하시고 고향 집에서 텃밭 가꾸는 소일거리로 하루를 보내십니다.
검소하신 당신께서는, 롤렉스를 제대로 닮지도 못 한 싸구려 금장 쿼츠 시계를 십년 넘게 차고 계십니다.
이제 도금도 많이 벗겨져서 싼티를 넘어 안쓰러워보일 정도가 되었습니다.
제가 좋은 녀석 사드리겠다고 해도 "사주면 팔아버리겠다."며 완강히 거부하시는 바람에 아직도 바꿔드리지 못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롤렉스 6694를 권해드려도 손사래를 치십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시덕질 하는 것에 핀잔 한 마디 하지 않으시고, 니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하는 취미 생활이니 좋아보인다고 하십니다....
IMF 때 너무 큰 타격을 받으셔서 노후 자금조차 변변치 않은 빡빡한 처지이신데도, 아들 생일이라고 이십만원을 몰래 제 통장에 입금하셨더군요.
직접 주시면 제가 안 받을 것 같아서 몰래 넣어버리셨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생일날에는 어머니가 더 애뜻하게 그리웠는데, 결혼하고 나니 아버지 목소리가 더 듣고 싶어지더군요.
아직 저는 아이가 없어서 아버지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 하지만...나이가 드니, 아버지 생각이 더 간절한가 봅니다.
오늘은 잠깐 짬을 내어 책장에 있는 책 한권 꺼내 읽습니다. [아버지란 무엇인가]
아버지가 사라져버린, 아버지의 빈 자리가 너무 큰 현대사회의 슬픈 초상을 다룬 책입니다.
나는 어떤 아버지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데 자꾸만 제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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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즈N로즈
2013.07.1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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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ntie
2013.07.18 19:21
추천 감사합니다.~^^
회원분들 다 같이 아버지를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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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백광
2013.07.18 12:57
저도 딸 아이가 태어나고 부터~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사랑에 대해 다시 느끼게 되었는데요 ~정말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은 끝이 없고~ 무조건적인 것 같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0^ -
omentie
2013.07.18 19:22
전백광님은 따님이 있어서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저보다 더 애뜻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아버지가 될 준비가 못 되었는지, 하늘이 자식을 안 주시네요 ^^;
좀 더 준비되면 주시려나 보다 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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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엉덩이시키
2013.07.18 13:50
이런 단어 선택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강제집행이 필요할듯 싶습니다. 말씀은 그리 하셔도 아들이 뜻깊은 선물하는데 정말 팔아버리진 못하시지 않을까요? ^^ -
omentie
2013.07.18 19:24
저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에 강제집행을 시도해 보려 했으나;;;; 아버지의 자존심에 누가 될까 감히 강제집행을 못 하고 있습니다. ^^
조만간 강제집행 다시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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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3.07.18 14:09
정말 좋은 포스팅입니당.^^ 저는 여전히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르는 조금은 철없는 아들인데(사실 어릴 때 속을 많이 썩이긴 했죠 ㅋㅜㅠ),
나이가 들수록 확실히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지는 거 같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 그러나 그 안에 감춰진 가장의 고독... 흐으...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다는 생각을 하면 사람을 대할 때 더욱 정중해지고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 정말 사랑하구요. 위에 올려주신 책도 언제 시간될 때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다보사 어고노틱도 역시 이쁘네요. 즐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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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ntie
2013.07.18 19:27
어찌보면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를 수 있을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
이 책, 두꺼운 심리학책이라 재미 있게 술술 읽히지는 않으나, 새겨둘 내용들이 많으니, 기회되면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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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형
2013.07.18 17:10
아버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된건 결혼 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어머니, 아버지라는 단어만 들어도 뭔가 찡~해져 오는게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에고고..
그래도 오늘 저녁은 본가에 들러서 저녁 식사 하기로 했습니다!
갈 때 간식이라도 사들고 가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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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ntie
2013.07.18 23:20
아롱이형님은 저보다 훨씬 효자시군요 ^^
저는 멀리 떨어져 사는데다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님을 못 찾아뵙고 있는데.....
내일부터는 자주 전화라도 드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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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efdfe
2013.07.18 18:13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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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ntie
2013.07.18 23:21
그렇게 큰 소리로 아버지께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저에게도 빨리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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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2013.07.18 20:14
좋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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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ntie
2013.07.18 23:22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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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우물
2013.07.18 21:02
아버지,,,보고싶습니다,,,ㅜㅠ<script type="text/javascript">var vglnk = {api_url: '//api.viglink.com/api', key: '0dff9ade2d1125af6c910069b6d6e155'};</script><script type="text/javascript" async="" src="http://cdn.viglink.com/api/vglnk.js"></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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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ntie
2013.07.18 23:23
이상하게 생일날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평소에 잘 보지도 않던 아버지 사진을 꺼내 보았습니다.
저보다 훨씬 미남이시고, 웃는 모습도 훨씬 매력적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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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sate
2013.07.18 23:54
저도 아빠가 되다 보니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새롭게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아버지께 문안 전화 한 번 드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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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ntie
2013.07.19 00:57
노총각 시절에는 신혼 부부가 부럽더니, 결혼하고 나서는 아이 둔 부부가 제일 부럽습니다. ^^
사라사테님도 자녀 둔 아버지시라, 저보다 아버지 마음 훨씬 더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문안 전화 잘 드리시고, 자제분들과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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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개비
2013.07.19 18:51
저도 기력이 많이 쇠하신 모습을 뵐때마다 마음 한켠이 아려옵니다...
추천드립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