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oon920126입니다.
오늘은 어제.... 가 아니라 오늘 새벽(헿)에 예고드린 득템기를 올릴까 합니다.
리뷰 전에 득템 비하인드 스토리를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하는데,
일종의 고해성사(?) 가 될 지도 모르겠네요. 아하하하..
일단 아시는 분들은 아실 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대학생입니다.
(시계가 어울릴만한) 사회적 지위, 금전적 능력, 나이 등
모든 면에서
타임포럼의 막내 라인에 위치하고 있지요.
군복무 중에 한 간부님을 통해 타임포럼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타임포럼에 가입한 것을 저는 제 군생활에서 최고이자 최악의 사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역한 지 이제 두 달이 지났고, 말년휴가를 이용해 복학을 했습니다.
사회 및 학교생활 적응과 성적관리를 위해 일단 이번 학기는 알바를 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매달 꼬박꼬박 용돈 받아다 쓰는 돈벌레이지요.
밥값을 한 끼 3천원으로 계산해서 하루 3끼, 한달 30일로 계산해서 27만원, 반올림해서 30만원을 받습니다만...
돈을 아끼기 위해 매 끼니를 집에서 해결합니다.
그 돈으로 술을 마시고, 영화를 보고, 밤 새면 같이 새는 후배들 야식 사주고, 거기서 또 모아서 시계를 사요!
자, 그래서.
돈이 없는 사람이 자신이 살 수 없는 것을 열망하다 보면, 그것을 대체할 다른 것을 찾게 됩니다.
많은 경우는 가품이 눈에 들어오게 되구요.
사건의 발단은 어느 시계였습니다. 아마 타임포럼에는 모르는 분이 없을 만큼 유명한, 모 사의 어느 모델이었지요.
정말 미친듯이 가지고 싶은 모델이었지만 가격이 2천만원 가까이 하는 한 몸값 하는 녀석이었습니다.
몇 달간 시계앓이를 하던 저는, 싼 값에 구할 방도가 없을까 하다가 한 가품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주변에 가품을 차고 다니는 사람들도 몇몇 봐 왔기에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결국 한 달간의 고심 끝에 아끼고 아껴뒀던 돈을 그 시계를 사는 데 쓰게 됩니다.
보름쯤 지났을까, 문자가 도착합니다.
'주문하신 상품이 품절이 되었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내용의 문자였습니다.
음.
보름이나 지나고 이제와서 품절이 되었다고 하니 짜증이 날 만도 한데,
문자를 받고 나서 든 생각은
'...아뇨 죄송하긴 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었습니다.
질러놓고도 마음 속 한 구석이 편치 않았었는데, 그게 없어지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저는 가품을 사는 데 있어서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품을 사지 말라는 신의 계시로 받아들인 것이지요.
어쨌든, 그래서 환불받은 돈으로 무엇을 살까 고심하며 제가 사둔 시계들을 둘러봅니다.
여름이라는 계절 특성과 6개 중에 방수가 되는 놈이 단 한 놈도 없다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땀이 차지 않는 메탈 브레이슬릿의, 방수가 되는 튼튼한 다이버 워치가 아주 적당할 것 같네요.
일단 오몬과 펩시 등을 생각하며 세이코 쪽을 둘러보다가
올해 상반기에 부흥을 누리고 있는 마이크로 다이버당이 생각납니다.
스트랩을 구경하러 자주 들어가보는 고양이네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Obris Morgan이라는 브랜드를 발견합니다.
어떤가 싶어서 타임포럼에 검색을 해보는데, 안 나옵니다. 아마도 첫번째 오너가 될 것 같아요.
워낙 남들과는 다른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앗싸 하면서 결제창을 띄워놓습니다.
그래도 평은 봐야 하니 구글링을 합니다. 리뷰 동영상도 보면서 꼼꼼히 체크합니다.
대부분 '이거 가성비 최고임. 꼭사라 두번사라' 이런 투입니다.
결제를 들어갑니다.
이틀 뒤, 벨이 울리고 저는 드디어 그 녀석을 손에 받아보게 됩니다.
재미없는 득템기 읽어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만나볼까요.
오늘의 주인공,
신께서 직접 계시를 내려줌과 동시에 점찍어준 상대(?)
Obris Morgan의 Nevon입니다.
일단 처음 도착하면 상자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뭐랄까... 공구 박스? 폭탄? 같은 느낌의 상자네요.
상자를 열어봅시다.
단촐한 패키징입니다. (옆에있는 식칼은 택배박스 찢을 뜯을때 썼던...)
내용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일단 시계와 검은 종이 봉투, 조그마한 유리병 안에 바넷봉 여분 1개가 들어있구요,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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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기
2013.05.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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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6 03:22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은 왠지모를 자부심(?)을 느끼게 하지요.
숨겨진 브랜드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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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체
2013.05.25 18:19
득템을 축하합니다...^^
멋진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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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6 03:23
감사합니다. 조목조목 뜯어보면 볼수록 어떻게 이 가격에 이런 녀석이 나오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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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세
2013.05.25 18:26
이쁘네요 저도 검색해서 구경좀해봐야겟습니다^^ -
joon920126
2013.05.26 03:24
충분히 흥미를 가지고 눈여겨볼만한 녀석같습니다. 후회는 안하실 것 같구요. 하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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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린눈
2013.05.25 19:57
예쁘네요. 브레이슬릿 탐나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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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6 03:25
찾아보다가 알게 된 건데 이 녀석의 브레이슬릿과 똑같은 5연 샌드블래스티드 스틸 브레이슬릿을 시계 가격의 1/3에 팔고 있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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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후판다
2013.05.25 20:15
추천 드립니다.^^ 저도 눈여겨보던 녀석이군요. 요 녀석은 가격 대비 정말 좋은 시계인듯 합니다. -
joon920126
2013.05.26 03:26
추천 감사합니다! 다이버 시계의 가성비로 치면 세이코 오몬에 해당하는 정도의 녀석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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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m
2013.05.25 21:45
건전한 시계생활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 특템 축하드립니다. 저도 검색 좀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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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6 03:27
감사합니다. 제 시계를 보고 다른 분들이 검색을 하신다는게 뿌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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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rhdudtn
2013.05.25 22:54
사용기 잘보았습니다. 정말 잘만들어진 시계라는 느낌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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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6 03:29
꼼꼼하게 만들어진 시계들은 첫눈에 반하기보다는 볼수록 매력있어보이는 경우가 많지요.
이녀석도 끓이면 끓일수록 구수한 맛이 나는 된장찌개같은 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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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zyRock
2013.05.25 23:35
정성어린 사용기 잘 봤습니다.
브레이슬릿이 맘에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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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6 03:34
브레이슬릿이 정말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기계의 윤활유 냄새가 훅 풍겨오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정말 남성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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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sate
2013.05.26 00:00
아주 재미있고 자세한 득템기 아주 잘 봤습니다~!
득템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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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6 03:29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사라사테님도 한번 들여보심이 어떠하신지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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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세이코
2013.05.26 02:37
5연밴드가 인상적이었던 오브리스 몰간 잘 봤습니다~
43mm 사이즈였군요 사진으로 봤을땐 좀 작을거 같았는데 18cm 손목에 잘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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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6 03:33
고백을 하자면 브레이슬릿 하나 보고 지른 감도 없지는 않지요.
사진 상으로 작아보이는 건 두꺼운 베젤 때문에 다이얼이 작아보이는 것도 있지만
풀코 상태의 브레이슬릿이 워낙에 길다는 점이 크게 작용합니다. 정말이에요. 속으시면 안됩니다(?)
이거 브레이슬릿 줄이고 나서 다시 사진 찍으면 다이얼의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감이 잡히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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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ntie
2013.05.26 03:37
글 정말 재미 있게 잘 쓰시네요 ^^
웹툰 읽듯 혼자서 ㅋㅋㅋ 거리며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
전반적으로 마초스러운 디자인이 멋지나;;
미니멀리즘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아주 멋진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만, 회전베젤에 5분이나 15분 단위의 마크가 없는 점은 기능상으로 좀 애매하지 않나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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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7 12:29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한가지 더 언급드리자면, 다이얼 상에 눈금이 없는 것도 생각보다 불편하게 다가옵니다. -
블루폭시
2013.05.26 07:15
추천드려요.
제가 구입한 느낌?
드는 잼나는글이네요 득템 추카요 -
joon920126
2013.05.27 12:29
추천 및 축하에 감사드립니다. ㅎㅎ -
아롱이형
2013.05.26 09:36
득템기 겸 리뷰 재미있게 잘 쓰셨네요!
오브리스 모르간에 대해 관심 가지신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오브리스 모르간이 가격 대비 품질이 굉장히 좋다는 평은 많이 들었습니다.
마이크로 다이버당에 새로운 브랜드가 또 하나 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ㅎㅎ
대학생 신분으로서 알뜰살뜰 모아서 시계 생활을 하시는게 참 보기 좋아 보입니다.
만약 제가 대학생 때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더라면, 아마도 joon 님께서 하시는 방법 그대로 갖고 싶은 시계를 위한
돈을 모으고, 득템하고, 갯수는 적지만 다양한 줄질을 하면서 함께 추억을 쌓아갔을 것 같습니다.
대학생 때 (혹은 그 이전에) 시계에 관심을 갖고 즐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서 그런지
일찌감치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되신게 너무 부럽기만 하네요.
앞으로도 즐거운 시계 생활 이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연히 추천 드리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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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7 12:52
추천 감사합니다!
시계라는 것에 대해 일찍 알게 된건 행운같습니다. 가끔은, 너무 이 세계에 일찍 발을 들여놓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할 때가 있지만요... 허허 -
남자의자존심
2013.05.26 10:21
정성이 느껴집니다^^ 저도 요즘 etc에 급관심이 생기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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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7 12:54
티셀 157이나 마이크로다이버들을 보고 있으면 etc당이 요즘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
Eno
2013.05.27 11:42
멋진 득템기를 뒤늦게 봤네요. Nevon 참 잘 만든 시계임엔 틀림없습니다. 전작 브랑코도 그렇고 OM의 가성비는 정말 놀라운 면이 있습니다.^^
빈티지 다이버 디자인을 나름대로 잘 계승해 응용한 시계라 봅니다. 저는 특히 전체적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이 맘에 들어요.
후드형 러그 덕분에 다양한 줄질도 잘 받는 시계이니 재미있게 즐기시는 일만 남았네요.^^ 득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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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920126
2013.05.27 13:03
후드형 러그가 줄질이 잘 받는 스타일이었군요; 이노님 덕분에 첨 알았습니다. 아직 소형 드라이버가 없어서 집에서의 줄질은 조금 힘들것같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무광 브레이슬릿을 넘을 줄질이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미니멀한 디자인이라고 하니 다음 목표로 잡고 있는 모바도 뮤지엄이 생각납니다. 12시 방향의 도트가 네본의 베젤 도트와 닮은 느낌이 나네요.
묵직한 존재감이나 피니싱, 디자인 등 이 시계를 이 가격에 사는 소비자를 자동으로 양심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신기한 시계인것같아요.
저와 취향이 좀 비슷하네요
저도 이제는 마이너한 취향의 시계만 모아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