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생활을 좀 하다보면, 소위 덕후 기질이 있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빈티지나 커스텀 쪽으로 빠지게 마련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빈티지나 커스텀 양쪽 다 관심은 참 많지만, 빈티지 쪽은 아직 내공이 부족하여 학습 진행형이고 ㅋㅋ,
커스텀 쪽은 생활이 이래저래 바쁘기도 하고 일단 성격상 약간의 귀차니즘 때문에 쉽게 엄두를 못내고 있는 편입니다.
빈티지나 커스텀 쪽은 단지 고급 시계를 구입할 총알이 부족해서 만이 아니라, 기성품에는 더이상 쉽게 만족을 못하는 분들,
이제 기존 브랜드의 유명하다 하는 시계들은 어지간해선 두루 다 섭렵했다는 분들이 넘치는 덕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빠져드는,
알면 알수록 어쩌면 블랙홀과 같은 영역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저는 이런 게 무서워서 감히 엄두를 못 내고 숨 고르기 중이라능;;
오늘 소개할 SWISSPL이란 회사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커스텀 워치를 갖고 싶은 분들이라면 한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봅니다.
미 캘리포니아 베이스의 이 신생 업체는 <Everything we make is custom. Own a watch that tells your story>가 공식 모토일 정도로,
우리 포럼내에서 최근 자주 소개, 언급되고 있는 다가즈(Dagaz)나 Mk II처럼 특정 커스텀 업체로 시작해 하나의 독립 브랜드를 지향하는 스타일과는
또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업체입니다. 그렇다고 롤렉스나 AP를 가져다가 전문적으로 커스텀하는 업체인 뱀포드(Bamford)같은 방식과도 다르죠.
이제 갓 30대 초중반의 나이인 젊은 워치 enthusiasts들이 단합해 2010년부터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시작한 SWISSPL.(흡사 개러지 펑크록 밴드 같은 분위기랄까 ㅋㅋ)
하지만 업체명에 스위스라는 타이틀을 붙인 만큼, 무브먼트(ETA) 포함 주요 부품들은 스위스 메이드만을 고집하고 이를 가져다 조립, 테스트해서 출고하는 수준입니다.
앞서 첨부한 사진에서 보심 아시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모델인, 클래식 다이버 모델부터, 에비에이터 스타일, 벨앤로스가 연상되는 Tactical 스타일로 각각 구분되구요.
각 컬렉션(케이스 형태)별로 가격차도 갈리게 됩니다... 기본 다이버 모델은 785달러부터 시작하고, 에비에이터는 1000달러 초반, 택티컬은 1400달러 부터 시작합니다.
케이스 같은 경우는, 클래식 다이버는 스타인하트나 DAVOSA, Certina 같은 기존의 여러 브랜드서도 가져다 쓰는 전형적인 서브 스타일이구요.
에비에이터나 택티컬 같은 케이스도 역시나 많은 브랜드에서 이미 익히 본 형태의 그것입니다. 스위스 메이드라는 포장을 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이런 케이스들은 중국쪽 팩토리서 제작된 것들이지요. 이걸 OEM 형태로 가져다 각 브랜드별로 조금씩 다듬어 자기화하는 셈입니다.
SWISSPL은 여기에 베젤이나 사파이어 글라스 두께 및 종류(플랫, 돔, 더블 돔 선택 가능), 인덱스 및 핸즈 형태 및 색깔, 케이스백 인그레이빙 등 거의
모든 파츠에 맞춤 커스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러한 커스텀 작업을 온라인상에서 바로 시뮬레이션화 할 수 있으면 좋은데,
이 업체는 온라인상에서 이를 구현하려면 일단 페이팔로 돈부터 지불해야 가능합니다. 즉, 애초 살 생각이 있는 사람만 커스텀 작업을 진행하란 뜻이지요.
그럼 이들 업체의 지금까지 선보인 대표 작업 몇 점 감상하시겠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전부 이들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SwissPL) 내지 공홈(http://www.swisspl.com/index.php)에서 퍼왔음을 밝혀 둡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에 첨부한 사진들의 그것은 클래식 다이버 케이스에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는 밀리터리한 컨셉을 극대화시킨 작업물들입니다.
이중 몇 종류는 실제 미 해군이나 공군 작전 부대 소속대원들이 단체로 주문해간 시계도 있다고 하네요.(요즘은 보급시계가 잘 안 나오니 군생활 기념품 삼아서ㅋ)
그런데 굳이 이런 밀리터리한 느낌이 부담스럽다면 싶으면, 애초 이를 배제하고 또 담백한 스타일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주문할 수가 있지요.
이번엔 에비에이터(Aviator)나 택티컬(Tactical) 컬렉션 중 커스텀한 시계 몇 점 보시지요.
보시다시피 에비에이터 모델은 유니타스/ETA 6497-1 무브를 쓰고 있습니다.
갠적으로 바로 위에 첨부한 시계 너무 탐나요... ㅠㅠ 완전 이쁘고 제 스타일...
이 정도 커스텀 작업하면 제 생각엔 한 1500불 정도 할 거 같은데... 하아 참 땡깁니다... ㅋㅋ
그리고 지난 해 말부터는 기존의 커스텀 작업으로는 성에 안 찼는지 이런 기괴한 호러풍의 시리얼킬러, 좀비, 침입자(Invader)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위 첨부한 인베이더 한정판 영상 보심 아시겠지만, 시계 다이얼 느낌이 상당히 그로테스크하고 무섭습니다. 출시되자마자 바로 솔드 아웃 됐지만요...ㅋㅋㅋ
아무래도 일부 게임 매니아들이나 B급 스릴러무비 덕후들을 위한 스페셜 모티프 커스텀 워치라고도 볼 수 있을 텐데....ㅎㅎ
흐음... 게임도 안 좋아하고 이런 고스풍(?) 역시 안 좋아하는 제 눈에는 영 그닥입니다.(워킹데드 매니아들은 좋아할라나요?! ㅋ)
여튼, 컬렉팅 목적이라면 또 모를까... 이런 시계는 차고 다니면 상대에게도 뭔가 민폐, 자기도 왠지 시간 볼 때 무서울 거 같아요.
암튼, 흥미로운 작업을 하는 신생 업체이고, 저도 Ryno 블로그 갔다가 알게 된 건데,
독특한 커스텀 워치 선호하시는 분들께선 함 관심을 가져보실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럼 오후 즐거운 시간 보내시구요. ^^
댓글 24
-
비와천
2013.04.03 12:48
-
Eno
2013.04.04 12:54
그렇지요?^^! 커스텀 워치만의 매력이 분명 있지요. 잼있게 보셨다니 저도 좋습니다. ㅋㅋ
-
뽕세
2013.04.03 12:50
, 빈티지 쪽은 아직 내공이 부족하여 학습 진행형이고 <--- 이노님의 말씀 동의할수없습니다.
이노님이 부족하다하면 저는 말 그대로 ㅠㅠ ......흑..
여튼 타포에 몇몇 분들있지만 이노님이 올려주시는 포스팅은 뽐뿌가 장난아닙니다. 이노님 포스팅은 안보는게 답인거죠?ㅇ,,ㅇ;;
-
Eno
2013.04.04 12:56
헉... ㅋㅋ 가감없는 사실입니다. 시계 생활 몇년 했지만, 빈티지 쪽은 아직 도전할 엄두가 안나요.
커스텀은 일전에 함 시도했다가 처참하게 말아먹은 적도 있어서...ㅋㅋㅋ 암튼 제 포스팅을 안 보진 마시구요. 그럼 섭해요. ㅎㅎㅎ
-
플레이어13
2013.04.03 12:54
이런 시계를 소개해주시다니.....와 정말 더이상 버틸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특히나 저 붉은 배젤은!!!!!
-
Eno
2013.04.04 12:57
플레이어 형님도 다양한 시도를 하시길 좋아하시니 끌리셨을 줄 압니다.^^ 저는 그저 유구무언... ㄷㄷ ㅋㅋ
-
freeport
2013.04.03 12:58
오호~ 흥미롭군요. 이노님께서 소개해주시는 시계의 세계는 정말 새롭고도 놀랍습니다.
그런데 재미로 한 번 해보기에는 가격이 좀 비싸군요. ㅠㅠ
-
Eno
2013.04.04 12:58
ㅎㅎ 가격대가 좀 아쉬우신가요?!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만... 뭐 결과물이 좋고 맘에 쏙 든다면야... 한번쯤은...^^
-
Duometre
2013.04.03 13:07
정말 독특하군요ㅎㅎ
한개쯤 해볼만하네요~ -
Eno
2013.04.04 12:59
Yup! 동감입니다. ㅋㅋ
-
Howling
2013.04.03 13:54
이야.. 정말 흥미롭습니다. 입맛대로 고를수있는 커스텀시계라니 !!! 정말 멋지군요
-
Eno
2013.04.04 13:00
이 안에서도 약간의 틀은 있지만, 어느 선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 있는 거 같습니다.
-
sarasate
2013.04.03 13:55
오~ 이정도로 커스텀이 가능한 시계가 있는 줄 전혀 몰랐는데, 이노님 덕분에 오늘도 많이 배웁니다~ ^^
빨간 베젤에 길트 다이얼 모델이 눈에 화악~ 띄네요~!!!! ㅎㅎㅎ
-
Eno
2013.04.04 13:01
ㅎㅎㅎ 역시 사라사테 님도 빨간 베젤에... 매니아들은 확실히 디테일에 약하지요.
-
푸른삶
2013.04.03 14:54
이노님이 정말로 좋은 정보 많이 주긴 하는데..
그냥 보기만 하고.. ' 아 이런게 있구나 ' 하고 넘어가기만 하면 괜찮지만..
현실은.. ' 아 이것도 이쁘네.. 얼마지? ' 대부분 이런 반응을 보이는 제게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 포스팅은 다행입니다..
공홈 들어가서 살펴보니.. 요즘 구매하려고 눈팅중인 다이버시계 기본가격이 쿼츠무브먼트로 부터 시작되는 군요.
ETA무브 넣고.. 커스텀이라는 공포의 마케팅 전략에 휘말리다 보면.. 가격이 꽤 나갈거라는 판단이 일찍 내려지는 군요.
요즘 지름신 난립을 부추기는 이노님 포스팅이지만.. 추천은 안 드릴수가 없네요. ^^
-
Eno
2013.04.04 13:03
흠... 정보는 그저 정보일뿐... 시야를 넓히는 차원에서 보심 되지 일일이 뽐뿌 받으심 저도 곤란해요. ㅋㅋㅋ
SWISSPL 같은 경우는 가격대는 약간 하는 편이지만, 왠지 작업물은 굉장히 맘에 들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관심이 가구요.^^
-
kasandra
2013.04.03 16:11
예전에 이 브랜드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이노님이 정리해 주셨내요..감사드립니다..^^
섭마류의 케이스를 이용한 시계가 전 맘에드네요..
특히 빨간베젤..ㅎㅎ 언젠가 빨간 베젤의 다이버 시계를 하나 들이고 싶네요..ㅎ
다양한 다이얼..베젤등은 이용해서 맞춤형 시계 하나정도 있으면..하는 생각 예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개인이 따로 해외에서 부품을 구하고 ..국내서 조립하면..사실 품질이 그닥 좋지 않은 경우를 여러번 봤는데요..
이렇게 브랜드에서 이런 맞춤형 시계를 파는건 좋은 아이디어라고 봐요..ㅎ
아주 좋은 정보입니다..^^
-
Eno
2013.04.04 13:08
그죠? 조립도 잘 해야 합니다. ㅋㅋ 부품도 이베이서 떠도는 거 아무거나 막무가내로 구해다 커스텀 한답시고 설치다가 말아 먹는 케이스 많이 봤으니까요.
사실 저도 한번 그런 적 있습니다. 창피해서 이곳에선 제대로 말도 못했지만 ㅋㅋ글구 커스텀 작업은 일단 귀찮아요. 그냥 잘 하는 사람이나 팀한테
맡기는 게 상책인듯... 그런 점에서 아예 풀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그것도 적절한 가격에 잘 제공한다면 그만한 게 또 없지요.
위 업체 같은 경우는 그래서 미국 쪽 덕후들한테는 꽤 인기가 있는 거 같아요. 제가 보기에도 앞으로 더 미래가 밝을 듯...
다만 무브먼트 수급 확보가 장기적으론 걸림돌일듯... 나중엔 자동은 미요타나 세이코로 체인지하고 수동은 해밀턴 빈티지 쪽으로 갈아타려나요?! ㅋㅋ
-
아롱이형
2013.04.03 21:35
오~ 이건 정말 다소 전위적인 다이얼 디자인을 보여주는 브랜드네!
다행이도 내 취향이랑은 거리가 좀 있지만 ㅎㅎ
요즘은 Eno 포스팅은 마치 잡지 구독해서 읽는 느낌이야.
늘 새로운걸 보여줘서 땡큐!
추천 꽝~ ^-^
-
Eno
2013.04.04 13:09
ㅎㅎ 그죠? 형님 테이스트에는 거리가 한참 멀겠네요. 저는 이중에 몇 개는 정말 땡겨서리... ㅋㅋ
암튼 잼있게 보셨다니 늘 감솨... 즐건 하루 보내세요. ^^
-
아프리카
2013.04.03 21:53
Eno님 곧 결제하시고 득템기 올리실거라 생각하는 1인입니다
-
Eno
2013.04.04 13:10
ㅋㅋㅋ 우쨰 그런 생각을 하셨을까요? 제가 꼭 저 개인적으로 득템하고 싶은 시계만 포스팅하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
-
전백광
2013.04.04 20:22
다양한 커스텀이 가능하군요~ ㅎㅎ
근데~ ETA 무브를 쓰더라도 가격이 좀 되는군요~ ㅎㅎ
개인적으론~ Tactical 버젼의 Skull 문양이 들어가는 커스텀이 마음에 드네요~ ^^
그리고~ Tactical 버젼은 Borealis Watch Company 의 제품과 동일한 케이스네요~ ㅎㅎ
-
timeforumonly
2013.04.06 21:41
근데 로고?부분이 좀 스티커 같아 보이네요
저에게는 아직 머나 먼 이야기겠지만,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건 정말 재미난 일일 것 같습니다.
오늘도 새로운 시계 여행을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