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된 RADO Voyager Vintage
10년 정도는 착용을 하셨다고 하니 아마 30년 가량 장농 구석에 박혀 있었던 녀석입니다. 그런데 태엽을 감자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작동을 하더군요.
동네 시계방에 가서 오버홀을 맡겼습니다. 고무 실링이 녹아서 뒷백 여는데 3일 걸렸답니다. 다행히 실링 녹은 게 안으로 흘러들지 않아서 기계에 이상은 없었구요.
시계방 사장님이 도금이 다 벗겨졌으니 다시 하자고 하셨는데, 그냥 맨살로 두기로 했습니다. 40년된 시계이니 만큼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요.
시계줄만 새걸로 갈아 끼웠습니다.
집에 와서 금속 광약 발라 열심히 닦았습니다. 큰 흠집은 안지워지지만 그래도 나름 황동이라고 번쩍이니 보기 좋습니다.
유리에도 잔기스가 많았는데 금속 광약으로 자잘한 건 없어지더군요. 사파이어글래스처럼 완벽하게 깨끗하지 않지만 운모 유리는 뭔가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네요.
일오차는 2초 이내이고 파워리저브도 40시간 이상 거뜬합니다. 10년된 제 태그호이어보다 정확하고 오래가네요. :-)
비싼 시계도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집안의 역사가 담겨있는 물건을 되살려냈다 생각하니 애착이 갑니다.
다시 40년 후에 제 아들넘도 이 시계를 손보고 광내서 손목에 올려놓게 될까요?
댓글 5
-
힐러리
2012.12.30 14:35
저희 집도 라도 입니다.아버지 예물시계같은데요.반갑습니다.잘보관하세요------ -
viper
2012.12.30 17:10
친구넘들이 보더니 "빈티지인지는 모르겠는데 오래 된 건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ㅎㅎㅎ 중저가 브랜드라 시간이 지나도 클래식한 품위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 차고 다닐 때 재미있습니다. 촌티 좀 나는 게 레트로필이죠. ㅋㅋㅋ
-
다음세기
2013.01.01 07:52
예전 시게를 보면 러그 부위가 좀 큰거 같습니다. 그시대 만의 특징일까요?
-
viper
2013.01.02 03:38
본 모델에만 한정해서 말씀드리자면, 우주선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더군요. 당시가 아폴로가 달에 착륙하고 그러던 시절이라... 그래서 우주적인 것을 형상화했다던데, 솔직히 이 시계의 어디가 우주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
칼라트라바
2013.01.02 09:24
이런 시계가 바로 가장 가치있고 최고의 시계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