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문득 이제 날씨도 더워졌으니.. 가죽줄을 스틸 브레이슬릿으로 바꿔줘야 겠다는 충동이 갑자기 훅 올라오더군요.
간만에 박스 깝니다.
부속품들, 필름도 안뗀 브레이슬릿하고 줄질 도구와 드라이버, 그리고 러버밴드가 눈에 띕니다.
묵직하군요.
첫날밤, 신부 옷고름 푸는 심정으로 필름을 조심스레 떼줍니다. 둑은 둑은...
근데 이녀석, 신부는 커녕.. 근육질 마초네요. ㅎㅎㅎ 비유가 좀 잘못됐습니다. 쩝~ 터프한 여자레슬러가 등장하네요.
샤르방한 신삥 브레이슬릿. 이때만 해도 제 앞에 펼쳐질 고난의 여정을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가죽줄 갈아줄 마음에 기뻤다고 할까요.
처음부터 결착되어온 스틸 브레이슬릿을 떼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가죽줄질과 분리도 쉬웠어요.
교훈 1 : 분리가 쉽다고 해서 재결합도 껌씹는 것 처럼 쉬울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연애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만..)
라구나의 러그는 좀 독특한데요. 이게 참 대단한 디자인 엣지이면서 실용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계 케이스를 따라 곡면을 그리면 엔드링크 제작도 어려울 뿐더러 분해 결합은 더 어려울 수 있을테니까 말이죠. 잠깐 감탄하고 결합에 들어갑니다.
응?? 잘 안들어가네.
어... 이거 어떻게 하지?? 왜 안되지??
끙..끙... 툭.... 끙~~~~ 끙... 툭...... 30분 경과......
와.. 한쪽 끼웠다..... 쯤 되었을때 이미 러그는 만신창이. 스크래치가 대박....
그리고 또 30분동안 손에 쥐가나도록 씨름을 합니다. 하~~~ 나중에는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정신이 몽롱하더군요. 다시 해보라면.. 이번에는 10분도 안걸리겠습니다만 이게 요령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무지하게 걸립니다. ㅋㅋㅋ 성취감보다는 쓴웃음이 밀려 오더군요. 내가 잠안자고 이시간에 뭔짓인가.. 싶어서요.
어쨌꺼나 결합에 성공... 한시간동안 변비로 끙끙대다가 시원하게 물 내리는 기분이 이런걸까요??
얼짱 각도로 한번 찍어보려고 했으나 조명 부족으로 실패.
버클은 다이버워치 답게 이중 잠금장치로 마감되었습니다.
할리오스 특유의 로고
잠수복 착용을 고려한 익스텐디드 버클
올려 봅니다. 졸라 묵직하네요. 260그램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게 스포츠 워치일까요? 드레스 워치일까요? 분명한 사실은 다이버워치라는 점입니다.
가늘어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뒷모습도 터프합니다. 한시간 동안 쑤시고 돌리고 달래고 다시 쑤신 보람이 있습니다. (응??)
아침 출근길에 한장.
무광 마감인데 이게 금속 광택이 은은히 올라와서 꽤 멋집니다.
정장에는 무리다 싶습니다만.. 그래도 이쁜걸 어쩝니까?
비행접시같은 저 모양도 꽤 매력있습니다.
요렇게 보면 드레스 워치 같기도 합니다. ㅎㅎㅎ 와이셔츠 맞출때 통을 좀 크게 해달라고 하거든요. 시계 수납을 위해서... ^^
아무튼 올 여름은 라구나와 함께 시원하게 보낼겁니다. 이제 다들 가죽줄은 떼시고 브레이슬릿으로 갈아주세요. ㅎㅎ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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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THEMAN
2012.04.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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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0:06
어머, 취향이 변태스러우시군요. 여름엔 스틸~~ 스틸이 갑이에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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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초
2012.04.18 09:42
저도 이제 줄질해야하는데... 스크레치 싫은데ㅜㅜ...
재결합이 훨씬 어렵군요.. 큰일입니다. 저도 조만간 거사?를 치루겠네요.ㅎㅎ
시계가 상당히 묵직하네요.. 그런데도 수트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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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0:07
뭐.. 첫경험의 상처는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지만 그짓을 두번 하라면.. 결단코 싫습니다. -_-;;
묵직해서 차고 다니면 운동이 되는 효과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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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2012.04.18 09:53
아 시계 상당히 묵직해보이네요^^
묵직한 시계를 원채 좋아해서 탐나는데요~_~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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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0:08
탐내셔도 구할 길이 없으니 이 일을 어쩝니까. 안타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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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2.04.18 10:04
브레이슬릿 줄질 하셨군요. 엄청 견고해보입니다. 한눈에 봐도 솔리드의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지구요.
은은한 무광 브러쉬드 느낌도 좋고, 단순한 오이스터 타입이 아니라 옆에 모서리를 살짝살짝 트리밍한 센스 또한 브레이슬릿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군요.^^
저는 딥블루 시계 솔직히 무게감 때문에 적응이 안되서 정리하긴 했지만, 으흐... 특유의 무게감도 왠지 그립습니다. 여튼 라구나 멋져요. 터프가이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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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0:08
사람은 섬세한데.. 시계가 저래서 미스매치랄까요. 그게 또 트렌드라고들 하던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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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둥아달료랏
2012.04.18 10:19
크기랑 두께가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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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2:37
남자(라고 쓰고 짐승이라고 읽는..)의 시계죠. -
캔들라잇
2012.04.18 11:34
묵직함이 그냥 다가옵니다^^ 든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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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2:38
하루종일 손목에서 그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왼팔뚝이 조만간 더 두꺼워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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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트
2012.04.18 12:02
무광간지 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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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2:38
무광인데 묘한 광택이 있어서 더 멋스럽습니다. 아 이걸 표현할 사진실력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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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
2012.04.18 12:04
엄청나게 터프해졌네요 ㅎㅎ 260g정도라니 ;;;;; 스틸피쉬도 220g 정도였는데 무겁다고 생각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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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2:41
라구나가 어른이라면.. 스틸피쉬는 중딩 정도의 체급차군요. 아니다.. 스틸피쉬가 미들급이라면.. 라구나는 헤비급일까요?? 더 무거운 시계도 물론 있겠지만..(금통이면 대부분 더 무거울듯..) 스틸 시계에서는 부담스러운 무게인 건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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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짱
2012.04.18 12:16
아~ 라구나 여름이 다가오니 급땡기는군요ㅋㅋ 스틸브라이슬렛 아주 잘어울립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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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2:39
줄질이 참 잘받는 녀석입니다. 여름에 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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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com
2012.04.18 12:20
저도 줄질 힘들어서 도구를 이번기회에 구입 했다는거...라구나 포스팅 올라올때마다곡 클릭하게 되는 모델입니다...존재감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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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4.18 12:39
도구가 있고 해본적이 있어도 스틸브레이슬릿 끼우는 건 역시 기술이 필요한 섬세한 작업인 거 같아요. 넘 힘들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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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쇠
2012.04.19 13:18
라구나 저번 물량 풀릴때 눈빠지게 기다리다 주문을 넣었습니다.ㅎㅎ 영수증과 주문 번호 까지 메일로 받아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구나 하고 엄청 좋아라 했죠.
다음날 아침 대단히 죄송합니다란 말로 시작되는 메일이 숑 하고 날라왔습니다.
자기들 시스템에 문제로 당신의 예약이 유효하지 않다나요 흑흑
그래서 그랬죠 그럼 니들 어쩔 건데 그러니 1.취소해 줄게 ㅡ,.ㅡ;;; 2.5월 말까지 기다려라 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열을 냈죠 그랬더니 5월까지 기다리면 최우선으로 해주겠다 대신 10불 깍아 준답니다.허허 블루 베젤이 나온다네요. 블루로 할까 블랙 베젤로 할까 하다
그냥 무난하게 블랙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대신 6월이나 되어야 시계받아 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로키 님이 라구나 빠른 시일에 버리진 않으실거 같아 그냥 질럿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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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자식
2012.04.20 20:26
엄청 터프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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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라이짱
2012.04.26 08:08
역시 제치줄이 굿이군요~^^
뭐니뭐니해도 여름엔 러버가 제맛이죠 ㅋㅋ 다시 브레슬릿 떼고 러버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