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의 데일리 워치로 애용중인 라구나라는 시계가 있습니다. (득템기도 올리고.. 이런 저런 사연도 이쪽 게시판에 있지요.) 이 시계를 경험하다 보니 동사의 다른 시계에도 눈이 가는데 할리오스의 네번째 프로젝트인 1000미터 방수 시계, 퍽(Puck)이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보 공유차 올려봅니다.
출시되기전부터 떠돌던 프로토타입의 사진을 보고 관심이 가던 시계였습니다. 동그랗게 생긴 독특한 모양새는 마치 하키경기에 사용되는 퍽을 닯았죠. 그래서 퍽이라는 애칭으로 불렸구요. 비슷한 형태의 시계로는 세이코의 튜나(참치깡통)라고 불리우던 시계가 있습니다. 다만 세이코는 베젤이 매립형이고 이녀석은 돌출형이라는 차이가 있지요. 게다가 베젤 방향도 좌우로 움직입니다.
이 사진도 잘찍은 사진이라고 생각해요. 다이버 워치라는 컨셉을 잘 잡아 냈습니다.
제가 사용중인 라구나와 비교해보면 이 새로운 상품의 특성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사진만 봐서는 가격이 저렴한 라구나가 더 정교한 디테일을 가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퍽의 프로토타입 그래픽입니다. 지금의 모습과 거의 변화가 없지만 초침이 전체 하얀색으로 바뀌었군요. 47밀리의 제법 큰 시계입니다만.. 러그투러그가 짧아서 착용에는 불편이 없을 것 같습니다. 라구나의 러그투러그가 더 길거든요. 제 손목이 17.5센티미터인데.. 라구나도 그리 위화감이 없으니 이 시계는 16.5센티 이상이면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라구나 착샷입니다. 퍽은 더 작아보일 것 같네요. 케이스가 원형인지라.
핸즈는 더 커져서 시인성이 좋아졌습니다. 방수기능은 500에서 1000미터로 늘었구요. 500미터까지 없던 헬륨 밸브가 추가되었습니다. 초침은 전체가 하얀색으로 바뀌었는데 시인성 때문이 아닐까 싶군요. 브레이슬릿은 라구나에 채용된 것과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계가 라구나에 비해 조금 저렴해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다이얼에 사용된 크롬의 양이 줄었다는데 기인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라구나의 초침과 데이트창 테두리, 그리고 브랜드 마크에 사용된 크롬 마무리가 퍽에서는 전체 페인팅으로 바뀌었습니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줄었죠. 하지만 터프한 다이버워치로 사용될 빈도가 높은 녀석이고 드레스워치로는 전혀 사용할 이유가 없어서 다운그레이드 시킨 것으로 보여집니다. 거기서 절감된 비용으로 방수 심도를 높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라구나에 비해.. 훨씬 오버스펙인 이 시계 가격이 많이 올라가지 않은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께는 14.5센티미터 정도로 라구나와 비슷합니다. 무게도 비슷할 것 같네요. 옆면의 헬륨밸브가 보이고 밴드와의 결합 방식도 볼 수 있습니다. 결합된 밴드는 라구나에 딸려 나오던 이소프레인 러버밴드, 이번에 출시된 퍽에는 그냥 이탈리안 러버밴드가 부속품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금속 가공은 다소 거칠어 보입니다만.. 실물을 받아봐야 확인이 가능할 부분인것 같습니다. 라구나 같은 경우에는 기대 이상의 만듦새를 보여주고 있지요. 금속가공에 대해서는 꽤나 깐깐한 브랜드라고 생각이 되는데.. 이 사진만 봐서는 다이얼의 야광 마무리와 베젤의 숫자 새김같은 부분이 살짝 거친 느낌도 듭니다. 라구나같은 경우에는 할리오스 마크와 날짜창의 테두리에도 크롬 마감을 해서 굉장히 럭셔리해 보이는데 이 녀석은 그냥 페인팅을 한 것 같네요. 터프합니다.
라구나의 구성품과 박스였습니다. 스틸밴드와 고급스러운 러버밴드, 줄질 도구까지 포함된 원목 박스였지요.
반면에 이번에 출시된 퍽에는 기성품인 펠리칸 1120 케이스가 씌여진다고 하네요. 카메라나 시계등을 충격없이 보관하기에 용이한 케이스로 보입니다. 주문형 원목케이스보다는 확실히 비용을 절감하고 전문 다이버 워치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 아닐까 싶네요.
상세한 제품 설명과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HALIOS 1000M
The 1000M (nicknamed “The Puck”) stays true
to the archetype of the purpose-built instrument.
Oversized hands and markers provide optimal
legibility on the most visually challenging dives,
while the ETA 2824-2 Swiss automatic movement
ensures precise timekeeping.
Specif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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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gless case design: 47mm width, 14.5mm thic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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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y scratch-resistant, double-domed 4mm sapphire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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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ss ETA 2824-2 automatic mo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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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click unidirectional rotating bez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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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M water-res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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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 Superluminova-coated hands, dial and bezel markers for optimal low-light vis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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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ps with stainless steel bracelet, Italian rubber dive strap and Pelican 1120 case
사용되는 무브먼트는 ETA의 2824-2 무브로 라구나와 동일합니다. 사파이어 글래스도 동일한 스펙. 1000미터 방수 스펙을 실현하기 위해 헬륨밸브가 추가되었고 야광은 C3 루미노바를 사용했네요. 이 역시 라구나와 동일한 스펙. 야광의 밝기는 세이코의 다이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할리오스라는 마이크로 브랜드는 Eno님이 리뷰하신 여타의 브랜드와는 달리 좀 수수한 느낌이 듭니다. 다이버워치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뭔가 독특한 시계를 만들어 낸다고 할까요? 이번에 출시된 퍽이라는 애칭의 이 시계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유일무이한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기계식 다이버워치로써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1차 발매분은 매진이고 2월 중순에 2차 물량이 풀린다고 하는데 워낙 인기가 높아보여서 과연 득템하는 분이 계실지는 미지수입니다. 저도 하나 질러보고 싶지만.. 라구나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목하 고민중이네요. 자세한 정보는 www.halioswatches.com 에서 보시기 바랍니다.(가보셔도.. 제가 올린게 전부이긴 합니다만...ㅎㅎ)
가장 중요한 가격은 760불입니다. 우리나라로 배송되는 비용이 65불이니.. 구입하시려면 845불을 지불하시고 관세도 무셔야합니다만.. 제가 알기로 이렇게 개성있는 1000미터 다이버워치중에 이 가격이면 꽤나 리저너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름신이 눈앞에서 오락가락 하십니다. ^^;;
즐거운 점심시간 되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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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2012.01.3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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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2012.01.31 00:55
포스팅보다 댓글이 더 자세하고 내공이 느껴지는군요. ㅎㅎㅎ
이노님 이러다가 시계 칼럼니스트로 전업하시겠어요. ^^ 하루에 쓰는 글의 양만 봐도 타포에서 아마 첫손가락에 꼽을만한 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도 퍽보다는 라구나가 더 맘에 듭니다. 궁금한 마음에 퍽도 지르고 싶긴 합니다만.. 옥상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손이 안나가네요. 말씀하신대로 이번 시계는 세이코의 튜나에 대한 오마주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만..(케이스 사이즈부터 용두의 위치며 핸즈까지) 그래도 기계식 다이버로써의 투박한 개성을 잘 살린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 지름신 상주 모드이신 이노님이 질러 주시면.. 저보다 멋진 리뷰 올려주실거라 생각 되기에..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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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com
2012.01.31 09:11
글 잘 읽었읍니다^^...홈페이지 들어가보니 구입 가능한 모델이 두 가지 밖에 없네요...제가 보기에도 로키님 라구나 모델이 더 이쁜듯 합니다...물론 퍽도 실물을 봐야 하겠지만요...사이즈만 44mm정도로 나왔으면 바로 지르겠는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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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기
2012.01.31 10:50
발음 잘못하면 참.....^^;;;;
다이버워치인데 1000미터 방수에다 헬륨가스 주다보니 정말 참치캔이 됐네요
드뎌 판매가 시작됐나 보군요. 퍽이라는 이름도 왠지 남성적으로 들리고 튜나를 닮은 묵직한 케이스 느낌도 남성미가 뚝뚝 묻어나는 시계네요.
근데 또 사이즈에 비해 왠지 오밀조밀하니 귀여운 감도 있네요. 할리오스 특유의 간결한 쇠덩이의 느낌도 여전하구요.
레트로한 느낌의 전통적 컴프레서 케이스 형태를 변주한 라구나와 달리,
이번 제품은 왠지 세이코 다이버에 대한 오마쥬처럼 여겨질 정도로 공통분모가 제법 눈에 띱니다.(더불어 제라 페리고의 씨호크까지도...)
케이스 형태나 4시방향 크라운 위치, 단순명료한 바형태의 인덱스와 핸즈의 느낌도 그렇구요. 그럼에도
할리오스만의 단순명료한 에지가 느껴져서 전체적으로 상당히 깔끔하고 시선을 끄는 시계인 것 같습니다.
특히 별도의 러그가 없이 안쪽에 스트레이트 엔드 타입으로 돼 있어서 줄질 하나는 기똥차게 잘 받겠네요. ㅋㅋ
스펙은 할리오스와 마찬가지로 가격대비 상당하네요. 역시나 웰메이드 하나 완성해낸 거 같습니다. 이 또한, 라구나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잘 팔릴 듯.
근데 여러면에서 전, 로키 님 라구나가 더 멋져 보입니다. 전통적인 케이스의 복각이라는 점과 이를 현대적인 다이버워치로 계승,
할리오스만의 묵직한 아이덴티티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더불어 핸즈의 유광 트리밍 처리된 부분도 전체 페인티드된 것보다 더 샤프하니 보는 잔재미를 주고요.
여튼 이번 퍽은 충분히 개성있고 멋지긴 한데, 반면 또 묘하게도 세이코 다이버의 그 무한한 위력과 영향력을 새삼 실감케 만드네요. ㅎㅎ
그래도 가격은 관세 지불하고 어쩌고 해도 상당히 메리트가 있기에 질러주시는 용자가 나타나시길 기대해 보렵니다. 특별한 포스팅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