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울 수 있을까 Vintage
시계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다소 특이합니다.
케이스나 문자판을 보면 제법 오래 된 게 분명한데 문자판, 뒤뚜껑 어디에도 글자가 없습니다.
유일하게 존재하는 레터링은 문자판 하단에 먼지만하게 적혀있는 swiss made 뿐입니다.
뒤뚜껑을 열어보려고 하니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아는 시계 장인한테 열어달라고 해도 역시 열리지 않습니다.
시계는 수동이고(으로 짐작되고) 태엽을 감으면 기분 좋게 감깁니다.
시각도 비교적 정확하게 잘 맞습니다.
생긴 게 군용시계 같아서 이쪽으로 밝은 딜러한테 보여드렸더니
뭐 엘진이나 월쌈 기계 들어 있지 않겠나.. 한데, 궁금하긴 하네 라고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시계를 탐해 온 나한테 준 기회인지도 모른다.
시계를 손에 넣으면 메이커 따지고 무브 구별하고
주변인이 가진 시계와 비교하면서 기가 살거나 죽거나 하던
그런 시계 욕심에 일침을 가하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 하지 않고 그냥 손목에 두르기로 했습니다.
시계를 시계 자체로 본다는 것..
시계력 초창기에 잠깐 그랬던 것으로 희미하게 기억될 뿐
정말 오랜만입니다.
뭐, 여전히 궁금하긴 합니다.
그래도 뭔가 마음을 비운 듯한 느낌(혹은 착각)이 나쁘지 않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