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있어서 태그호이어라는 의미 스캔데이
아쿠아레이서를 촬영하며 생각난 저한테 있어서 태그호이어란 브랜드의 의미를 써 볼까 합니다.
제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 제 외삼촌께서 졸업 선물로 무엇을 가지고 싶냐 물었습니다. 저는 그 때 스와치가 제 유일한 손목 시계였기 때문에 시계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제 삼촌은 저한테 CK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Ck를 선물로 받게 되자 저는 한 개에 몰두하면 그것은 엄청 파고 드는 성격이라 시계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시계에 대해 연구를 하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친할머니께서 고등학교 입학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냐고 하자 저는 또 시계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때 할머님께서 선물로 주신 게 라도입니다. 제 첫 오토매틱 시계이기도 했고요.
여튼 저는 그래서 고1 때부터 시계 생활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제가 봐도 너무 빠른 나이였고 시계 살 능력은 없었습니다. 시계를 사기 위해서는 용돈을 아껴쓰는 것과 명절에 친척한테 용돈 저금하는 것,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을 좋게 받아내는 것 뿐이었습니다. 성적이 잘 나오면 보너스를 주시는 부모님이신지라... 저는 그러던 중 고1 겨울 방학 때 가족 여행으로 호주에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저는 태그호이어 매장 맨 위에 있는 디카프리오가 찬 데이데이트 광고를 보게 됩니다.
이 광고가 가로로 엄청 길었습니다. 이 광고를 보게 된 저는 데이데이트에 대한 기추 욕심(그 당시에 데이데이트는 저한테 무리였죠)보다는 태그호이어라는 브랜드에 대한 욕심을 갖게 됩니다. 저는 그 때부터 태그호이어가 너무 갖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태그호이어를 산다는 목표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용돈을 모아봤자 얼마나 모을까요? 1년에 시계 1개 사는 게 다 였습니다. 오메가 씨마스터 쿼츠가 단종된다는 소식을 듣고, 오메가를 사게 되고 그러다가 론진이라는 브랜드에 빠져 하콘을 구매하고, 고등학교 졸업 선물로 론진 레전드 다이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 마음속에는 태그호이어라는 브랜드가 있었죠. 그런데 막상 태그호이어를 살려고 하니 가격은 오메가 급이지만 기술은 거기에 못 미치고라는 현실적인 생각을 하며 제 콜렉션에 넣지 못합니다.
그러다 2015년 4월 26일 제 생일 선물로 태그호이어 아쿠아레이서 300 쿼츠를 받게 됩니다. 계속 제가 원하던 태그호이어의 첫 득템이었죠. 전 아직도 그 순간을 못 잊고 있습니다.
그러다 2015년 12월 저는 연말에 적금을 깨고 어떤 시계를 살까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불가리 디아고노, 태그 데이데이트, 1887 중 무엇을 살까 고민하던 저는 면세점에 있는 태그 모나코를 보게 되고 고민없이 지르게 됩니다.
구매하고 나니 날짜창 때문에 저를 열받게 만들었었고 시침과 분침 조정 때문에 저를 또 완전히 미치게 만들어서 던지기 일보직전까지 갔지만 그래도 디자인은 정말 이쁜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태그호이어에서 사고 싶은 시계가 많습니다. 링크 칼리버16, 그랜드 까레라 17rs, 데이데이트, 1887입니다. 고등학생 때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이유였고 제가 지금도 열심히 살아서 기추를 한다하면 태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명보inc가 계속 수입하는 한 힘들 것 같기도 합니다. 태그호이어 코리아가 들어오면 그 때는 미친듯이 기추를 할 것 같습니다. 현 시점에선 롤렉스나 불가리일 가능성이 크지요. 하지만 태그호이어는 고1 때 광고를 본 순간부터 제 드림워치 였었고 아직도 제 드림워치입니다. 모나코 때문에 애증관계로 변한 태그호이어지만 롤렉스, 불가리와 함께 저는 아직 태그가 좋습니다. 태그는 저한테 참 복잡한 의미를 가진 브랜드, 동시에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그런 의미 같습니다.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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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
2016.04.2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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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4.29 23:01
감사합니다. 멋진 스토리인줄은 모르겠습니다만 칭찬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멋진 시계라는 것은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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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2016.04.29 22:35
한 사나이의 시계라이프가 진솔하게 풀어내어진 참 멋진 스토리입니다 ^^ 잘 읽었습니다
저도 태그와는 몇 줄 정도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카라 델레바인이 없었으면 저는 태그호이어를 건너 뛰고 롤렉스나 제니스로 갔을 것 같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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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4.29 23:06
멋진 스토리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찬님은 카라 델라바인이 결정적인 이유였군요. 전 개인적으로 카메론 디아즈 일 때가 좀 더 좋습니다만 카라 델레바인도 좋은 것 같습니다. 사자랑 찍은 광고는 정말 멋진 것 같아요.
다음 힘찬님의 득템은 롤렉스나 제니스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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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13
2016.04.29 22:50
ㅋㅋ 제 예전 모습과도 많이 오버랩되네요. 그리고 불가리 시계라니 저도 요즘 아주 좋게 보는 브랜드입니다. 이미 한녀석 보유중이고 또 하나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불가리도 꽤 매력적인 브랜드 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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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4.29 23:11
감사합니다. 플레이어님 칼리브로 303 콤비 착샷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있습니다. 너무 멋져서요. 저도 올해 연말이 되면 칼리브로 303 득템 계획중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불가리 아주 좋아합니다. 불가리는 직수입이라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태그라는 브랜드는 좋지만 명보inc회사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랜드 까레라와 링크 칼리버36은 수입 중단이 확정되었고 (백화점 직원이 그랬습니다.) 모나코도 수입도 중단한다 (직원분이 말씀해주셨습니다.) 하더군요. 인기가 많은 까레라와 아쿠아레이서 라인을 집중적으로 수입할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명보inc가 존재하는 한 태그, 브라이틀링, 위블로나 파텍은 구매할 생각이 없습니다. 걔네들은 정말 브랜드에 대한 존중성보다는 시계 파는 업체로서의 성격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저는 불가리처럼 태그도 태그호이어 코리아가 들어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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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1
2016.04.30 00:41
와... 예전에 저와 정말 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저도 중2 되고 어느 한 잡지 맨 뒤편에 태그호이어 까레라 시계가 있었는데 보자마자 진짜 이거는 가져야 된다하고 인터넷에 쳐봤는데 가격이 상상을 초월 하더라구요 그래도 너무 가지고 싶어가지고 울기 까지 했었는데 결국에는 고1되었을때 까레라는 아니지만 아쿠아레서 청판 오토매틱을 용돈 모아서 사게됬죠 그리고 나중에 여유가 되면 까레라도 꼭 사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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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4.30 00:47
저랑 같은 생각을 가지셨던 분이 계셔 정말 반갑습니다. 정말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을 때의 기쁨은 엄청 오래가죠. 저같은 경우는 오메가 씨마스터 300 쿼츠, 태그호이어 모나코, 롤렉스 데이트저스트를 손에 넣었을 때가 그렇습니다.
저는 더 이상 태그 시계를 구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명보inc의 정책이나 서비스가 정말 마음에 안 들어서이죠. 그래도 오펜1님께서는 까레라 득템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득템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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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ement
2016.04.30 07:31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좋은 시계들 많이 경험 하셧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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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4.30 09:31
감사합니다. 좋은 시계들 많이 경험했죠. 허나 만족감이 큰 시계는 은근히 드물었습니다. 가격 대비 만족감은 오메가 씨마스터 300 쿼츠가 가장 컸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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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sche
2016.04.30 20:13
모나코 청판 초이스는 아주 탁월한 선택이신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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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4.30 20:43
정말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나코를 데일리+필드로 돌리고 싶으나 가죽줄이라 약간 꺼려집니다. 러버는 착용감이 안 좋아서 줄질하기 싫고요. 그래서 지금 약간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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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검자
2016.05.01 17:51
정말 복잡한 사연이 있으시네요 애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잘 맞는 스토리가 또 없을 듯 하네요. 말없이 추천박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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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5.01 19:41
감사합니다. 아직도 모나코와 태그호이어는 애증입니다. Lvmh코리아가 빨리 들어오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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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517
2016.05.02 10:14
저도 디카프리오 형이 손에 들고있던 까레라 데이데이트를 보고 테그호이어 브랜드를 알게되었고, 지금은 아쿠아레이서를 애지중지하며 시계생활을 하고 있습돠 ㅎㅎ
모나코에 대한 베테님의 스토리도 있긴 합니다만 저였으면 저의 드림와치였던 까레라 데이데이트를 샀을꺼 같습니다 ㅎㅎ추천하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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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5.02 12:11
감사합니다. 까레라는 디자인은 정말 최고인 시계인 것 같지만, 사이즈가 크고 두꺼워서 착용하기가 좀 꺼려지더군요. 그래서 태그에서 사고 싶었던 모나코 샀습니다. 그랜드 까레아 6rs나 17rs, 링크 칼리버 36이 있었으면 엄청 고민했을 것 같지만요.
저도 517님께서 소유하고 계신 아쿠아레이서 500 gmt 구매하려다 슈오2를 샀는 데 지금 엄청 후회 중입니다. 좋은 시계 잘 착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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伯松
2016.05.02 10:44
저도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자립하게 되면 처음으로 사고 싶었던 시계가 태그 호이어였습니다. 그렇게 처음 산 시계가 까레라 트윈타임이었네요. ^^ 물론 그 이후 기추도 기변도 몇번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까레라 CV2010으로 안착했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많이 공감이 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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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5.02 12:16
감사합니다. 저도 cv2010 구매하려고 했지만 단종되었다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엄청 아쉬웠습니다. 백송님도 까레라 2010 착용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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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2016.05.02 16:40
일찍 시계에 눈을 뜨셨군요. 앞으로 살아갈 시간도 길고 멋있는 시계 브랜드도 엄청 많습니다.
오래오래 즐거운 시계 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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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5.02 18:07
네 좀 일찍 시계의 세상에 눈을 뜬 것 갔습니다. 약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멋진 시계 브랜드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롤렉스는 경험 했지만 그래도 갖고 싶은 컬렉션이 많고 불가리 디아고노, 까르띠에 탱크 mc, 예거 리베르소도 경험하고 싶습니다. 파텍과 위블로도 경험하고 싶지만... 아직 명보inc 수입이라 파텍 코리아나 위블로 코리아가 생길 때 까지 기다릴 것 같습니다.
계속 즐거운 시계 생활 해야죠. 파일럿님도 즐거운 시계 생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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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이
2016.05.03 19:38
태그..모나코 정말탐나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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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e0427
2016.05.03 20:10
감사합니다. 모나코 디자인은 정말 멋진 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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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디피
2016.05.07 13:00
멋있어요 모나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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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란듯이
2016.05.23 21:55
감동적인 스토리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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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ndBorges
2016.06.14 10:41
좋은 이야기네요. 그 와중에 모나코는 정말 멋지네요^^.
멋진 스토리 멋진 시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