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일럿 워치의 아이덴터티 ★ 추천게시글
안녕하세요,아롱이형입니다.
오늘은 ‘비행과 시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하늘을 난다는 것>
언제부터였을까요?
우리가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한 로망을 가지게 된 것은요.
'중력'이라는 개념이 뉴턴에 의해 정립되기 훨씬 전부터
사람들은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행 스케치>
하늘의 새들은 힘찬 날개짓 만으로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렇기에 하늘을 난다는 행위는 ‘자유’와도 통해 있었습니다.
<하늘을 난다는 것의 의미>
하늘을 난다는 것은 단순히 중력으로부터의 자유 뿐 아니라,
스스로의 사고방식과 운명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는다는 상징적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건담 - '지구의 중력에 영혼을 사로잡힌 자들에 대한 해방'>
하늘을 나는 꿈을 꾼 지 수 세기,
드디어 인류는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행선 - Zeppelin>
<프로펠러 비행기 - Bell&Ross 이미지 컷>
<제트기의 출현>
그리고 그 꿈에는 항상 ‘시계’가 함께 했습니다.
바로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서 너무나도 친숙한 아래 공식 때문이죠.
<거리 = 시간 X 속력>
비행기가 하늘에 뜨기 위해서는 일정 속도 이상으로 끊임 없이 움직이며
양력을 발생시켜야만 하는데, 땅에서와는 달리 눈에 보이는 길이 따로 없는 하늘에서는
시간과 속력에 따른 거리 계산이 항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양력 발생의 원리 - 베르누이의 정리>
따라서 비행에 있어 초단위 시간 확인의 필요성은 절대적인 것이었고,
비행사였던 산토스 뒤몽의 의뢰로 까르띠에에서 최초의 손목시계인 산토스를
발표한 이후, 비행사의 손목에는 늘 시계가 함께 하였습니다.
<산토스 뒤몽, 그리고 까르띠에>
그 후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비행기는 더빠른 속도로 날게 되었고,
항로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더욱 정확한 시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파일럿 워치는 일반 시계보다 더 엄격한 오차 기준이 적용되었고,
심지어는 크로노미터 경연대회에 출품되는 시계보다 더 높은 정확성을 자랑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슬라이드룰을 이용하여 항법에 필요한 제원들(연료소모량,바람수정각, 순항시간, 속도,단위 환산 등)을
계산하는 비행계산반(Flight Computer)을 손목 시계 위에 재현함으로써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 외에도 비행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비행계산반 - E6B Flight Computer>
<브라이틀링 - 네비타이머>
현재는 쿼츠 시계 및 원자시계, GPS 등의 발전으로 인해 더 이상 기계식 시계가 비행에 활용되지는 않지만,
‘파일럿 워치’는 비행 역사의 초기부터 하늘을 나는 꿈을 함께 해 왔고, 오랜 시간 동안 ‘정확성’과 ‘자유’의
상징으로 존재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Philip Van Horn Weems 그리고 Longines weems watch>
<Charles Lindbergh 그리고 Longines Lindbergh watch>
그런데 재밌게도, 쿼츠 파동으로 인해 한 때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던 기계식 시계의
부활과 함께 파일럿 워치 역시 다시 부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생산되는 파일럿 워치들은 대부분 B-Uhr 등 전통적 파일럿 워치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전통 파일럿 워치의 디자인의 계승>
그리고 설령 전통적인 파일럿 워치 디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시절 비행기의 칵핏(cockpit)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시계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Sinn의 비행기 칵핏 디자인>
<Bell&Ross의 비행기 칵핏 디자인>
전자기기가 발달로 인해 많은 비행기에서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일럿 워치들이 이렇게 아날로그식 칵핏 디자인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행기의 칵핏과 계기들>
그것은 아마도 근래 들어 기계식 시계가 부활하게 된 이유와도 일맥상통 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계식 시계로서는 비행에 필요한 정확한 시간을 제공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지만,
우리가 다시 전통적 디자인의 파일럿 워치에 열광하게 된 것은 현대처럼 최신화된
무선항법 장비 없이도 항공지도와 나침반, 그리고 시계를 벗삼아 하늘을 날았던 파일럿들의
로망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늘을 나는 꿈,자유, 아날로그적인 것에 대한 그리움, 기계에 대한 로망.
파일럿 워치에는 이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까요.
<파일럿의 로망, 그리고 시계>
그리고 오늘도 저는 파일럿 워치와 함께 하늘을 나는 꿈을 꿉니다.
<나의 로망, 나의 파일럿 워치>
Fin.
댓글 42
-
강남스타일
2013.01.23 00:18
-
아롱이형
2013.01.23 00:37
감사합니다, 강남스타일님.
광고계..하고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비행에 대해서는 관심이 좀 있는 편이라서 앞으로도 몇차례 더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추천 감사드리고, 편안한 밤 되세요! ^-^ -
ROL-X9
2013.01.23 00:23
글 잘보고 갑니다^^ 파일럿 와치 하나 들이고 싶었는데 엄청난 뽐뿌를..^^
-
아롱이형
2013.01.23 00:37
감사합니다!
득템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
오메박
2013.01.23 00:50
오우..정말 심도있는 포스팅~~정말 잘봤습니다^^
에전엔 다이버 시계가 제일 멋진줄만 알았는데..
파일럿에 한번꽂히니까 헤어나오질못하는 엄청난 매력이있더라구요..
비알의 Altimeter...멋지네요..후.. -
아롱이형
2013.01.23 09:05
안녕하세요, 오메박님.
요즘 BR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이버와 파일럿은 정말이지 단순한듯 하면서도 알면 알수록 매력 덩어리들 같습니다.
알티미터 멋지죠? 말씀하셨던대로 싸이즈만 좀 더 작게 나오면 더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 -
RUGBY™
2013.01.23 01:13
ㅎㅎ 역시 아롱이형표 포스팅이군요. 길게 포스팅해보신 분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아실겁니다..^^
안그래도 요새 B-uhr 시계를 찾아헤메고 있는 중인지라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춪현~
-
아롱이형
2013.01.23 09:08
감사합니다, 럭비님!
B-uhr 를 알아보고 계시군요.
어떤 녀석을 들이실지 너무 기대됩니다.
사실 포스팅 시간만으로는 여행기에 비해서 많은 시간이 걸리는건 아니지만, 자료 사진을 찾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포스팅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은.. 해 본 분들은 잘 아시죠. 럭비님도 매우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Zac
2013.01.23 02:18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다음 포스팅도 기대되네요^^ -
아롱이형
2013.01.23 09:09
감사합니다!
앞으로 비행과 시계 관련된 포스팅은 종종 할 예정입니다. ^-^ -
사이공 조
2013.01.23 02:38
정말로 멋진 포스팅이네요
-
아롱이형
2013.01.23 09:10
감사합니다, 사이공조님.
잘 계시죠? ^-^ -
Eno
2013.01.23 03:05
ㅎㅎ 형님 설마설마했는데 역시나 '그 사진들'을 올려주셨군요. ㅋㅋ 마지막 사진들이 형님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회원님들이 아시게 된다면
정말 깜놀하실터인데... 아옹... 입이 근질근질거려 죽겠네요. ㅎㅎㅎ 암튼 형님은 저처럼 무늬만 파일럿 워치 매니아가 아니시지요. 그 배경을 적어도
타포내에선 누구보다 잘 아는 저로선 이 포스팅의 취지나 재미가 한결 더 크게 다가옵니다. 아롱이형님은 정말 멋쟁이! 그럼 며칠 후에 보자구요...^^ㅋ
-
아롱이형
2013.01.23 09:12
ㅎㅎ 이노!
난 파일럿 워치 매니아는 아니라구~! ^-^
포스팅을 하다 보면 시계에 대한 공부도 좀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벌써 내일이네. 내일 봅시다~!!
^-^ -
soze
2013.01.23 07:15
음.. 조종석 즈음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정성 가득 포스팅 늘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 -
아롱이형
2013.01.23 09:14
감사합니다, soze님.
비행 관련 포스팅은 앞으로도 종종 하도록 하겠습니다.
^-^ -
namie
2013.01.23 08:20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포스팅입니다.
저도 파일럿워치가 하나 있지만 사실 아는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었는데 오늘은 조금 나아짐을 느끼네요. 늘 정성스런 포스팅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보내세요^^ -
아롱이형
2013.01.23 09:16
늘 감사드립니다, namie님.
사실 저도 아는게 많지는 않습니다,ㅎㅎ
전문적인 내용은 리뷰어분들께~
저도 포스팅하면서 알아가고 배워가는 중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
jini
2013.01.23 08:50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느낌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롱이형
2013.01.23 09:17
즐겁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
인연.
2013.01.23 09:27
좋은글 잘 보고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
아롱이형
2013.01.23 09:34
넵, 인연님두요~ ^^ -
갈매기의비행
2013.01.23 10:12
와우~이런 재미있고 멋진 포스팅 추천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네요.아~주 잘봤습니다.
-
아롱이형
2013.01.23 10:21
감사합니다, 갈매기의 비행님.
닉넴에 비행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어서 더 와닿으셨을듯! ㅎㅎ
즐거운 하루 되세요~ ^-^ -
realslowdh
2013.01.23 10:32
아롱행님은 시계잡지발간하셔도 될듯요ㅋ -
아롱이형
2013.01.23 10:46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발간한다면, '시계와 함께 하는 감성 잡지' 정도가 되겠네요.
리뷰어 분들의 포스팅은 시계전문 리뷰 잡지가 되겠구요. ㅎㅅㅎ
즐거운 상상입니다.
저는 아무래도 앞으로도 말랑말랑한 내용의 포스팅이 주가 될 듯 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
고니오라비
2013.01.23 10:37
항상 멋진 포스팅을 올려주시는 아롱이형님께 감사드립니다.
너무 글을 잘 쓰시는것 같습니다. (부럽부럽)
사진 또한 멋지구요. 강력 뽐뿌가 오는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추천 한방 날려드립니다. ^^ 꾸욱~~~
-
아롱이형
2013.01.23 10:48
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고니오라비님!
뽐뿌는.. 참으시면 병납니다.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데요.
고로.. 하나 지르시기 바랍니다! ㅎㅎ
오늘도, 날씨는 꾸물꾸물 하지만, 즐거운 하루 되세요~ ^-^ -
쭌파파
2013.01.23 13:04
포스팅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남자라면 다이버와 파일럿 워치죠. 저도 작년말에 파일럿 워치 하나 들였는데 왠지 멋진 남자가 된 느낌이 들더군요^^ 그럼 다음 포스팅을 기대하며 추천 날리고 갑니다 ㅎ -
아롱이형
2013.01.23 13:07
감사합니다, 쭌파파님.
남자라면 육해공인가요! ^-^
파일럿 워치도 다이버 워치만큼이나 매력이 철철 흘러 넘치는 장르라는 생각이 듭니다. -
bom
2013.01.23 13:52
재밌는글 잘 봤습니다! 빅파하나 들여야겠네요...!
섭마랑! 부엉이 있으니! 저는 이제 파일럿하나 준비하면 되겠네요! ㅋㅋ -
아롱이형
2013.01.23 14:19
감사합니다, bom님.
오.. 육해공 모두 대표 모델들로 갖추게 되시겠군요!
파일럿 워치는 파일럿 워치 특유의 매력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 ^-^ -
vohemian77
2013.01.23 16:28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항상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서 밀린 빅파가 급 땡기네요...아..빅파 들여야하나....ㅜㅜ -
아롱이형
2013.01.23 18:43
꼭 빅파는 아니더라도 파일럿 워치 하나 들이시는건 절대 찬성입니다! ^-^ -
치우천황
2013.01.23 17:42
역시 타포내의 poto.- poet이십니다. 시계를 사진 다큐먼터리로 보여주면서도 감성적인 느낌이 충만한 글 언제나 감동입니다^^.
-
아롱이형
2013.01.23 18:45
저는 치우천황님을 비롯해서 많은 지식을 주시는 분들의 포스팅이 부러울 뿐인걸요!
언제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내일 뵈요~! ^-^ -
소고
2013.01.30 03:58
:) 늦게나마 좋은 글 감상하고 갑니다. :) 이런 글은 '감상'해야해요 ㅎㅎㅎ
-
아롱이형
2013.01.30 09:41
유럽은 잘 다녀오셨나요?
저는 대학교 때 공부한다고 시간만 낭비하고 이것저것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유럽도 못가봤는데, 이번에 유럽 다녀오신 내용을 부러움 반, 즐거움 반으로 지켜 봤습니다.
여러가지 것들을 듣고 보고 느끼고 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기회가 닿는대로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적극적으로 알아가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릴게요. ^-^ -
화룡도를휘두르며
2013.01.31 17:28
아롱이형님의 글도 좋지만 댓글을 보면 기분이 참으로 좋아집니다.
저는 댓글을 쓸때나 달때나 그리 길지 아니합니다.어쩌면 좋아서가 아닌 의무감의 느낌마저 드는 댓글을 달았었다고 생각이 드네요ㅡㅡ;;;
물론 그런 마음으로 댓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린건 아닙니다만...^^;;;
아롱이형님의 글은 댓글로 읽어내려오면서 더 풍미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댓글에서 다양한 내용이 추가 되어지면서 두부김치의 마무리 참깨!!!!같은 느낌이 납니다~~
기분이 므흣해지네요^^
술 마시러 또 가야겠군요ㅎㅎ
-
아롱이형
2013.01.31 17:44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화룡도님. ^-^;;
저도 설렁설렁 다는 댓글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ㅎㅎ
저도 처음 타포에 가입했을 때 친절하게 댓글을 달아주셨던 분들 덕분에 정착하기 조금 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제 글이나 다른 분들 글에도 댓글을 제대로 달지 못할 때가 많아서 죄송스럽네요.
두부김치의 마무리 참깨!!! 라고 하시니 확 와닿네요. ㅎㅎ
술 너무 많이 드시지 마시고 기분 좋~을 정도로만 드시기 바랍니다.
하루 마무리 잘 하시구요 ^-^
-
Dream Watch
2013.04.11 15:18
정말 멋진 포스팅입니다..
프콘레이디 모델로 인해 아롱이형님을 알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좋은 포스팅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
-
아롱이형
2013.04.11 17:17
감사합니다, Dream Watch 님.
프콘레이디 포스팅 완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너무 좋은 선물 되실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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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가,도대체가 어디서 이런 귀한 자료를 구하셔서 이런 주옥같은 글을 쓰신다는 말입니까!!!!
하시는일이 혹시 광고계이신가요??
역시 기대하고 있었는데 논문의 뺨을 어루만지시네요...^^
일단 선추천 후상세감상하겟습니다.
아...진짜 대박입니다.아롱이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