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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1233  공감:2 2013.01.21 15:19
지금이야 기계식 시계의 위풍이 당당하지만 한때 괴멸 직전까지 밀렸던 시절이 있었던 걸 기억하시는 분도 많으실겁니다. 이름하여 쿼츠쇼크 때문이었는데요. 기계식 시계보다 훨씬 정확하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시계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지배했었지요. 저만해도 세이코나 카시오 시계가 간지였던 청춘의 한자락을 통과했으니 약간 윗세대들에게는 더 했을겁니다.

 

그러면 쿼츠쇼크는 언제였는지 기억하시나요? 기록에 따르면 최초의 쿼츠 무브먼트는 아이러니하게도 스위스의 뇌샤텔에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용화 되지 못했고 1969년에 이르러 세이코에서 아스트론이라는 최초의 쿼츠 시계를 만들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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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아날로그 쿼츠 시계, 세이코 쿼츠 아스트론]

 

쿼츠 무브먼트를 채택하기는 했지만 모양새는 다소 보수적인 아날로그 형태를 채택했습니다. 아마도 기존의 시계 사용자들을 배려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1970년에 이르러(제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군요.) 해밀턴사에서 최초의 디지털 쿼츠 시계인 펄사(Pulsar) 를 출시합니다. 

 

jbw007-WatchTime-200404-Hamilton-Pulsar600w.jpg  

 

시계 자체의 모티브를 1968년 영화인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따왔다고 밝히고 있는 펄사는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것 뿐만 아니라 그 모양과 시간을 나타내는 디스플레이에 있어서도 미래 지향적인 디지털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시장의 엄청난 인기를 얻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해밀턴사를 망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Hamilton-Pulsar-jbw007-P2-X080_500.jpg 

 

지금봐도 대략 간지가 넘치는 이 시계가 왜?? 하는 의문을 가진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PulsarDC3_2.jpg 

 

너무 앞서간 디자인이 문제였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나 지금이나 어떤 상품이 망하는 건 역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디지털 시계 펄사는 1970년에 첫 선을 보였지만 고질적인 불량으로 1972년까지 출시가 미뤄지며 제품의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장에 나왔을때의 가격은 2,100불이었지요. 지금도 적지 않은 돈이니만큼 1970년에는 그 가치가 어땠을지 상상이 갑니다. 그야말로 하이 럭셔리한 컨셉의 시계인 것이죠.

 

그리고.. 사람들은 펄사를 외면했습니다. 때마침 1975년에 텍사스인스트루먼츠사(TI)에서는 20달러대의 디지털 손목시계를 발표했고 곧이어 10불대로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이로 인해 해밀턴사는 파산하고 세이코의 자회사로 흡수 합병되었다고 합니다. 언제 다시 스와치로 이적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습니다만..세이코의 자회사였다는 게 재미있는 대목이군요.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이런 과거의 영광(응??)을 재현하고자 2010년 해밀턴사는 최초의 디지털 시계 탄생 40주년 기념으로 하이브리드 시계인 펄소매틱(Pullsomatic)을 출시합니다.

 

1962_Hamilton_Pulsomatic_Big-1.jpg 

 

이것이 출시 당시의 이미지 컷인데 펄사의 진화 방향과 현행 펄소매틱을 비교하고 있군요. 전체적인 디자인이 좀 더 커지고 깔끔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28647669.jpg 

 

제 생각에는 러버밴드 모델이 더 깔끔한 것 같기도 하구요.

 

H52515139_7.jpg 

 

옆면을 보시면 금속 가공이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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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장과 블랙 모델도 있는 모양이네요. 한정판은 아닌것 같습니다.

 

 pulsomatic_back_lg.jpg

 

하지만 이 시계를 하이브리드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쿼츠 무브먼트를 사용하면서 동력은 기계식 시계와 동일한 방법으로 얻는다는 것입니다. 로터를 돌려서 발전을 하고 그 전류를 모았다가 쿼츠 무브먼트의 동력으로 삼습니다. 요즘에야 기계식 시계의 파워리저브가 30일도 가지만 해밀턴의 펄소매틱은 무려 120일. 벗어뒀다가 다시 차도 시간이 틀려있거나 태엽을 감아줘야 하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시간을 나타내는 이외에 다른 기능은 없어 보입니다만.. 특이한 걸 좋아하고 이런 하이브리드 제품에 열광하는 사람이라면 하나쯤 구매해도 좋을 것 같기는 하네요. 2010년 바젤에서 발표되어 선풍적인 반응을 얻은 이 시계의 소매가격은 대략 40년전의 가격하고 비슷했습니다만.. 요즘 가격은 매우 후려친 가격, 겸손하고 착한 가격으로 재평가되어 팔리고 있습니다. 관세 포함해도 80만원이면 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모 사이트에서 본 이 시계 가격이 하도 저렴해서.. 이기도 합니다. )

 

해밀턴은.. 아마도 과거 펄사가 주었던 교훈(악몽!!)을 잊어버린 것은 아니었는지 조심스레 물어보고 싶어지는 대목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펄소매틱, 하나 들이고 싶으십니까? 아니면 시대 착오적인 망작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지고 싶으시다면.. 부담없이 질러서 저에게도 한번 보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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